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있던 깡마른 남자가 연희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다가왔다.“내가 몇 가지 음식을 더 주문할 테니 우리 함께 술을 마시며 즐겁게 지내는 게 어때요?”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또 한마디 보충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미녀께서 체면을 세워주신다면 제가 살게요.”연희는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태호와 단둘이 지낼 기회가 어렵게 생겼다. 이곳의 인테리어도 매우 분위기 있고 음악도 아주 좋았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이런 녀석에 의해 깨질 줄은 몰랐다.“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합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당신 같은 낯선 사람과는 말이죠.”그러자 아까 까까머리가 한걸음 나서 말했다.“더러운 년, 이분이 누군지 알아? 이분은 범승훈 도련님이야. 이런 분이 함께 앉아서 술을 마셔준다는데 넌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그렇게 뻔뻔하게 굴지 마.”상대방은 흉악한 표정을 짓고 얼굴을 붉혔다. 연희가 허락하지 않자 이렇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 분명했다.연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눈치가 있으면 지금 당장 꺼져. 내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고. 네가 어느 집 도련님이든 상관없어. 나 연희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거든.”“허허, 미녀분, 의외로 성깔이 대단하시군요.”그 말을 들은 범승훈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어떻게 하지? 나는 이렇게 불같은 성격의 사람을 좋아하는데.”“들었어? 능력이 있으면 우리 도련님을 따라 한 번 나가봐. 하하, 아니면, 우리가 널 묶어서 나가게 해줄까?”까까머리는 껄껄 웃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이태호는 못 들은 듯 앉아있었다. 그의 눈에는 이 사람들이 모두 광대들로 보였다.그들이 지금 감히 연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행동이다.“잠깐 나가서 몸 좀 풀고 올게요.”연희가 일어나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기다릴게.”“미녀님, 보세요, 이 자식은 겁쟁이예요. 미녀님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악, 너, 네가 감히...”범승훈은 정말 그런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곳이 아예 부서졌고 그는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그대로 주저앉았다.그는 앞에 있는 여인이 그가 범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감히 손을 쓸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게다가 이렇게 힘차게 손을 쓸 줄은 더 생각지 못했다.“뭘 멍하니 있어? 죽여버려. 젠장, 화나 죽겠어, 죽여버려!”범승훈은 고통을 참으며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이년아, 너 정말 죽고 싶구나!”그중 한 놈이 주먹을 쥐자 위에서 영기가 솟구쳤다. 그는 뜻밖에도 일급 무왕의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다른 놈 중에는 9급 기사가 있고, 또 3급 무왕의 내공을 지닌 노인도 있었다.이런 내공은 그들의 성안에서 이미 최고의 강자라고 할 수 있었다.“쓸모없는 놈들!”이들의 내공을 본 연희는 마치 광대를 보는 듯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말을 마친 후 바로 뛰쳐나갔고, 1분도 안 되어 그 사람들은 모두 참수되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부하의 시체를 바라보며 범승훈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존재를 건드린 걸까? 3급 무왕마저도 1초 만에 상대방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연희는 상대하기 귀찮아졌다. 어차피 폐인이 돼버린 그는 살아도 괴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녀는 곧 들어가 이태호지의 앞에 앉았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이태호는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 1, 2분 정도 걸렸어. 화장실에 다녀온 셈 치지 뭐.”그런 재치 있는 말을 들은 연희는 이태호를 향해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계속 마셔요!”연희는 웃으며 자신에게 와인 반 잔을 따르더니 이태호와 다시 한번 부딪친 후 단숨에 비웠다.이태호는 연희가 오늘 밤에 술을 매우 많이 마실 줄은 몰랐다. 와인 한 잔을 따라 단숨에 마셔버렸고 그렇게 가져온 술은 의외로 빨리 거덜 났다.연희의 얼굴은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옆에 있던 웨이터를 향해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를 냈다.여종업원이 황급
이때 연희의 얼굴도 눈에 띄게 붉어졌고, 이태호를 바라보는 눈빛도 눈에 띄게 섹시함과 매혹감이 더해졌다.“연당주, 시간이 늦었고 우리도 거의 다 먹었으니 돌아가야 하지 않겠어?”이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터뜨리며 연희를 향해 말했다.“네, 그래도 더 마시고 싶은데 몇 잔 더 같이 마셔줘요.”연희는 어리광을 부리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이태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웨이터에게 와인 두 병을 더 달라고 했다.이 광경을 훔쳐보는 옆 테이블의 그 남자들은 속으로 얼마나 부러운지 몰랐다.“와, 이 자식 정말 운이 좋구나. 이런 미녀와 술자리를 가졌으니 이번 생은 헛되이 보내지 않았어.”“허허, 술자리만 가질 리가 있겠어? 여자가 술에 취했으니 적당한 기회를 잡아 호텔로 데리고 가 상대방이 취한 틈을 타서 뭔가를 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 그리고 보아하니 두 사람 사이가 매우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생겨도 다음날 저 미녀가 탓하지 않을 거야.”“그렇겠지? 이 여자는 너무 강해. 조금 전에 범씨 가문의 강자들을 다 죽였잖아. 범승훈은 전화해서 사람을 불러 데려가게 했고 범씨 가문 사람들은 감히 찾아와 복수하지 못했어. 이 여자는 내일 아침 깨어나서 지난 밤의 일을 추궁하면 아마 죽을 거야. 이런 여자를 감히 데려갈 수 있겠어?”남자들 몇 명이 웅성거렸다. 목소리가 작았지만 내공이 높은 이태호의 귀에는 분명히 들렸다.이태호는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가 만약 딴마음을 품었다면 이런 수단을 쓸 필요가 있을까?두 사람은 나머지 두 병을 각자 한 병씩 마셨고 이태호는 일어나 연희를 향해 말했다.“연당주, 더 마시면 안 돼, 더 마시면 취해.”연희는 어린 소녀처럼 일어나 몸을 뒤틀며 입을 열었다.“네, 저 오늘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술을 더 마시고 싶어요. 모처럼 주인님과 술을 마실 기회가 생겼으니 좀 더 마시고 싶어요...”말을 마친 연희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었다.이태호는 연희를 부축하더니 손바닥을 뒤집어 상품 영석
연희는 곧장 걸어가서 방문을 열어 주었다.“주인님, 일어나셨어요?”연희는 이태호를 본 후 마음이 조금 허탈해졌다. 이태호는 너무 점잖은 사람이다. 어젯밤에 그렇게 섹시하게 입고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 이태호는 그녀를 방으로 돌려보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래,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시간이 늦었으니 출발하자.”이태호는 머리가 헝클어진 연희를 바라보며 웃었다.연희는 이태호가 한마디를 던지고 떠나려 하자 빨간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잠깐만요, 주인님, 제가 어젯밤에 술에 취했는데 주인님이 저를 업고 돌아오셨어요?”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섰다.“내가 아니면 또 누가 있겠어?”연희는 어색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그럼 제가 술 취해서 주인님한테 말실수라도 했어요? 오늘 일어나니 도무지 기억이 안 나요.”이태호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아무 말도 안 했어, 먼저 내려가서 기다릴게.”이태호는 말을 마친 후에야 돌아섰다.연희는 방문을 닫고 숨을 크게 내쉬었다.“다행히 어젯밤에 술 취해서 아무 말이나 하지 않았네. 그렇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난처했을까.”연희가 세수를 마치고 내려오자 두 사람은 곧 비검을 타고 성을 떠나 곤륜산 쪽으로 향했다.아니나 다를까 연희의 예상대로 낮 1시쯤 두 개의 큰 산 앞에 도착했다.“바로 저 골짜기 안이에요.”연희는 이태호를 바라보며 앞을 가리켰다.“당주님, 저희는 여기 있습니다.”그때 신의당을 찾던 두 남자가 날아와 연희를 향해 소리쳤다.연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수고 많았다.”그중 한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그들에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드래곤 링을 봐야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주인님을 모신 거예요.”이태호는 손을 흔들며 단약 두 알을 꺼내 두 사람에게 건넸다.“이건 너희 둘에게 주는 상이야, 이번엔 너희들의 공이 크다.”“헤헤, 주인님 감사합니다.”두 사람은 웃으며 단약을 건네받았다.“가요, 저 골짜기에 들어서면 집들이 보일 거예요.”연희가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는 고개
몇 사람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누군가 나서서 이태호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당주님, 대장로님, 그들이 드래곤 신전 주인님을 모시고 왔다고 합니다.”한 마당에 이르자 신의당 제자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이태호 등은 땅에 내린 뒤 비검을 치우고 천천히 앞의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드래곤 신전 주인님이 정말 오셨다고? 진짜야?”신의당의 당주는 뜻밖에도 중년 미인으로 서른 살 정도로 보이고 몸매가 풍만하며 꽤 기품이 있다.이태호는 앞으로 나와 오른손을 내밀고 상대방을 향해 말했다.“드래곤 링을 보려고 했다며? 이것이 바로 드래곤 링이다.”“정, 정말 드래곤 링이네요, 정말 주인님이시네요.”여자는 자세히 살펴보더니 이내 감격에 겨워 사람을 데리고 무릎을 꿇었다.“주인님을 뵙니다.”“허허, 다 한 식구인데 일어나라.”크게 웃던 이태호는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재빨리 상대방의 내공을 살펴보았다.그러던 그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겨우 3급 무왕 내공이군. 괜찮아, 비록 내공이 좀 낮긴 하지만 다행히 기사는 아니야. 기사라면 내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시간이 부족할지도 몰라.”“주인님, 저는 백남수라고 합니다. 이분은 우리 대장로인데 이훈이라고 합니다. 주인님 내공을 그렇게 신경 쓰십니까?”백남수는 얼굴을 찡그리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전 천부적인 재능은 좋지 않고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어요. 무왕의 경지에 이르니 돌파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리고 우리 파벌은 강하지도 않고 인원수도 많지 않아 고급 영초를 구하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돌파하기가 더 어려워요.”이태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삼급 무왕이라, 나에겐 아직 한 달 남짓 남았으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너의 현재 내공은 매우 안정적이야. 내가 먼저 단약을 한 알 줄게. 이틀동안 잘 수련하면 적어도 5급까지는 돌파할 수 있을 거야. 시간을 절약해야 하니 네가 5급까지 돌파한 후에 함께 돌아가도록 하자.”“네? 단약 하나면 단
한편, 신의당 대장로의 얼굴에도 웃음이 피었다. 오랜 세월 동안 드래곤 신전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심지어 그들이 그 늙은이에게 속은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지금 새 주인님이 찾아왔고, 4품 저급 연단사라니 기분이 좋지 않을 리 없었다.이런 연단사는 어디에 두어도 감탄할 만한 존재였다.이태호는 또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저급 단약 20여 알을 꺼내 백남수에게 건네주었다.“이 단약들은 다른 장로들과 호법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들도 앞으로 며칠 동안 내공을 좀 더 향상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는 이틀 후에 출발하는 거로 하자.”“감사합니다, 주인님!”단약을 받아 든 백남수는 한껏 기뻤다. 그는 잠시 생각해 본 후에야 입을 열었다.“주인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제가 먼저 숙소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그러자 이훈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주인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먼저 푹 쉬십시오. 저녁에 좋은 술과 반찬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저녁에 함께 축하하도록 합시다.”“그래요, 대장로님, 빨리 내려가서 준비하세요.”백남수도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이훈에게 분부했다.이훈이 떠나자 이태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백남수를 향해 말했다.“백남수 당주, 어느 세력에 쫓겨 이곳에 온 거지? 내가 가서 죽여버리고 복수해줄까?”그러자 백남수는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대답했다.“아닙니다. 전에 두세 세력과 충돌이 있기는 했습니다. 우리는 한 세력과 크게 싸웠어요. 상대방이 우리에게 멸망했지만 우리도 원기가 크게 상했어요. 또 다른 세력이 우리에게 손을 쓸까 봐 우리는 원래 있던 성을 떠나 이 외진 곳을 찾아 숨어서 원기를 회복하는 중이에요.”“그럼 됐다.”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대장로는 내려가서 곧 이태호에 관한 일을 다른 장로와 제자들에게 알렸다.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모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백남수는 이태호 등을 배치한 후에야 대장로와 함께 다른 장로들과
“네, 알겠어요. 그럼 전 오늘 밤 먼저 몇 가지 내공을 돌파해야겠어요. 정말 서둘러야겠네요.”백남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술을 마셨다.저녁이 되면 백남수 등은 폐관 수련을 시작할 예정이었다.이태호와 연희 등은 요즘 한가해서 이 근처를 산책하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이태호와 단둘이 산책하며 이 부근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연희의 마음은 매우 뿌듯했다. 이런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좋은 시간은 항상 빠르게 지나는 법, 이틀은 빠르게 흘러갔다. 백남수도 5급 무왕의 내공을 돌파했고 파벌의 장로들과 단약을 받은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내공을 돌파했다.“자, 이제 남운시로 출발하자!”이태호는 웃으며 백남수에게 신의당 사람들을 모으라고 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러자 백남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주인님, 우리를 데리고 가시면 속도가 느리지 않겠어요? 우리 여기 있는 제자들은 내공이 높지 않지만 천천히 날 수 있으니, 먼저 가시면 우리가 뒤에서 천천히 따라갈 수 있어요.”그 말에 연희는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말아요. 겨우 이삼천 명인데 사람 수가 두세 배 더 많아도 아무 문제 없어요.”아니나 다를까 연희의 말이 끝나자 이태호는 비검을 꺼내 정면을 향해 던졌다. 그러자 비검은 3, 4천 명을 거뜬히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자, 모두 올라와라.”이태호가 비검 위에 나타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맙소사, 이 영기는 몇 품짜리인가요? 이렇게 커질 수 있다니요?”이태호의 비검에 놀란 이훈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이런 보배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그때 연희가 날아올라 이훈을 향해 말했다.“이게 얼마나 크다고 그래요. 더 커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만하면 충분해요. 너무 커지면 날아오르는데 영기와 정신력이 너무 많이 소모돼요.”“대단하네요, 우리가 비검을 타게 될 줄은 몰랐어요!”“몇 품짜리 영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6,
이를 들은 백남수가 의아하게 물었다“네? 주인님은 이미 존자의 내공을 지닌 강자가 아닌가요? 사숙의 종문 안에서 아직도 두려운 것이 있단 말인가요?”대장로 역시 의아하게 물었다.“주인님, 우리는 존자의 내공까지만 알고 있는데 그 뒤에 더 높은 내공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존자의 내공을 지닌 사람도 지금까지 오직 주인님 한 명만 만났으니깐요. 우리가 수련하는 공법은 존자 내공의 공법뿐입니다. 설마 존자 내공 위에 또 다른 내공이 있어요?”다들 기대 섞인 눈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데 이태에게서 답을 얻으려는 게 분명했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다들 걱정하지 마, 존자 위에는 존왕의 내공이 있어. 다들 알겠지만 존자의 내공에 이르면 200년의 수원을 가질 수 있어. 그렇다면 존왕 내공이면 몇 년의 수원을 얻을 수 있을지 맞혀봐.”이태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들은 원래 존자의 내공이 이미 최고의 존재라고 생각했고 평소에도 볼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존자 위에 존왕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태호의 말을 들어보면 존왕은 존자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존자보다 더 많은 수원을 가질 수 있다.“오백 년, 오백 년의 수원인가요?”하지만 이태호는 고개를 저었다.신의당 둘째 장로는 잠시 생각해 본 후 이태호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설마, 삼백 년인가요?”이태호는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너희들 모두 틀렸어, 천 년이야. 만약 존왕의 내공을 돌파한다면 천 년을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헉!”신의당 사람들은 하나같이 숨을 들이쉬며 이태호의 말에 깜짝 놀랐다.“헉, 우리는 이번 생에 존자를 돌파할 기회도 없을 텐데 더 높은 내공은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지.”한 제자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한숨을 내쉬었다.“존자라니, 난 무황의 내공을 돌파할 기회가 있는 거로 만족합니다. 어차피 지금 이 세속에는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가 많지 않아.”기사의 내공을 지닌 제자가 말했다.“다들 열심히 수련하면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