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도 참여한거야?”조정룡이 음침한 얼굴로 장사오와 진사오한테 물었다.장사오와 진사오는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이 물음에 맞다고 대답해서는 안된다고 여겼다.“저희는……. 남검봉한테 홀려서 그런거에요, 저희는 말렸어요.”“네 저희가 하려고 했던거 아니에요. 저희는 사람들은 모두 평등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옷차림으로 그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남검봉의 행동을 지지하지 않았어요.”장사오와 진사오가 발을 빼려 했지만 조정룡이 두 사람한테도 따귀를 날렸다.“내가 우스워?”조정룡이 웃으며 물었다.“아, 아니에요, 저희가 잘못 했어요.”장사오와 진사오는 울것만 같았다. 남검봉의 덕을 보려고 했지만 이런 후과를 불러올줄 몰랐다.남검봉은 볼을 감싸고는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서있는 이강현을 힐끗 보았다.“조 대표님, 절 때리신건 그렇다 치고 왜 저 놈이 아닌 우릴 때리시는거에요?”쨕쨕쨕!조정룡이 또다시 따귀를 날리며 물었다.“너 나랑 말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죽을 ‘사’자 어떻게 쓰는지 한번 가르쳐줘?”그제야 남검봉은 조정룡의 신분이 생각났는지 멈칫 했다.“잘못했어요.”남검봉이 억울한듯 말했다.“뭘 잘못했는데?”조정룡이 남검봉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남검봉은 바지에 지릴것만 같았다.“대표님한테 그런식으로 말하는게 아니었어요.”“나한테는 그렇다 쳐도 이 선생님한테는 그러면 안되는거였어.”말을 마친 조정룡이 이강현한테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이 선생님, 다 저의 불찰입니다. 제가 아래 사람들한테 선생님 불편하시지 않게 잘 모시라고 할테니까 절 용서해주세요.”모든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조정룡이 공손하게 이강현한테 허리까지 굽힐줄은 생각지 못했다.남검봉은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이 믿기지가 않았다.무엇때문에 조정룡이 이강현한테 쩔쩔 매는지 알수가 없었다.이강현은 찌질일뿐인데 조정룡한테 저런 대우를 받는게 화가 났다.남검봉은 마음속으로 외치며 모든것을 부정했다.“무엇때문에, 왜 이렇게 된
“넌 내가 너처럼 둔한줄 알아?”조정룡이 남검봉의 머리를 두드리며 말했다.남검봉의 행동에 조정룡은 화가 단단히 났다. 자신이 허리를 굽혔음에도 불구하고 판을 읽지 못하는 남검봉이 어처구니가 없었다.“이 선생님, 제가 지금 당장 이 사람들 내보낼게요, 다 제 불찰입니다.”조정룡이 사과를 올렸다.에둘러서 구경하고 있던 아가씨들도 이강현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이강현의 평범한 옷차림때문에 아가씨들은 도무지 어떤 신분인지를 알아낼수가 없었다.이강현한테 남검봉은 개미와도 같은 존재였기에 따질 생각도 없었다.“됐어요.”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역시 이 선생님 아량이 넓으세요, 이 선생님만 아니었다면 제가 저 놈들 입을 아주 꿰맸을거에요.”조정룡이 말했다.남검봉, 진사오, 장사오는 일을 저지른 아이들마냥 머리를 떨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선생님, 이쪽으로 모실게요, 좀 있으면 경매 시작할거에요.”조정룡이 이강현을 방으로 안내했다. 경매가 시작되면 다른 부자집 도련님들도 각자의 방에 들어가서 스크린으로 라이브를 보게 될것이다.이강현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다들 낮은 목소리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저 이 선생이란 사람 도대체 누구야? 조 대표님이 저렇게 굽신거리는걸 봐선 혹시 명문가 재벌 2세?”“말도 안 되는 소리, 명문가 재벌 2세가 옷을 저렇게 입고 다닌다고? 심지어 수행 비서도 없잖아, 요란한걸 싫어하는 분이라고 해도 경호원이나 매니저는 데리고 다녀야 할거 아니야?”“누군들 알겠어, 아무튼 저 사람 기억해, 앞으로 건드리지 말고.”뭇 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져나갔다. 다들 불똥이 튈가 걱정되어 남검봉 곁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장사오가 남검봉을 째려보며 말했다.“설명 좀 해봐요.”“저도 답답해요, 저 놈은 고씨 집안 데릴사위에요, 와이프가 드려다놓은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찌질이라고요, 한달 용돈 몇십만원으로 사는 놈을 어떻게 설명해란 말이에요?”남검봉은 조정룡이 왜 그렇게 굽신거리는지 도무지 알수가
아까는 사람들앞이라 이강현이 넘어가는척 했지만 뒤에서 조정룡을 시켜 자신들의 안전을 위협할가봐 몹시 두려웠다.“먼저들 가세요, 오늘 제가 가져야 될 물건이 있어서요, 이제 시간 나면 식사자리 함께 하시죠.”남검봉이 차갑게 내뱉었다.장사오와 진사오도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연회장을 빠져나왔다.남검봉은 두 눈을 감고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테이블에 놓여있던 위스키 한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남검봉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있을거란걸 알았기에 주위를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남검봉은 자리를 뜰수가 없었다. 오늘 비취 장신구를 손에 넣어야했기 때문이다.그 장신구를 보는 순간 남검봉은 자신이 고운란한테 그 장신구를 쥐어주는 모습이 떠올랐다.남검봉은 아름다운 장신구는 절세미인인 고운란의 소유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남검봉은 그 장신구를 손에 넣기 위해 많은 상담소를 돌아다니고 투자를 얻어 12억을 모았다.“이강현, 너 꼭 후회하게 될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테니까.”남검봉은 이를 악물며 고운란의 생일날 고운란한테 비취를 선물하는 모습을 상상했다.남검봉은 제일 잔인한 수단으로 이강현한테 복수하리라 마음 먹었다.남검봉은 이강현이 영원히 암흑속에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울부짖었다.…….어느새 경매가 시작되었다. 남검봉은 주먹을 꽉 부여쥔채 방으로 들어갔다.가슴에 붙여져있던 패쪽을 테이블에 놓고는 통화 기계와 티비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을 진행했다.모든 준비가 끝난 남검봉은 시합에 참가하기라도 한듯 안절부절 못했다.경매에서는 제일 처음 사람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작은 물품들을 판매했다. 비취와도 같이 귀중한 물품들은 마지막 두번째로 경매되곤 했다.남검봉은 마치 석화된듯이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있었다.비취가 스크린에 뜨자 남검봉은 눈에서 빛을 발산했다.“이 연녹색의 비취 장신구는 비취중에서도 으뜸 가는 문물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건 새로운 비취들이지만 이 비취는 오랜 역사를 갖고있는 구하기 어려운 비취입니다…….”경매
“2억!”남검봉의 경매원은 사장님의 지시를 받고는 격동에 찬 나머지 손에 들고있는 패쪽을 흔들며 가격을 불렀다.경매사는 웃으며 말했다.“네, 78번 2억을 외쳤습니다. 다른 분 있으실까요? 이 비취는 비취들중에서도 최상급입니다.”남검봉이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남검봉은 2억으로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놀래켰으리라 생각했다.이강현은 스크린속의 경매사를 보며 수화기를 열어 말했다.“4억 불러줘.”“알겠습니다.”이강현의 경매원이 명령을 받들고 패쪽을 높이 치켜들었다.“4억”값을 올리려던 도련님들은 스크린에서 울러퍼지는 4억이라는 가격에 한숨을 풀풀 내쉬었다.‘오늘 온 사람들 정체가 뭐야, 2억씩 부르면 우리들더러 어떻게 하라고.’남검봉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검봉은 강적을 만났다고 생각했다.남검봉은 오늘 자신이 가져온 금액이 12억은 되기에 비취를 꼭 손에 넣을수 있을거라 믿었다.“4억 4천만 불러줘.”남검봉이 말했다.2억씩 값을 올리는건 남검봉도 좀 무리라 생각했기에 전략을 바꾸기로 생각했다.경매원이 값을 부른후 경매사가 외쳤다.“78번 두번째로 값을 올렸습니다, 아마 이 비취가 아주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또 다른 분 계실가요?”“6억”이강현의 경매원이 패쪽을 들며 외쳤다.“118번이 6억을 외쳤습니다, 아주 매력 넘치신 분이네요.”경매사가 기분 좋게 외쳤다.경매가 순리롭게 끝나면 경매사도 그에 잇다른 보너스를 받게 된다.남검봉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118번 도대체 누구야? 지금 나랑 맞서겠다는거야?”남검봉은 눈을 붉히며 수화기를 들었다.“8억, 8억 불러.”경매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8억”“세상에, 78번 진짜 대단하시네요, 경매가가 8억을 넘었습니다, 또 다른 분 계실까요? 없으시면 이 보물은 78번 분이 가져가시게 될겁니다.”“10억”이강현을 대표한 118번이 패쪽을 들었다.“118번 분과 78번 분 같은 보물을 욕심내고 있군요, 누가 이 보물을 가지게 될지 기대가 되는데요?”경매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남검봉은 2억을 더 보태여 총 12억을 몸에 지니고 경매장에 도착했다.남검봉은 118번 사람이 비취 장신구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12억을 넘는 가격은 부르지 않을거라 확신했다. 12억을 넘어선 비취 장신구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값을 외친 남검봉은 가슴이 답답한지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스크린에서는 경매원이 온 힘을 다해 외치고 있었다.“12억! 12억 나왔습니다.”어투와 속도 이 모든것이 남검봉을 연기하고 있는듯 했다. 경매원은 남검봉을 위해 목숨을 다하고 있는건만 같았다.이강현은 남검봉의 경매원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뿜을뻔 했다.“누구 경매원인지 코미디언이 안 된게 너무 아깝단 말이지.”경매사는 12억이라는 수자에 얼굴에 홍조가 일기 시작했다.경매사는 사전에 경매물품에 대한 자료를 기본적으로 수색하여 값을 가늠해본다.지금 외치고 있는 유리 비취의 가격은 가늠했던 가격을 휠씬 넘어섰다.“12억! 78번 손님께서 최상급 비취 장신구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또 다른 분 계실까요?”“다른 분 계세요? 이건 아주 흔치 않은 비취 장신구에요, 앞으로도 부단히 가격이 오를거에요. 또한 여러분들의 고귀한 신분을 나타낼수 있는 장신구이기도 해요.”경매사는 비취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하지만 12억의 가격에 다들 침묵을 유지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는 가격을 올릴 마음이 없었다.남검봉은 다리를 꼬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담배를 물었다.“나랑 싸울려면 아직 멀었어, 118번 어디 한번 해봐. 저건 오늘 내가 꼭 가져가고 말겠어.”남검봉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자신이 운란이 생일에 비취를 선물하는 광경을 그렸다.경매사는 아무도 값을 올리려 하지 않자 망치를 치켜들었다.“다른 분 계실까요? 현재 78번 분이 12억을 외치셨습니다. 제가 셋 외칠때까지 경매 하실분 없으시면 이 비취는 78번 분 소유가 될겁니다.”경매사가 손에 망치를 꼭 쥐었다.“하나.”“둘.”경매사가 셋을 외치려고 할때
철컥.남검봉이 구멍에 넣은 열쇠를 돌렸다.남검봉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발로 문을 찼다. 118번 방문이 열리자 남검봉은 뛰쳐들어가 소리쳤다.“누가 자꾸 값을 올리려고 하는거야?”방 안에는 한창 방청소를 하고 있던 직원이 남검봉을 바라보며 물었다.“뭘 도와드릴까요?”남검봉의 행동이 우스웠지만 직원은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남검봉은 직원만 남아있는 방안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물었다.“그 놈 어디갔어? 이 방에 있던 놈은?”“이미 나가셨어요, 저도 어디 가셨는지는 몰라요.”직원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남검봉은 직원의 목덜미를 쥐고 말했다.“그 놈이 누군지 알아? 알면 얼른 대답해.”“죄송해요, 전 그 사람을 본적 없어요, 청소하러 오라고 해서 지시를 받든것 뿐이에요.”직원은 당황한듯 남검봉을 바라보았다.남검봉은 방안을 훑어보고 나가려 할때 테이블에 번호패쪽이 있는걸 보았다.남검봉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여기 머물렀던 사람이 남기고 간거야?”“아마……. 아마도요.”직원이 더듬거리며 말했다.남검봉은 번호패쪽을 들여다보며 뭔가를 떠올렸다. 이강현이 들고있었던 번호패 같았다.딸깍!번호패가 남검봉의 손에서 떨어지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이강현? 나랑 싸우던 놈이 이강현? 14억을 외친 놈이 이강현이라고?’남검봉이 자신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정답을 찾지 못했다.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남검봉은 풀이 죽어서는 경매장을 나섰다.…….비취 장신구를 손에 쥔 이강현은 들뜬 마음으로 집에 들어섰다.막 집에 들어서자 거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손님이 온듯 했다.
이강현이 거실로 들어서자 최순의 옆에 최순과 닮은 아줌마가 앉아있는걸 보았다.“얼른 와서 인사 해, 거기 서서 뭐하는거야? 여긴 운란이 둘째 이모야, 너도 둘째 이모라고 불러.”최순이 이강현을 흘기며 말했다.최순의 친정은 한성에서 그렇게 잘나가는 집안은 아니었다. 최씨 집안이 오늘 이 정도로 발전할수 있었던건 최할아버지가 손에 쥐고 있던 작은 권력으로 발전시킨것이었다.최씨 집안은 남자 둘에 여자 둘, 이렇게 아이가 넷이었다. 최순은 집에서 셋째였기에 위에 큰 오빠와 둘째 언니 그리고 남동생이 있었다. 오늘 집에 찾아온건 둘째 언니 최메이었다.“안녕하세요, 둘째 이모.”이강현이 최메이 앞에 다가가 물었다.“아이고 그래, 이강현이라 했던가? 동생, 사위가 미용실 꾸리고 있다고 했던가? 남자가 어떻게 그런걸로 밥 벌어먹고 살아?”최메이는 이강현을 흘기며 말했다.최순은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말했다.“이강현 넌 이 밤중에 어디서 뭘 하다가 들어온거야? 내가 화가 나서 죽는 꼴 보고싶은거지?”최메이가 최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동생, 화 내지 마. 화 내봤자 자기 몸만 상해. 이건 운명이야, 바꾸고 싶다고 해서 바쑬수 있는게 아니라고, 운란이 복도 없지, 어떻게 저런 놈을 만나서 고생을 하고 있는거야.”이강현은 최메이를 힐끗 보고는 운란이 곁에 앉았다.최메이가 웃으며 말했다.“네 사위를 좀 봐봐, 남자같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당장 우리 아버지 70세 생신이신데 저 놈 데리고는 오지 마, 아버지가 보시면 화 나서 쓰러지실거야.”“너도 아버지가 평생 정치쪽에만 계셔서 근면성실한 사람 좋아하는거 너도 알잖아, 저런 찌질이는 집에서나 있으라 해.”고운란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앞에 앉아계시는 사람이 둘째 이모만 아니었다면 제대로 따지고 들었을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이강현이 맘에 들지 않았던 최순은 둘째 언니 말에 화가 더욱 치밀어올랐다.“동생, 우리 딸 주취화가 찾은 사위를 봐봐, 연봉 몇천만원에 명절이면 최상급의 선물을 들여다놓군 해
최메이를 배웅하고 난 최순은 터질것만 같은 심장을 부여잡으며 고운란의 방문을 두드렸다.“운란아, 찌질이 남편하고 같이 나와 봐, 할말 있어서 그래.”최순이 분노하며 말했다.최메이한테 기시를 당한 최순은 속이 말이 아니었다. 모든 감정들이 한 순간에 폭발하고 말았다.“얼른 이강현한테 나와보라고 해, 너 둘째 이모가 한 말 잘 생각해야 해, 이틀후면 네 외할아버지 생신인데 이강현을 데리고 가서는 절대 안돼.”방문이 열리자 고운란은 난처한듯 최순을 바라보았다.“엄마,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둘째 이모가 한 말 때문에 이강현 나무랄 필요는 없잖아요.”“내가 이강현을 나무랐다고? 이게 다 우리 집안을 위햇서 그러는거 아니야, 모든 친척들이 쟤 한 놈 때문에 우리 집안을 얕보면 우리 집안 이미지는 다 망가질거 아니니? 네 아빠 앞으로 창피해서 머리도 못 들고 다녀!”최순은 말할수록 화가 났다.“다른 집 사람들은 사위자랑만 늘어놓는데 나는 사위자랑 하는곳이면 구석에 숨어있어야 해, 내 사위가 누군지 물어볼가봐 두려워서 말이야.”“이강현은 남자가 아니야, 네가 진짜 남자라면 얼른 운란이하고 이혼해, 운란이 곁에 철썩 붙어서 평생 운란이가 벌어다주는 돈으로 살지 말고.”고운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엄마, 그만 좀 하세요, 이강현 그런 사람 아니에요, 엄마가 이강현을 몰라서 그래요.”“그 놈이 뭐가 좋다고 감싸는거야? 그래, 네가 언제까지 감쌀수 있나 한번 보자. 모레 외할아버지 생신날 쟤 데려가서는 안돼, 알겠어?”최순은 발을 동동 구르며 방을 나갔다. 이강현을 데리고 나가지 않는것이 최순의 마지막 한계였다.둘째 언니한테 비웃음 당한것으로 이미 충분히 화가 나는데 운란이가 이강현을 데리고 최 할아버지 생신에까지 참가하면 그땐 최씨 집안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것이다.최씨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놀릴걸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올랐다.고운란은 엄마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엄마, 엄마가 이강현 가지 못하게 막으시면 저도 안 갈거에요, 저도 엄마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