"이태호가 그랬단 말이지?"섭호의 꽉 쥔 주먹에서는 우두둑 소리가 났고 눈빛에는 한줄기의 서슬푸른 빛이 뿜어져 나와 자못 무서웠다. "담이 간 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우리 청운당을 건드리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구나."섭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소호야, 넌 부하를 시켜 왕향금의 정보를 정리하여 나에게 보고해라, 걱정 말거라, 이태호에게 더 이상 내일의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할거야. 그 왕향금이라는 여자는 그때 잡아와서 네가 처분하도록 해라!""감사합니다 호형!"당호는 너무 감격스러웠다.어느덧 날씨는 어두어둑해졌다.이태호는 저녁 먹고 생각 해보니 오늘 오후에 라부장이 왕금향 보고 마지막으로 한번 출근 하라고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잠시 생각해 본 후 그는 아예 혼자서 차를 몰고 집을 나서서 곧장 그 술집으로 달려가 보았다. 왕금향이 오늘 출근 하지 않을가봐 약간 긴장한 티를 내는 라부장의 행동에 이태호는 뭔가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여 그는 왕금향한테 오늘에 조심하라고 일깨워 주었다.왕금향도 이때 라부장의 인솔하에 풍 도령과 두세명 남자의 곁에 왔다.술집에 도착하니 이미 술접대녀 세명이 있었다.라부장은 접대녀가 있는 것도 개의치 않고 그들에게 왕금향을 소개하였다. "풍 도련님, 이 분은 소향이라 합니다. 많은 손님들이 오면 소향을 찾곤 한답니다."말을 마친 후 라부장은 풍 도령을 향해서 눈을 끔벅거렸다."자자자, 소향이라고? 여기 앉아요!"풍 도령은 능글맞게 웃으며 왕금향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다.왕금향은 일찍이 이러한 생활에 싫증을 느꼇다. 마지막이라서 오긴 왔는데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하지만 그토록 오래 고생하며 번 월급을 받지 못한 데다 라부장에게 승낙했으니 어쩔수 없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곁에 앉았다."풍 도련님, 그럼 천천히 즐기세요.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라부장은 실실 웃으며 물러나갔다.라 부장이 나간 후에 풍 도령은 바로 옆에 있는 술병을 들고 왕금향한테 한잔 따라주었다.왕금향은
그러나 왕향금의 말을 듣고 방씨 도련님은 코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이고, 유감이네, 난 그런 여자들한텐 관심이 없거든, 너처럼 단정하고 점잖은 애한테 더 끌린단 말이지!"방씨 도련님은 잠시 멈칫하다 말을 덧붙였다. "얼마를 주면 오늘 밤 나랑 같이 갈 수 있어?"방씨 도련님은 두 가지 대책을 하고 있었다. 돈을 사용해 왕향금을 데리고 나갈 수 있다면 너무 순조로운 일이겠지만 그게 안 된다고 하면 원래 계획대로 미리 준비해 놓은 술을 마시게 할 수밖에 없었다.그 술병은 이미 뚜껑이 열린 채 옆에 놓여 있었다, 풍관은 왕향금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적당한 시기에 마시게 하려는 작정이었다.왕향금은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에이, 도련님, 그런 얘기만 계속하실 거예요? 여기 아가씨들 정말 저랑 비교도 못할 정도로 미모가 출중하세요, 그들이 더 좋을걸요, 저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계집아이예요."“하하, 모르는 척 하지 말지?”풍관은 껄껄 웃으며 재차 왕향금의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려 놓았다.왕향금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손을 물리쳤다. 그에게 술을 따르고 본인 술잔에도 가득 채운 후 술잔을 들며 말했다. "도련님, 우리 건배하죠!"왕향금은 어떻게 이런 변태를 상대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연속으로 상대방에게 술을 따르고 급하게 마시게 한 후 취해서 기절하거나 혼수상태에 빠지게 하면 그만이다, 그다음 그 자리를 수월하게 떠나면 된다.왕향금은 주량이 많이 좋아서 노하우로 자주 썼다.왕향금이 자신한테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 풍관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가씨, 정말 나랑 안 갈 거야? 그럼 구천만원 줄게, 어때? 하룻 밤에 구천만 원이면 흔들리지? 사실 이, 삼만 원에도 동의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너한테 구천만 원이면 내 진심이 보이지?""구천만 원!"엄청난 액수를 들은 왕향금은 숨을 한번 들이킨 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사람은 정말 부자인가 보다, 구천만 원이라니, 상상도 못할 액수였다.왕향금의 반응에 풍관은 기
풍관은 왕향금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도련님, 너무 과찬이세요, 저희는 옆에서 술만 따르면서 손님들 기분 좋게 해 드리는 것뿐이에요, 손님이 기분이 좋아야 저희도 비로소 임무를 완수한 셈이죠, 안 그래요?"왕향금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그러나 이번에 풍관은 왕향금이 따른 술을 마시지 않을뿐더러 또 한 번 그녀의 허벅지 위에 손을 얹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러니까 오늘 밤 내 옆에 있어줘야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거 아닌가?""도련님, 뭐하시는 거예요? 자중하세요."겁을 먹은 왕향금은 너무 떨렸지만 바로 손을 밀어냈다.그러나 너무나도 쉽게 물러났던 그 손이 이번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에게 기회조차도 주지 않은 것이다. "자중? 참나, 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야? 너희 같이 술 접대하는 여자들 중에 떳떳한 게 몇이나 된다고 이래? 가식 떨지 마, 그리고 안심해, 내가 돈 준다니까, 나 양아치 짓은 안 해."말을 마친 풍관은 곧바로 옆에 있던 친구들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아이고, 도련님,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요, 잘 놀고 계세요, 전 먼저 가 볼게요.""맞아요, 저도 다른 일이 있어서요.""갑시다, 갑시다, 다 나갑시다."다른 사람들도 다 따라나섰다, 술 접대하는 그 두 여자들까지 동정의 눈초리로 왕향금을 바라보며 문을 나섰다.왕향금은 상황을 파악했으나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했다.그러나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다시 주저앉았다.그녀는 힘이 풀린 채 풍관을 보며 말했다. "도련님, 당신이....""에이, 놀랄 필요 없어, 네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 아까 네가 마신 술에 다른 것 좀 넣은 것뿐이니까, 하하!"풍관은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친구들이 문을 닫은 걸 확인하자마자 일어나서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여자는 무조건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거든, 그러니까 너도 순순히 따르는 게 좋을걸!"말을 마친 풍관은 왕향금을 향해 달려들었
"아, 살려 주세요, 이거 놔."왕향금은 너무 무서웠지만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그녀는 오늘 저녁 출근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속으로 미친듯이 후회를 하고 있었다."쾅!"그런데 바로 그 때, 한 방에 걷어차여 열린 방문으로 한 남자가 들어오고 있었다."씨발,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지금 뭐하는 짓이야?"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소리를 들은 풍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려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돌아선 그 순간 몇몇 친구들이 모두 입구에 들어누워 있었고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려 왔다.걸어 들어온 남자는 와인병을 들고 풍관의 머리를 내리쳤다."으악!"머리를 감싸쥐고 너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풍관은 소파에 앉아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 "씨발,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너가 지금 내리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고 이러는 거야? 사람 불러, 빨리 사람 불러.""태호야!"들어온 사람이 이태호인 걸 확인한 왕향금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황급히 일어나 단추를 채웠다."여기 어떻게 온 거야? 흑흑, 너가 와서 정말 다행이야, 너가 안 왔으면 나, 나는,,,"왕향금은 이태호를 바라보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휩싸인 채 이태호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안타깝게도 왕향금은 방금 마신 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몸소 느껴지는 그 감정이 더욱더 강렬해지고 있었다.이태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나니 그에게서 느껴지는 남자의 향기로 인해 그녀의 얼굴이 더 후끈 뜨거워졌다.이태호는 바로 그녀를 밀어낸 후 손가락 끝에 희미한 불빛이 바짝이며, 그녀의 몇몇 혈자리를 빠르게 찍었다."안심해요,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좀 쉬고 계세요!"이태호는 방금 치료를 마친 왕향금을 부축하여 소파에 앉혔다. 신의인 그에게 있어서 이런 건 너무나도 수월한 일이었다."우웩!"왕향금은 앉은 지 몇 초도 안 됐는데 토하기 시작했다.왕향금은 분명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왜 토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하지만 토하고 나니 몸이 한결 편안해지고 머
왕향금은 이태호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이 앞섰다.게다가 오늘 일은 마무리를 짓지 않는 한 끝이 나지 않는 다는 걸 그녀도 안다. 적어도 이태호한테 맞는 풍관을 보며 기분이 너무 통쾌했었다.담담한 눈빛으로 경호원들을 흘겨 보고는 이태호가 경멸스러운 태도로 입을 열었다. "사람을 꽤 많이 데려왔네, 그런데 아무리 인원이 많아 봤자 나한텐 상대도 안 될텐데.""이 놈 봐라, 아주 겁이 없구나 너."하부장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지금 여기가 어딘 지는 알고 행패 부리는 거야? 하긴 모르니까 이러는 거겠지, 알아줄 필요도 없는 거고!"말을 마친 하부장가 기세등등한 어조로 손을 흔들며 명령을 내렸다. "저 새끼 죽여 버려!""으악!"스무 명도 넘는 건달들이 이태호를 향해 돌진해 왔다."탕탕탕"그러나 순식간에 이태호의 발 차기에 그 건달들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전부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나같이 일어서지도 못하고 피까지 토하며 가슴을 웅켜쥐고 있는 모습들이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다."이게,,,"순간 멍해진 하부장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꿈일 거라 생각했다. 여기 술집에서 소란을 피우는 손님들이 꽤나 있었지만 그 결말은 전부 다리가 부러지지 않으면 손이 부러지거나 더 심할 경우엔 때려 죽이는 상황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 일은 그가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이태호는 눈길을 돌려 왕향금을 바라 보았다. 아직은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기운도 없어 스스로 걸어 나가려면 적어도 십 분 정도는 더 필요해 보였다.물론 그는 지금 당장 왕향금을 안고 여기를 떠나도 되긴 하지만 어째됐든 자신의 사촌 누나이기도 하고 많이 조심해야 되는 상황이라 그녀가 완전히 회복을 되찾은 뒤에 자리를 뜨기로 생각하고 있었다."자, 그럼 이젠 당신들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려줄 수 있나?"어차피 시간도 많고 하니 이태호는 한가로운 자태로 소파에 않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이 봐, 청운당이라고 들어봤어? 너가 지금 들어 온 곳이 바로
이태호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여겨 옆에 있는 술병을 들고 풍관의 다리를 내리쳤다."팡!"술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다리에 느껴지는 고통으로 인해 풍관은 무릎을 꿇었다."아!"처음으로 느껴 보는 굴욕, 풍관은 너무 괴로워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무릎을 꿇었지만 분노에 휩싸인 그는 고개를 꿋꿋이 들고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 "씨발, 내 말 안 들려, 나 풍씨 집안의 도련님이라고, 죽고 싶어 환장한 거야? 후회 안 할 자신 있어?"이태호는 또 한번 옆에 있는 술병을 들어 올렸다."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좋은 말로 해, 내가 절 하면 되잖아."이태호가 두말없이 또 한 번 술병으로 내리치려 하자 풍관은 진심으로 무서웠다.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은 태어나서 본 적이 없었다.이태호가 풍관을 상대하고 자신을 신경을 쓰지 않자 하부장은 급히 문 밖으로 나와 청운당에게 전화를 걸었다.섭호는 가뜩이나 기분이 좋지 않아 이태호와 왕향금을 찾으러 갈 작정이었는데, 때마침 술집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소식을 듣자 곧장 청운당에서 서른여 명을 데리고 술집으로 한 걸음에 달려 왔다.시간을 확인한 이태호는 안색이 많이 좋아진 왕향금을 보고 물었다. "누나, 좀 괜찮아졌어요? 혼자 걸을 수 있겠어요?"왕향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조금 어지러웠지만 걷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어, 태호야, 걸어서 갈 수 있을거 같애, 너 진짜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 그 반응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없어질 수 있는거야."한결 좋아진 왕향금은 이태호 이 자식이 너무나 존경스러워졌다."하하, 그럼 집에 갑시다."이태호는 미소를 지었다."간다고? 어딜?"그때 하부장이 문으로 걸어 들어왔다.그리고 그 뒤에는 하나같이 용맹스럽고 사나워 보이는 사내들이 섭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전에 건달들은 그저 애숭이들이었다."다른 애들은 다 꺼져."쓸모없는 몇몇 건달들을 보고 섭호는 귀찮은 어조로 말했다.그가 하는 말을 듣고 겁에 질린 건달들은 식은 땀에 고통을 참으가며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
섭호는 입을 실룩거리더니 차갑게 웃으며 답했다. "좋아, 아주 좋아, 내 부하들을 때린 것도 모잘라 이젠 우리 술집에 와서 소란도 피우고 있네, 담이 커도 너무 크단 말이지."섭호는 잠시 멈칫하다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아까 싸우는 실력을 보니 내가 데려온 애들로는 널 이길 수가 없겠는데."이태호는 그가 하는 말에 담긴 의미를 바로 알아챘다. "그러니까 지금 나랑 한판 붙자 뭐 이런 얘긴가?"섭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오늘 여기서 날 이기면 내가 순순히 보내주면 되는 거고 만약 그럴 실력이 못 된다면 너희 둘 단 한 발짝도 여기서 못 나갈 거야.""하하, 그러죠 뭐."좀 배워 본 실력 아니고서야 이렇게 큰 소리를 치지 못 할 거라는 걸 이태호는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의 우두머리인게 틀림 없을 것이다."으악!"섭호는 포효를 지른 후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달려 오며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주먹을 휘두르다니 역시나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걸 직감한 이태호는 이마를 찌푸렸다. 게다가 다가오는 주먹은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었고 그의 힘도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허나 그러한 공격에도 이태호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냅다 뻗었다."펑!"그저 평범하기 그지 없는 한 방이였으나 섭호는 몇 미터정도 날아가 버렸다.찌릿찌릿해진 주먹을 내저으며 섭호는 아주 평온하게 날린 그 주먹이 자신을 어떻게 몇 미터나 날려 버릴 수 있는지 너무 믿기지가 않았다. 이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이토록 무서울 수가 있는 거지?"뭐 하세요? 게임 끝난 거예요?"이태호는 웃으며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직 몸 풀기에 불과한데."섭호는 자신이 이태호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썩 내키진 않지만 이를 깨물고 말했다. "비켜, 쟤네들 나가게.""형, 그냥 가게 놔 둘거예요?"그 관경을 지켜보던 풍관은 넋이 나갔다, 청운당의 고수인 섭호가 방금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긴 한 걸까? 싸움이 붙은 지 몇 초
"좋아, 좋아, 가자. 뭐가 무서워!"이태호는 왕햠금이 겁에 질린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내일 꼭 일찍 와. 우리 엄마 아빠가 그쪽 부모님과 다른 친척들에게 소식을 돌렸으니 그분들이 내일 식사하러 올 것이다!""걱정 말라. 내일 일찍 갈게!"왕향금은 웃으며 오후에 산 차에 올라타더니 기지개를 피면서 말했다. "아, 드디어 여기에 출근할 필요가 없구나. 풍 도련님이나 청운당이나 제발 우리 둘을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걱정 마, 하늘이 무너져도 사촌 동생이 있잖아!"이태호는 상대방을 향해 손을 흔들며 "오랫동안 운전 안 했으니 천천히 운전해.방금 산 차야!"라고 주의를 주었다."걱정 마. 조심할게!"왕향금은 웃으면서 차를 몰고 떠났다.상대방이 떠난 후에야 이태호도 차를 몰고 돌아갔다.왕향금은 차를 몰다가 잠시 운전한 후에야 자신이 아직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녀는 지금도 술집에 출근하고 있으며 술 접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섹시한 치마를 입고 있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이런 옷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아이고, 옷은 아직 술집 사물함에 있는데 어떡하지? 다시 가지러 갈 수 없겠는데?"왕향금은 얼굴을 찡그리며 잠깐 생각한 후 차를 길가에 세우고 바로 옆 옷가게에 가서 새 옷을 한 벌 사 입었다. 그리고 차를 몰고 가난한 동네로 돌아갔다.그녀가 공터에 차를 세우자마자 그녀의 아버지가 나왔다. 그녀의 아버지 왕흥발은 그녀가 늦도록 집에 오지 않자 마중하러 나갔던 것이다."아빠!"왕향금은 싱긋 웃으며 왕흥발을 향해 말했다.왕흥발은 왕향금을 찬찬히 쳐다보더니 "너 워야? 향금아, 설마 네가 스폰녀야?"스폰?"왕형금은 어리둥절해서 "아버지, 무슨 헛소리예요? 그럴리가요? 내가 그런 돈 벌지 않아요. 아버지가 그랬잖아요. 착실히 일을 해야 된다고."그러나 왕흥발은 전혀 믿지 않는 표정으로 그 차를 가리키며 "만약 스폰녀가 아니라면 이렇게 비싼 차를 살 수 있어? 이 차 수십만 위안은 되겠
이를 본 이태호는 매우 기뻐했다.지금 구유이화와 대일진화는 이미 서로 융합하려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머지않아 진정으로 천품 신통을 입문 수준으로 수련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서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묵묵히 공법을 운행하면서 수련하기 시작했다.청련 신통은 이화 성왕이 창조한 것으로 천품 무기(武技)에 속한다.더욱 중요한 것은 이 신통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천지의 영화를 삼키고 흡수하기만 하면 허공을 파하고 천지를 뒤집히며 별과 달을 딸 수 있는 경지로 수련할 수 있다.과거에 이화 성왕이 바로 이 신통으로 천남 지역을 주름잡았고 중주 지역의 수사도 그의 명성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다.이화 성왕은 성황 경지로 돌파하다가 실패해서 마지막에 좌화(坐化)하였다. 만일 그의 자질로 성황급 수사로 되었다면 아마 명성이 창란 세계에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이런 천품 무기 신통의 위력은 지극히 공포스러웠다. 심지어 이태호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비장의 무기인 혼돈 검영도 대적할 수 없었다.그의 혼돈 검영은 자체의 혼돈 검의와 대현황경금 검기가 융합하였고 수많은 천지의 힘의 도움을 받아서 탄생한 것이다. 이태호의 내공이 높아짐에 따라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이제 2급 성자 경지라 혼돈 검영의 위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다.다시 말하면, 혼돈 검영의 위력은 이태호의 내공 경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실력이 강할수록 혼돈 겸영의 위력도 강해진다.그러나 청련 신통은 이와 달리 천지의 영화를 많이 흡수할수록 위력도 강해진다.단전 내의 두 가지 영화가 서로 융합하자, 그가 가까스로 입문 경지에 수련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청련에서 무시무시하게 강렬한 기운을 발산하였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두 가지 영화가 서로 융합하면서 금청색의 연꽃을 형성하였다. 그의 중급 영보와 비교할만한 육신은 지금 단전 내의 청련에 의해 단련되어서 온몸의 기혈이 들끓었으며 피가 세차게 흘렀
지금 이태호는 중주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서 열심히 수련해서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기만 하면 중주로 갈 수 있다.이미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의 경지라 반년이나 1년이면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종문 밖으로 나가지 말고 조용히 수련하면 되지 않는가?방금 선우정혁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이미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인 조정운의 손에 죽었을 것이다.성왕급 수사가 노하면 천지가 변색하고 시체가 산더미를 이루며 피가 강이 될 수 있으니까.어찌 성자급 수사 따위가 비교할 수 있겠는가?이태호는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번에 백수산맥에 가서 천지의 영화를 찾는 것은 청련의 신통을 수련해서 비장의 무기 하나를 더 가지기 위해서였다.천교들이 성공 전장에 구름처럼 모일 것이다. 이를테면 각 성지의 성자, 동황 상고 세가의 신자, 마문의 마자 등이 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이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이런 성대한 행사에서 반드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살 수 있다.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태호를 보자 옆에 있는 남유하가 다가오면서 말랑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태호 씨가 무사히 돌아왔으면 됐어요.”이해심이 많은 남유하의 말을 듣자 이태호는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아내들을 보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근본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실력이 너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자기가 성왕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조정운도 찍소리하지 못하고 몰래 화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조씨 가문은 천교가 죽었어도 직접 찾아와서 사죄했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신수민 등 여인들과 얘기를 마친 후 폐관 수련하려고 연공방으로 갔다. 연공방에 들어온 후 그는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공법을 운행하면서 청련 신통을 수련하기 시작했다.“화르륵...”공법을 운행하면서 이태호의 몸에서 색깔이 다른 두 가지 불꽃이 나타났다.하나는 청람색의 구유이화인데 차가운 온도를 내뿜었고, 하나는 대일진권에서 제련된
육무겸이 마음이 동한 듯한 표정을 보이자 조정운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신소문은 밑진 장사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가 신소문에 찾아오기 전에 이미 충족한 준비를 하였다.그래서 마교와 관련한 얘기를 해준 것이었다.태일종의 문 앞에서 선우정혁에게 제압당한 후 조정운은 이미 이성을 반쯤 잃은 상태였다.그는 이태호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생각에 신소문에게 합작을 제안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일어서서 대전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그리고 풍씨 가문도 이태호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 같소. 그때 가서 우리는 풍씨 가문도 끌어들일 수 있소. 우린 성왕이 4명이고 유명성지까지 합세하면 선우정혁의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이기지 못할 것이오!”조정운의 제안에 육무겸은 마음이 동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 전에 그는 선우정혁의 실력이 두려워서 선뜻 태일종에게 손을 쓰지 못했다.그러나 방금 조정운이 백수산맥의 일에 대해 말한 후, 육무겸의 마음속에 움츠리고 있던 야심이 불같이 활활 타올랐다.일단 태일종을 무너뜨리면 수많은 자원은 신소문으로 하여금 또 한 명의 성왕급 수사를 양성하기에 충분했다. 그때 가서 신소문은 천남의 제일 세력으로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더욱 중요한 것은 조정운이 말한 이 방법은 믿음성이 있고 안전해 보였다.성공하든 실패하든 이태호는 절대로 도망칠 수 없게 된다.이태호가 백수산맥의 마수(魔修) 유적에 갔다면 유명성지의 사람은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사할 것이다.마수는 워낙 생각을 가늠하기 어렵고 사람을 쉽게 죽이기에 이태호가 혼돈 마수(魔手)를 가졌든 말든 중요하지가 않았다.여기까지 생각한 육무겸은 싱긋 웃으면서 일어서서 말했다.“그렇다면 난 이 거래를 하겠소.”그가 보기엔 이 일은 신소문에게 이득만 있고 위험이 없는 일이었다.이번 작전이 실패하더라도 제안한 자는 조정운이고 신소문과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일단 성공해서 이태호가 죽으면 심운을 위해 복수한 셈이다.유명성지가 태일종을 적대시하여
이태호가 이렇게 대단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태일종에서 수많은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어서 아마 10년 이내에 꼭 성왕 경지로 돌파하게 될 것이다.이것은 육무겸이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원래 태일종은 8급 성왕 경지의 선우정혁이 있어서 신소문을 제치고 천남 4대 종문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이후에 이태호도 성왕 경지로 된다면 신소문은 더 이상 따라잡을 기회가 없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의 서열은 천남에 있는 각 종문의 자원 분할과 관련이 있다.서열이 높은 종문일수록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고, 자원이 많을수록 종문 제자들의 실력도 더 강해지게 된다.바로 이런 경쟁 상황에서 천남의 4대 종문은 줄곧 겉으로는 사이좋게 지낸 척하였지만 암암리에 보물을 쟁탈하기 위해 싸웠다. 그래도 이런 규칙에 따라서 수천 년 동안 무사하게 지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에 의해 이 균형이 깨졌으니 육무겸이 어찌 초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심사숙고한 후 육무겸은 고개를 들어 조정운을 보면서 물었다.“어떻게 합작할 생각이오?”이에 조정운은 입꼬리를 올렸다.육무겸은 밑진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기에 그는 충분히 준비하고 찾아왔다.조정운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같이 태일종을 무너뜨립시다!”육무겸은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조정운, 우리 신소문을 너무 높게 평가한 것 같군!”태일종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면 그가 진작에 손을 썼지 여태까지 가만히 있겠는가?당시 태일종이 창건됐을 때 천남의 4대 종문에서 자원을 쟁탈하기 위해 서로 싸웠다.게다가 태일종은 중주의 태일성지를 등지고 있고 역대 종주들도 강대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수천 년 동안 싸운 끝에 오늘날의 국면을 형성하였다.태일종은 절대로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육무겸의 반문에 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태일종이 태일성지를 등지고 있다고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오.”“우리 조씨 가문의 한 선조가 백수산맥을 탐색
육무겸이 관심을 보이자 조정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신소문이 선우정혁이 두려워서 자기와 손을 잡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엄숙하게 말했다.“육 문주, 솔직히 말하겠소. 지난번에 그쪽 신소문의 천교 심운이 죽은 사실도 신소문 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을 것으로 생각하오.”이에 육무겸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반문하였다.“조 도우, 그게 무슨 말이오?”거래하자면서 왜 남의 아픈 곳을 들추는 거지?조정운의 말처럼 당시 천교 심운이 격살된 사실이 알려지자 신소문은 발칵 뒤집어졌다.많은 장로가 나서서 태일종을 찾아가서 따지자고 하였다.육무겸도 극도로 화가 났지만 고려야 할 것이 많아서 억지로 참았다. 그렇지 않으면 조정운처럼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찾아갔을 것이다.지금 조정운이 사실을 대놓고 까밝혀서 얘기하니까 육무겸이 아무리 눈치가 없더라도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챘다.비록 얼마 전에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서 실력이 많이 올랐지만 감히 선우정혁 앞에 가서 건방을 떨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래서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조정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에 조정운은 웃으면서 턱수염을 어루만지면서 침착하게 말했다.“육문주, 일단 진정하시오. 내가 이번에 확실히 거래하기 위해 찾아 왔소. 이태호 저놈은 흉악하고 거만해서 우리 두 가문의 천교를 죽였소. 저희 조씨 가문은 반드시 이 원수를 갚을 것이오.”조정운은 손가락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두드리자 둔탁한 뚝뚝 소리가 났다.“난 육 문주와 같이 그놈을 제거하고 싶소.”이 말을 들은 육무겸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조 도우는 자기 좋은 생각만 하네.”이태호는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이며 선우정혁이 아낀 제자였다. 그를 죽이는 것은 쉽지만 신소문이 필연코 선우정혁의 노여움을 감당해야 했다.그가 이태호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성왕급 수사가 손을 쓴다면 선배가 후배를 죽이면 안 된다
이 중년 남자는 금실로 수놓은 청색 장포를 입었고 구름을 수놓은 자금색 장화를 신었으며 기질이 비범하고 마치 소나무처럼 몸이 반듯하였다. 그의 네모난 얼굴은 노랗고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여 대략 50여 세 되어 보였고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하며 걸어갈 때 머리카락이 저절로 펄럭거렸다.그리고 걸음걸이가 바람처럼 빠르고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주변의 공간이 비틀어지고 흔들리는 것 같았다. 조정운은 대전에 걸어온 남자를 보자 속으로 놀라워했다. 그는 상대방의 내공이 깊어서 짐작할 수 없는 장엄감을 느꼈다.이런 느낌은 오직 선우정혁에서만 느낀 적이 있었다.예전에 그는 육무겸과 교제한 적이 있었다. 상대방의 내공이 자기보다 높지만 그래도 6급 성왕 경지였는데 8급 성왕 경지인 선우정혁과는 차이가 컸다.그러나 지금 육무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은 선우정혁처럼 지극히 공포스러운 느낌을 주었다.속으로 놀란 조정운은 급히 일어서서 인사하였다.“육 도우, 내공이 또 정진하신 것을 축하하오.”이에 육무겸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조 도우, 과찬이오. 조금 정진했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오.”그의 말에 조정운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육 도우는 지금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했소?”“얼마 전에 기연을 만나서 돌파하게 됐소.”육무겸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한 소식을 듣자 조정운은 크게 기뻐했다.신소문은 4대 종문에서 가장 특별한 문파였다. 문주 육무겸, 부문주 진원길 두 성왕을 갖고 있었다.기타 태일종, 청허파, 묘음문은 모두 성왕이 한 명뿐이었다.원래 실력이 거의 엇비슷했지만 이번에 육무겸이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서 신소문의 서열이 필연코 높아질 것이다.흥분된 마음을 억누르고 조정운은 일어서서 육무겸에게 포권을 취하면서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육 문주, 이번에 이태호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 찾아왔소.”“이태호?!”육무겸은 듣자마자 눈에서 섬뜩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이태호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지난번에 신소문의 천교
한편으로, 태일종에서 떠난 조정운의 안색이 공포스러울 정도로 어두워졌고 험상궂게 변했다.그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면서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였다.이번에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가 대부분 출동했고 성왕 경지인 자기도 같이 왔는데 망신만 당하고 돌아갈 줄이야!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의 가슴에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그는 하늘을 향해 분노에 차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태일종!!! 선우정혁, 이 원한을 꼭 잊지 않고 언젠가 꼭 복수할 테다!”이때 조시환은 조정운의 옆으로 다가가서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가주님, 정말 이렇게 이태호를 놔두실 겁니까?”이번에 조씨 가문이 망신당한 것에 대해 가문의 대장로인 조시환도 분통이 터질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선우정혁은 성왕급 수사이고 태일종의 봉주들도 그처럼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갖고 있었다.오직 기대할 수 있는 건 조정운 밖에 없었다.그러나 조정운도 선우정혁의 상대가 되지 못해서 바로 밀리면서 철퇴할 수밖에 없었다.“놔준다고?” 조정운은 미간을 찌푸렸고 험상궂은 얼굴에 음침한 냉소를 지었다.“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가 헛되이 죽게 할 수 없지.”비록 그는 선우정혁의 실력이 두렵지만 그렇다고 이태호를 놔주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가 격살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또 태일종 앞에서 꽁무니를 뺐다. 아마 지금 이 일이 온 천남 지역으로 퍼졌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이 이렇게 큰 망신을 당했는데 어떻게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조정운은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듣자 하니 신소문도 이태호와 원한이 있다고 하더군. 이번에 신소문으로 가서 육 문주의 도움을 청할 생각이네!”전에 창망산맥에서 보물을 쟁탈하는 과정에서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하여 신소문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선우정혁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죽었다. 신소문은 절대로 이런 피맺힌 원한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
“이번에 우리가 이 도우를 위해 그 조씨 가문과 완전히 원수가 되었네.”“...”이태호는 9대 봉주들을 차례대로 바라보면서 정중한 기색으로 말하였다.“봉주님들의 호의를 절대로 잊지 않고 명심하겠습니다.”같은 시각에 허공에 있는 선우정혁도 천천히 내려왔다.그는 이태호의 옆에 와서 덤덤하게 말했다.“됐어. 넌 다치지 않았다면 요광섬에 돌아가. 이곳의 일은 내가 마무리할게.”이제 성공 전장이 열릴 날이 보름도 남지 않았다. 그는 이태호가 최상의 상태로 참가하기를 바랐다. 이태호가 천교들이 가득 모인 성공 전장에서 높은 순위를 얻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냥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결과였다.어쨌든 지금 이태호는 이미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 되었고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갈 수 있었다.이태호의 자질을 봐서 몇 년 후에 아마 중주에서 명성을 크게 얻을 것이다.“종주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선우정혁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웃음을 거두고 포권을 취하면서 정중하게 인사했다.이태호의 감사에 선우정혁은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고맙긴. 넌 태일종의 제자이니 보호해 주는 거야. 설마 내가 조씨 가문의 편에 서겠어?”한 종문의 종주로서 당연히 자기의 제자를 보호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인심이 흩어지고 신망을 잃게 되며 사람들을 이끌기 어렵게 된다.게다가 조씨 가문은 그다지 강하지 않고 고작 천남의 이류 세력가인데 감히 이 선우정혁 앞에서 안하무인격으로 건방을 떨어?그래도 그는 천남의 으뜸 세력인 태일종의 종주이고 중주의 태일성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방금 조정운을 당장 죽이지 않는 것은 그가 인의를 다한 결과이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감동했다. 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하늘로 날아올라 요광섬으로 돌아갔다.각 봉주와 장로들도 연달아 각자의 거처로 돌아갔다.저 멀리 낭패한 모습으로 떠나는 조씨 가문 수사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현장의 많은 제자는 오늘의 일을 웃음거리로 생각했다.“쳇! 조씨 가문이 우리
조정운이 외친 소리에 원래 기세등등했던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잇달아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맹동석 등 세 사람과 싸우고 있던 조시환은 들고 있는 영보가 금빛을 발산하였고 거대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보름달 모양의 기류를 형성하였다. 맹동석 등이 기류를 피한 틈을 타서 조시환은 재빨리 빠져나와서 조정운 옆으로 후퇴하였다.잠깐 싸우는 동안에, 원래 노기등등했던 수십 명의 조씨 가문 장로들은 모두 상처를 입었다. 특히 대지에 검기로 가득 찬 골짜기를 보자 조정운의 얼굴이 숯처럼 어두워졌고 음침해졌다.그는 이번에 총 80여 명의 조씨 가문에 있는 대부분의 장로를 데리고 왔다.내공이 가장 높은 조시환, 8급 성자급 장로 두 명 외에 나머지 장로들은 모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더욱 조정운을 화나게 한 것은 방금 이태호가 또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이 두 장로는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3급 성자 경지이지만 그의 앞에서 죽인다는 것은 그의 체면을 구기는 것과 같았다.그러나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지금 조정운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이태호를 노려보기만 했다.선우정혁의 실력은 원래 그보다 많이 높았다. 계속 싸운다면 조씨 가문의 장로들은 물론이고 자기도 여기서 한을 품고 죽을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음침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하늘에 있는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그 전에 조정운은 자신이 직접 나섰으니 선우정혁은 성왕 경지인 자신의 체면을 봐서 이태호를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선우정혁은 이태호를 감쌀 뿐만 아니라 이태호를 지키기 위해 조씨 가문과의 싸움도 불사했다.일이 이 지경으로 된 이상, 조정운은 선우정혁을 협박해서 이태호를 내놓으라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가 핏줄이 불끈 솟아오를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는 힘을 풀었다.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가문 사람들에게 말했다.“철퇴!”조정운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빛으로 변해서 하늘로 사라졌다.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