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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작가: 곽오
이강현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핸드폰으로 뉴스를 시청했다.

이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더니 핸드폰 화면이 조정룡 이라는 이름이 떴다.

이강현이 핸드폰을 귓가에 가져다대자 조정룡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선생님, 저 조정룡이에요.”

“네.”

이강현이 대답했다.

조정룡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이번에 경매 활동을 조직했어요. 이 선생님을 초대하고 싶은데 혹시 시간 되시나요?”

일반인한테 경매는 그저 바라만 볼수 있는 존재일지 몰라도 이강현 레벨의 사람들한테는 오락활동이나 마찬가지었다.

“경매하시는 물건 종류는 뭐죠?”

관심 없는 물건을 경매하는거면 이강현은 참가하지 않을 셈이었다.

이강현의 뜻을 알아차린 조정룡이 말했다.

“진귀한 문물들과 보석들을 경매할 예정이에요, 녹색유리와 비취등도 있으니 와서 구경하셔도 좋을거에요.”

비취중에서 제일 고급진 연녹색과 유리가 어울리지면 그건 최상급의 비취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취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갖고있었다. 특히 명문 집안 사람들한테 비취는 보석보다도 더 인기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고운란의 생일이었는지라 이강현은 비취를 고운란에게 선물하리라 마음 먹었다.

“그래요, 그럼 시간이랑 주소 찍어주세요, 제가 시간 맞춰 갈게요.”

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네, 그럼 문자로 알려드릴게요.”

조정룡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강현만 오면 체면이 설것만 같았다.

전화를 끊은 이강현은 조정룡이 보낸 메시지를 힐끔 보고는 다시금 뉴스를 시청했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이강현은 택시를 잡아 경매장소로 향했다.

경매는 재부빌딩 옥상에서 진행되었다.

재부빌딩은 한성의 금융 CBD이므로 수많은 금융 회사들이 있는 곳이었다. 이번 경매 대상자들은 다름아닌 금융 회사의 대표님들이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옥상에 올라가자 경매장 밖에서 래빈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있었다. 직원 아가씨가 번호패을 이강현의 가슴에 붙여주었다.

“이 번호패는 경매하실때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번 경매는 실명제가 아니므로 모든 분들은 방안에서 라이브방송을 시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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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으로 모실게요, 지금은 뷔페식 연회를 즐기시면 됩니다.”직원이 이강현을 홀로 안내했다. 홀 테이블에는 각족 음식들이 놓여있었는데 와인과 위스키도 있었다.이강현이 주위를 돌아보고 있을때 마침 와인잔을 흔들며 아가씨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남검봉이 눈에 띄였다.이강현의 소박한 옷차림에 남검봉은 미간을 찌푸렸다.“검봉이 형 왜 그래요? 못 볼 사람이라도 본거에요?”남검봉 맞은켠에 서있던 도련님이 물었다. 남검봉의 갑자기 바뀐 표정이 궁금했다.“진사오, 장사오, 제가 옛 친구를 본것 같아서요.”옛 친구라고 말할때 남검봉은 자기도 모르게 아래입술을 깨물었다.진사오와 장사오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남검봉이 말한 옛친구는 원수라는걸 어렵지 않게 알아챘다.“검봉이 형 친구에요? 그럼 우리랑 같이 가서 인사 나눠요.”“그럼 두분한테 먼저 고맙다고 인사 올릴게요.”남검봉은 이강현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었다.“아가씨들, 우리 검봉이 형 한테 힘이 되어줄러 가볼까요?”장사오와 진사오는 옆에 있는 아가씨들을 껴안고 이강현이 서있는 쪽으로 걸어갔다.이강현은 뷔페와 사교에 관심이 없었는지라 조용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려 했다. 이때 남검봉이 사람 몇몇을 데리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걸 보았다,남검봉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게 누구야, 찌질이 아니야? 여긴 어떻게 들어왔대? 경매장이 동대문시장도 아니고 너 같은 사람이 들어올수 있는데가 아닐텐데?”진사오와 장사오는 이강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옷차림으로 이런 곳에 드나들 생각을 하다니, 대단한 용기야.”“용기로 되겠어? 수치심도 못 느끼는거 아니야, 한성 금융 회사 대표들이 모이는 자리에 이런 사람이 들어오다니.”“검봉이 형은 어떻게 이런 사람을 알게 된거야? 힐끗 쳐다만 봐도 눈 아픈데 어떻게 같이 서있는거야?”이강현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비키려 했지만 남검봉이 이강현의 앞을 막아나서며 말했다.“갈려고? 너 어떻게 여길 들어온거야? 이번 경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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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룡의 목소리를 들은 남검봉이 멈칫 했다.진사오와 장사오도 정신을 바짝 차린채 웃음으로 조정룡을 맞이했다.그들한테 조정룡과 말을 섞는건 아주 영광스러운 일이었다.남검봉이 득의양양해하며 말했다.“조정룡은 다른 사람이 거짓말 하는걸 싫어해, 네가 아까 한 말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들었을거야.”이강현은 바보를 바라보듯 남검봉을 쳐다보았다. 남검봉이 어떤 생각으로 이런 말을 뱉는지 알수가 없었다.남검봉은 이강현이 자신을 보는 눈빛에 화가 났다.조정룡이 여러 사람들을 거느리고 홀에 들어섰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조정룡한테 집중되었다. 다들 문어구에서 조정룡과 말을 나누고 싶어했지만 조정룡은 곧장 이강현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입가에 미소를 띄우려고 했던 조정룡은 이강현이 자신의 신분이 폭로되는걸 원치 않는다던 말이 생각나 웃음을 거두었다.이강현의 지위가 폭로되면 여기에 있는 아가씨들은 이강현을 가만두지 않을것이다.모든 부자집 도련님들이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달려들것이고 모든 아가씨들이 이강현과 잠자리를 가지고 싶어 할것이다.남검봉은 조정룡이 이강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기분이 통쾌했다. 남검봉은 조정룡의 눈빛에서 조정룡은 이강현을 모른다고 판단했다.이강현이 아까 조정룡이 초청해서 여기 왔다고 했으니 조정룡 앞에서 이강현의 거짓말을 폭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조 대표님, 안녕하세요, 전 정흥 투자 회사 대표 남검봉이라고 합니다.”남검봉이 먼저 말을 걸었다.조정룡은 간단하게 알겠다고만 답했다.조정룡의 짤막한 한마디에도 남검봉은 기뻤다.“조 대표님, 이 거지가 여길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어요, 저한테 들킨후로 누가 초청했냐고 물었더니 글쎼 대표님이 초청한 손님이라는거 있죠.”“저 거지 놈 눈에 뵈는게 없어요, 대표님 이름으로 여길 기어들어와선 뷔페를 먹으려고 하는것 같아요.”남검봉은 생각해놓은 대사를 읊으며 이강현을 짚었다.진사오와 장사오는 이때다 싶어 남검봉의 말을 거들기 시작했다.“옷차림도 옷차림이지만 아까 대표님한테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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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도 참여한거야?”조정룡이 음침한 얼굴로 장사오와 진사오한테 물었다.장사오와 진사오는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이 물음에 맞다고 대답해서는 안된다고 여겼다.“저희는……. 남검봉한테 홀려서 그런거에요, 저희는 말렸어요.”“네 저희가 하려고 했던거 아니에요. 저희는 사람들은 모두 평등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옷차림으로 그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남검봉의 행동을 지지하지 않았어요.”장사오와 진사오가 발을 빼려 했지만 조정룡이 두 사람한테도 따귀를 날렸다.“내가 우스워?”조정룡이 웃으며 물었다.“아, 아니에요, 저희가 잘못 했어요.”장사오와 진사오는 울것만 같았다. 남검봉의 덕을 보려고 했지만 이런 후과를 불러올줄 몰랐다.남검봉은 볼을 감싸고는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서있는 이강현을 힐끗 보았다.“조 대표님, 절 때리신건 그렇다 치고 왜 저 놈이 아닌 우릴 때리시는거에요?”쨕쨕쨕!조정룡이 또다시 따귀를 날리며 물었다.“너 나랑 말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죽을 ‘사’자 어떻게 쓰는지 한번 가르쳐줘?”그제야 남검봉은 조정룡의 신분이 생각났는지 멈칫 했다.“잘못했어요.”남검봉이 억울한듯 말했다.“뭘 잘못했는데?”조정룡이 남검봉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남검봉은 바지에 지릴것만 같았다.“대표님한테 그런식으로 말하는게 아니었어요.”“나한테는 그렇다 쳐도 이 선생님한테는 그러면 안되는거였어.”말을 마친 조정룡이 이강현한테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이 선생님, 다 저의 불찰입니다. 제가 아래 사람들한테 선생님 불편하시지 않게 잘 모시라고 할테니까 절 용서해주세요.”모든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조정룡이 공손하게 이강현한테 허리까지 굽힐줄은 생각지 못했다.남검봉은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이 믿기지가 않았다.무엇때문에 조정룡이 이강현한테 쩔쩔 매는지 알수가 없었다.이강현은 찌질일뿐인데 조정룡한테 저런 대우를 받는게 화가 났다.남검봉은 마음속으로 외치며 모든것을 부정했다.“무엇때문에, 왜 이렇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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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내가 너처럼 둔한줄 알아?”조정룡이 남검봉의 머리를 두드리며 말했다.남검봉의 행동에 조정룡은 화가 단단히 났다. 자신이 허리를 굽혔음에도 불구하고 판을 읽지 못하는 남검봉이 어처구니가 없었다.“이 선생님, 제가 지금 당장 이 사람들 내보낼게요, 다 제 불찰입니다.”조정룡이 사과를 올렸다.에둘러서 구경하고 있던 아가씨들도 이강현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이강현의 평범한 옷차림때문에 아가씨들은 도무지 어떤 신분인지를 알아낼수가 없었다.이강현한테 남검봉은 개미와도 같은 존재였기에 따질 생각도 없었다.“됐어요.”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역시 이 선생님 아량이 넓으세요, 이 선생님만 아니었다면 제가 저 놈들 입을 아주 꿰맸을거에요.”조정룡이 말했다.남검봉, 진사오, 장사오는 일을 저지른 아이들마냥 머리를 떨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선생님, 이쪽으로 모실게요, 좀 있으면 경매 시작할거에요.”조정룡이 이강현을 방으로 안내했다. 경매가 시작되면 다른 부자집 도련님들도 각자의 방에 들어가서 스크린으로 라이브를 보게 될것이다.이강현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다들 낮은 목소리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저 이 선생이란 사람 도대체 누구야? 조 대표님이 저렇게 굽신거리는걸 봐선 혹시 명문가 재벌 2세?”“말도 안 되는 소리, 명문가 재벌 2세가 옷을 저렇게 입고 다닌다고? 심지어 수행 비서도 없잖아, 요란한걸 싫어하는 분이라고 해도 경호원이나 매니저는 데리고 다녀야 할거 아니야?”“누군들 알겠어, 아무튼 저 사람 기억해, 앞으로 건드리지 말고.”뭇 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져나갔다. 다들 불똥이 튈가 걱정되어 남검봉 곁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장사오가 남검봉을 째려보며 말했다.“설명 좀 해봐요.”“저도 답답해요, 저 놈은 고씨 집안 데릴사위에요, 와이프가 드려다놓은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찌질이라고요, 한달 용돈 몇십만원으로 사는 놈을 어떻게 설명해란 말이에요?”남검봉은 조정룡이 왜 그렇게 굽신거리는지 도무지 알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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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는 사람들앞이라 이강현이 넘어가는척 했지만 뒤에서 조정룡을 시켜 자신들의 안전을 위협할가봐 몹시 두려웠다.“먼저들 가세요, 오늘 제가 가져야 될 물건이 있어서요, 이제 시간 나면 식사자리 함께 하시죠.”남검봉이 차갑게 내뱉었다.장사오와 진사오도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연회장을 빠져나왔다.남검봉은 두 눈을 감고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테이블에 놓여있던 위스키 한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남검봉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있을거란걸 알았기에 주위를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남검봉은 자리를 뜰수가 없었다. 오늘 비취 장신구를 손에 넣어야했기 때문이다.그 장신구를 보는 순간 남검봉은 자신이 고운란한테 그 장신구를 쥐어주는 모습이 떠올랐다.남검봉은 아름다운 장신구는 절세미인인 고운란의 소유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남검봉은 그 장신구를 손에 넣기 위해 많은 상담소를 돌아다니고 투자를 얻어 12억을 모았다.“이강현, 너 꼭 후회하게 될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테니까.”남검봉은 이를 악물며 고운란의 생일날 고운란한테 비취를 선물하는 모습을 상상했다.남검봉은 제일 잔인한 수단으로 이강현한테 복수하리라 마음 먹었다.남검봉은 이강현이 영원히 암흑속에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울부짖었다.…….어느새 경매가 시작되었다. 남검봉은 주먹을 꽉 부여쥔채 방으로 들어갔다.가슴에 붙여져있던 패쪽을 테이블에 놓고는 통화 기계와 티비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을 진행했다.모든 준비가 끝난 남검봉은 시합에 참가하기라도 한듯 안절부절 못했다.경매에서는 제일 처음 사람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작은 물품들을 판매했다. 비취와도 같이 귀중한 물품들은 마지막 두번째로 경매되곤 했다.남검봉은 마치 석화된듯이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있었다.비취가 스크린에 뜨자 남검봉은 눈에서 빛을 발산했다.“이 연녹색의 비취 장신구는 비취중에서도 으뜸 가는 문물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건 새로운 비취들이지만 이 비취는 오랜 역사를 갖고있는 구하기 어려운 비취입니다…….”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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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억!”남검봉의 경매원은 사장님의 지시를 받고는 격동에 찬 나머지 손에 들고있는 패쪽을 흔들며 가격을 불렀다.경매사는 웃으며 말했다.“네, 78번 2억을 외쳤습니다. 다른 분 있으실까요? 이 비취는 비취들중에서도 최상급입니다.”남검봉이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남검봉은 2억으로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놀래켰으리라 생각했다.이강현은 스크린속의 경매사를 보며 수화기를 열어 말했다.“4억 불러줘.”“알겠습니다.”이강현의 경매원이 명령을 받들고 패쪽을 높이 치켜들었다.“4억”값을 올리려던 도련님들은 스크린에서 울러퍼지는 4억이라는 가격에 한숨을 풀풀 내쉬었다.‘오늘 온 사람들 정체가 뭐야, 2억씩 부르면 우리들더러 어떻게 하라고.’남검봉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검봉은 강적을 만났다고 생각했다.남검봉은 오늘 자신이 가져온 금액이 12억은 되기에 비취를 꼭 손에 넣을수 있을거라 믿었다.“4억 4천만 불러줘.”남검봉이 말했다.2억씩 값을 올리는건 남검봉도 좀 무리라 생각했기에 전략을 바꾸기로 생각했다.경매원이 값을 부른후 경매사가 외쳤다.“78번 두번째로 값을 올렸습니다, 아마 이 비취가 아주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또 다른 분 계실가요?”“6억”이강현의 경매원이 패쪽을 들며 외쳤다.“118번이 6억을 외쳤습니다, 아주 매력 넘치신 분이네요.”경매사가 기분 좋게 외쳤다.경매가 순리롭게 끝나면 경매사도 그에 잇다른 보너스를 받게 된다.남검봉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118번 도대체 누구야? 지금 나랑 맞서겠다는거야?”남검봉은 눈을 붉히며 수화기를 들었다.“8억, 8억 불러.”경매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8억”“세상에, 78번 진짜 대단하시네요, 경매가가 8억을 넘었습니다, 또 다른 분 계실까요? 없으시면 이 보물은 78번 분이 가져가시게 될겁니다.”“10억”이강현을 대표한 118번이 패쪽을 들었다.“118번 분과 78번 분 같은 보물을 욕심내고 있군요, 누가 이 보물을 가지게 될지 기대가 되는데요?”경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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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남검봉은 2억을 더 보태여 총 12억을 몸에 지니고 경매장에 도착했다.남검봉은 118번 사람이 비취 장신구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12억을 넘는 가격은 부르지 않을거라 확신했다. 12억을 넘어선 비취 장신구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값을 외친 남검봉은 가슴이 답답한지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스크린에서는 경매원이 온 힘을 다해 외치고 있었다.“12억! 12억 나왔습니다.”어투와 속도 이 모든것이 남검봉을 연기하고 있는듯 했다. 경매원은 남검봉을 위해 목숨을 다하고 있는건만 같았다.이강현은 남검봉의 경매원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뿜을뻔 했다.“누구 경매원인지 코미디언이 안 된게 너무 아깝단 말이지.”경매사는 12억이라는 수자에 얼굴에 홍조가 일기 시작했다.경매사는 사전에 경매물품에 대한 자료를 기본적으로 수색하여 값을 가늠해본다.지금 외치고 있는 유리 비취의 가격은 가늠했던 가격을 휠씬 넘어섰다.“12억! 78번 손님께서 최상급 비취 장신구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또 다른 분 계실까요?”“다른 분 계세요? 이건 아주 흔치 않은 비취 장신구에요, 앞으로도 부단히 가격이 오를거에요. 또한 여러분들의 고귀한 신분을 나타낼수 있는 장신구이기도 해요.”경매사는 비취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하지만 12억의 가격에 다들 침묵을 유지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는 가격을 올릴 마음이 없었다.남검봉은 다리를 꼬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담배를 물었다.“나랑 싸울려면 아직 멀었어, 118번 어디 한번 해봐. 저건 오늘 내가 꼭 가져가고 말겠어.”남검봉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자신이 운란이 생일에 비취를 선물하는 광경을 그렸다.경매사는 아무도 값을 올리려 하지 않자 망치를 치켜들었다.“다른 분 계실까요? 현재 78번 분이 12억을 외치셨습니다. 제가 셋 외칠때까지 경매 하실분 없으시면 이 비취는 78번 분 소유가 될겁니다.”경매사가 손에 망치를 꼭 쥐었다.“하나.”“둘.”경매사가 셋을 외치려고 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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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컥.남검봉이 구멍에 넣은 열쇠를 돌렸다.남검봉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발로 문을 찼다. 118번 방문이 열리자 남검봉은 뛰쳐들어가 소리쳤다.“누가 자꾸 값을 올리려고 하는거야?”방 안에는 한창 방청소를 하고 있던 직원이 남검봉을 바라보며 물었다.“뭘 도와드릴까요?”남검봉의 행동이 우스웠지만 직원은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남검봉은 직원만 남아있는 방안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물었다.“그 놈 어디갔어? 이 방에 있던 놈은?”“이미 나가셨어요, 저도 어디 가셨는지는 몰라요.”직원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남검봉은 직원의 목덜미를 쥐고 말했다.“그 놈이 누군지 알아? 알면 얼른 대답해.”“죄송해요, 전 그 사람을 본적 없어요, 청소하러 오라고 해서 지시를 받든것 뿐이에요.”직원은 당황한듯 남검봉을 바라보았다.남검봉은 방안을 훑어보고 나가려 할때 테이블에 번호패쪽이 있는걸 보았다.남검봉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여기 머물렀던 사람이 남기고 간거야?”“아마……. 아마도요.”직원이 더듬거리며 말했다.남검봉은 번호패쪽을 들여다보며 뭔가를 떠올렸다. 이강현이 들고있었던 번호패 같았다.딸깍!번호패가 남검봉의 손에서 떨어지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이강현? 나랑 싸우던 놈이 이강현? 14억을 외친 놈이 이강현이라고?’남검봉이 자신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정답을 찾지 못했다.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남검봉은 풀이 죽어서는 경매장을 나섰다.…….비취 장신구를 손에 쥔 이강현은 들뜬 마음으로 집에 들어섰다.막 집에 들어서자 거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손님이 온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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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5화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4화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3화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2화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1화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0화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79화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78화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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