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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3화

아무리 선우정혁이 견문이 넓다고 해도 오랫동안 종주로 있으면서 여덟 살의 존황을 본 적이 없었다.

존황 수사는 존왕 수사와 달랐다. 존황 경지에 이르면 체내의 영혼을 원신으로 진급하였고 자체의 혈자리를 뚫어야 하며, 반드시 자체가 천지의 힘을 깨달아야 했다.

이것이 바로 천남의 대부분 수사가 존황의 경지로 돌파할 때 성호에 가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지만 선우정혁은 평생 수행하면서 종래로 여덟 살의 존황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신은재는 그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마치 누군가 망치를 들고 그의 머리를 세게 때린 것처럼 머리는 쉴 새 없이 웡웡거렸다.

종주마저 평정심을 잃고 아연실색한 모습을 보자 원래 속으로 자조적으로 쓴웃음을 짓고 있었던 허지아는 웃음을 참기 위해 얼굴이 빨개졌다.

선우정혁이 현장에 없었더라면 틀림없이 소리 내서 웃었을 것이다.

이 상황을 본 이태호는 어쩔 수 없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저의 딸은 지금 여덟 살 맞아요. 방금의 뇌겁이 얘가 일으킨 거예요.”

이것은 이태호가 신중하게 생각하고 나서 한 결정이다.

지금의 그는 이미 태일종의 진전 제자여서 태일종과 한배를 탄 셈이다.

신은재는 그의 딸이고 ‘선골’의 자질을 숨긴다고 해도 오래가지 못해서 탄로날 것이다.

더구나 선우정혁은 이미 요광섬에 들어왔다. 8급 성왕의 내공으로 신은재의 몸에 나타난 비범함을 어찌 눈치채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

어차피 숨기지 못한다면 솔직하게 보고하면 선우정혁은 신은재를 중히 여기게 될 것이고 남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대단한 자질을 가졌다는 소식이 흘러 나가면 금덩이를 들고 있는 아이를 시장에 내놓은 것처럼 필연코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선우정혁이 나선다면 다른 사람들이 탐사하는 것을 포기할 수 있다.

이태호는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을 신뢰하고 있는 편이다.

선우정혁은 이태호의 말을 들은 후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그는 순간이동을 하는 듯이 성큼 신은재의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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