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선수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벌렁 자빠졌다.남은 선수들도 쓰러진 선수를 보고 이강현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생각보다 독한 놈이네, 다들 조심해.”격투기 선수가 외치며 뒤로 물러섰다. 그는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내민 채 방어자세를 취하고 있었다.성깔 있는 격투기 선수 한 명이 괴성을 지르며 이강현의 목을 내리치려 했다.속도가 워낙 빠르고 힘도 셌던 탓에 하늘에서 폭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퍽!이강현이 오른손으로 날아오는 선수의 다리를 막더니 다시 선수의 다리를 잡았다.선수는 이강현의 손에서 다리를 빼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이강현이 손목에 힘을 주더니 선수의 다리를 비틀었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다른 선수들도 이강현의 남다른 행동에 놀란 기색이었다.다들 이강현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이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이강현의 능력으로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릴 수 있었다.산이 형님은 실눈을 뜨고 이강현의 속도와 폭발력 그리고 힘에 대해 계산을 하고 있었다.산이 형님은 계산기처럼 가늠할 수 없는 속도로 계산을 진행하고 있었다.산이 형님은 풍부한 실전 경험으로 이강현의 실력에 대해 조금은 확신이 선 듯했다.산이 형님의 짐작으로는 자신의 속도나 폭발력 같은 것이 이강현과 모두 같은 실력인 것 같았다.하지만 산이 형님은 보다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이강현은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재밌네, 다들 비켜, 내가 나갈 거니까.”산이 형님이 실눈을 뜨고 말했다.산이 형님 말을 들은 격투 선수들은 너나없이 사무실 밖으로 빠져나갔다. 다들 산이 형님이 선뜻 나서지 않았더라면 30초도 버틸 수 못했을 거라 생각했다.이강현은 잡고 있던 격투기 선수를 내던지더니 웃으며 산이 형님을 바라보았다.“네가 이놈들 두목이야? 누가 시킨 거니?”“알고 싶어? 알고 싶으면 나도 네 실력을 봐야겠어, 네가 날 이길 수만 있다면 네가 알고 싶은 거
옆 사무실에 귀 기울이고 있던 고흥윤은 살며시 밖으로 머리를 빼들었다. 고흥윤은 한 무리 선수들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고운란 사무실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보았다.‘저 선수들도 이강현 한테 안 되는 거야? 이강현한테 맞아서 쫓겨난 거야?’그래도 산이 형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고흥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산이 형님이 이강현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2000만 원은 아깝지도 않았다.고흥윤은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옆 방에서 산이 형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고흥윤은 싸움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머뭇거리던 고흥윤은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건장한 선수뒤에 숨어 고운란 사무실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산이 형님의 주먹이 이강현의 얼굴을 향해 날아가자 이강현이 뒤로 물러섰다.고흥윤은 두 손을 꼭 잡고는 산이 형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아까 이강현이 산이 형님 주먹에 맞았더라면 지금쯤 아마 눈도 뜨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산이 형님은 놀라운 속도로 공격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고흥윤은 신심이 북돋았다. 산이 형님이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강현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산이 형님은 생각이 달랐다. 공격을 할수록 산이 형님은 불안했다. 매번 공격에 피하는 이강현의 모습은 마치 골탕 먹이려고 작정한 사람 같았다.산이 형님은 자신이 다른 선수들과 경기를 치를 때 놀려먹으려고 수를 썼던 생각이 떠올랐다. 놀랍게도 지금은 상대가 바뀌어 골탕 먹는 선수가 자신이 되고 말았다.“너 나 골탕 먹이려고 작정했지? 나랑 정정당당하게 맞붙을 생각 없어?”산이 형님이 화를 버럭 내며 말했다.이강현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게 너의 마지막 전장이 될 거야.”“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힘이 너보다 세.”산이 형님은 온몸의 힘을 오른손 팔에 싣고는 이강현을 향해 펀치를 했다.이강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왼쪽 팔을 휘둘렀다. 다들 숨 죽이고 이강현과 산이 형님을 바라보고 있었다.고흥윤은 정신을 가다듬은 채 두 주
긴장, 후회, 공포감에 고흥윤은 눈물을 흘렸다. 이런 결과일 줄 알았더라면 고흥윤은 산이 형님을 찾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 세상에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산이 형님은 붉은 눈으로 이강현을 바라보며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능력자를 마주한 산이 형님은 이길 수 없으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 그러면 저승길에 오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대단하시네요, 전 당신의 상대가 아니에요, 제발 살려주세요.”산이 형님이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선수들은 놀란 표정으로 산이 형님을 바라보았다. 불패의 산이 형님이 머리를 숙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기까지 하니 그 장면을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다.이강현이 문 밖에 있는 고흥윤을 가리키며 물었다.“저놈이 부른 거야?”“네, 바로 저 자식이에요.”산이 형님은 분노하며 고흥윤을 바라보았다.이강현한테 화풀이를 할 수 없었던 산이 형님은 모든 분노를 고흥윤한테 쏟았다.“어떻게 해야 할지는 말 안 해줘도 알겠지?”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처리할게요.”이강현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가봐, 멀리 데리고 나가서 처리해, 비명소리 듣고 싶지 않으니까.”산이 형님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시끄럽게 안 할게요.”고흥윤은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온 힘을 다해 도망치려고 했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터에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이때 선수 한 명이 고흥윤의 허리를 밟으며 말했다.“어디로 도망가려고? 맞을 준비나 해.”“나한테 손대지 마, 돈 줬잖아, 너희들 나한테 이러면 안 돼!”고흥윤이 울며 애원했다.“저놈 입 막아, 저놈이랑 오늘 좀 놀아봐야겠어.”산이 형님이 말했다.선수들은 고흥윤을 일으켜 세우더니 양말을 고흥윤의 입에 집어넣었다.“흑흑흑.”고흥윤은 코물 눈물을 흘리며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산이 형님은 이강현한테 공손하게 인사를 올리고는 고흥윤을 데리고 떠났다.고운란이 걱
고흥윤은 두 손이 묶인 채로 링에 걸려있었고 한 무리의 선수들이 고흥윤을 에워싸고 있었다.“당신, 당신들 뭐 하려는 거야? 나 때리지 마, 나 그냥 보내주면 안 될까?”“그냥 놔준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너 나 해코지하려고 일부러 찾아온 거지? 난 손이 망가진 탓에 앞으로 경기에도 나갈 수가 없어!”화가 난 산이 형님이 발로 의자를 차자 의자가 망가지고 말았다.폭주하는 산이 형님에 고흥윤은 겁이 났다.“나 아니야, 난 그저 이강현 그 바보 혼내주라고 청탁을 하러 왔었을 뿐이야.”“그놈이 바보면 넌 그보다도 만배 더한 쓰레기야, 내가 싸워서 이기지 못한 사람이 바보일리가 없잖아, 때려, 피 토할 때까지 때려.”산이 형님의 지시에 다들 고흥윤을 향해 발로 내리치기 시작했다.퍽퍽퍽.고흥윤은 일분도 되지 않아 피를 토해냈다.“저 좀 살려주세요, 저 죽을 것 같아요.”고흥윤은 있는 힘을 다해 애원했다. 고흥윤의 안색은 창백했다.후회막급이었던 고흥윤은 이강현이 자신을 죽이려는 환각까지 들었다. 이강현한테 맞는 건 체면을 버리면 그만이었지만 선수들에게 맞는 건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산이 형님은 고흥윤을 힐끔 바라보더니 말했다.“쓰레기장에 버려.”“네.”선수들은 널브러져 있는 고흥윤을 쓰레기장에 버렸다.악취가 나는 쓰레기더미에서 고흥윤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먹였다.일어서려고 애를 써봐도 밀려오는 고통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고흥윤은 전화를 치고 싶었지만 애를 써서 꺼낸 전화기는 이미 산산쪼각 나고 말았다. 고흥윤은 누군가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주기만을 기다렸다.“도대체 왜 죽질 않는 거야, 이강현, 짜증 나.”고흥윤은 불만을 토했다.한 마디 내뱉은 고흥윤은 이강현이 곁에서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위를 살폈다.이강현은 이미 고흥윤한테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몽롱한 정신으로 새벽까지 기다려서야 청소부 아저씨가 쓰레기더미에 있는 고흥윤을 발견했다.혼미상태에 있었던 고흥윤을 보고 청소부 아저씨가
“나…… 난 흥윤이가 여기 있나 해서 찾아왔어, 혹시 흥윤이 본 적 있니?”고민국이 물었다.“어제 저녁에 보긴 했는데 흥윤이 친구들이 흥윤이를 데리고 갔어요, 저희도 고흥윤 어디 있는지 몰라요.”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친구? 이놈은 가면 간다고 말이라도 하든가.”이때 고민국의 전화벨이 울렸다.낯선 번호였다.“제가 고민국인데 누구시죠?”“여긴 하람 병원인데 고흥윤 혹시 아들 되시는 분 맞으실까요?”“네, 제 아들 맞아요, 걔가 하람 병원에 있다고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고민국이 긴장해하며 물었다.“아들분 지금 내출혈로 한시가 급한 상황이에요, 얼른 수술 들어가기 전에 사인하셔야 해요.”“내출혈이라고요? 생명에 위협은 없는 거죠?”고흥윤이 넋을 잃고 말했다.“그건 저희들도 확답을 드릴 수 없으니 얼른 병원으로 오셔서 응급수술 센터에서 최 선생님을 찾으세요.”병원에서 전화를 끊자 고민국은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너지? 너 우리 아들 어떻게 한 거야?”고민국이 몸을 돌리더니 이강현을 향해 외쳤다.“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믿지 못하시겠으면 CCTV 돌려보시든지요, 지금 저한테 소리 지를게 아니라 빨리 병원에 가보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이 자식, 우리 아들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땐 나 너 가만 안 둘 거야.”말을 마친 고민국이 회사를 떠났다.고운란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이게 다 무슨 일이래? 오늘도 집에 가는 건 안 되겠어, 회사에 있어야 내 마음이 놓일 것 같아.”고민국과 고흥윤이 회사를 비우는 바람에 많은 일들을 고운란이 처리해야 했다. 고운란마저 집으로 가버리면 회사에 남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당신 밤샜잖아, 이러다간 당신 쓰러져.”이강현이 고운란을 걱정하며 말했다.고운란이 웃으며 말했다.“하루 밤새는 거야 뭐 별것도 아니야, 오늘 밤 푹 쉬면 돼, 당신 얼른 집에 들어가 봐, 저녁에 나 데리러 오면 돼.”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점심까지 옆에 있게 해 줘, 내가 점심 사 올 테니까
점심, 교외 페기된 한 공장에서.공장 주위에는 이미 수십 명이 잠복하여 살피고 있었다.진광철은 한껏 엄숙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수십 명의 사람들을 살피고 있었다.어떤 사람은 괴이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같았다.“진 도련님, 도련님이 말씀하신 그 병왕이라는 사람 어떤 분이신데요? 우리가 이래 봬도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킬러들인데 형편없는 지휘관 데려오시면 우리도 가만있지 않을 거에요.”한 시도 진정하지 못하는 킬러가 말했다.“위용아, 너 네 신분 잊은 건 아니지? 누가 너한테 일자리를 챙겨줬는지도 잊지 말아야 할 거야.”진광철이 경호원을 보며 말했다.“넌 진 도련님 곁에 있는 한 마리의 개일뿐이잖아, 난 그래도 내 능력으로 밥 벌어먹고 있어, 너보다는 낮다는 얘기야.”위용이 투덜거렸다.화가 난 경호원이 총을 꺼내 들려고 하자 진광철이 말렸다.“다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요, 이건 사장님이 내린 지시라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병왕 오시게 되면 병왕과 한번 붙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병왕을 이기면 이번 작전 당신들 지시에 따라 움직일게요.”열댓 명의 킬러들의 눈이 반짝였다. 현장에 모인 킬러들은 현장 경험이 있었는지라 다들 서로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작전의 지휘권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기에 자신의 목숨을 선뜻 모르는 사람 손에 쥐어주는 느낌이 들었다.“이긴 사람이 이번 작전을 지휘한다고?”이강현의 목소리가 문 쪽에서 들여왔다.진광철이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열댓 명의 킬러들은 갑자기 나타난 이강현을 보고 경계모드로 진입했다.“진 도련님, 이 분은 못 보던 분이신데 누구신지요? 설마 그 병왕이라는 사람인가요?”위용이 갸우뚱거리며 물었다.“이강현이라는 분이셔, 한성 토박이신데 유능하신 분이야, 우리 최강킬러조직에 초청하고 싶었지만 거절당했지 뭐야.”진광철이 실눈을 하며 말했다.“아이고, 우
화가 난 킬러들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다들 자신을 무시하고 있는 이강현을 죽이고 싶었다.진광철이 웃으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 선생님도 참, 이렇게 바로 도발을 하시네요, 살갑게 인사 나누시지 그러셨어요.”“촌닭들이랑 무슨 인사를 한다고 그래?”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위용은 울부짖으며 주머니에서 수술칼을 꺼내 들고는 이강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위용은 수많은 킬러들 중에서도 탑 3안에 드는 사람이었다. 위용은 다른 킬러들과는 달리 암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했다.위용은 특히 칼을 쓰는 법에 대해 고된 훈련을 해왔는데 그 덕분에 던진 칼이 목표를 빗나간 적은 없었다.위용이 던진 칼에는 늘 피가 묻어 있었다.이번에도 예외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칼을 내던지는 순간 위용은 이강현을 적중했을 거라 생각했다.수술칼은 눈 깜빡할 사이에 이강현의 앞으로 날아왔다.이강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내밀더니 두 손가락으로 칼을 집어 들었다.수술칼이 이강현의 손에 잡히자 위용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럴 리가 없어.”“그럴 리가 없긴 왜 없어, 받아.”이강현이 손을 털자 수술칼이 위용을 향해 날아갔다.위용은 공포감이 밀려왔다. 날아오는 칼을 피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위용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수술칼은 이미 위용의 머리카락을 베고 지나갔다.“습.”다들 이강현이 봐주지 않았더라면 칼이 위용의 눈썹을 베고 지나갔을 거라는 걸 알았기에 냉기를 들이마셨다.위용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위용은 몸을 돌이켜 벽에 박힌 수술칼을 바라보았다.진광철은 이강현이 대단한 줄 알았지만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강현은 위용과는 급이 달랐다.진광철은 에이스만이 이강현과 맞붙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하병을 바라보았다.하병은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진광철은 하병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킬러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위용도 패배한 마당에 이강현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상대
이강현을 바라보고 있던 진광철이 눈빛이 다시 하병한테로 옮겨졌다.자욱하게 펼쳐진 담배 연기 뒤로 하병이 웃는 모습이 보였다.위용은 이강현이 하병을 도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저렇게 건방진데 형 참을 수 있어요?”위용이 말했다.하병은 연기를 뿜으며 말했다.“조급해 할 필요 없어, 병왕이란 사람 쓰러뜨리는 게 급선무야.”하병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듯이 말했다.“저놈은 나중에 해치우면 돼.”“병왕 걱정할게 뭐가 있다고 그래요, 요즘 세상에 병왕이라고 자칭하는 놈들 그냥 허풍 떠는 애들이잖아요.”위용이 불만을 토하며 말했다.아까 이강현 때문에 체면을 잃었다고 생각한 위용은 자신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하병을 도우겠다고 나섰다.하병은 웃으며 진광철을 바라보았다.“진 도련님, 그만 돌려 말하시고 병왕에 대해 얘기해 보시죠.”“그래.”진광철은 핸드폰에 적혀있는 메시지를 보며 말했다.“천남 병왕 엽중천이라는 분이신데 군 생활을 10년 정도 하셨고 전장에서 공을 무수히 세운 분이셔, 특히 천남산 전장에서 큰 공을 세우셨어.”“천남산 전장에서 엽중천은 열다섯 명의 병사들을 데리고 천오백 명의 적을 물리치셨어.”“3박 4일의 전쟁 끝에 아군은 철수했고 엽중천이 거느린 부대는 결국 세 사람밖에 살아남지 못했어, 그중 두 명은 크게 부상을 입었고 영중천은 경상을 입었대.”진광철은 이강현의 표정을 살폈지만 이강현은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았다.진광철의 말을 들은 하병은 담배를 쥐고 있던 손을 떨었다. 그래도 타격은 있은 모양이었다.위용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치 치렬한 전쟁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신화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천남산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 개 여야 말이죠.”위용이 뒷짐을 지며 말했다.“엽중천은 참가했던 모든 전쟁에서 패배를 한 적은 없어, 놀라운 지휘력을 가진 사람이야.”“전 엽중천 손에 우리 목숨을 쥐여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한테 우리 목숨 맡겼다간 우리 다 죽을지도 몰라요.”“하병 형 뜻을 이제야 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