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지금 상황 어떄요?”고건강이 소곤소곤 물었다.고민국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못 물어봤어. 나한테 더 이상 묻지 말라고 하더라. 물어봐도 대답하지 않을 거라며, 빨리 돈을 준비하라고만 하더라. 기한을 넘기면 소송 걸겠대.” “헉!”고건강이 찬바람을 들이마셨다. 놀라움을 감출 길이 없었다.“정말 큰 세력이야.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적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중에는 없어…….”고흥윤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했다. 그러던 그가 뭔가 생각난 듯 탁자를 치며 말했다.“분명 이강현 그 무능한 놈 탓일 겁니다! 그놈은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죠. 우리가 하지 않았다면 그놈이 문제를 일으킨 거예요! 이전의 일도 그가 한 거잖아요!”고건강이 고개를 끄덕이며 고흥윤의 말에 동의했다.“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번 일은 그 무능한 놈이 관련이 있을 거야, 그리고 운란과도 관련 있을 거야!” 이윽고 고민국이 어두운 얼굴로 고운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고민국은 소리를 지르며 외쳤다. “고운란! 그 무능한 놈과 함께 회의실로 와!”“큰아버지, 무슨 일이세요?”고운란이 당황스럽다는 듯이 물었다.“너희 덕분에 회사가 부도나게 생겼어! 그런데 묻긴 물어! 3분 줄게, 3분 안에 도착 못 하면 집에서 나가!”고민국은 말을 마친 뒤 휴대전화를 던졌다.고운란은 큰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한숨을 쉬었다.“휴, 강현, 아마도 김해시에 그 사람들이 보복한 것 같아. 큰아버지가 지금 오라고 하네.”“그럼 가자, 정말 김해시에서 일어난 일과 관련된 거면 내가 가서 해결하면 되지.”고운란은 네가 무슨 능력으로 해결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이강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말을 꾹 참았다.강현과같이 많은 일들을 겪은 운란이기에 운란은 강현을 백 프로 믿었다.잠시 후, 운란과 강현이 함께 회사로 달려갔다.회의실에 도착하니, 고민국과 다른 이들은 이미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강현이가 들어오자 고민국은 물잔을 강현을 향
“큰아버지, 훈계하지 마세요. 강현이가 해결하러 간다면 그러면 그냥 믿으세요.”고운란은 이강현의 옆에 서서 말했다.“운란아! 너도 같이 미친 거니, 너 얘를 믿어? 쟤가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거야?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고흥윤이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고건강은 조소하며 답했다.“운란, 이번 일은 너희들뿐만 아니라 우리 집안의 존망과도 관계되는 일이야, 그러니 솔직하게 누구를 건드렸는지 설명해. 그래야 가서 사죄하지!”고운란은 사죄하러 간다는 고건강의 말에 마음이 차갑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과거 자기 가족들이 한 행동을 잊을 수 없었다.“가서 사과할 필요 없습니다. 저는 강현이가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고운란이 단호하게 말했다.“무슨 소릴 하는지! 그 무능한 남편은 뭐가 좋다는 건지? 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내가 보기에 너희 집에서 쫓겨나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 같아!”고민국가 노려보며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운란아, 너의 그 쓸모없는 남편을 믿지 마. 만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지구가 멸망하는 것밖에 없어. 좀 냉정하게 생각해 봐. 도대체 누구를 건드렸는지, 누굴 건드렸길래 이렇게 큰 화를 불러일으켰는지!”“이강현 이 병신 같은 놈아, 빨리 사실대로 자백해! 오늘 네가 사실대로 정확히 말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가문을 대신해 너를 교육할 거야! 그러니 성실하게 있었던 일을 말해!”고민국 일행은 함께 이강현과 고운란을 압박했고, 고운란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내가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 아내에게 고함친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이강현이 고민국 등 세 사람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고민국 일행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이강현의 능력은 알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졌다.이강현의 싸움 기술을 생각하니 고민국 세 사람은 동시에 침묵했다. 이강현과 싸워서 좋을 일은 없었다.“우리는 별 의미 없이 소리를 질렀던 것일 뿐,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거야.” 고흥윤이
정중천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만약 강현이 자신을 구하러 올 수 있다면, 아니! 강현이 사람을 보내서 자신을 구하기만 한다면, 아직 희망은 있다!정중천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강현을 믿고 있었다. 그는 못 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나 여기, 황안촌이야. 우리는 지금 황안촌 밖에 있는 창고로 가고 있어. 그 창고는 안전하니 거기로 가고 있네. 거기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적어도 7, 8시간은 창고 문을 못 열 테니 우리를 찾지 못할 거다.”“그래요, 빨리 도망치세요, 제가 곧 찾아가겠습니다.”이강현이 전화를 끊었다. 고민국이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며 물었다.“너 뭐 하러 가! 또 나가서 사고를 치려는 거 아니야! 지금 집안이 망하게 생겼는데 넌 기분 좋게 나가? 이 상황이 즐거워?!”“은행 대출 건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제 아내한테 예의를 갖추세요.”강현이가 고민국 세 사람한테 경고한 후, 운란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일 처리하고 올게. 회사에서 기다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응, 안전에 주의해.”고운란도 더 묻지 않고 이강현이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고민국 세 사람은 이 상황이 답답했다. 강현이 떠나자 고운란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고운란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고민국 세 사람도 어쩔 수 없었다.……강현은 택시를 타고 황안촌에 도착했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자 창고가 보였다.창고 밖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이런 상황을 보고 이강현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직 정중천이 무사한 것이다.강현은 정중천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안전하다는 확답을 받은 후, 강현은 느릿느릿 창고로 걸어갔다.창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네 젊은이가 손에 칼을 들고 있었다. 웃고 떠들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아마 망을 보는 사람일 것이다.이강현이 그들에게 다가가자 젊은이가 강현의 앞길을 막아서며 무례하게 말했다.“멈추세요, 앞에 길은 못가니 다른 길로 가세요. 지금 우리
네 놈이 칼을 휘두르며 이강현에게 돌진했다.칼바람을 휘두르며 이강현의 두 팔과 허리를 향해 달려왔다. 싸움할 줄 아는 놈이다. 어디에 손을 써야 하는지, 어디를 베야 하는지 아는 놈들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사람을 죽인다면 일은 커진다.이강현이 냉소적으로 웃으며 싸우기 시작했다. 잠시 후, 칼자루가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팅팅팅-낭랑한 소리와 함께 네 자루의 칼이 모두 두 동강이 났다.극악무도했던 네 놈들은 손에 남은 반쪽 칼을 보고 모두 그 자리에 굳었다.날이 얇은 칼이어서 야전용 칼에 비해 두께가 얇다 할지라도 그것은 손가락으로 부러뜨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순식간에 수많은 소설 속의 무림 고수의 모습이 네 놈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들이 이강현을 바라보는 눈빛도 달라졌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 이런 것 좀 한다고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강현은 고개를 저었다.“내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 당장 두목보고 오라고 해.”네 놈들이 황급히 도망쳤다. 이강현과 싸울할 용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일반적으로 강한 사람을 만나면 이를 악물고 있는 힘을 다해 돌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강현처럼 실력이 어나더 레벨인 사람을 만나면 무릎 꿇고 싹싹 비는 게 상책이다. 네 놈들의 당장에서 무릎을 꿇지 않은 걸 보면 심리적으로 견디는 능력이 꽤 좋았다.네 놈들은 황급히 창고로 달려갔다. 창고 안에는 구레나룻을 기르고 얼굴에 살이 가득 찐 건실한 남성이 부하들을 훈계하고 있었다.“뭐 하는 짓이야, 낡은 문 하나도 열지 못하고, 너희들, 자물쇠를 따는 전문가라며!”한 야위고 왜소해 보이는 남자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용형, 우리가 잘 못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자물쇠가 너무 복잡합니다. 자물쇠의 실린더 부분이 수입해 온 거여서 우리가 열 수 있는 자물쇠가 아니에요.”“용형, 제가 보기에는 전기톱으로 절단하는 것이 좋겠어요. 이미 연락을 했으니 한 시간 후에 장비가 도착할 겁니다. 그때 절단하면 돼요.”용형은 수하를 데리고
용형이 위아래로 이강현을 훑어보았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고 전투력이라고는 일도 없는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의심을 금치 못했다.“정중천을 찾으러 왔느냐? 혼자 오다니,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보구나!”용형이 무시하는 듯 말했다.“죽어도 너희들이 죽어.”이강현이 차갑게 말했다.“하, 이 녀석 배짱은 있나 보지? 감히 우리한테 그런 소리를 하다니 갈기갈기 찢어 바다생물들의 먹잇감이 되고 싶은가 보구나.”“어디서 나온 자신감과 용기인지는 모르겠네, 혹시 정신에 문제가 있나? 그러면 정신병원에 가야지, 여기 올 게 아니라.”“무식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죠. 딱 보니 아무런 식견도 없는 쓰레기네. 그에게 본때를 보여줍시다!”한 무리의 부하들이 욕지거리하며 모두 칼을 꽉 쥐었다. 조금만 수틀리면 칼을 휘두를 기세였다.용형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너, 너에게 너 자신의 목숨을 구할 기회를 줄게. 지금 정중천에게 연락해서 정중천을 나오게 한다면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내 손에 죽을 수 밖에.”“역시 용형. 저 녀석을 인질로 잡아서 정중천을 속이면 됩니다. 정중천만 속아 넘어가면 일이 훨씬 쉬워지죠.”부하들이 분분히 용형의 생각이 맞다고 아부를 떨었다. 용형은 더욱 의기양양해졌다.이강현이 고개를 저었다.“장추영이 오라고 한 거야?”“장추영? 하하하, 장추영은 우리 진할아버지 사람이야. 진할아버지 수하의 앞잡이일 뿐이지. 정중천을 찾아 묻어버리는 것은 진할아버지가 장추영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이지.”용형은 이강현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이어서 말했다.“왜? 진할아버지 명성이 얼마나 높은지 아나 보지? 그러니 내가 하자는 대로 해. 우리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신도 너를 지킬 수 없어.”이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싶었던 것을 이미 다 알아낸 표정이었다.“너희들이 지금 무릎을 꿇는다면, 너희들을 살려주지.”용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윽고 흉악한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염치도 없네. 그럼 어쩔 수 없지, 저놈을 쳐라!”한 무리의 부
용형이 진짜로 겁을 먹었다. 이 장면을 누가 봐도 겁을 먹을 것이다. 강현에게 손짓을 계속하며, 용형은 무릎을 꿇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높은 사람인지, 닿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인지, 만약 그렇다면 무릎을 꿇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용형은 핑계를 찾고 있었다. 강현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는 것을 보고, 표정 하나 없이 평온한 강현의 얼굴을 보고, 용형은 싸늘함을 느꼈다.푹.용형은 무릎을 꿇고 슬피 말했다.“형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꺼지면 되겠습니까? 형님 제발 살려주십시오.”“너, 아래 사람들과 제대로 안 다루는 거야? 아마 좋지 않을 텐데.”강현은 농담하는 투로 말했다. 용형은 이 상황이 어이없었다. 자신 부하들의 처참한 모습은 아마 몇 개월 동안 병원에 누워 있어야 할 상태이다. 그건 용형이 원하지 않는다.“그들 모두 병원에 가야 해요. 누군가는 그들을 돌봐야 하잖아요. 제가 발 빠르게 돌봐줄 수 있으니, 제발 부탁해요. 나 좀 봐줘요.” 놀란 용형은 이전에 거만함은 사라지고 몸을 낮추었다. 강현은 냉소적으로 웃으며 용형의 가슴을 발로 찼다. “넌 네 부하들과 함께 좀 혼나야 해. 그래야 한 가족이지.”용형은 가슴을 붙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강현의 발차기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너무 아파서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강현은 핸드폰을 꺼내서 정중천에게 전화했다. “다 끝났어요, 나오세요.” “고마워, 고맙다. 목숨을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정중천은 감격에 겨워 연거푸 감사를 드렸다. 강현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정중천은 오늘 반드시 죽었을 것이다.정중천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말하면 오히려 무성의해 보일 수 있으므로, 그냥 마음속에 다짐했다. 강현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할 것이고, 강현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정중천은 경호원과 함께 안전한 곳을 나왔다. 경호원들은 경계하며 정중천을 호위하며 창고를 나섰다.창고 밖에서 쓰러져 있는 싸움꾼을 보고
강현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정중천이 급히 말했다.“서울의 진할아버지, 이름은 서흔진이야. 원래 운송업을 하다가 불법적으로 다른 운전자들로부터 돈을 갈취하거나 차량을 강탈하는 불법 활동에 종사해 지금은 물류 운송 업계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보아하니 장추영이 서흔진에게 붙은 모양이네. 그 녀석이 예전에 한성에 들어가려다가 나에게 저지당해 몇 년 동안 기회를 주지 않았어. 지금 그와 장추영이 손을 잡는다면…….”정중천은 마음속으로 걱정이 되었지만, 장추영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서흔진이 그의 옆에 있다면, 그는 장담할 수 없었다.“그러면 그들의 동향 좀 파악해 주세요. 정말 한성까지 와서 트집을 잡은 거면, 그들을 손 봐주셔도 전 지지할 것입니다.”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정중천은 기뻤다. 강현이가 자신의 편이라면 자신을 지켜주는 부적이 있는 셈이다. 더 걱정할 필요가 없다.“안심해. 반드시 그들의 동향을 파악해 제때 알려줄게.”정중천의 경호원이 전화를 걸어 차를 불렀고, 곧 차량 행렬이 달려와 강현과 정중천 등을 데리고 도시로 향했다.용형은 차량 행렬이 떠나는 것을 보고서야 고통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앉았다.앉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용형이 할 수 있는 한계였다. 일어서기조차 불가능했다.“정중천 이 꼰대 새끼, 언제 이렇게 대단한 인물이 됐지? 또 이 일 어떻게 진할아버지에게 보고해? 먼저 장추영에게 연락해야겠다.”용형은 일을 바로 서흔진에게 보고하지는 못했다.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많은 사람이 그를 모욕할 것이다.휴대전화를 꺼내 장추영의 번호를 눌렀다. 장추영이 전화를 받자, 용형은 한껏 나약해진 목소리로 말했다.“너 이 새끼야, 나에게 가짜 정보를 줘? 정중천 옆에 센 놈이 따라다녀!”병상에 누워 있는 장추영은 잠시 멍해졌다. 몇 년 동안 장추영이 계속 정중천을 주시하고 있었고, 또 정중천의 보디가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 그의 옆에는 센 놈이
현재 시각 고씨 가문, 회의실에 연기가 잔뜩 끼어있다.고민국, 고건강, 고흥윤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연락할 수 있는 사람에게 모두 연락을 돌렸지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위기의 먹구름이 고 씨 집안을 덮쳤다. 고 씨 집안은 마치 거칠고 사나운 파도 속, 떠 있는 쪽배처럼 언제든지 큰 파도에 의해 뒤집힐 수 있었다.“운란이가 뭐래? 청아가 떠보지 않았어?”고민국이 침울하게 물었다.상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고민국이 인맥을 써서 알아봐도 조금의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마치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고씨 가문은 이 위기로 무너질 운명이었다.고건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매우 근심스러운 듯 담배만 뻐금뻐금 피웠다.“몰라, 운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몰라.”회의실은 또 침묵에 휩싸였다. 고 씨 집안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까맣게 타들어 언제든지 운명에 삼켜질 것 같았다.“정말 쓰레기야, 도대체 누가 뒤에서 농간을 부리는 거야!”고흥윤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따르릉.유선 전화가 울리자 세 사람의 동시에 그쪽을 바라보았다.“나쁜 소식이 뻔할 텐데, 시끄럽기도 하네.”고흥윤은 괴로워하며 말했다.고민국은 담배꽁초를 뭉개고 고흥윤를 노려보며 말했다.“전화 받아. 네가 받아야지 내가 받으러 가면 연결이 끊길 거야.”고흥윤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들었다.“여보세요.”“고 씨 집안 맞죠? 5분 후에 도착할 테니, 빨리 우리를 맞이할 준비나 해.”전화에서 박성재의 날뛰는 소리가 흘러나왔다.고흥윤은 멍하니 있다가 격동되어 소리쳤다.“너희들은 누구냐! 설마 너희들이 뒤에서 장난친 거야?!”“눈치가 꽤 빠르네. 이따가 만나면 우리가 누군지 알 수 있을 거야. 3분 남았어. 너희들이 열을 지어 우리를 성심성의껏 맞이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너희 가문을 풍비박산을 내도 억울해 하지마.”고민국은 고흥윤의 손에서 전화를 빼앗으며 다급하게 말했다.“당장 당신들을 맞이하러 나갈 것입니다.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