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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6화

앞에 있던 깡마른 남자가 연희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다가왔다.

“내가 몇 가지 음식을 더 주문할 테니 우리 함께 술을 마시며 즐겁게 지내는 게 어때요?”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또 한마디 보충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미녀께서 체면을 세워주신다면 제가 살게요.”

연희는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태호와 단둘이 지낼 기회가 어렵게 생겼다. 이곳의 인테리어도 매우 분위기 있고 음악도 아주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이런 녀석에 의해 깨질 줄은 몰랐다.

“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합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당신 같은 낯선 사람과는 말이죠.”

그러자 아까 까까머리가 한걸음 나서 말했다.

“더러운 년, 이분이 누군지 알아? 이분은 범승훈 도련님이야. 이런 분이 함께 앉아서 술을 마셔준다는데 넌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그렇게 뻔뻔하게 굴지 마.”

상대방은 흉악한 표정을 짓고 얼굴을 붉혔다. 연희가 허락하지 않자 이렇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 분명했다.

연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눈치가 있으면 지금 당장 꺼져. 내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고. 네가 어느 집 도련님이든 상관없어. 나 연희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거든.”

“허허, 미녀분, 의외로 성깔이 대단하시군요.”

그 말을 들은 범승훈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지? 나는 이렇게 불같은 성격의 사람을 좋아하는데.”

“들었어? 능력이 있으면 우리 도련님을 따라 한 번 나가봐. 하하, 아니면, 우리가 널 묶어서 나가게 해줄까?”

까까머리는 껄껄 웃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이태호는 못 들은 듯 앉아있었다. 그의 눈에는 이 사람들이 모두 광대들로 보였다.

그들이 지금 감히 연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행동이다.

“잠깐 나가서 몸 좀 풀고 올게요.”

연희가 일어나 이태호에게 말했다.

이태호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

“기다릴게.”

“미녀님, 보세요, 이 자식은 겁쟁이예요. 미녀님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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