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너, 네가 감히...”범승훈은 정말 그런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곳이 아예 부서졌고 그는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그대로 주저앉았다.그는 앞에 있는 여인이 그가 범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감히 손을 쓸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게다가 이렇게 힘차게 손을 쓸 줄은 더 생각지 못했다.“뭘 멍하니 있어? 죽여버려. 젠장, 화나 죽겠어, 죽여버려!”범승훈은 고통을 참으며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이년아, 너 정말 죽고 싶구나!”그중 한 놈이 주먹을 쥐자 위에서 영기가 솟구쳤다. 그는 뜻밖에도 일급 무왕의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다른 놈 중에는 9급 기사가 있고, 또 3급 무왕의 내공을 지닌 노인도 있었다.이런 내공은 그들의 성안에서 이미 최고의 강자라고 할 수 있었다.“쓸모없는 놈들!”이들의 내공을 본 연희는 마치 광대를 보는 듯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말을 마친 후 바로 뛰쳐나갔고, 1분도 안 되어 그 사람들은 모두 참수되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부하의 시체를 바라보며 범승훈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존재를 건드린 걸까? 3급 무왕마저도 1초 만에 상대방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연희는 상대하기 귀찮아졌다. 어차피 폐인이 돼버린 그는 살아도 괴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녀는 곧 들어가 이태호지의 앞에 앉았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이태호는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 1, 2분 정도 걸렸어. 화장실에 다녀온 셈 치지 뭐.”그런 재치 있는 말을 들은 연희는 이태호를 향해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계속 마셔요!”연희는 웃으며 자신에게 와인 반 잔을 따르더니 이태호와 다시 한번 부딪친 후 단숨에 비웠다.이태호는 연희가 오늘 밤에 술을 매우 많이 마실 줄은 몰랐다. 와인 한 잔을 따라 단숨에 마셔버렸고 그렇게 가져온 술은 의외로 빨리 거덜 났다.연희의 얼굴은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옆에 있던 웨이터를 향해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를 냈다.여종업원이 황급
이때 연희의 얼굴도 눈에 띄게 붉어졌고, 이태호를 바라보는 눈빛도 눈에 띄게 섹시함과 매혹감이 더해졌다.“연당주, 시간이 늦었고 우리도 거의 다 먹었으니 돌아가야 하지 않겠어?”이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터뜨리며 연희를 향해 말했다.“네, 그래도 더 마시고 싶은데 몇 잔 더 같이 마셔줘요.”연희는 어리광을 부리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이태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웨이터에게 와인 두 병을 더 달라고 했다.이 광경을 훔쳐보는 옆 테이블의 그 남자들은 속으로 얼마나 부러운지 몰랐다.“와, 이 자식 정말 운이 좋구나. 이런 미녀와 술자리를 가졌으니 이번 생은 헛되이 보내지 않았어.”“허허, 술자리만 가질 리가 있겠어? 여자가 술에 취했으니 적당한 기회를 잡아 호텔로 데리고 가 상대방이 취한 틈을 타서 뭔가를 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 그리고 보아하니 두 사람 사이가 매우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생겨도 다음날 저 미녀가 탓하지 않을 거야.”“그렇겠지? 이 여자는 너무 강해. 조금 전에 범씨 가문의 강자들을 다 죽였잖아. 범승훈은 전화해서 사람을 불러 데려가게 했고 범씨 가문 사람들은 감히 찾아와 복수하지 못했어. 이 여자는 내일 아침 깨어나서 지난 밤의 일을 추궁하면 아마 죽을 거야. 이런 여자를 감히 데려갈 수 있겠어?”남자들 몇 명이 웅성거렸다. 목소리가 작았지만 내공이 높은 이태호의 귀에는 분명히 들렸다.이태호는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가 만약 딴마음을 품었다면 이런 수단을 쓸 필요가 있을까?두 사람은 나머지 두 병을 각자 한 병씩 마셨고 이태호는 일어나 연희를 향해 말했다.“연당주, 더 마시면 안 돼, 더 마시면 취해.”연희는 어린 소녀처럼 일어나 몸을 뒤틀며 입을 열었다.“네, 저 오늘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술을 더 마시고 싶어요. 모처럼 주인님과 술을 마실 기회가 생겼으니 좀 더 마시고 싶어요...”말을 마친 연희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었다.이태호는 연희를 부축하더니 손바닥을 뒤집어 상품 영석
연희는 곧장 걸어가서 방문을 열어 주었다.“주인님, 일어나셨어요?”연희는 이태호를 본 후 마음이 조금 허탈해졌다. 이태호는 너무 점잖은 사람이다. 어젯밤에 그렇게 섹시하게 입고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 이태호는 그녀를 방으로 돌려보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래,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시간이 늦었으니 출발하자.”이태호는 머리가 헝클어진 연희를 바라보며 웃었다.연희는 이태호가 한마디를 던지고 떠나려 하자 빨간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잠깐만요, 주인님, 제가 어젯밤에 술에 취했는데 주인님이 저를 업고 돌아오셨어요?”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섰다.“내가 아니면 또 누가 있겠어?”연희는 어색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그럼 제가 술 취해서 주인님한테 말실수라도 했어요? 오늘 일어나니 도무지 기억이 안 나요.”이태호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아무 말도 안 했어, 먼저 내려가서 기다릴게.”이태호는 말을 마친 후에야 돌아섰다.연희는 방문을 닫고 숨을 크게 내쉬었다.“다행히 어젯밤에 술 취해서 아무 말이나 하지 않았네. 그렇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난처했을까.”연희가 세수를 마치고 내려오자 두 사람은 곧 비검을 타고 성을 떠나 곤륜산 쪽으로 향했다.아니나 다를까 연희의 예상대로 낮 1시쯤 두 개의 큰 산 앞에 도착했다.“바로 저 골짜기 안이에요.”연희는 이태호를 바라보며 앞을 가리켰다.“당주님, 저희는 여기 있습니다.”그때 신의당을 찾던 두 남자가 날아와 연희를 향해 소리쳤다.연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수고 많았다.”그중 한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그들에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드래곤 링을 봐야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주인님을 모신 거예요.”이태호는 손을 흔들며 단약 두 알을 꺼내 두 사람에게 건넸다.“이건 너희 둘에게 주는 상이야, 이번엔 너희들의 공이 크다.”“헤헤, 주인님 감사합니다.”두 사람은 웃으며 단약을 건네받았다.“가요, 저 골짜기에 들어서면 집들이 보일 거예요.”연희가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는 고개
몇 사람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누군가 나서서 이태호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당주님, 대장로님, 그들이 드래곤 신전 주인님을 모시고 왔다고 합니다.”한 마당에 이르자 신의당 제자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이태호 등은 땅에 내린 뒤 비검을 치우고 천천히 앞의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드래곤 신전 주인님이 정말 오셨다고? 진짜야?”신의당의 당주는 뜻밖에도 중년 미인으로 서른 살 정도로 보이고 몸매가 풍만하며 꽤 기품이 있다.이태호는 앞으로 나와 오른손을 내밀고 상대방을 향해 말했다.“드래곤 링을 보려고 했다며? 이것이 바로 드래곤 링이다.”“정, 정말 드래곤 링이네요, 정말 주인님이시네요.”여자는 자세히 살펴보더니 이내 감격에 겨워 사람을 데리고 무릎을 꿇었다.“주인님을 뵙니다.”“허허, 다 한 식구인데 일어나라.”크게 웃던 이태호는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재빨리 상대방의 내공을 살펴보았다.그러던 그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겨우 3급 무왕 내공이군. 괜찮아, 비록 내공이 좀 낮긴 하지만 다행히 기사는 아니야. 기사라면 내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시간이 부족할지도 몰라.”“주인님, 저는 백남수라고 합니다. 이분은 우리 대장로인데 이훈이라고 합니다. 주인님 내공을 그렇게 신경 쓰십니까?”백남수는 얼굴을 찡그리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전 천부적인 재능은 좋지 않고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어요. 무왕의 경지에 이르니 돌파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리고 우리 파벌은 강하지도 않고 인원수도 많지 않아 고급 영초를 구하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돌파하기가 더 어려워요.”이태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삼급 무왕이라, 나에겐 아직 한 달 남짓 남았으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너의 현재 내공은 매우 안정적이야. 내가 먼저 단약을 한 알 줄게. 이틀동안 잘 수련하면 적어도 5급까지는 돌파할 수 있을 거야. 시간을 절약해야 하니 네가 5급까지 돌파한 후에 함께 돌아가도록 하자.”“네? 단약 하나면 단
한편, 신의당 대장로의 얼굴에도 웃음이 피었다. 오랜 세월 동안 드래곤 신전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심지어 그들이 그 늙은이에게 속은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지금 새 주인님이 찾아왔고, 4품 저급 연단사라니 기분이 좋지 않을 리 없었다.이런 연단사는 어디에 두어도 감탄할 만한 존재였다.이태호는 또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저급 단약 20여 알을 꺼내 백남수에게 건네주었다.“이 단약들은 다른 장로들과 호법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들도 앞으로 며칠 동안 내공을 좀 더 향상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는 이틀 후에 출발하는 거로 하자.”“감사합니다, 주인님!”단약을 받아 든 백남수는 한껏 기뻤다. 그는 잠시 생각해 본 후에야 입을 열었다.“주인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제가 먼저 숙소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그러자 이훈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주인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먼저 푹 쉬십시오. 저녁에 좋은 술과 반찬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저녁에 함께 축하하도록 합시다.”“그래요, 대장로님, 빨리 내려가서 준비하세요.”백남수도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이훈에게 분부했다.이훈이 떠나자 이태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백남수를 향해 말했다.“백남수 당주, 어느 세력에 쫓겨 이곳에 온 거지? 내가 가서 죽여버리고 복수해줄까?”그러자 백남수는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대답했다.“아닙니다. 전에 두세 세력과 충돌이 있기는 했습니다. 우리는 한 세력과 크게 싸웠어요. 상대방이 우리에게 멸망했지만 우리도 원기가 크게 상했어요. 또 다른 세력이 우리에게 손을 쓸까 봐 우리는 원래 있던 성을 떠나 이 외진 곳을 찾아 숨어서 원기를 회복하는 중이에요.”“그럼 됐다.”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대장로는 내려가서 곧 이태호에 관한 일을 다른 장로와 제자들에게 알렸다.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모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백남수는 이태호 등을 배치한 후에야 대장로와 함께 다른 장로들과
“네, 알겠어요. 그럼 전 오늘 밤 먼저 몇 가지 내공을 돌파해야겠어요. 정말 서둘러야겠네요.”백남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술을 마셨다.저녁이 되면 백남수 등은 폐관 수련을 시작할 예정이었다.이태호와 연희 등은 요즘 한가해서 이 근처를 산책하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이태호와 단둘이 산책하며 이 부근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연희의 마음은 매우 뿌듯했다. 이런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좋은 시간은 항상 빠르게 지나는 법, 이틀은 빠르게 흘러갔다. 백남수도 5급 무왕의 내공을 돌파했고 파벌의 장로들과 단약을 받은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내공을 돌파했다.“자, 이제 남운시로 출발하자!”이태호는 웃으며 백남수에게 신의당 사람들을 모으라고 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러자 백남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주인님, 우리를 데리고 가시면 속도가 느리지 않겠어요? 우리 여기 있는 제자들은 내공이 높지 않지만 천천히 날 수 있으니, 먼저 가시면 우리가 뒤에서 천천히 따라갈 수 있어요.”그 말에 연희는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말아요. 겨우 이삼천 명인데 사람 수가 두세 배 더 많아도 아무 문제 없어요.”아니나 다를까 연희의 말이 끝나자 이태호는 비검을 꺼내 정면을 향해 던졌다. 그러자 비검은 3, 4천 명을 거뜬히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자, 모두 올라와라.”이태호가 비검 위에 나타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맙소사, 이 영기는 몇 품짜리인가요? 이렇게 커질 수 있다니요?”이태호의 비검에 놀란 이훈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이런 보배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그때 연희가 날아올라 이훈을 향해 말했다.“이게 얼마나 크다고 그래요. 더 커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만하면 충분해요. 너무 커지면 날아오르는데 영기와 정신력이 너무 많이 소모돼요.”“대단하네요, 우리가 비검을 타게 될 줄은 몰랐어요!”“몇 품짜리 영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6,
이를 들은 백남수가 의아하게 물었다“네? 주인님은 이미 존자의 내공을 지닌 강자가 아닌가요? 사숙의 종문 안에서 아직도 두려운 것이 있단 말인가요?”대장로 역시 의아하게 물었다.“주인님, 우리는 존자의 내공까지만 알고 있는데 그 뒤에 더 높은 내공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존자의 내공을 지닌 사람도 지금까지 오직 주인님 한 명만 만났으니깐요. 우리가 수련하는 공법은 존자 내공의 공법뿐입니다. 설마 존자 내공 위에 또 다른 내공이 있어요?”다들 기대 섞인 눈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데 이태에게서 답을 얻으려는 게 분명했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다들 걱정하지 마, 존자 위에는 존왕의 내공이 있어. 다들 알겠지만 존자의 내공에 이르면 200년의 수원을 가질 수 있어. 그렇다면 존왕 내공이면 몇 년의 수원을 얻을 수 있을지 맞혀봐.”이태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들은 원래 존자의 내공이 이미 최고의 존재라고 생각했고 평소에도 볼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존자 위에 존왕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태호의 말을 들어보면 존왕은 존자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존자보다 더 많은 수원을 가질 수 있다.“오백 년, 오백 년의 수원인가요?”하지만 이태호는 고개를 저었다.신의당 둘째 장로는 잠시 생각해 본 후 이태호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설마, 삼백 년인가요?”이태호는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너희들 모두 틀렸어, 천 년이야. 만약 존왕의 내공을 돌파한다면 천 년을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헉!”신의당 사람들은 하나같이 숨을 들이쉬며 이태호의 말에 깜짝 놀랐다.“헉, 우리는 이번 생에 존자를 돌파할 기회도 없을 텐데 더 높은 내공은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지.”한 제자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한숨을 내쉬었다.“존자라니, 난 무황의 내공을 돌파할 기회가 있는 거로 만족합니다. 어차피 지금 이 세속에는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가 많지 않아.”기사의 내공을 지닌 제자가 말했다.“다들 열심히 수련하면
“그럼, 사숙이 있는 종문이 일류 종문 안에서 저급인지 중급인지 고급인지 알아요?”연희도 흥미가 생겨 생각해 보다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그건 나도 몰라. 사숙을 한 번 만났을 뿐이거든. 사숙이 있는 천청종이 저급 일류 종문인지 중급 일류 종문인지 고급 일류 종문인지는 우리가 가면 금방 알게 될 거야.”연희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그렇게 말씀하시니 벌써 기대되는데요. 한 달 남짓 있으면 은세종문에 도착합니다.”그러면서 그녀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사숙께서 우리를 데리고 가면 큰 기회가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기회일지 궁금해요. 또 우리가 주인님을 따라간다면 이 종문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일류 은세 종문이 제자를 모집할 수 있는 조건을 잘 모르는데 만약 우리의 내공이 부족하다면요?”백남수도 걱정이 되어 잠시 생각해 보다가 물었다.“대단한 종문이라도 보통 제자를 모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9급 무왕이나 무황의 내공에 이르면 합류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니면 주인님의 사숙 선배님께서 우리더러 적어도 9품 무왕의 내공에 도달하라고 했으니 제자를 모집할 수 있는 기준을 충족시키면 우리도 가입할 수 있지 않을까요?”잠시 뜸을 들이던 백남수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로서는 이 일류종문에 합류할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지요.”이태호는 그들의 말을 듣고 속으로 조금 기대했다.“허허, 내 내공을 2, 3급 올려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으련만.”그러자 연희는 입을 가리고 슬며시 웃었다.“주인님은 연단에 집중하셔야죠. 주인님이 일찍 4품 중급 연단사가 된다면 단약으로 내공을 빨리 올려줄 수 있을 거잖아요. 그때가 되면 사숙 종문에 있는 모든 사람이 주인님을 다시 보게 될 거예요.”이태호는 웃으며 대답했다.“물론이지, 나도 당연히 최선을 다할 거야.”남운시는 전보다 훨씬 더 시끌벅적했다.돌아가니 사람이 너무 많았다. 저녁이 되자 이태호는 어느 성에서 쉬어야 할지
제1봉의 종문 대전 내에서 선우정혁이 공법 전적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서 울려 퍼진 살기등등한 노호가 들려왔다.그는 의식적으로 종문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다급히 신식을 방출하였다.결국 누군가 종문의 절반 넘은 천지의 영기를 강제적으로 빨아간 것을 알아챘다.멀찌감치 떨어진 요광섬의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소용돌이를 보자 분명 또 이태호가 한 짓이었다.이 광경을 본 선우정혁은 저도 모르게 웃으면서 한마디 하였다.“이 녀석도 참, 수련할 때도 요란하게 하네.”이 사실을 알았으니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만 리 떨어진 먼 곳에서 태일종으로 몰려와서 이태호에게 빨려간 부분을 채우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온 태일종에서 영기로 된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했다.잠시 후에 선우정혁은 빨려간 부분을 다시 채워놓았다.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멀리 떨어진 요광섬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리한 눈빛은 허공을 꿰뚫는 듯 영기의 소용돌이 아래에 있는 이태호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선우정혁은 이내 대견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턱수염을 어루만지며 웃었다.“역시 신체야. 지난번에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돌파하다니.”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은 자기가 한 가장 정확한 일이 바로 성호에서 이태호를 태일종의 제자로 받아들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이태호가 보잘것없는 존황 경지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았다.선우정혁이 성왕급 대능력자라고 할지라도 이태호에 대해 탄복하였다.그가 성왕급 수사로 될 수 있는 건 천부적 자질이 훌륭하고 신체에 견줄만한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는 데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절대로 이태호처럼 식은 죽 먹기로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다.선우정혁은 힐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고 중얼거렸다.“3급 성자 경지라면 태일종 내에서 내문 장로로 될 수 있고 천남의 젊은 세대에서 일인자야. 중주에서도 명성이 자자
이태호는 원신이 천지와 연결되어 있을 때 머릿속에 나타난 세밀한 도운과 규칙을 느끼면서 다시 계산해 보니 성공 전장이 열릴 날이 5~6일밖에 안 남았다.지금 그는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이고 3급의 문턱에 이르렀다.아직 3급 경지로 돌파하는 계기를 느끼지 못했지만 며칠 동안 청련 신통을 수련하면서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육신과 법력을 제련하였다.짧은 20~30일의 기간에 쌓은 내공은 이태호가 예전에 두세 달 동안 수련한 것과 맞먹었다.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영력을 연마해서 기초가 든든하게 하였고 원기가 충만하게 하였으며 계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단약만 복용해도 돌파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지금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했다. 성공 전장의 위험 수준이 너무 높으므로 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면 자기가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지난번에 정제한 태을영단을 꺼냈다.이 단약은 성자급 수사를 도와서 천지의 힘을 제련할 수 있는데 약효가 아주 좋아서 전에 이태호가 두 알을 먹은 후 바로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그가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정제한 단약은 모두 자기가 먹었다. 신수민과 대장로 등은 아직 5~6급 존황 경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먹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아직 적지 않은 태을영단이 남아있었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공법을 묵묵히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태을영단을 입에 넣었다.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력이 그의 사지와 혈자리로 퍼졌다.태일보서 공법을 운행하면서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태일종의 사면팔방에서 요광섬으로 밀려들어 왔으며 순식간에 큰 산만한 소용돌이를 형성하였다.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이태호의 몸에 들어간 후 순수한 천지의 힘으로 단련되었고 원신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짧은 시간 내에 단약의 약효를 모두 흡수하였고 내공이 조금 높아졌지만 아직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기에 부족하였다.수련 상태에서 깨어난
연공방에서 이태호는 단전 속의 삼색 연꽃을 바라보면서 거기서 발산한 파멸의 기운을 느꼈고 마음은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청련 신통을 소성의 경지로 수련함으로써 위력도 한 단계 더 높아졌다.지금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추가되어 이태호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곧 열릴 성공 전장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예전에 종문의 전적이나 몇몇 장로를 통해 성공 전장의 잔혹함에 대해 들었다.창란 13주에서 천남, 서역, 동황 등은 인간들의 집거지이고 만리빙원 등 극한 지대에도 생명체가 존재하였다.그러나 유독 성공 전장은 천하의 금지 구역이라고 불리며 살아있는 인간은 없고 생명체는 모두 멸종되었다.이곳은 옛날 상고 시대의 진선이 대전을 진행하고 나서 형성된 폐허 유적지로 수많은 깨진 규칙 조각과 허공 난류가 들어있다.성자급 수사라도 자칫하면 끝없는 허공에 빨려 들어갈 수 있었다.물론 위험은 흔히 기연과 병존한다. 성공 전장은 생명의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안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절세의 보물들도 있다.게다가 신선으로 되는 비밀이 들어있다는 소문도 있다.수만 년 전부터 신선으로 되는 길이 점점 모호해졌고 신선으로 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졌으며 수많은 성황급 수사는 필사적으로 족쇄를 끊고 비승하려고 하였다.그래서 각 세력은 각자의 제자들을 파견해서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신선으로 되는 비밀을 찾도록 하였다. 적어도 일부 절세의 보물을 찾아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하였다.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성공 전장에서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고 잔인해졌다.전에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천남 지역의 젊은 세대들을 제압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성지의 천교들에 비하면 여전히 뒤떨어져 있었다.중주 성지의 성자, 동황 상고 세가의 신자, 북해 만족 황금혈맥(黃金血脈)의 소주, 대리황조의 황자, 서역 뇌음사(雷音寺)의 불자, 뇌택의 땅의 요족(妖族) 소주 등은 모두 천교 중의 천교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천남과 같은 작은 곳의 천재가 비교할 수 있
선우정혁이 손을 들고 금제 진법을 향해 한 줄기의 현광을 내뿜었다. 금제가 풀리자 그는 극빙염을 꺼내서 이태호의 앞에 내밀었다.물빛 화염이 허공에서 일렁이는 물결과 같은 파동을 일으킨 것을 보고 선우정혁은 이영화의 유래를 천천히 설명하였다.“이 극빙염은 2천여 년 전에 우리 태일종의 한 장로가 북해에서 유력할 때 우연히 얻은 것인데 종문 내에 불속성의 공법과 신통을 수련한 자가 없어서 계속 보물 창고에 보관되었어.”태일종의 제자들은 주로 수련한 태일보서는 가장 중정평화(中正平和)한 특성이 있으며 천품 무기 신통들도 위력이 대단한 대현황경금 검기와 같은 것들이었다.그래서 불속성 공법을 수련한 제자가 없는 상황에 이 극빙염은 계속 보물 창고에 둘 수밖에 없었다.이번에 선우정혁이 이태호가 천지의 영화를 찾고 이화 성왕의 불속성 신통을 수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극빙염은 아마 계속 보물 창고에 있을 것이다.눈앞에 있는 극빙염을 보자 이태호는 사양하지 않고 손을 휘젓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뿜어내면서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영화를 손에 넣었다.극빙염이 손에 들어오자마자 이태호는 주변의 영기가 타오르는 것을 느꼈고 이윽고 극한의 추위가 덮쳐오면서 그가 영화를 들고 있는 손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얼어버렸고 체내의 영기마저 약간 정체된 것 같았다.그래서 이태호는 두말없이 몸에서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해서 단번에 극빙염을 진압하였다.그는 주변의 영력이 모조리 태워버릴까 봐 재빨리 천지의 힘으로 극빙염을 감싸서 단전 내에 집어넣었다.이태호가 극빙염을 제압한 것을 본 선우정혁은 여유롭게 턱밑에 자란 희끗희끗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됐네. 물건을 모두 너에게 줬으니 빨리 돌아가서 흡수해서 단련해. 네가 극빙염과 융합한 후 성공 전장에서 빛을 발하고 우리 태일종의 이름을 날렸으면 좋겠어.”그는 이태호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이에 이태호는 곧바로 포권을 취하고 공손히 말하였다.“종주님,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서 극빙염
이태호가 넋을 놓고 보고 있을 때 옆에 있는 선우정혁이 움직였다.그는 손을 내밀고 푸른색 방패를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방패가 날아왔다.방패를 잡은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이 청광순(靑光盾)은 유성선금(流星仙金)에 후토정기(厚土精氣), 그리고 여러 가지 정금(精金)을 혼합해서 만들었어. 상급 영보에 속하고 방어력이 좋은 편이야.”이에 이태호는 손을 내밀어서 청광순을 받고 신식으로 천천히 훑어보니 확실히 선우정혁의 말대로 뛰어난 품질을 갖고 있었다.실제로 방어형 영보는 공격형 영보처럼 보편적이지 않았다.일반적으로 방어형 영보를 정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격형 영보에 비해 훨씬 비싸고 수량도 매우 적었다.“좋네요.”청광순을 자세히 살펴본 후 이태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를 본 선우정혁은 웃으면서 말했다.“이건 상급 영보에 불과하지만 천지의 힘을 주입한 후 형성한 후토 방어막은 9급 성자 경지의 수사라도 당장 뚫기 어려울 거야.”“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보답할 길은 없지만 이번 성공 전장에서 꼭 태일종의 체면을 세워주겠습니다!”이태호는 기쁜 마음으로 청광순을 사물 반지에 넣자 선우정혁은 눈을 부라리면서 호통을 쳤다.“이 영보를 가져가려면 7급 파경단을 두 번 정제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다.선우정혁이 눈을 부릅뜨고 말하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어이없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종주님이 생각보다 쪼잔하시네요. 저는 공짜로 주신 줄 알았어요.”이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얼굴을 실룩거리다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이태호를 노려보고 말했다.“상급 영보가 흔한 줄 알아? 네가 종문의 천교 제자이고 방어 영보가 박살 나지 않았다면 네 요구를 들어줄 것 같아?”종문은 자선당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제자의 영보가 망가졌더라도 새것으로 바꾸려면 동등한 가치의 영석(靈石)이나 보물을 내놓아야 했다.이번에 이태호가 곧 성공 전장에 들어간다길래 할 수 없이
반대로 이태호가 말썽을 잘 일으켜서 골치가 아팠다.이제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그는 동문의 기성우를 비롯한 여러 명의 천교를 격살했다. 선우정혁이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몇 번이나 죽었을 것이다.화를 잠시 멈추고 선우정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종문의 보물 창고에 확실히 상급 방어 영보가 하나 있어. 하지만 종문에서 공짜로 못 주지.”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 잠깐 망설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넌 단당 장로로서 강의를 한 번만 했고 연단 임무를 한 건도 완성하지 않았어. 이번에 반드시 7급 파경단을 많이 만들어서 교환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급 파경단을 정제하는 것이 조금 어렵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까다로운 요구가 아니었다. 방어 영보와 교환할 수만 있다면 된다.그래서 이태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좋아요. 저에게 이틀만 주시면 7급 파경단을 정제해 드리겠습니다.”중급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그의 단도 경지가 많이 높아져서 중급 7급 단약의 성공률이 7할 이상으로 되었다.7급 파경단은 중급 7급 단약이지만 얼마 전에 이태호가 한번 정제한 경험이 있었다.이태호가 두말없이 받아들이자 선우정혁은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고 일어섰다.“그럼 날 따라서 종문의 보물 창고에 가자.”말을 마친 선우정혁은 이태호를 휙 훑어보고 말했다.“마침 종문의 보물 창고에 한 송이의 극빙염(極氷焰)이 있어.”극빙염?이태호는 한순간에 멍해졌다.극빙염은 영화 랭킹에서도 18위를 차지한 천지 영화로서 북해(北海)의 깊숙한 곳에서 자라며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지극히 뜨거운 특성을 갖고 있다.지극히 차가울 때는 원신을 동결할 수 있고 내공을 녹아버릴 수 있으며 수명의 유실을 멈추고 시간의 흐름을 피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극히 뜨거울 때는 원신을 불태울 수 있다. 용천혈 아래서 타오르기 시작해서 니환궁까지 침투하여 오장육부가 재로 되고 사지가 모두 부패하게 할 수 있었다. 극빙염은 서열이 구유이화보다 높은
이태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요!”그는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에게 숨기지 않고 스스럼없이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선우정혁은 이태호가 신통을 수련해서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을 알게 된 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넌 정말 운이 좋군. 이화 성왕의 무기(武技)를 성공적으로 수련했다니.”감개무량한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눈앞의 이태호가 얼마나 대단한 괴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이화 성왕의 청련 신통은 하늘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불길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것은 과거에 천남을 뒤흔든 무기로서 천품 무기 중에서도 최상급 존재였다.만 년 전에 이화 성왕이 성황 경지로 돌파할 때 실패하고 좌화한 후로부터 수많은 수사가 기대를 가득 품고 이 공법을 찾으려고 애썼다.당시 성왕급 수사도 청련 신통이 탐내서 찾아다녔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무도 이화 성왕이 좌화한 동부의 입구를 찾지 못했다.얼마 전에 창망산맥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왕의 유적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났다.이 유적지에서 이태호가 공법을 전승받은 후 지금까지 몇 달밖에 안 되었다.며칠 전에 이태호가 종문의 미션궁에서 천지의 영화를 찾는다는 소식을 발표한 사실도 선우정혁은 알고 있었다. 지금 보니 그때가 바로 이태호가 청련 신통을 수련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선우정혁의 칭찬을 들은 이태호는 수줍게 웃으면서 대전에 안내하였고 시녀에게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하였다.반듯하게 의자에 앉은 이태호는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마신 후 말했다.“종주님께서 무슨 일로 요광섬에 오셨나요?”이에 선우정혁은 수염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우리 이태호 천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켜서 어떻게 된 일인지 보러 왔지.”선우정혁의 말에 이태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선우정혁이 무슨 요건이 있어서 찾아온 줄 알았는데 이상 현상 때문에 올 줄이야.그는 웃으면서 말머리를 돌려서 10일 후에 열릴 성공 전장을 언급했다.“종주님, 성공 전장이 곧 시작하는데 제가 조씨 가문과 깊은
“후~ 이것이 바로 청련 신통인가?”이태호는 채색 청련을 바라보면서 탁한 기운을 길게 내뱉었다.그는 4급 성자 경지의 수사일지라도 청련 신통의 일격을 맞으면 중상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지금 다시 조광학, 조해룡 등과 마주하게 된다면 혼돈 검영을 사용할 필요 없이 청련 한 송이만 던지면 그들을 재로 태워버릴 수 있다.이태호는 흥분한 심정을 가라앉히고 나서 입을 벌리자 채색 청련이 순식간에 작아져서 그의 입으로 날아들어 단전 내로 돌아왔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두 가지 영화만 융합했는데 4급 성자 경지의 수사를 다칠 수 있는 수준이니 세 번째 영화와 융합하면 위력이 더 대단하겠지? 그때 가서 5급 성자 경지의 수사라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을 거야!’그는 벌떡 방석에서 일어나서 손가락을 짚으면서 성공 전장이 열릴 시간을 계산하였다.“아쉽지만 성공 전장이 열릴 시간이 며칠밖에 안 남아서 세 번째 영화를 찾을 겨를이 없네.”며칠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수 있기에 새로운 영화를 찾기엔 부족했다.게다가 천지의 영화는 수량이 적고 형성한 조건도 까다로워서 창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영물이었다.과거에 천남을 주름잡던 이화 성왕 같은 성왕급 대능력자도 겨우 네다섯 가지 영화만 융합하였고 청련 신통을 대성의 경지까지 수련하지 못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자기에게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청련 신통을 천지를 파멸시킬 수 있는 대성 경지까지 수련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그는 이미 두 가지 영화를 융합하였기에 이제부터 다른 영화를 천천히 찾으면 된다.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이태호는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왔다.그가 나오자마자 신수민, 대장로 등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요광섬에 있는 이들은 당연히 방금 나타난 이상 현상을 보았다.이태호가 폐관해서 청련 신통을 수련하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었다.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은 그가 성공적으로 청련 신통을 수련했고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대장로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태호
이와 동시에 제1봉, 제2봉, 제3봉에서...지금 아홉 봉우리의 대전 내에서 9대 봉주들은 연달아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고 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제7봉의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설마 이 도우가 또 돌파한 건가?”지난번에 요광섬에서 천지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 또 나타나서 맹동석은 이태호가 천도(天道)의 아들이 아닌가는 의심까지 들었다.제6봉의 윤하영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아름다운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정말 괴물 같은 녀석이야. 어떻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킬 수 있지?”사실 윤하영은 이태호가 상고 시대의 진선(眞仙)이 인간계로 내려와서 환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이미 네다섯 번의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켰으니까.이태호가 신체(神體)를 각성했지만 신체가 돌파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눈앞에 펼쳐진 천리까지 뒤덮을 수 있는 이상 현상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역시 잘난 사람과 비교하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윤하영은 과거에 자기가 돌파할 때 나타난 상황을 돌이켜 보니, 성자 경지로 돌파할 때 천둥번개를 일으킨 것 외에 모두 정상이었다.이태호처럼 자주 하늘을 가득 찬 이상 현상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충격을 받은 9대 봉주들은 정신을 차린 후 모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부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한편으로 제1봉의 대전 내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선우정혁은 눈을 꼭 감고 있었고 그의 주변에 있는 공간이 어렴풋이 뒤틀어져 있었으며 그의 청색 장포는 광풍에 휩쓸 듯 팽팽하게 펄럭거렸다.두 갈래의 하얀 안개가 선우정혁의 앞에서 소용돌이치면서 허공의 틈새에서 드러난 지수풍화(地水風火) 등 원소를 삼키고 토해내면서 신기한 광경을 이루었다.그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허공을 꿰뚫어 볼 수 있듯이 만리나 높은 고공에서 발생한 자주색 기운의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