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남검봉의 경매원은 사장님의 지시를 받고는 격동에 찬 나머지 손에 들고있는 패쪽을 흔들며 가격을 불렀다.경매사는 웃으며 말했다.“네, 78번 2억을 외쳤습니다. 다른 분 있으실까요? 이 비취는 비취들중에서도 최상급입니다.”남검봉이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남검봉은 2억으로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놀래켰으리라 생각했다.이강현은 스크린속의 경매사를 보며 수화기를 열어 말했다.“4억 불러줘.”“알겠습니다.”이강현의 경매원이 명령을 받들고 패쪽을 높이 치켜들었다.“4억”값을 올리려던 도련님들은 스크린에서 울러퍼지는 4억이라는 가격에 한숨을 풀풀 내쉬었다.‘오늘 온 사람들 정체가 뭐야, 2억씩 부르면 우리들더러 어떻게 하라고.’남검봉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검봉은 강적을 만났다고 생각했다.남검봉은 오늘 자신이 가져온 금액이 12억은 되기에 비취를 꼭 손에 넣을수 있을거라 믿었다.“4억 4천만 불러줘.”남검봉이 말했다.2억씩 값을 올리는건 남검봉도 좀 무리라 생각했기에 전략을 바꾸기로 생각했다.경매원이 값을 부른후 경매사가 외쳤다.“78번 두번째로 값을 올렸습니다, 아마 이 비취가 아주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또 다른 분 계실가요?”“6억”이강현의 경매원이 패쪽을 들며 외쳤다.“118번이 6억을 외쳤습니다, 아주 매력 넘치신 분이네요.”경매사가 기분 좋게 외쳤다.경매가 순리롭게 끝나면 경매사도 그에 잇다른 보너스를 받게 된다.남검봉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118번 도대체 누구야? 지금 나랑 맞서겠다는거야?”남검봉은 눈을 붉히며 수화기를 들었다.“8억, 8억 불러.”경매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8억”“세상에, 78번 진짜 대단하시네요, 경매가가 8억을 넘었습니다, 또 다른 분 계실까요? 없으시면 이 보물은 78번 분이 가져가시게 될겁니다.”“10억”이강현을 대표한 118번이 패쪽을 들었다.“118번 분과 78번 분 같은 보물을 욕심내고 있군요, 누가 이 보물을 가지게 될지 기대가 되는데요?”경매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남검봉은 2억을 더 보태여 총 12억을 몸에 지니고 경매장에 도착했다.남검봉은 118번 사람이 비취 장신구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12억을 넘는 가격은 부르지 않을거라 확신했다. 12억을 넘어선 비취 장신구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값을 외친 남검봉은 가슴이 답답한지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스크린에서는 경매원이 온 힘을 다해 외치고 있었다.“12억! 12억 나왔습니다.”어투와 속도 이 모든것이 남검봉을 연기하고 있는듯 했다. 경매원은 남검봉을 위해 목숨을 다하고 있는건만 같았다.이강현은 남검봉의 경매원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뿜을뻔 했다.“누구 경매원인지 코미디언이 안 된게 너무 아깝단 말이지.”경매사는 12억이라는 수자에 얼굴에 홍조가 일기 시작했다.경매사는 사전에 경매물품에 대한 자료를 기본적으로 수색하여 값을 가늠해본다.지금 외치고 있는 유리 비취의 가격은 가늠했던 가격을 휠씬 넘어섰다.“12억! 78번 손님께서 최상급 비취 장신구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또 다른 분 계실까요?”“다른 분 계세요? 이건 아주 흔치 않은 비취 장신구에요, 앞으로도 부단히 가격이 오를거에요. 또한 여러분들의 고귀한 신분을 나타낼수 있는 장신구이기도 해요.”경매사는 비취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하지만 12억의 가격에 다들 침묵을 유지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는 가격을 올릴 마음이 없었다.남검봉은 다리를 꼬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담배를 물었다.“나랑 싸울려면 아직 멀었어, 118번 어디 한번 해봐. 저건 오늘 내가 꼭 가져가고 말겠어.”남검봉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자신이 운란이 생일에 비취를 선물하는 광경을 그렸다.경매사는 아무도 값을 올리려 하지 않자 망치를 치켜들었다.“다른 분 계실까요? 현재 78번 분이 12억을 외치셨습니다. 제가 셋 외칠때까지 경매 하실분 없으시면 이 비취는 78번 분 소유가 될겁니다.”경매사가 손에 망치를 꼭 쥐었다.“하나.”“둘.”경매사가 셋을 외치려고 할때
철컥.남검봉이 구멍에 넣은 열쇠를 돌렸다.남검봉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발로 문을 찼다. 118번 방문이 열리자 남검봉은 뛰쳐들어가 소리쳤다.“누가 자꾸 값을 올리려고 하는거야?”방 안에는 한창 방청소를 하고 있던 직원이 남검봉을 바라보며 물었다.“뭘 도와드릴까요?”남검봉의 행동이 우스웠지만 직원은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남검봉은 직원만 남아있는 방안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물었다.“그 놈 어디갔어? 이 방에 있던 놈은?”“이미 나가셨어요, 저도 어디 가셨는지는 몰라요.”직원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남검봉은 직원의 목덜미를 쥐고 말했다.“그 놈이 누군지 알아? 알면 얼른 대답해.”“죄송해요, 전 그 사람을 본적 없어요, 청소하러 오라고 해서 지시를 받든것 뿐이에요.”직원은 당황한듯 남검봉을 바라보았다.남검봉은 방안을 훑어보고 나가려 할때 테이블에 번호패쪽이 있는걸 보았다.남검봉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여기 머물렀던 사람이 남기고 간거야?”“아마……. 아마도요.”직원이 더듬거리며 말했다.남검봉은 번호패쪽을 들여다보며 뭔가를 떠올렸다. 이강현이 들고있었던 번호패 같았다.딸깍!번호패가 남검봉의 손에서 떨어지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이강현? 나랑 싸우던 놈이 이강현? 14억을 외친 놈이 이강현이라고?’남검봉이 자신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정답을 찾지 못했다.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남검봉은 풀이 죽어서는 경매장을 나섰다.…….비취 장신구를 손에 쥔 이강현은 들뜬 마음으로 집에 들어섰다.막 집에 들어서자 거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손님이 온듯 했다.
이강현이 거실로 들어서자 최순의 옆에 최순과 닮은 아줌마가 앉아있는걸 보았다.“얼른 와서 인사 해, 거기 서서 뭐하는거야? 여긴 운란이 둘째 이모야, 너도 둘째 이모라고 불러.”최순이 이강현을 흘기며 말했다.최순의 친정은 한성에서 그렇게 잘나가는 집안은 아니었다. 최씨 집안이 오늘 이 정도로 발전할수 있었던건 최할아버지가 손에 쥐고 있던 작은 권력으로 발전시킨것이었다.최씨 집안은 남자 둘에 여자 둘, 이렇게 아이가 넷이었다. 최순은 집에서 셋째였기에 위에 큰 오빠와 둘째 언니 그리고 남동생이 있었다. 오늘 집에 찾아온건 둘째 언니 최메이었다.“안녕하세요, 둘째 이모.”이강현이 최메이 앞에 다가가 물었다.“아이고 그래, 이강현이라 했던가? 동생, 사위가 미용실 꾸리고 있다고 했던가? 남자가 어떻게 그런걸로 밥 벌어먹고 살아?”최메이는 이강현을 흘기며 말했다.최순은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말했다.“이강현 넌 이 밤중에 어디서 뭘 하다가 들어온거야? 내가 화가 나서 죽는 꼴 보고싶은거지?”최메이가 최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동생, 화 내지 마. 화 내봤자 자기 몸만 상해. 이건 운명이야, 바꾸고 싶다고 해서 바쑬수 있는게 아니라고, 운란이 복도 없지, 어떻게 저런 놈을 만나서 고생을 하고 있는거야.”이강현은 최메이를 힐끗 보고는 운란이 곁에 앉았다.최메이가 웃으며 말했다.“네 사위를 좀 봐봐, 남자같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당장 우리 아버지 70세 생신이신데 저 놈 데리고는 오지 마, 아버지가 보시면 화 나서 쓰러지실거야.”“너도 아버지가 평생 정치쪽에만 계셔서 근면성실한 사람 좋아하는거 너도 알잖아, 저런 찌질이는 집에서나 있으라 해.”고운란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앞에 앉아계시는 사람이 둘째 이모만 아니었다면 제대로 따지고 들었을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이강현이 맘에 들지 않았던 최순은 둘째 언니 말에 화가 더욱 치밀어올랐다.“동생, 우리 딸 주취화가 찾은 사위를 봐봐, 연봉 몇천만원에 명절이면 최상급의 선물을 들여다놓군 해
최메이를 배웅하고 난 최순은 터질것만 같은 심장을 부여잡으며 고운란의 방문을 두드렸다.“운란아, 찌질이 남편하고 같이 나와 봐, 할말 있어서 그래.”최순이 분노하며 말했다.최메이한테 기시를 당한 최순은 속이 말이 아니었다. 모든 감정들이 한 순간에 폭발하고 말았다.“얼른 이강현한테 나와보라고 해, 너 둘째 이모가 한 말 잘 생각해야 해, 이틀후면 네 외할아버지 생신인데 이강현을 데리고 가서는 절대 안돼.”방문이 열리자 고운란은 난처한듯 최순을 바라보았다.“엄마,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둘째 이모가 한 말 때문에 이강현 나무랄 필요는 없잖아요.”“내가 이강현을 나무랐다고? 이게 다 우리 집안을 위햇서 그러는거 아니야, 모든 친척들이 쟤 한 놈 때문에 우리 집안을 얕보면 우리 집안 이미지는 다 망가질거 아니니? 네 아빠 앞으로 창피해서 머리도 못 들고 다녀!”최순은 말할수록 화가 났다.“다른 집 사람들은 사위자랑만 늘어놓는데 나는 사위자랑 하는곳이면 구석에 숨어있어야 해, 내 사위가 누군지 물어볼가봐 두려워서 말이야.”“이강현은 남자가 아니야, 네가 진짜 남자라면 얼른 운란이하고 이혼해, 운란이 곁에 철썩 붙어서 평생 운란이가 벌어다주는 돈으로 살지 말고.”고운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엄마, 그만 좀 하세요, 이강현 그런 사람 아니에요, 엄마가 이강현을 몰라서 그래요.”“그 놈이 뭐가 좋다고 감싸는거야? 그래, 네가 언제까지 감쌀수 있나 한번 보자. 모레 외할아버지 생신날 쟤 데려가서는 안돼, 알겠어?”최순은 발을 동동 구르며 방을 나갔다. 이강현을 데리고 나가지 않는것이 최순의 마지막 한계였다.둘째 언니한테 비웃음 당한것으로 이미 충분히 화가 나는데 운란이가 이강현을 데리고 최 할아버지 생신에까지 참가하면 그땐 최씨 집안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것이다.최씨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놀릴걸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올랐다.고운란은 엄마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엄마, 엄마가 이강현 가지 못하게 막으시면 저도 안 갈거에요, 저도 엄마랑
이강현은 웃으며 운란이의 품 안에 안겼다.“와이프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당연히 그 말 따라야지.”“모레 외할아버지 생신이신데 갈거야?”고운란은 어떻게 할지 몰랐다. 이강현을 데리고 가면 친척들의 웃음거리가 될게 뻔했기에 운란이는 가고 싶지가 않았다. 외할아버지 생신날 이강현이랑 나들이를 가거나 솔이를 보러 가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했다.이강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가야지, 외할아버지 70세 생신이신데 손자손녀들이 빠져서야 되겠어?”고운란은 머리를 끄덕였다.…….외할아버지 생신날, 최메이가 딸 주취화와 사위 한지덕과 함께 최순의 집에 왔다.집에 들어서자 최메이는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동생, 우리 동생 가족 데리러 왔어, 내 딸이랑 사위가 차 운전해 왔으니까 우리 차로 이동해.”최메이가 최순의 집으로 온 진짜 목적은 사위자랑을 하기 위해서였다.지난번 고운란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난 최메이는 이번에 이를 갈았다.최순은 억지로 웃어보이며 말했다.“저희야 너무 고맙죠, 먼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는데 얼른 차 드세요.”“그럴 필요 없어, 자네 집에 차가 없는걸 알고 우리가 이렇게 온거야. 운란이는 회사 차를 운전해서 다니고 있지? 회사 차를 갖고다니면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려. 우리 딸이 운전하는 차는 좋은 차니까 같이 가면 체면도 설거야.”말을 마친 최메이는 딸과 사위에게 눈짓을 했다. 둘은 웃으면서 차키를 꺼내 흔들거렸다. BMW가 최순의 눈에 확 들어왔다.최순은 이강현을 원망하기 시작했다.‘이강현 그 놈이 좀만 잘났어도, 이강현이…….”마음속으로 되뇌었지만 현실은 잔혹했다.“동생 안색이 안좋아 보이는데 괜찮아? 오늘 우리 아버지 생신이신데 그런 얼굴을 하고 갈수는 없잖아?”최메이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말했다.“하하하, 아니에요, 저 운란이 내려오라고 할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최순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주먹을 꽉 부여쥐고는 노기등등하게 운란이의 방으로 향했다.문을 염과 동시에 재빠르게 문을 닫았다.“이강현
“엄마, 다른 집안이랑 비교해서 뭐할려고, 그런식으로 치면 와이프한테 자가용비행기랑 크루즈 선물하는 집안도 있는데, 그런 집안이랑 비기면 더 화나지 않아?”고운란이 말했다.최순은 화가 나서 씩씩 거리며 이강현과 고운란을 가리켰다.“너희들 얼른 준비해서 나와, 둘째 이모네 차 타고 연회로 가. 이강현 너는 도착하면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있어,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고운란은 최순의 뒤모습을 보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고운란은 이강현의 손을 잡고 방에서 걸어나왔다.고건민은 어두운 안색으로 거실 중앙에 서서는 이강현을 째렸다.“나가자, 시간 지체하지 말고.”최메이가 히죽거리며 앞장서서는 고운란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최메이는 BMW 두 대를 가리키며 말했다.“봐봐, 우리 집건 독일에서 직접 건너온 차야, 국산이랑은 달라도 너무 다르지.”한지덕이 고개를 치켜들며 말했다.“국산은 기술이 많이 떨어져, 안전에 관한 우려도 좀 많고, 수입산이랑은 비교가 안돼. 우리 집건 독일 공장에서 만든거라 다른 차랑은 비교가 안될거야.”“안전성이라든지 차성능이라든지 비교가 안되지. 이 차 사려고 내가 3개월전에 미리 예약을 했다는거야, 다른 한대는 4000만원이나 더 주고 구매했어. 하긴 우리 집이 돈 아쉬운 집안도 아니니까.”최메이는 한지덕의 말에 귀가 입에 걸려있었다.“어떻게 이제야 우리 지덕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것 같지? 우리 지덕이는 세게 500강 안에 드는 회사에서 팀장 직을 맡고있어. 실적뿐만아니라 월급도 높아. 게다가 당분간 해외로 출장간다는 소식이 있어, 돌아오면 월급을 더 올려준다고 해, 앞으로 연봉을 억소리나게 받을수도 있어.”최순은 머리를 숙이고는 헛기침을 했다.“한지덕 훌륭한것 좀 봐, 우리 집 이 찌질이는 보면 볼수록 화가 나.”“동생, 너무 그러지 마, 화 낸다고 달라질 사실도 아니잖아.”최메이가 이강현을 힐끗 쳐다보며 웃었다.고건민도 이강현에세 귓속말을 해댔다.“너 쟤 좀 봐, 그리고 너 자신을 좀 돌아봐, 넌 운란이
“솔직히 지금 짜증나지? 못난 남편 만나서, 난 네가 훨씬 아까워, 네가 손만 까딱하면 너한테 장가오겠다는 남자들이 줄을 설텐데 왜 그런 남자를 만난거야?”주취화가 고운란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이 이 순간 터졌다.고운란이 이강현을 위해 막아나설려던 찰나 이강현이 고운란의 손목을 끌어당겼다.고운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미러로 고운란의 표정을 본 주취화가 갑자기 웃어댔다.“아이고, 내 입 좀 봐, 내가 원래 생각보다 말이 앞서는거 알지?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리고 내 말 사실이잖아, 네가 거지한테 시집간거 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 없을걸?”“예전에 너 좋다고 쫓아다니던 부자집 도련님들이 네가 이강현 같은 남자한테 시집 갔다는걸 알게 되면 다들 어떤 표정일까? 아마 놀라서 턱이 빠질거다.”주취화의 말이 비수처럼 고운란의 가슴에 박혔다.홀로 반나절 떠들어대던 주취화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아무런 반응도 없자 괜히 언짢았다.마치 꽉 쥔 주먹으로 솜을 격타하듯 무기력감이 몰려와 더욱 짜증이 났다.“왜 아무 말도 없는거야? 내 말 듣고있어?”주취화가 물었다.“아니, 동생 네 말이 맞는거 같아서, 계속 해봐, 우리 듣고 있어.”고운란이 담담하게 말했다.주취화는 멈칫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내가 할아버지한테 선물 준비한거 있어, 가방 안에 있을거야, 열어봐봐. 언니는 선물 준비했어? 외할아버지 생신 축하하러 가는데 빈손으로 가긴 좀 그렇지 않아?”고운란은 주취화가 건넨 가방을 받았다.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최 할아버지한테 드릴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이강현이 고운란한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사인을 보냈다.고운란이 가방안에서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박스를 열자 안에는 옥관음이 들어있었다. 옥관음이 발산하고 있는 빛으로 보아 여간 비싼 옥이 아닐듯 싶었다.”“내가 준비한 선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뭘 준비해야 될지 몰라서 옥관음을 준비했어. 친구한테 부탁해서 제일 좋은 옥으로 구해온거야, 이 작은것이 글쎄 몇천만원이야,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