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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박성재와 다른 사람들이 거듭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사과하자 정중천은 박성재 앞으로 수라검 상자를 걷어찼다.

구경꾼들은 박성재가 온몸에 난도질하면 피가 튀지 않을까 두려워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고운란은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고 싶지 않은 듯 이강현을 살짝 잡아당겼다.

“여긴 당신한테 맡길게요.”

이강현은 정중천에게 당부하고 고운란과 함께 자리를 뜨려고 돌아섰다.

“천 어르신, 저놈이 사라졌으니 몸에 난도질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박성재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건빈아, 넌 증인이니까 내기를 지켜야 해.”

정중천이 말했다.

정중천이 호건빈을 끌어당겼다.

호건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박을 할 거면 패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박성재는 눈을 지그시 감고 떨리는 손을 뻗어 수라검의 차가운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자신이 패배할 줄 알았다면 박성재는 손톱깎이 대신 수라검을 꺼내 들지 않았을 것이다!

떨리는 손으로 수라검을 쥐고 있던 박성재는 도저히 칼을 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

피가 흐르는 칼 뒷면의 톱니 모양을 몸에 찔러 넣으면 죽을 것이다!

죽지는 않더라도 지옥을 맛본 듯 아플 것이다.

“천 어르신, 호 삼촌, 우리 대화로 해결하는 게 어때요?”

박성재의 이마에는 벌써 콩알만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어휴, 자존심을 부리긴. 용기가 안 나면 내가 도와줄게요.”

호건빈이 웃으며 말했다.

박성재가 비틀거리더니 곧 정신을 잃었다.

하리춘, 백천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잠시 얼어붙은 채 모두 박성재의 시늉을 따라 의식이 없는 척을 했다.

평소 거만하고 거침없이 날뛰던 이들이 이렇게까지 겁쟁이가 될 줄은 몰랐던 사람들은 완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호건빈은 차가운 얼굴로 부하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사나운 경호원 한 명이 앞으로 나와 수라검을 들고 박성재의 허벅지를 찔렀다.

칼이 박성재의 허벅지를 꿰뚫자 피가 핏줄을 타고 미친 듯이 흘러내렸다.

“아악!”

박성재는 두 손으로 허벅지를 움켜쥐고 고통에서 깨어나더니 입에서 돼지 멱따는 울부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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