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용 형은요!”웨이터는 얼굴을 감쌌다. 자신의 볼이 움푹 패인 것을 만지면서 마음이 덜컹거렸다. 잘생긴 얼굴이 망가진 것이다!“내 얼굴, 니가 감히 내 얼굴을 때려?!”이강현은 냉소하며 계속 주먹을 휘둘렀다. 이번엔 웨이터의 반대쪽 뺨을 세게 내리쳤다.뚝!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웨이터의 반대편 광대뼈도 부서져 양쪽 볼이 움푹 패여 있었다. 지금 그의 얼굴은 멋은커녕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이강현은 곧이어 어퍼컷으로 웨이터의 턱을 때렸다. 웨이터는 주먹에 맞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땅에 심하게 곤두박질쳤다.광대뼈와 턱뼈가 부서진 웨이터는 바닥에 누워 처참하기 그지없다. 훼손된 얼굴을 두 손으로 살짝 만지며 그의 울음소리는 점점 더 슬퍼졌다.옆에서 보고 장 팀장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오싹했다.이강현의 흉포한 모습에 놀랐지만 웨이터가 저지른 일을 생각하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했다.만약 누군가가 자기한테 똑 같은 짓을 했다면 그도 역시 죽도록 때렸을 것이다.커피숍의 점장은 두 다리를 부르르 떨며 걸어 나왔다. 웨이터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점장도 골치 아팠다.“저기 민성이는 왜 때린 겁니까?”점장이 할 수 없이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장 대장은 증명서를 보여주며 조용히 말했다.“사건 처리 중입니다.”조금 어리둥절한 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물러갔다.속으로는 이민서를 욕하며 그를 향해 소리쳤다.“너 무슨 짓 했어, 오늘부터 너 해고야.”“두 분 알아서 하세요,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하시고요, 무료로 서비스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우리도 이민서와 익숙한 사이는 아니에요, 무슨 짓 했는지도 모르고요.”장 팀장은 이강현을 보고 그의 뜻을 살펴보았다.이강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이민서에게 다가갔다. “너 나한테 달려들어야 했어, 내 아내를 건드린 게 아니라, 너 타겟을 잘못 선택한 거야.”“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제발 살려주세요.”이민서는 겉으로 황공히 용서를 빌었지만 마음속으로 이강현을 미워했다.“허허, 내
이강현은 한 마디를 내던지고 돌아서서 카페를 떠났다.장 팀장은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이민서의 맞은 상태로 보아 가두어 심문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인도주의 차원에서 치료를 받게 병원에 보내야 했다.무전기를 꺼내 순경 두 명을 불러들이고, 이민서를 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하였다. 그리고 치료되면 데려가 심문하도록 지시했다.이강현은 핸드폰을 꺼내 고운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고운란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그녀는 이강현이 무사한 것을 보고 두 손으로 이강현을 꼭 껴안았다.이강현은 고운란의 등을 어루만지며 웃었다.“걱정했어? 다 해결됐어, 장 팀장을 도와주었거든, 그래서 나도 별로 나서지 않았어.”고운란은 이강현이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말인 걸 알고 그의 거짓을 그냥 받아드렸다. 속으로 이강현의 따뜻함에 감동한 그녀는 발끝을 돋우어 이강현의 입술에 키스를 하였다. 이강현이 격렬하게 응하려 할 때 고운란은 이미 고개를 쳐들고 수줍게 말했다.“돌아가자.”“알았어.”고운란의 손을 잡고 이강현은 고운란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정중천은 조마조마하게 터미널 안에 서 있었고, 뒤에 있는 부하들은 크레티 이름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국제 항공편이 착륙했다고 하네요, 크레티가 곧 나올 겁니다. 우리가 이번에 정말 국제 블랙 복싱경기를 주최할 수 있을까요? 만약 할 수 있다면 정말 대성공입니다.”부하가 흥분하며 말했다. 국제 블랙 복싱경기를 주최할 수 있는 것은 국내에서 한 집뿐이다. 잘만 하면 명성과 지위가 폭발적으로 증가될 것이다.정중천은 쓴웃음을 지었다. 마음속의 고통은 도저히 부하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 고통은 그가 혼자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내 말 잘들어! 누가 감히 이 말 또 꺼내면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부하들은 정중천의 진지한 모습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입을 꼭 다물었다.곧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왔다. 그 중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세 명의 외국놈
간단히 점심을 먹고 정중천은 자리에 앉아 맞은편 크레티를 바라보았다.크레티는 국제 블랙 복싱경기의 집행이사로 국제 블랙 복싱경기의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챙기고 있었다.원래 국제 블랙 복싱경기는 주최자가 전혀 없는 자유 대회였고, 블랙 복싱 선수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진행한 경기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는 일부 세력이 국제 블랙 복싱경기를 주시하고, 경쟁을 거쳐 오늘의 국제 블랙 복싱경기 이사회를 형성했다. 이로서 국제 블랙 복싱경기는 조직적인 대회가 되었다.도박 복싱의 대중화로 국제 블랙 복싱경기가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국제 베팅 회사는 심지어 특별 카운터도 개설했다.최근 몇 년 동안 국제 블랙 복싱 경기에 베팅하는 데 참여하는 자금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국제 블랙 복싱경기의 핸디캡은 이미 축구에 필적할 수 있었다.주최자로서 일련의 국제 블랙 복싱경기 개최 의무를 지는 것 외에도 베팅 회사로부터 거액의 베팅 배분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국제 블랙 복싱경기 개최 수입으로 간주된다.국제 블랙 복싱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떤 투자도 필요없이 장소 등에 대한 엄격한 요구도 없으며, 심지어 관중도 없을 수 있다. 너무 간단한 조건이다.크레티는 심각한 눈빛의 정중천을 보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내 뜻대로라면 올해는 외딴 시골 같은 곳이 아니라 국제 대도시에서 열렸어야 했습니다.”“당신들 어떻게 이사회의 노인네들 설득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딴 곳에 와서 대회를 준비하게 되다니 정말 불쾌하네요. 이건 계약서입니다, 확인하고 문제 없으면 바로 서명하세요.”계약서를 내던진 크레티는 소파에 몸을 기대고 다리를 치켜든 채 옆의 다른 한 외국 남자를 보았다.경호원 같이 보이는 그 외국 남자는 아무 표정 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정중천은 외국어로 가득 찬 계약서를 보고 대충 훑어보고는 서명했다.계약은 보나마나 의미가 없었다. 아들의 목숨을 위해 정중천은 할 수 없이 서명해야 했다.계약서에
톰슨은 이어 보관함의 용법을 간단히 설명했다. 크레티는 경호원과 통역을 데리고 호텔을 나섰다.얼마 지나지 않아 크레티는 용형과 이민서의 피를 구해 상자를 들고 톰슨의 방으로 돌아왔다.톰슨은 이미 탁자 위에 관련 장비 세트를 세웠다. 그리고 상자가 열린 후 피가 담긴 시험관에 시약을 넣었다.넣은 후 시험관 두 개를 책상 위의 장비에 넣고, 스위치를 누르자 장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제가 도울 일 있나요?”“일단 앉아서 기다려, 데이터 분석은 실험실에서 진행해야 하니까 사장님이 지시할 지는 나도 몰라.”소파에 앉은 톰슨에 크레티에게도 앉으라고 손짓했다.크레티는 조심스레 앉아 혹시 올지 모를 명령을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혈액의 데이터는 바다 건너 실험실로 전달되었으고, 실험실은 혈액을 비교 분석한 후 관련 결과를 보냈다.찰스 박사는 각종 수치와 평가치를 꼼꼼히 살펴본 뒤 핸드폰을 들고 톰슨에게 전화를 걸었다.“톰슨, 찰스 박사입니다.”“찰스 박사님, 안녕하세요.”“2번 이민서 평가자료 개조 가능한 걸로 보였습니다. 아마도 그가 장의 후임자가 될 것 같아요.”“알겠습니다, 가능한 빨리 이민서를 항공편으로 보내겠습니다.”“네, 사장님이 이강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이강현의 피를 구해서 우리가 분석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개조된 장을 이길 수 있는 사람, 사장님도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어떤 유전자를 주셨는지 보고 싶어 하십니다.”“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톰슨이 엄숙하게 답했다.“하하하, 블랙 복싱경기에서 피 흘리기 쉽잖아요,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전화를 끊고 톰슨은 약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크레티를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대한 빨리 이민서를 바다 건너로 보내.”“예?”크레티는 어리둥절해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곧 처리하겠습니다. 비행기 태우는 건 문제 없는데 사지가 부러져서 장거리 비행에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렵습니다.”“전용 비행기에 태우면 되잖아, 전문 의료진도
“복수?”진성택의 침울하던 눈빛에 갑자기 생기가 돌았다.복수는 진성택이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지만, 마음속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순간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크레티가 나타나자, 진성택은 복수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제가 정말 이강현에게 복수할 수 있나요? 그럼 대가는 뭔가요?”진성택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당신을 미국 실험실에 보내 유전자 개조를 받게 해줄 수 있어요. 성공하면 비범한 몸과 정신력을 갖게 될 겁니다. 하지만 실패하면 시체가 될 겁니다. 그래도 희망은 더 생겼잖아요. 안 그래요?”크레티의 현혹에 진성택은 더 고민하지 않고 승낙을 택했다. 왜냐면, 이건 유일한 기회이자 희망이었다.“해보고 싶지만, 지금 제 상태로는 걷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진성택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그건 문제가 안 됩니다. 제가 이미 비행기를 예약해 놓았으니 전문 의료진이 돌봐 줄 거예요. 미국에 가면 더 나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동의했으니, 제가 준비하기 시작하면, 두 시간 후에 비행기에 오를 수 있어요.”진성택은 아픔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두 손은 마치 이강현을 졸라 죽이는 듯 주먹을 꽉 쥐었다.“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이강현, 딱 기다려. 내가 성공해서 돌아와 너를 단단히 혼내줄 테니!”크레티는 미소를 짓더니, 품에서 주사기를 꺼냈다.“됐어요, 주사를 한 대 놓아줄게요. 맞으면 가사 상태에 빠질 거예요. 제가 사람을 안배해 당신을 영안실에서 빼내 공항으로 바로 갈 수 있도록 해줄게요.”“네, 제 목숨은 크레티 씨에게 맡길게요.”크레티는 숙련되게 진성택의 팔에 주사를 놓았다. 약물을 넣은 후, 주사기를 치우고 병실을 떠났다.진성택은 곧 눈을 감았다. 곁에 있던 모니터링 기계에서 일련의 경보음이 울렸고, 한 무리의 의료진이 병실로 쏜살같이 들어왔다.멀지 않은 사무실에서 간호사와 알랑거리던 경찰은, 그제야 사고가 났음을 깨닫고 황급히 병실로 따라 들어
30분 후, 장 팀장은 부하들을 데리고 진성택을 운송한 승합차 앞에 서 있었다. 승합차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아무런 단서가 없었다.“공항 감시 카메라 데이터는 뽑아 왔어!”장 팀장은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뽑아 왔습니다. 운전자는 컬러 포대를 들고 특수 통로를 통해 바로 개인 비행기에 탔습니다. 비행기는 이미 이륙했어요. 목적지는 미국입니다.”장 팀장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X 발을 외치며, 순간 멍해졌다.“이건 무슨 짓거리야! 진성택의 시체를 훔쳐서 개인 비행기로 미국에 운송한다고? 젠장. 뭔가 기이한데.”장 팀장은 한마디 중얼거리더니,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 이강현에게 전화를 걸어, 있는 사실을 그대로 얘기했다.“정말 죄송합니다. 모두 제 아랫사람들이 너무 무능한 탓입니다. 이런 일을 저질렀을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저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안의 꿍꿍이가 이해가 안 갑니다.”장 팀장은 조금 난처해하며 설명했다.“괜찮아요. 그냥 실랑이를 벌이게 내버려 두세요. 그래도 고마워요. 수고하셨어요.”이강현은 차분하게 말했다.“이건 모두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 뭐냐, 아니면 뜻밖에 상황이 생기는 걸 대비해서, 최근에 제가 도련님을 비밀리에 보호할 사람을 보내 드릴게요.”“아니요. 제가 주의할게요.”이강현은 전화를 끊고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마음속에는 진성택의 일에 대해 이미 짐작이 갔다.그러나 이강현은 이런 일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설령 그들이 아무리 실랑이를 부린다 해도 별 파문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다.고운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강현을 바라보더니, 궁금한 듯 물었다.“누구 전화야?”“장 팀장이야. 방금 사건 처리 상황을 말하면서 나를 보호해 줄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어.”“응.”고운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계속 서류를 보려 했다.“왜 갑자기 누구 전화냐고 물어봐. 미녀가 나한테 전화한 걸로 생각한 건 아니겠지.”이강현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고운란은 이강현을 흘리더니, 뾰로통하
경성 장원.황후는 뒤에 귀비탑에 나른하게 누워있었다.“그 양놈들 움직임이 있어? 이강현을 해치우는 좋은 볼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야.”“국제 블랙 복싱 경기의 크레티 대표이사가 정중천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대회는 다음 주에 정식으로 시작됩니다.”권무영은 노예처럼 몸을 굽혀 말했다.“정말 느리군. 여덟째가 절대적으로 믿음직스러운 건 아니야. 우리 사람을 이강현 옆에 심어 둬.”황후가 나지막이 말했다.“이미 고씨 가문 회사에 사람을 심었으니, 이강현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황후는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권무영을 바라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 병신이야? 내가 원하는 것은 오픈키야! 이강현의 움직임이 아니라고. 네가 심어 놓은 사람이 오픈키를 찾아줄 수 있겠냐고!”권무영은 순간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 고개를 숙인 채 황후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병신 새끼야 정말!”황후는 옆에 있던 와인잔을 들더니, 200만 원이 넘는 로마네콩티 와인을 권무영의 얼굴에 끼얹었다.권무영의 뺨을 따라 선홍색 와인이 흘러내렸다. 낭패를 본 권무영은 두 팔을 미세하게 떨면서도 손을 들어 얼굴에 묻은 와인을 닦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네가 여우 같은 년을 키운다던데, 그년과 몰래 즐길 작정인 거야.”황후가 음산하게 말했다.권무영은 순간 몸을 떨더니, 무릎을 꿇고 땅에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아, 아닙니다. 저는 절대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그저 효영을 잘 훈련해 황후님에게 바쳐, 황후님을 모시도록 할 생각이었습니다.”“허허, 남자의 그 정도 잔꾀를 내가 모르는 줄 알았어? 진효영은, 내가 이미 내보냈어. 마침 이강현이 저녁에 와이너리 디너파티에 간다고 하니, 네 여우 같은 년에게 이강현을 우연히 만나게 해. 만약 이강현을 꼬셔 오픈키를 가져올 수 있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하하하.”황후의 웃음소리에 권무영은 온몸의 피가 굳는 것 같았다. 비록 황후가 말하지 않았지만, 권무영은 이미 그
“쳇.”서은지는 무시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고운란의 맞은편에 앉아 말했다.“쟤가 무슨 일이 있겠어. 지금 우리 한성 사람들 중에 누가 이강현이 남의 등쳐먹는 놈이란 걸 몰라.”“됐어 은지야. 잠깐만 기다려봐. 이 일만 끝내면 출발할 수 있어.”서은지는 고운란의 옷차림을 보고, 다시 이강현의 차림새를 보더니 약간 놀라며 말했다.“너희 이렇게 입고 가는 건 아니겠지? 오늘 저녁은 와이너리 디너파티야. 우리 한성의 재벌 2세뿐만 아니라, 듣자 하니 외부에서 온 그룹도 있다고 해. 운란아, 너 그래도 섹시한 이브닝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거 아니야?”“이 어깨, 이 등, 드러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너무 아쉽잖아. 만약 네가 파격적인 이브닝드레스를 입으면, 틀림없이 파티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을 거야. 큰 사업도 몇 개의 끌어낼 수 있을지 누가 알아.”서은지는 말을 마치고 일어서더니, 걸쳤던 외투를 벗고, 섹시하게 등이 V자로 파인 드레스를 드러냈다.이브닝드레스는 볼륨감 있는 몸매를 완벽하게 부각해, 앞면의 깊은 V와 뒷면에 훤히 드러난 등이 눈길을 끌었다.서은지는 고운란 앞에서 한 바퀴 돌더니 오른손을 허리에 짚으며 말했다.“어때, 내 옷 괜찮지. 너도 이렇게 입어야 하는데. 아니면 내가 이따가 너에게 맞는 옷을 사다 줄게.”서은지는 말을 끝내고 이강현을 곁눈질로 바라봤다. 이강현이 자신의 자태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을 보자, 순간 마음속의 화가 치밀었다.‘이강현은 눈이 멀었어!’“난 이런 옷을 입을 수 없어. 너, 너무 노출이 심해.”고운란은 이렇게 섹시함을 드러내는 옷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옷은 아예 입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게 무슨 노출이야. 이래야 아름다움을 부각할 수 있는 거야. 이강현, 너 내 옷차림이 예뻐 안 예뻐? 코피 뿜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사실대로 말해봐.”서은지는 마치 거만한 백조처럼 머리를 치켜들고 있었다.“정말 사실을 들을 거야?”이강현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서은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