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생님?”최 어르신은 이씨 성인 재벌가를 떠올리려고 애썼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보내온 사람이라면 자산이 몇천억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었다.최금산과 최금해도 당황스러웠다. 최씨 집안과 손 잡은 재벌가들중 이씨 가문은 없었다.최금산은 다른 사람이 잘못 보낸 선물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최 어르신이 호텔에서 생일 연회를 베푸는것도 아니고 자기 자택에서 진행하는 생일 파티인지라 잘못 배송되었을리가 없었다.“형님, 형님 인맥 넓으시잖아요? 저렇게 많은걸 보내신 사람이 누군지 혹시 알고 계세요?”“아니, 나도 잘 모르겠어, 오늘 이 연회장에 찾아온 사람들은 거의 다 구면인데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은 들은적이 없어, 한성에 이씨 성을 가진 재벌가가 있다는 소식도 처음이야.”“그냥 보냈을리가 없잖아요? 설마 누가 최씨 집안 은혜를 입은걸까요? 그것도 말이 안되는데요.”손님들은 너도나도 선물을 보낸 주인에 대해 추측하고 있었다.최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 선물을 보내신 분 어디 계실까요?”최 어르신의 물음에 대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최 어르신은 마지못해 자기 자리에 착석했다.최종한은 이강현을 보며 비아냥거렸다.“이강현, 너도 이씨 잖아, 저 선물들 설마 네가 보낸거 아니야?”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이강현한테로 집중되었다.고운란도 반신반의하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정말 이강현이 보내온거일까?’“하하하.”최종성이 참지 못하고 입안에 있던 물을 뿜고 말았다.“이강현이랑 이 선생님은 하늘과 땅 차이일걸, 저렇게 귀중한 물품을 저 놈이 무슨 수로 구해? 심장을 팔아서도 구하지 못할걸. 저 놈이 진짜 저 선물 주인이라면 난 똥을 먹을수도 있어.”“저 놈 주제에 저런 선물이 가당키나 해?”주취화가 비웃으며 말했다.한지덕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고운란이 주는 몇푼 안되는 생활비로 저런걸 준비할수가 없어.”고운란은 한숨을 내쉬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고운
이 선생님을 찾지 못한 최금산은 이강현한테 이 좋은 기회를 빼앗길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기분 잡치게 그 놈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아저씨들한테 술이나 따르자.”최종현은 술잔을 높이 치켜들며 말했다.“종현이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아저씨들한테 한 잔 올릴게요, 앞으로도 아저씨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니 제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최종현은 이 한마디로 자신의 지위도 과시했을뿐만아니라 손님들의 기분도 들뜨게 했다.손님들은 술잔을 들어 최종현과 함께 건배를 했다.“종현이 능력 있는 애야, 이번에 토지 계약서를 체결했으니 앞으로 원일그룹과도 친밀한 사이가 될거 아니야? 앞날이 기대되는 청년이야.”“원일그룹은 손 크기로 유명한 투자자인데 앞으로 최씨 집안은 돈 걱정 안 해도 될것 같네, 종현이가 큰걸 해냈어.”손님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최종현을 한없이 치켜들었다.최종현은 손님들의 칭찬의 말에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최금산은 아주 마음에 든다는듯이 웃어보였다. 앞으로 최씨 집안 모든 일은 첫째인 자신의 집안에 결정권이 주어질것 같았다.“다들 우리 종현이 이뻐해주셔서 고마워요, 우리 종현이가 아직 어려서 앞으로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을 날이 올거에요, 그때가 되면 우리 종현이 많이 도와주세요, 제가 한 잔 올릴게요.”최금산이 손님들과 술잔을 부딪쳤다.최 어르신은 머리를 끄덕이며 손자를 기특해했다. 이런 기회를 빌어 많은 손님들과 더 가까워지면 앞으로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많이 쉬울거라고 생각했다.“종현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하면 돼, 할아버지가 보는 눈이 있다니까, 네가 앞으로 동생들을 잘 이끌어줘야 해.”“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 제가 동생들 잘 챙길게요, 물론 운란이 동생하고 그 찌질이 사위도 포함해서요.”최순과 고건민의 안색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최종현이 다른 꿍꿍이가 있는것 같았다.최메이는 안색이 좋지 않은 최순을 힐끔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종현아, 도와주는데도 한계가 있지, 너 그러다 저 사람들한테 뒤통수 맞을
최순과 고건민은 몸을 움츠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두 사람의 체면은 이미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이강현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말에 최순과 고건민은 감히 반박조차 하지 못했다.최종현은 승리자의 웃음을 머금고 술을 따르기 시작했다.최종현에 의해 연회장의 분위기는 들끓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친척들이 몰려와 최 할아버지한테 생신 축하의 말을 올리였다.술에 좀 취한 최종한과 최종성은 서로 마주보더니 일제히 이강현과 고운란이 앉아있는 자리로 시선을 돌렸다.재미있는 웃음거리를 만들어보려는 마음이었다.최종한은 술잔을 들고는 비틀거리며 이강현한테로 다가갔고 그 뒤에는 최종성이 바짝 붙었다. “찌질이, 예의가 너무 없는거 아니야? 우리 매부로써 이 형들한테 술 좀 부어야 하는거 아니야? 우리가 와서 너한테 술을 권해야 하겠어?”“운란아, 네 남편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것 같아, 오늘 너희들이 저지른 일을 봐봐, 적어도 벌주 세잔은 마셔야 하지 ㅇ낳겠어?”이강현은 술에 취한 두 사람을 힐끔 쳐다보고는 무시하려고 했다.이강현이 아무런 반응도 없자 최종한과 최종성은 화가 치밀어올랐다.“네가 뭔데 감히 우릴 무시해? 맞을려고 그러는거야? 이 병안에 들어있는 술 다 마셔야 여길 나갈수 있을거야.”최종한은 손에 술병을 들고 이강현을 노려보며 술을 마셔라고 야단법석이었다.최종성은 이강현의 뒤통수를 치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얼른 마셔, 언제까지 우릴 기다리게 할 생각이야, 찌질이 주제에 말 드럽게 안 들어.”“전 술을 마시지 못해요.”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하하하, 설마 남자 구실 못하는거 아니야? 술도 먹을줄 모른다고? 밖에 알려지면 놀림받을거야, 네가 마시지 못하면 우리가 마시는 법 배워줄게, 입 벌려봐.”최종성이 이강현의 입을 벌리려고 하자 이강현이 최종성의 손을 피했다.퍽!최종성은 테이블을 향해 주먹질을 하며 이강현을 노려보았다.“네가 뭔데 감히 피해, 죽을려고 작정했지? 술 마시는 법 가르쳐준다잖아, 입 벌려.”참다 못한 고
“얌전하게 있는게 좋을거야, 여긴 네가 함부로 깽판 칠수 있는곳이 아니야, 우리 말대로 하지 않으면 넌 감당할수 없는 후과를 초래하게 될거야.”최종성이 협박하며 말했다.이강현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 이강현이 눈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던 순간 집사가 달려들어왔다.“어르신, 문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관인당의 오도문이 오셨어요! 문 어르신께서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한다며 아쿠라 아쿠 아티카를 보내오셨어요!”집사의 말에 시끌벅적하던 연회장이 삽시에 조용해졌다.3초가 지나자 연회장은 더욱 떠들썩해졌다. 아까의 정적은 마치 누가 스톱 버튼을 누른것만 같았다.다들 오도문이 왔다는 소식에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오도문은 한성 요식업계에서 으뜸 가는 사람이잖아, 문 할아버지 보통 사람 아니야.”“소문에 의하면 문 할아버지 한성 재벌가들중 한명이래, 돈도 많을뿐만아니라 인맥도 장난 아니래.”“권위 있는 사람들이 개최한 연회는 다 관인당에서 열리잖아, 그 사람들 모두 문 할아버지 덕으로 사업이 잘된 사람들이야.”최씨 집안 사람들과 손님들 모두가 의아해했다. 최씨 집안과 오도문은 거래가 별로 없었기에 그 누구도 오도문이 오늘 이 축하자리에 참석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누가 오도문을 초청한거야?”최 어르신이 큰 아들 최금산을 보며 물었다.오도문 같은 높은 사람이 제 발로 찾아올 일은 없었다. 최 어르신은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잘 알고 있었기에 아직 오도문의 도움을 받을만한 레벨이 아니라는것을 알고 있었다.최 어르신은 큰 아들이 자신한테 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최종현이 보내온 축하선물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최금산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머리를 저었다. 최 어르신은 최종현을 보며 물었다.“종현아, 네가 할아버지 몰래 준비한 이벤트인거야?”“아니에요, 저도 문 할아버지를 모신적 없어요, 우리랑 문 할아버지는 같은 레벨이 아니잖아요.”최종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최 어르신은 갈피를 잡지 못한채로 몸을 일으켜 손님
최 어르신이 오도문을 메인 테이블로 안내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도문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이건 오도문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러 온게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였기에 최 어르신은 안절부절했다.게다가 오도문이 사방을 두리번거리는것으로 보아 사람을 찾는듯했다.‘원쑤 찾으러 왔나? 아니면 친구 찾으러? 그것도 아니면 날 찾으러…….’최 어르신이 어쩔바를 몰라할때 오도문은 구석에 앉아있는 이강현을 보아냈다.이강현을 발견한 오도문은 얼굴에 미소를 장착하했다. 오도문은 옆에 서있는 최금산을 밀어내고는 이강현쪽으로 걸어갔다.“문 어르신…….”최 어르신이 말을 채 하기도전에 오도문은 이미 저 멀리로 가버렸다. 최 어르신은 자손들을 데리고 오도문의 뒤를 따랐다.이 분은 최씨 집안 사람들도 감히 범접할수 없는 분이기에 조심스레 모시수는수밖에 없었다.오도문이 이강현한테로 걸어가자 최 어르신을 비롯한 뭇 사람들은 믿을수 없다는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오도문은 이강현 옆에 서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이 선생님, 여기 계셨군요, 제가 선생님 곁에 앉아도 될까요?”이강현은 오도문을 힐끗 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그래.”오도문은 조심스레 이강현의 옆자리에 앉았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오도문이 이강현을 조심스레 대하는 태도와 앉아있는 자세를 관찰하며 이강현의 신분을 궁금해하기 시작했다.“어떻게 된거지? 저건 하급이 상급을 만날때, 젊은이가 웃어른과 만났을때나 하는 행동들이잖아.”“나 지금 본걸 믿을수가 없어. 문 할아버지가 저 사람한테 저렇게 굽신거리다니, 저 젊은 사람 도대체 어떤 신분인거야?”“내가 보기엔 우리 생각보다 아주 복잡한 관계인것 같아, 아까 최씨 집안 사람들이 이강현을 그렇게 얕보더니……. 문 할아버지는 이강현의 사람인것 같은데?”손님들은 이강현과 오도문의 관계를 추측하기 시작했다.최금산을 비롯한 최씨 집안 사람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더우기 최종한과 최종성은 질투심에 눈알이 튀어나올것만 같았다.오도문 같은 높은 사람이 자신한테 저런 태도로
모든 사람들이 침묵에 잠겨있을때 집사가 달려들어오며 외쳤다.“어르신, 종정룡이 어르신 생신 축하선물로 백년을 우려 달인 영약 네 덩굴을 보내왔어요!”스읍!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냉기를 들이마셨다.다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최 어르신은 조심스레 몸을 돌려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생일 연회장에 초대하지 않은 오도문이 제 발로 찾아온것도 믿을수가 없는데 조정룡도 아무 소식 없이 찾아오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최금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초대한적도 없는데 설마 다른 사람이 초대한건가?”최금해를 비롯한 최씨 집안 사람들이 머리를 저었다. 최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귀한 손님께서 먼 걸음 하셨는데 내가 직접 마중 나가봐야겠어.”최 어르신이 문을 나설때 조정룡은 이미 걸어들어오고 있었다.조정룡이 최 어르신한테 인사를 올렸다.“최 어르신, 생신 축하드립니다.”“먼 걸음 해주셔셔 감사합니다, 메인 테이블에 착석해주세요.”최 어르신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조정룡은 최 어르신의 말은 뒤로한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최 어르신은 조정룡의 행동이 낯설지가 않았다. 아까 오도문이 들어올때도 그랬었다.손님들은 조정룡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캐내고싶어하는 눈치였다.“용 할아버지가 직접 방문하시다니, 용 할아버지는 한성 4대 재벌가중 한명인지라 오도문과 같은 레벨 사람이야.”“인맥은 용 할아버지가 문 할아버지보다 더 넓을걸, 용 할아버지 인맥으로는 누구도 못 따라잡아.”“최씨 집안 체면이 쫙 서겠네, 최 어르신 한평생 자랑거리가 될거 같아.”뭇 사람들의 의논이 오갈때 조정룡은 이미 이강현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최씨 집안 사람들을 밀치고는 이강현한테로 걸어갔다.조정룡과 오도문의 꼭같은 행동에 최씨 집안 사람들은 단체로 멘붕이 왔다.“또 이강현 찾으러 가는거야? 용 할아버지랑 문 할아버지 머리가 어떻게 되신거 아니야? 저 찌질이한테 왜 저렇게 굽신거리는건데?”“이강현은 용 할아버지와 문 할아버지한테 꿇어서 신
‘용 할아버지가 이강현한테 음식을 집어준다고?’최씨 집안 사람들은 조정룡의 말을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완전히 미치고 환장 할 노릇이었다.‘이강현이 도대체 뭔데 조정룡이 음식을 집어주는거야? 이강현이 그 대접을 받을 처지나 되는거야? 한성에서 조정룡한테 감히 이런 대우를 받을 사람은 없을거야.’최씨 집안 사람들은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손님들은 눈앞에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을 의아해하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건 말이 안 되잖아, 용 할아버지랑 문 할아버지가 저렇게 깍듯하게 구는데 이강현이 찌질이라고?”“둘 중 한 사람만 저런 식으로 나온다면 우연이라고 할텐데 둘 다 저러시는건 이유가 있을거 아니야.”“용 할아버지랑 문 할아버지가 이강현을 이 선생님이라고 부르셨어, 아까 엄청난 선물을 보내오신 분이 이 선생님이라고 하셨는데 설마 그 분이 저 사람인거야?”손님들은 각종 추측을 해댔다. 심지어 이강현을 보는 눈빛들마저 달라졌다.최종한은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질투심에 이강현을 노려보았다.“이강현 저 찌질이가, 저런 대접을 받다니, 얼른 용 할아버지께 인사 올리지 못해?”최종한이 술김에 외쳤다.조정룡은 차갑게 최종한을 바라보더니 손에 쥐고있던 저가락을 최종한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내가 당신 편을 드는건데 당신 지금 나한테 뭐하는거야?’최종한은 어안이 벙벙해났다.하지만 그 누구도 최종한의 속마음을 들여다볼수 없었다. 다들 눈에는 오직 조정룡이 이강현한테 깍듯한 모습만 보였다.최 할아버지는 제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최금산과 최금해의 얼굴은 삽시에 얼그러졌다. 아까 이강현한테 퍼부었던 욕설들을 조정룡과 오도문이 알게 되면 어떤 폭풍우가 일지 두려웠다.최종한은 얼굴이 파래졌다. 오늘 연회의 주인공이 될줄만 알았던 그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이강현한테 모든 아우라를 빼았기고 말았다.최메이의 딸과 사위는 초조해하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마치 이강현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목숨을 딸수 있을것만 같았다.이 순간만큼 이강현을
제일 뒤에서 걷고 있던 최순과 고건민은 자꾸 이강현쪽으로 시선이 갔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것 마냥 이강현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사위가 얼마나 쓸모없는 놈인지를 최순은 잘 알고 있었기에 눈 앞에 일어난 모든것들을 믿을수가 없었다.조정룡과 오도문이 이강현한테 저렇게 깍듯한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수가 없었다.고운란은 아무렇지 않게 식사만 하는 이강현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앞서 이강현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한데 뭉쳐 더 큰 의혹을 자아냈다.‘이강현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고운란의 의문이 채 풀리기도 전에 정중천이 이미 연회장 중앙으로 걸어들어왔다.“어르신 안색이 좋아보이시는데요? 어르신 오래오래 장수하셔야 합니다.”정중천은 축사를 올리고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렸다.정중천 곁에 서있던 부하들이 이강현의 모습을 보고는 귓속말로 얘기했다.“천 할아버지, 이 선생님 저쪽에 계십니다.”이강현을 본 정중천은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천 할아버지, 메인석에 앉으시지요.”말은 그렇게 했어도 최 어르신은 정중천이 이강현쪽에 가서 앉을거라고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전 이 선생님 뵙고 올게요.”정중천은 이 한마디만 남기고는 최씨 집안 사람들을 피해 이강현쪽으로 걸어갔다.정중천의 멀어지는 뒤모습에 최씨 집안 사람들은 울음이 터질것만 같았다.‘오늘 이……. 이 자리는 내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가 아니던가?’최 어르신은 마음속으로 울부짖었다.기분은 썩 좋지 않았지만 정중천, 조정룡, 오도문 모두 한성에서 명성 높으신 존귀한 분이신지라 최 어르신은 감히 뭐라 말하지 못했다.정중천은 만면에 웃음꽃을 띄고는 이강현 옆으로 다가와 허리 굽혀 인사했다.“이 선생님, 제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편하게 앉으세요.”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정중천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조정룡의 맞은켠에 착석하여 공경한 눈빛으로 이강현을 쳐다보았다.장내의 손님들은 이미 오도문과 조정룡이 이강현을 대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정중천의 뜻밖의 행동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