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광섬 밖.다른 산봉우리에서 달려온 봉주들과 종문의 장로들은 모두 허공에 우뚝 서 있었다.좀 전에 신은재가 돌파할 때 내려온 뇌겁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태일종 전체의 시선을 이끌었다.봉주와 장로들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직접 요광섬에 방문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보려고 하였다.제6봉의 윤하영, 제8봉의 진남구, 제7봉의 맹동석 등은 선두에 서서 요광섬의 안으로 통보하려고 하였다.바로 이때 섬 안에서 제자를 삼은 후 떠나려는 선우정혁은 이 광경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이 자들은 다 눈치가 빨라서 요광섬에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달려오네.”선우정혁은 과감히 공간을 찢고 요광섬을 뒤덮은 방어 진법을 무시하고 맹동석 등의 눈앞에 순간 이동하는 듯이 나타났다.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선우정혁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러나 선우정혁인 것을 본 후 각 봉주와 장로들은 연달아 절을 하였다.“종주님을 뵙습니다.”사람들의 예를 받은 후 선우정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가 손을 들자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그들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다들 돌아가거라.”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먼저 나서서 침묵의 분위기를 깨트리고 말했다.“종주님, 섬 내의 뇌겁은 어떻게 된 겁니까?”“이건 비밀이네.”선우정혁은 담담하고 평온한 말투로 말하였다.기타 봉주들은 맹동석은 아무것도 캐묻지 못한 것을 보고 선우정혁은 그들에게도 알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강제로 쳐들어간다고? 종주가 돌아가라는 말은 못 들었어?이에 정신을 차린 진남구는 선우정혁을 향해 포권을 취하고 말했다.“비밀이라고 하셨으니, 저희들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선우정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낮은 소리로 대꾸했다.“그래.”그는 또 현장에 있는 모든 봉주와 장로에게 말하였다.“난 이미 이태호의 딸인 신은재를 제자로 삼았네. 요광섬을 담당한 장로는 매달 단약을 보내는 것을 잊지 말거라.”말을 마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사
...같은 시각에.태일종의 동남쪽 방향으로 수천 리 떨어진 창망산맥.전설에 따르면 만 년 전에 창망이라는 성황 경지의 강자가 이곳에서 성황 등급의 절세 요황과 대전을 벌여서 천남 수행계에 이름을 남겼다고 한다.그 대전은 수많은 영맥을 파괴하였고 인근 천 리 내의 영기를 고갈시킨 다음에야 끝내 그 성황 경지의 요수를 처치하였다.요황이 죽은 후 흘리는 피는 창망산맥에 떨어져 이곳의 만물을 적셔 주어서 최근 몇 년 동안에 많은 영약과 천재지보가 탄생하게 하였다.이곳도 산맥의 근처에 있는 많은 혼자서 수련하는 산수(散修)들이 보배를 찾는 장소가 되었다.동시에, 요황이 이곳에서 죽었기에 창망산맥에 많은 요수와 흉수가 있다.그중에는 인간의 성자, 성왕 경지와 비슷한 요수들도 있다.그래서 창망산맥도 주변 만 리에서 금지구역으로 되었다.그러나 오늘 이 금지구역에서 갑자기 오색 노을빛이 땅속에서 뿜어 나왔다.한 줄기의 백색 빛기둥이 창망산맥의 중앙에서 하늘로 치솟았다.빛기둥 내에 하나의 동부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창망산맥 주변에서 보물을 찾고 있는 산수들은 이를 보고 놀라서 소리 지르거나 흥분하였다.“어떻게 된 거야?”“무슨 유적이 열렸나?”“...”얼마 지나지 않아 창망산맥에서 동부 유적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천남 수행계에 퍼졌다. 방금 세상에 나온 동부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는 천재지보가 수두룩했을 것이다.동부 주인의 공법과 전승, 여러가지 영보 등 물건들도 있을지 모른다.순식간에, 창망산맥 근처에 있는 크고 작은 가문들은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와 같았다.이 소식도 빠르게 태일종 내로 전해졌다.종문에서 사람을 보내서 조사를 하였는데 조사 결과 한 성왕이 죽기 전에 남긴 동부 유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튿날.이때 요광섬 안의 연공방에서.이태호는 입을 약간 벌리자 한 줄기의 흰색 빛이 화살처럼 세차게 나와서 공기를 가로지르면서 쉴 새 없이 움직였다.마지막에 수 척이나 이르러서야 이 빛이 천천히 공기 속으로 사라졌다.
종문의 영패 속에 담긴 정보를 받은 이태호는 조금 의아해했다. 이때 3개월만 있으면 종문 겨루기 대회가 시작하게 되는데 어떤 성왕 수사의 동부 유적이 나타났다니! 이태호가 생각하기도 전에 더 많은 정보가 영패를 통해 그의 머릿속에 들어왔다.‘제1봉에서 열린 회의에 참가하라고?’이태호는 받은 정보들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종문에서 제자들을 이 동부 유적에 보내려고 하나 봐.’이 소식을 받은 후 이태호는 일어서서 문을 열고 연공방에서 나왔다.그는 정원에서 한가롭게 있는 신수민 등 아내들과 몇 마디 나눈 후 바로 하늘로 솟아올랐고 빛으로 변해서 요광섬 상공에서 사라졌다.잠시 후.이태호는 제1봉에 도착했다.그가 종문 대전 앞의 광장에 도착하자마자 근처의 허공에서 많은 무지갯빛이 나타난 것을 보았다. 이태호 외에 다른 사람들도 회의를 소집한다는 소식을 받은 것이다.땅에 내려온 제자들은 이태호를 보고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태호 사형을 뵙습니다.”“태호 사형, 안녕하세요!”“...”이태호는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종문 대전을 향해 걸어갔다.대전에 들어서자 앞서 온 각 산봉우리의 봉주와 장로들이 대전을 채운 것을 보았다.각 산봉우리의 봉주는 첫 번째 줄에 서 있고 종문의 장로들은 두 번째 줄에 섰다.후에 이태호는 사람 중에서 두 명의 진전 제자, 한용운과 권민정을 보았다.이태호가 들어오자 많은 장로의 주목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이태호가 들어온 것을 보자 활짝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태호 군, 여기 와.”이를 본 이태호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걸어갔다.그는 한 걸음에 수십 장이나 되는 거리를 순간에 뛰어넘고 맹동석의 곁에 다가갔다.대전 내에 장로들, 정예 제자들이 점점 많아진 것을 보고 이태호는 옆에 있는 맹동석에게 물었다.“맹 봉주님, 이번 창망산맥의 동부 유적의 주인은 어떤 사람이길래 종문에서 이렇게 중시를 하나요?”태일종은 천남 4대 종문의 하나이지 않은가!그리고 중주
이화 성왕은 이미 명성이 자자한 강자였고 당시 청허파의 종주도 감히 집적대지 못했다.성왕 경지의 강자는 진리를 깨닫고 오직 하나로 합도하며 손으로 허공을 뚫을 수 있고 허공의 갈라진 틈에서 온 대능력자를 격살할 수 있다.당시 청허파의 종주도 똑같은 성왕 강자이지만 천남 제일 산수인 이화 도인에 비하면 훨씬 뒤떨어졌다. 이화 성왕의 본명 법보는 산봉우리 형태의 최상급 영보이다. 소문에 따르면 현황의 기운을 모아주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수많은 수사는 이 영보에게 죽임을 당했다.그러나 성왕이 아무리 강해도 성황 경지로 돌파할 수 없다면 수명이 다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결국 만 년 전에 천남에서 명성을 떨친 성왕 대능력자는 수명이 다한 관계로 창망산맥에서 좌화하였다.이 전설적인 성왕은 제자가 없었고 그가 좌화한 후 추종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최상급 영보 현황봉, 화염 신통을 비롯한 전승물은 모두 사라졌다.그때 이화 성왕은 암암리에 진정한 보물을 숨긴 동부를 두었다고 추측한 자들이 있어서 그가 죽은 후에 일시적으로 보배를 찾는 열풍이 불었다.4대 종문은 이화 성황이 죽은 후에 남긴 보물을 찾기 위해서 제자들을 창망산맥에 파견해서 오랫동안 찾았다.4대 종문의 제자들은 무려 수백 년이나 찾았지만 아무런 수확도 없어서, 마지막에 이 일을 점차 잊게 되었다.그러나 만 년 후에 이화 성황의 동부 유적이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이태호가 이화 성왕의 생애를 돌이키고 있을 때 종주 선우정혁이 대전에 나타났다.선우정혁이 나타난 후 현장에 있는 모든 종문 장로, 명을 받고 이곳에 온 진전 제자와 정예 제자들을 살펴보았다. “다들 이화 성황의 동부 유적이 나타난 소식을 들었지? 청허파, 묘음문과 신소문 등 종파는 곧 제자들을 동부로 보내서 보물을 찾을 것이야.”선우정혁은 의자에 앉아서 다소 정중한 말투로 천천히 말했다.“목 장로의 조사에 따르면 그 동부 유적은 진법이 배치되어 존황 경지의 수사만 출입할 수 있네. 그래서 이번에 자네들을 부르는 것은 이번 행동에
이화 성왕은 천남에서 명망이 높고 천남 산수 일인자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명성을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그는 현황의 기운으로 응집한 최상급 영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은 8급 연단사이고 또 대단한 화염 신통을 가지고 있어서 천남, 서역, 동황 등 지역에서도 위세를 떨치게 된 것이다.이태호는 자체가 연단사이므로 종문 단탑의 단도 전승을 물려받았으나 그는 고급 6급 연단사에 정체되어 있다.이 성왕의 동부 유적에서 7급, 8급의 단약 비법을 찾을 수 있다면 깨달음을 얻고 연단 수준을 7급 연단사로 높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당당한 연단사의 유적 동굴에 필연코 7급, 8급의 연단 재료가 많이 있을 것이다.이런 천재지보는 외계에서도 매우 비싸며 7급과 8급 단약의 주요 약재들이다.이태호는 연단사로서 절대로 놓칠 수가 없다.그는 진전 제자이고 안정하게 순서대로 요광섬에서 수련하면 단도 실력, 내공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수련은 원래 천명을 거슬리는 것이고 치열하게 싸우면서 노력해야 한다.이태호가 마음속으로 결심을 내리고 있을 때 상좌에 앉은 선우정혁은 머리를 들고 대전에 있는 정예 제자들에게 물었다.“다들 잘 생각했는가? 가고 싶은 자가 있어?”그 성왕의 동부 유적은 존황 경지의 수사만 들어갈 수 있다.대전 내의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진 종문 장로, 각 산봉우리의 봉주도 당연히 동부에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유적에 갈 인원을 선택한 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종문의 대장로들이 인솔해야 한다.선우정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전 내의 수백 명의 정예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결정을 내렸다.“종주님, 제자가 가겠습니다!”“제자도 유적에 가서 싸워보겠습니다!”“...”적지 않는 정예 제자들이 대답을 하자 선우정혁은 대견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만족스러워했다.이어서 시선을 앞에 있는 권민정, 한룡운, 이태호 등 3명의 진전 제자에게 돌렸다.이번에 소식을 받은 진전 제자는 물론 이태호 등 3명뿐만이 아니다.고준서, 기성우도 받았으나 이
극지 감옥!이 감옥은 북극에서도 가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고 그 깊이가 족히는 500미터를 넘었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흉악함 범죄자들이 모인 곳으로 수감자들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감옥이 세워진 이후로 이곳에서 탈옥을 성공한 범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이때, 지하에서 출발한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지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자 동양인의 외모를 지닌 남자가 남루한 옷차림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왔다.“출소했다, 축하한다!”이곳을 지키는 우람한 교도관이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볼륨감 넘치는 섹시한 몸매의 중년 여성이 고요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저기 저 대문을 넘어서면 넌 자유의 몸이 된다.”전방에 있는 대문을 보는 이태호의 심경이 복잡했다.“이곳을 떠나고 싶었다면 진작에 도망쳤어!”중년 여성은 그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어 입만 뻥긋거렸다.지하에 갇혀 있는 흉악범들, 요원, 군벌, 심지어 조폭 두목까지 이태호 앞에선 순한 양이 되기 때문이다. 밖에서 이름을 떨치던 신 같은 존재들도 그의 앞에선 입을 떼지 못한다.3년 전, 용성연합국에서 전란이 일어났고 용성연합국은 결국 외부의 침입을 막지 못해 정부는 4명의 젊은이를 파견하여 갓 출소한 이 남자한테 배움을 얻도록 했다.반년 후, 다시 용성연합국으로 돌아간 네 젊은이는 곧바로 전세를 역전시켰고 그 후 그 네 젊은이는 용성연합국에서 모두가 아는 군신이 되었다.대문 앞에 도착한 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뒤쪽에 성루 같은 커다란 건물을 유심히 쳐다봤다. 그러다가 갑자기 건물을 향해 무릎을 꿇더니 ‘쿵’ 소리가 나도록 땅에 머리를 박았다.“어르신! 먼저 갑니다! 5년 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이 감옥에 왔을 때 그는 한 백발의 늙은이를 알게 되었다. 늙은이가 남한테 괴롭힘을 당하며 다른 죄수들한테 밥을 빼앗겼을 때 이태호가 먼저 다가가 그한테 밥 절반을 나누어
펑!침실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침대 위에 있던 두 사람이 깜짝 놀랐다. 특히 남자는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얼른 이불로 자기 몸을 가렸다. 여자 역시 깜짝 놀라 이불을 뺏으며 몸을 가렸다.“누구야? 거지야?”남루한 옷차림의 이태호를 본 하현우가 흠칫 놀랐다.“10년이라도 기다리겠다더니 고작 5년이 지났는데...”이태호가 주먹을 꽉 쥐자 뼈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고 이마에서 핏줄이 꿈틀거렸으며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이...태호?”정희주는 눈을 비비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네, 네가 왜 여기에...”이태호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 아팠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자기를 비웃듯 피식 웃었다.“이 자식이랑 같이 사는 거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어떻게 이놈이랑 같이 있는 거야?”하현우는 거지 같은 몰골의 남자가 이태호란 걸 발견하고 순식간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바지를 챙겨 입으며 말했다.“왜? 이 몸이 희주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야? 난 권세와 돈을 모두 잡고 있어. 거지처럼 차려입은 너보단 훨씬 나아!”이태호는 눈에 핏발이 빨갛게 섰지만 그를 쳐다보지 않고 정희주만 노려봤다.“하하, 진짜 웃겨. 이제 돌아와서 너한테 모든 걸 주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심지어 애당초 널 폭행한 남자한테 들러붙어?”이태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이어갔다.“날 기다리지 않았더라도 네 탓을 하지 않았을 거야. 근데 이런 놈이랑 붙어있을 줄 몰랐어.”그의 말에 정희주가 가운을 두르며 벌떡 일어나 당당하게 말했다.“웃기지 마, 나한테 모든 걸 준다고? 거렁뱅이인 네가 나한테 뭘 준다는 거야? 넌 하현우 같은 재벌한테 비비지도 못해! 지난번에 현우가 나한테 사준 백이 천만 원이 넘어! 네가 지금 나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뭔데?”말을 마친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다리를 꼬며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너 같은 병신이랑 있다간 나만 손해야. 하지만 하현우는 날 평생 누릴 수 있게 해줘
연초월은 조폭의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랐고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잠시만요, 잠시만요. 제가 당장 돈을 드릴게요!”그녀는 바로 집안으로 달려들어 갔다가 조금 낡은 봉지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봉지에는 천 원짜리와 오천 원짜리 잔돈이 가득했고 동전도 수북했지만 만 원과 오만 원권은 몇 개 없었다.“에이 진짜, 또 이래요?”조폭 두목 장준혁은 잔돈들을 보며 짜증을 냈고 옆에 있는 졸개를 보고 말했다.“야, 이거 세봐.”“100만 원인데 이거 언제 다 셉니까?”지목당한 졸개는 전혀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연초월한테 다가갔다.“잠시만! 우리 엄마가 언제 빚을 진 거야?”이태호가 졸개의 앞길을 막으며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뭐야? 밥 빌어먹으러 온 거지인 줄 알았네. 너 예전에 술병으로 하현우 도련님 머리를 내려쳤던 골통 아니야?”장준혁은 그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도발했다.“이태호! 맞아, 이태호! 벌써 출소했어? 너도 참 대단해. 하현우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 줄 알면서도 머리를 내리친 거잖아.”이태호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이미 지나간 일이야. 그리고 난 후회하지 않아.”이태호도 장준혁의 눈을 노려보며 봉지에 든 돈을 가리켰다.“왜 이 돈을 줘야 하는지 설명해봐.”이에 장준혁이 피식 웃었다.“칫,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하현우 도련님을 때렸으면 배상을 해야 할 거 아니야! 하씨 가문이 배상금으로 3억을 요구했어. 네 신혼집을 2억에 팔았으니까 아직도 1억을 줘야 해.”그는 턱을 괸 채 말을 이어갔다.“네 부모가 지난 5년 동안 대략 4천만 원을 줬으니까 아직 6천만 원이 남았지. 네가 어떻게 조기 출소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잘 됐어. 너도 돈 벌어 갚아야지.”땅에 쪼그려 앉아 돈을 세고 있던 졸개가 갑자기 짜증을 냈다.“매번 잔돈을 이렇게 주니까 한참을 세잖아!”“셀 필요 없어요. 안에 도합 78만 원이 들어있어요.”연초월이 겁을 먹은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젠장! 또 모자라!”땅에 쪼그려 앉아있던 졸개의 어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