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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말해봐, 나랑 하려는 게 뭔지.” 진광철은 애간장이 탔지만 태연자약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진광철은 비수지전의 셰진을 생각하면서 조급함을 가라앉혔다.

드디어 발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강현이 범식과 오군을 거느리고 페쇄 창고로 들어섰다.

오군을 머리를 떨구고 왼손으로 오른손 손목을 감싸고는 창백한 얼굴로 진광철 앞에 나타났다.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경호원이 오군을 향해 외쳤다.

“제…… 제가 이 선생님한테 무례한 짓을 하는 바람에 이 선생님이 혼 좀 내셨습니다. 오른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왼손으로밖에 운전할 수 없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오군은 울먹이며 아까 있었던 일들을 터놓았다. 오군의 말을 듣는 내내 진광철과 경호원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오른손 부러진 사람한테 운전을 시키다니, 사람이 할 짓이야?’

이강현은 범식을 진광철한테 밀치며 말했다.

“네 부하들이 뭘 좀 모르는 것 같아서 내가 좀 가르쳤어.”

“네가 뭔데 진 도련님 부하들을 가르친다는 거야?”

경호원이 외쳤다.

“호범아, 이 선생님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오군이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 마땅한 거야, 내가 이 선생님한테 감사를 올려야 하는 거고.”

진광철이 담담하게 말했다.

“내 의자는? 진 도련님, 나 세워놓고 일 얘기 할 건 아니지?”

이강현이 부드럽게 말했다.

이강현의 가식스러운 웃음을 보아낸 진광철은 등골이 오싹 해났다.

“호범아, 이 선생님한테 의자 갖다 드려, 제일 좋은 의자로 갖다 드려.”

호범은 창고에서 제일 호화스러운 가죽의자를 꺼내 이강현한테 건넸다.

“이 선생님, 앉으세요, 누추한 곳이긴 하지만 이 선생님께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진광철이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이강현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진광철은 범식을 힐끗 보더니 호범한테 눈짓을 보냈다. 호범은 범식을 거느리고 밖으로 나갔다.

“오군, 너도 따라 나와.”

오군이 호범의 뒤를 따랐다. 이강현이 남겨준 트라우마가 컸던 오군은 이강현한테서 멀어질수록 마음이 편해졌다.

범식이가 나가자 진광철은 담배를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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