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창민도 그저 말 나온 김에 물은 것이었다.이태호는 그의 말을 듣더니 잠시 고민한 후 미간을 찌푸렸다가 다시 생각에 잠겼다.“확실히 이상하긴 해. 사숙님께서 몇 번이나 그 시간을 강조하셨거든. 게다가 나에게 파벌들을 다 찾지 못하거나 당주들의 내공이 9급 무황이 되지 못하더라도 꼭 8월 15일 전에 서항산으로 찾아오라고 하셨어.”“사숙님께서 왜 그런 당부를 하셨는지 알려주시지 않은 데에도 이유가 있겠지?”신수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태호에게 말했다.“지금은 모르지만 8월 15일엔 꼭 그 이유를 알게 될 거야.”이태호도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있다가 서영이 너희 먼저 가서 호텔 좀 잡아줘. 오늘 밤에 묘의당 환영식 파티를 제대로 열어 보자고. 이제 앞으로 우리의 목표는 신의당밖에 남지 않았어. 이제 신의당을 찾았을 때 당주의 내공이 요구에 도달했으면 좋겠네. 기사만 아니었으면 좋겠어.”범용은 그의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신전 주인님, 저를 첫 순서로 찾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만약 마지막에 저를 찾으셨으면 신전 주인님이 아무리 많은 단약을 주셔도 목표를 이루지 못할까 봐 걱정입니다.”전창민도 웃으며 말했다.“저도 똑같은걸요. 처음에 제 내공이 너무 낮았는데 신전 주인님이 저희 두 파벌을 먼저 찾아주신 덕분에 저희가 내공을 단련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죠. 그렇지 않으면 저희가 언제 기준에 미치겠어요?”“됐어요. 이제 다들 돌아가서 쉬어요. 저녁 7시에 다시 만나요. 있다가 서영이는 호텔을 예약하면 주소를 당주님들께 보내드리고.”이태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러자 류서영이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그냥 용진 호텔 예약할까요?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5성급 호텔인데 들어보니 요리들이 일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얼마 전부터 한 번 맛보러 가자고 말했었어요. 마침 오늘 회식인데 그럼 용진 호텔로 갈까요?”이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다들 저녁 7시에 용
류서영은 남운시에 감히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안색이 확 어두워지더니 말했다.“지금 당신이 누구랑 대화하고 있는 줄 알아요? 당신이 그런 말을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줄 모르나 봐요?”“그래요? 봉주시 일류 가문의 도련님인 내가 당신을 무서워해야 하나요?”남자는 코웃음을 쳤다.봉주시에서 그는 원하는 걸 다 얻을 수 있었고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언제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란 걸 당해 봤겠는가? 그래서 그는 류서영의 말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나 류서영도 누굴 무서워한 적 없어요. 일류 세가 도련님인 당신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이 살고 있는 성주부 성주가 날 건드린대도 난 그 사람을 때려죽일 수 있어요.”류서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만약 이 남자가 그녀에게 룸을 양보하지 않으면 조금 싼 룸을 예약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가 자신 앞에서 뻔뻔하게 굴 줄은 몰랐다.“소, 손님이 류서영이었어요? 류 당주님!”홀 매니저는 류서영의 이름을 듣자마자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말했다.류서영은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홀 매니저는 깜짝 놀라 류서영더러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일류 세가 도련님을 끌고 한 편으로 갔다.“최예찬 도련님, 방금 예약하신 그 룸은 저 여성분께 양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까 도련님이 그런 말씀을 했는데 저분은 충분히 도련님을 때려죽일 수도 있었습니다. 아마 때려죽여도 도련님 부모님은 어떻게 하시지 못할 겁니다. 부모님께서 저 여성분의 신분을 들으면 바로 무릎 꿇으실 겁니다.”홀 매니저는 식은땀을 흘리며 서둘러 최예찬을 타일렀다.최예찬도 5성급 호텔의 홀 매니저를 하는 사람이 남운시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걸 알았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홀 매니저에게 물었다.“이 여자, 신분이 심상치 않은가 봐요?”“허허, 심상치 않다고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분은 사의당 당주이십니다. 남운시엔 건드려서는 안 될 파벌이
“미녀분, 방금 정말 죄송합니다, 사죄의 뜻으로 제가 그 룸을 양보하죠.”최예찬은 황급히 류서영에게 다가가 사과했다. 너무 긴장된 나머지 목소리마저 떨렸고 가까이 다가가기도 어려웠다. 류서영의 몸에서 알 수 없는 카리스마가 뿜어나와 그를 3m 밖으로 막아내는 것 같았다.“그, 그러니까, 제가 호텔을 다른 곳으로 바꿀게요.”말을 마친 최예찬은 부하들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최예찬 씨, 계약금은 이따가 따로 돌려드릴게요.”홀 매니저는 부랴부랴 떠나가는 최예찬을 바라보며 황급히 뒤에서 소리쳤다.“이런, 너무 찌질한 거 아니에요? 뭐라고 한 거예요?”줄행랑을 놓는 상대방을 보며 류서영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내가 그렇게 무서운 건가?’“쿨럭, 사실 별거 아니에요, 류서영 당주가 누구신지 말해줬을 뿐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큰소리치던 놈이 이렇게 빨리 겁을 먹을 줄은 몰랐네요.”안 매니저가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에 류서영의 갈등을 해결해주었으니 류서영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류서영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이제 아무도 그 최고급을 예약하지 않았으니 제가 예약해도 되는 거죠?”“물론이죠, 갑시다, 류당주님, 저랑 함께 메뉴 고르러 가요. 참, 앞으로 11개 파벌의 사람들이 호텔에 오면 전부 20% 할인해준다고 사장님이 분부하셨어요.”안 매니저는 말하면서 류서영을 데리고 안으로 걸어갔다.이태호는 범용 등이 떠난 후 심심해서 백지연과 신수민, 신은재를 데리고 쇼핑하러 갔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신수민 등과 함께 그랜드 호텔에 갔다.이태호 등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그랜드 호텔 사장은 일찌감치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그는 파벌 당주들에게 이름표를 건네기도 하고 경호원들에게 줄지어 환영하도록 당부하기도 했다.다들 즐겁게 저녁 식사를 했다. 부소연은 이태호가 비록 드래곤 신전 주인님이지만 성격이 시원시원한 것을 보고 마침내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숙소로 돌아온 이태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백지연의 방으로 향했
순간 백지연은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아 몸을 살며시 떨며 눈을 감았다.다음 날 아침, 이태호는 이소아와 이호호, 김다홍 등 여섯 명의 미녀 경호원을 불렀다.“너희 여섯 명은 이미 1급 무황의 내공에 관한 수련을 마쳤고 매우 안정되었으니 3품 저급 단약을 한 알씩 주겠다. 이 단약을 복용하면 너희들의 내공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이태호는 손을 흔들어 단약 6알을 꺼내더니 그녀들에게 건넸다.그러자 이소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주인님, 감사합니다. 헤헤, 주인님의 경호원이 될 기회를 잡은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이소아도 웃으며 한마디 보탰다.“그러게요, 우리 몇 명은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운이 좋은 경호원일 거예요. 다른 경호원이 어떻게 이런 대우를 누릴 수 있겠어요?”김다홍도 입을 열었다.“예전에 전신께서 친히 우리를 경호원으로 데려오셨으니 주인님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일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주인님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알게 되었어요.”“그러게요, 언젠가 제가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 지금 이 정도 내공을 지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이호호도 웃으며 그녀들을 바라보다가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없을 때 너희들이 수민이의 가족을 돌봐줘. 일이 없을 때는 번갈아 집에 돌아가 쉬다 와도 돼. 지금은 다른 경호원들의 내공도 매우 높아졌고 드래곤 신전의 다른 사람들도 신씨 가족을 돌봐줄 거야. 그리고 신씨 가족은 용성연합국에 있으니 안전해.”“주인님, 오늘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호호는 감동하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그제야 솔직히 말했다.“신씨 가족이 안전해진 것 같기도 하고 너희들도 아직 젊으니 더 돌아다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너희가 신씨 집안에 계속 있을 필요가 없어. 만약 너희들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돼. 다만 신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겨서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 꼭 도와줬으면 해.
연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보낸 사람이 그쪽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주인님이 시간이 될 때 같이 갈게요.”이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 빨리 갈수록 좋을 것 같아. 내일 아침에 출발하자, 이따가 저녁에 지연이 그녀들에게 말해볼게. 거리가 멀지 않겠지?”연희가 대답했다.“거리가 멀지는 않아요. 주인님의 비검을 타고 가면 이틀도 안 걸려 도착할 것 같아요.”“좋아, 그럼 내일 아침에 다시 찾아와. 나랑 같이 가서 그들을 찾아보자.”이태호는 잠시 생각해 본 후 한마디 뱉었다.“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혼자 떠났다.저녁이 되자 이태호는 백지연과 신수민에게 집에서 수련하라고 당부하고 나서 연희와 함께 신의당의 사람을 데리러 갔다.지난 20여 일 동안 백지연과 신수민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두 사람의 내공이 크게 향상되었는데 백지연은 이미 일급 무황의 내공에 이르렀고, 신수민은 이급 무황의 내공에 도달했다.물론 그들 외에 연희 등도 이태호가 전에 준 단약을 복용한 후 내공이 많이 높아졌다.이태호도 요즘 한가할 때 4품 저급 단약을 써서 수련했는데, 비록 효과는 그리 좋지는 않지만 3품 고급 단약보다는 훨씬 나았다. 단약 두 알을 복용한 후에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3급 존자의 내공에서 4급 존자의 내공으로 업그레이드한 그 전투력은 단숨에 두 배도 넘게 치솟았다.이튿날 아침 연희는 벌써 문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이태호가 나와 연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두 사람은 곧 날아올랐다.이태호는 비검을 꺼내 조금 더 크게 만들었고, 그제야 두 사람은 뛰어올라 연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했다.“이쪽이 바로 곤륜산으로 향하는 방향인데 그리로 가면 됩니다. 그들이 있는 위치는 곤륜산 바로 앞의 그 두 큰 산 사이이고 부근에는 작은 마을만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한참을 수소문해서야 겨우 신의당의 소식을 알게 되었어요.”연희는 비검 앞에 서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태
“두 분, 저희 밍글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잠시 후 두 사람은 시내에 도착했고 호텔 로비에 모습을 비췄다.이태호는 웃으며 대답했다.“여기서 제일 좋은 방 두 개 주세요.”“잘생긴 분, 죄송하지만 여기서 제일 좋은 방은 하나밖에 없어요.”프런트 데스크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도 어색한 표정을 짓더니 물었다.“그럼, 다른 방은요? 조금 안 좋아도 괜찮아요, 저희는 방 하나씩 만 있으면 돼요.”“네! 지금 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여자 프런트가 웃으며 말했다.이태호의 뒤에 서 있던 연희는 마음속으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자신이 이렇게 아름답고,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이태호는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같이 묵자는 생각이 없었다.이태호가 그녀에게 명분을 주고 싶지 않다고 해도, 단둘이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면 그녀는 좋았다. 하지만 이태호는 너무 정직해서 다른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자, 여기 카드키!”곧 이태호는 방 카드 한 장을 연희에게 건네주며 말했다.“가자, 우리 외식하자.”연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카드키를 받아 들고 함께 걸어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조금 번화해 보이는 광장에 도착했다.“두 사람뿐이니 굳이 호텔에 갈 필요 없이 아무 데나 괜찮은 레스토랑 찾아서 먹으면 되겠어요.”연희는 잠시 생각해 본 후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정하고 난 돈만 내면 돼.”“우리 두 사람 다 그 정도 돈은 부족하지 않으니 누가 내도 다 똑같지 않겠어요?”연희는 레스토랑을 정하기도 전에 이태호가 미리 돈을 내겠다고 하니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그러자 이태호가 진지하게 대답했다.“그건 안 돼, 사람이 많으면 상관없지만 지금은 우리 둘뿐이야.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내가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줄 알 거야.”이태호는 농담을 하고 나서 나서 자신도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나 연희도 뜻밖에 정색하며 대답했다.“그래요? 제가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그렇다면
“여기에서 영수육을 팔다니, 참 의외야. 그렇다면 이 성안에 수련자들이 꽤 있을 것 같아. 계산도 영석으로 하네.”이태호는 메뉴를 보면서 말했다.그러자 여종업원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손님, 보아하니 외지에서 오셨군요. 우리 쪽은 좀 외진 곳이긴 하지만 앞 숲에서 비교적 가깝습니다. 숲에는 영초와 영수가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무왕의 내공에 필적하는 영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 성에는 수련자들도 적지 않죠. 뭐랄까, 적어도 일반 무사 정도는 되고요 일반인은 몇 몇 안 됩니다.”여종업원은 이 말을 하면서 얼굴에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태호는 이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그럼 이 비싼 영수 고기 몇 개를 다 가져와 봐요. 좋은 와인 두 병도 주시고요.”연희는 이태호를 복잡한 눈빛으로 흘겨보고 한마디 했다.“두 병으로 어떻게 돼요? 모처럼 오늘 이렇게 기쁜 날인데 일단 네 병만 먼저 주세요. 오늘 저녁은 저도 제대로 마시고 싶어요.”“허허, 그럼 네 병 먼저 주세요!”이태호는 곧 어색하게 기침을 두어 번 하고 그 여종업원을 향해 말했다.“참, 랍스터도 주세요, 저는 랍스터를 좋아해요.”연희는 메뉴에 있는 랍스터를 가리키며 말했다.“알았어요.”종업원은 속으로 기뻐하며 대답했다. 두 사람이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이 테이블에서 그녀가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얼마 안 될 거라 예상했었다.하지만 이 두 사람은 뜻밖에도 부자였다. 오자마자 비싼 음식과 술을 주문했고, 특히 와인은 네 병이나 주문했다.곧 여종업원은 기쁜 마음으로 자리를 떴다.이윽고 진수성찬이 한 상 차려졌다.“자, 우리 건배합시다. 지난 며칠 동안 정말 주인님에게 감사했습니다. 주인님이 아니었다면 제 내공이 이렇게 빨리 돌파하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 파벌 사람들도 이렇게 빨리 발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주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연희는 술을 가득 따라 이태호를 향해 잔을 들고 한마디 했다.이태호도 자신의 술잔을 들어 상대방과 가볍게 부딪쳤다.
앞에 있던 깡마른 남자가 연희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다가왔다.“내가 몇 가지 음식을 더 주문할 테니 우리 함께 술을 마시며 즐겁게 지내는 게 어때요?”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또 한마디 보충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미녀께서 체면을 세워주신다면 제가 살게요.”연희는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태호와 단둘이 지낼 기회가 어렵게 생겼다. 이곳의 인테리어도 매우 분위기 있고 음악도 아주 좋았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이런 녀석에 의해 깨질 줄은 몰랐다.“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합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당신 같은 낯선 사람과는 말이죠.”그러자 아까 까까머리가 한걸음 나서 말했다.“더러운 년, 이분이 누군지 알아? 이분은 범승훈 도련님이야. 이런 분이 함께 앉아서 술을 마셔준다는데 넌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그렇게 뻔뻔하게 굴지 마.”상대방은 흉악한 표정을 짓고 얼굴을 붉혔다. 연희가 허락하지 않자 이렇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 분명했다.연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눈치가 있으면 지금 당장 꺼져. 내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고. 네가 어느 집 도련님이든 상관없어. 나 연희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거든.”“허허, 미녀분, 의외로 성깔이 대단하시군요.”그 말을 들은 범승훈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어떻게 하지? 나는 이렇게 불같은 성격의 사람을 좋아하는데.”“들었어? 능력이 있으면 우리 도련님을 따라 한 번 나가봐. 하하, 아니면, 우리가 널 묶어서 나가게 해줄까?”까까머리는 껄껄 웃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이태호는 못 들은 듯 앉아있었다. 그의 눈에는 이 사람들이 모두 광대들로 보였다.그들이 지금 감히 연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행동이다.“잠깐 나가서 몸 좀 풀고 올게요.”연희가 일어나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기다릴게.”“미녀님, 보세요, 이 자식은 겁쟁이예요. 미녀님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
4대 종문과 3대 가문은 천남 지역의 패주로서 그들의 제자를 감히 건드리는 자가 거의 없었다.실력이 동등한 세력이라도 상대방이 소속된 세력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줄 것이다.이로써 조씨 가문의 가주 조정운이 자기 가문의 천교와 몇몇 장로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화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종주님, 조씨 가문에게 이 일은 그냥 오해라고 설명하면 안 될까요?””그가 말하자마자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벌떡 일어나서 패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종주님, 저희 태일종은 태일성지의 하급 세력이고 천남의 우두머리인데 조씨 가문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그냥 무시하세요.”옆에 있는 제5봉의 연태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해서 우리 태일종은 신소문과 이미 원수를 맺었는데 이번에 또 조씨 가문을 건드렸습니다.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성왕이 손을 잡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연태건의 말을 들은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연 봉주, 무슨 말이야? 그럼 조씨 가문의 성왕이 찾아온다면 우린 제자를 순순히 내줘야 한단 말인가?”맹동석에게 꾸중을 들은 연태건도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런 뜻은 아니네. 다만 실사구시대로 얘기할 뿐이야. 만일 그 조씨 가문의 성왕이 정말 직접 나서서 신소문과 손을 잡으면 우리 태일종이 아마...”연태건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챘을 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태호가 상대방을 죽인 행위가 너무 무모했다고 여겼다. 그냥 상대방이 다치게 했으면 종문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기는커녕,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의 성왕이 그렇게 만만한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연태건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이태호와 같은 배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조보성은 용처럼 강한 기운을 발산한 긴 창을 휘두르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그의 창법이 강력하고 화산을 꺾을 기세를 내뿜었으며 창살은 진룡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주변의 공간마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찢어져서 수많은 거미줄 같은 틈새가 나타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성은 이태호의 눈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안색이 확 변했고 적소검을 들고 앞으로 내리찍자 천 장이나 높고 금선(金線)과 같은 검기가 생성되면서 허공을 가르며 덮쳐온 창끝을 내리쳤다.“챙! 챙!...”하늘에서 병기가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부딪힐 때마다 생성한 거대한 충격파는 마치 여름의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을 냈다.주변 수 리 내에 있는 대지나 골짜기를 모두 초토화시켰다.조보성은 이태호와 싸울수록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으나 이태호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이태호가 날린 일격에 그가 창대를 쥐고 있는 손아귀가 아팠고 온몸의 기혈이 솟구쳐 올랐다.조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천교의 특성 때문에 일반 수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 점을 알아챈 조보성은 조시환이 올 때까지 이태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이태호도 조보성의 의도를 눈치챘다.그의 신식은 수십 리 밖에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면서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 10여 명의 수사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이태호는 속으로 더욱 초조해졌다.‘젠장! 이대로 가다간 내 체내의 영기가 바닥이 날 거고 오래 버틸 수 없어! 일단 이 사람을 해결한 다음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치자!’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팠다. 대허공전송부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사용해야 한다니.그러나 지금 전투 중에 있어서 정신을 분산시켜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가 들고 있는 작은 산봉우리와 같은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웅장한 신산(神山)으로 되어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