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사장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안고 주저앉아 지난 일을 후회했다.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결과는 어떻게 될지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남궁 사장은 이강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심하게 떨려왔다. 그는 이강현에게 애원했다.“내가 잘못했어. 내가 너무 한 거 알아. 금액만 제시하면 내가 모두 배상해줄게.”“돈으로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이강현은 바로 주먹을 휘둘렀다.그가 때린 부위는 이강현이 심사숙고해 고른 부위로 맞으면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부위다. 강한 통증으로 인해 남궁 사장은 의식을 잃었지만 이내 더 강한 통증 때문에 정신을 되찾고 깨어나고 말았다.남궁 사장은 그렇게 여러 번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다를 반복했다. 그는 온몸이 기력이 다 빠져서 기진맥진한 상태로 허탈하게 바닥에 누워있었다.이 모습에 고민국은 두 손을 벌벌 떨었다.“그럴 말할 낯이 있어? 전에 그런 부당한 요구를 해놓서, 당신들이 예전에 어떻게 했는지 기억 안 나? 당신들은 운란이를 고씨 가문 사람으로 생각한 적이 있기나 해? 당신들은 다 비열한 앞잡이같은 놈이야.”이강현이 대노했다.“너한테 그럴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만약 운란이 스스로 저지른 일이 아니라면, 우리가 이렇게 자세를 낮출 필요도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너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앞으로 남궁 사장의 화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고민국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지금, 고민국 등 사람들은 그냥 죽고만 싶었다. 죽으면 모든 게 끝나지만, 살아가려면 남궁 사장의 분노를 직면해야만 했다. 어쩌면 남궁 사장이 여러가지 교묘한 방법을 써서 서서히 그들을 말라죽게 할지도 모른다.“아직도 상황을 파악을 못하고 따지는 거야? 입만 열면 고씨 가문이 어떻다 어떻다 하지 말고 고씨 가문이 운란이를 어떻게 대했는지나 똑똑히 봐. 운란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운란이 노력이 없었으면 고씨 가문은 진작에 파산이 나서 길바닥에 나앉았을 거야.”이강현이 분노했다.그의 말에 고민국은
이강현이 손목을 흔들자 일련의 탁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고민국 등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어쩔 줄 몰라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무시하던 이강현이 이제는 그 사람들을 전부 제압했다.고민국 등 사람들은 일제히 이강현을 노려보았을 뿐, 그와 싸움을 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이강현, 너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나를 때리는 건 상관없지만 아버지랑 삼촌까지 때리는 건 너무한단 생각이 안 들어? 이건 하극상이나 다름없어.”고흥윤이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팍-이강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으로 고흥윤의 뺨을 때렸다.“넌 내가 감히 너한테 반격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고흥윤은 분노했다. 그는 주먹을 휘두르며 이강현에게로 돌진했다.“목숨을 아끼지 않는군.”이강현은 자신을 향해 달려는 고흥윤을 빈정거리며 쳐다보다가 다리를 들어 그의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펑-고흥윤은 거꾸로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다. 심지어 벽이 몇 번 흔들리기까지 했다.고민국과 고건강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이강현을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고청아도 구석에 몸을 움츠리고 앉아있었다. 가능하다면 그는 남궁 사장을 이용해 자기 앞을 막으려고 했다.“이강현, 우선 진정해. 우리가 운란이를 아끼지 않는 게 아니라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강요당한거야. 남궁 사장이 우리와 협력한 회사들에게 시켜 우리와의 계약을 없던 일로 하게 만들어줄거라고 해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야.”고건강은 변명을 늘어놓으며 이강현의 표정을 살폈다. 이강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머뭇거리다가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계속했다.“너는 아마 남궁 사장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모를 거야. 그는 전국의 의료계를 대표하는 거물이야. 오늘 네가 그런 분을 때렸으니 우리 가문은 분명히 큰 타격을 입고 말거야.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한단 말이야? 고씨 가문 사람들이 이 일로 인해 전부 길바닥에 나앉을 수는 없잖아. 게다가 너도 고씨 가문 사람이야. 네 아내, 아이, 장인, 장모도 우리 가문이 부양하고 있잖아. 만약 우리
집에서.고운란은 소파에 앉아 눈물을 훌쩍이며 지난 일을 털어놓았다.“남궁은 그렇다 치고 큰 아버지와 셋째 삼촌의 행위를 전 용납할수가 없어요. 절 뭘로 보시고 그런건가요?”고건민과 최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둘은 분노가 일었다.이 세상에 자신의 아이가 그런 수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을 부모는 존재하지 않는다.“첫째랑 셋째 이번에는 정말 너무 했어요! 어떻게 가족끼리 그런 짓을 해요? 그냥 이렇게 넘어갈수는 없어요.”고건민은 무슨 수를 쓰든지 고민국과 고건강을 찾아내 사과를 받아내리라 결심했다.이강현은 고운란을 다독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필경 고씨 집안 내부의 일인지라 고건민한테 결정권이 있었다.“첫째랑 셋째한테 가서 따지는건 아무 소용 없을거에요. 아마 어르신 찾아가는게 나을거에요. 어르신이 나서야만 첫째랑 셋째가 사죄할거에요.”최순이 말했다.고건민이 머리를 끄덕였다. 이럴때일수록 어르신을 찾아가야만 일을 해결할수가 있었다.“지금 가자, 어르신 만나러.”고민건이 무릎을 툭 치며 말했다. 이강현이 고운란을 부축하여 고건민, 최순과 함께 집을 나섰다.어르신 댁에 들어서니 고민국과 고건강이 이미 일찍부터 와 있었다.고 어르신은 격분에 찬 눈으로 고건민을 노려보았다.고민국과 고건강이 서로 사인을 주고받더니 음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고흥윤을 얼굴을 감싸고는 이강현을 째려보았다. 고청아는 당장이라도 이강현을 물어뜯을 표정이었다.고건민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분위기가 싸했다. 이 사람들이 먼저 고발을 한것이 분명했다.“아버지.”고건민이 고 어르신을 불렀다.“너 여긴 뭐하러 왔어, 고씨 집안이 아직 살아있나 구경하러 온거야? 네 딸이 말 안듣는것도 모자라 너의 집 사위까지 말썽이야, 감히 남궁 사장을 때려?”고 어르신이 눈을 크게 뜨고 고건민을 째려보았다.이때 고민국이 괴상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남궁 사장쪽에서 아주 후한 협상조건을 내걸었어. 그런 남궁 사장한테 감사의 마음을 표하지 않았
고 어르신은 숨을 헐떡이며 떨리는 손으로 고건민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그 잘난 딸과 사위때문에 이게 다 무슨 일이야! 남궁 수호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건드린거야?”“아버지,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그런거 아니에요. 남궁 사장이 운란이한테 하루 밤 같이 보내자고 했대요. 저 사람들은 운란이 편이 아닌 남궁 사장 편을 들었고요.”고건민이 애써 해석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아이 엄마인 운란이를 남궁 사장이 맘에 들어할리가 없잖아. 남궁 사장옆에 젊고 예쁜 여자들이 얼마나 많다고 그래. “고민국이 욕설을 퍼부으며 말했다.고 어르신이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민국이 말이 맞아, 운란이는 이미 애 엄마인 몸인데 남궁 사장이 그런 요구를 제기할리가 없잖아. 남자는 남자가 제일 잘 알아, 젊고 예쁜 여자들만 좋아한다고.”고건민은 머리 속이 하얘져서는 제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넌 네 딸이랑 사위 교육은 안 하고 나한테 이르러 온거니? 내기 늙어서 아무것도 모르는줄 아나본데 나 아직도 정신 말짱해!”“운란아, 내가 널 아끼는건 네가 내 손녀이기 때문이야,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네 편일수는 없어. 비지니스를 하려면 나 자신을 내려놓을줄도 알아야 하는거야. 난 예전에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몸을 버려가면서까지 최선을 다했어. 넌 상대방이 고작 술 몇잔 같이 하자는 요구도 들어줄수가 없는거야?”이어 고 어르신은 이강현을 째려보았다.“너 이 찌질이가 제일 문제야, 감히 두번이나 남궁 사장한테 무례한 행동을 하다니, 누가 너한테 그러라고 시킨거야? 너 네가 저지른 일에 대한 후과는 생각해본거야? 너때문에 지금 우리 고씨 집안 모두가 매장 당하게 생겼어.”고 어르신은 화가 치밀어올라 이강현한테 차잔을 집어던졌다.“아버지, 진정하세요. 아버지 몸도 성치 않으신데 그렇게 화내시면 안돼요.”고민국은 겉으로는 싸움을 말리는척 했지만 사실은 고 어르신의 화를 돋구고 있었다.“이거 놔,
고 어르신을 비롯한 뭇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하하 소리 내며 웃었다.“너 아직 잠 덜 깬 거지? 남궁 사장 쪽을 네가 책임지고 해결한다고? 어떻게 해결할 건데? 남궁 사장을 만날 수나 있을 것 같아?”고흥윤이 비꼬며 말했다.고청아가 이강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너 설마 남궁 사장과 맞장 뜨려고 하는 건 아니지?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어. 내가 확신하는데 너 남궁 사장한테 걸어가기도 전에 맞아 쓰러질걸.”고민국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이건 둘째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 자네가 해결하도록 하게. 안 그럼 집에서 쫓겨날 준비 하고 있어야 할거네.”고 어르신은 고민국이 한 말에 찬성을 표시했다.“민국이 말이 맞아, 너희 집에서 저지른 일 너희들이 수습하도록 해. 해결하지 못하면 너희 집안은 이제 고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거야.”“아버지, 그건…….”고건민은 셋째와 큰 형의 말만 믿고 계시는 아버지께서 그렇게 엄중한 말을 꺼내실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이게 너희 집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야, 꾸물거리지 말고 못난 사위 데리고 얼른 꺼져.”고건민은 풀이 죽은채 이강현, 고운란, 최순과 함께 집을 나섰다.“퉤!”고흥윤이 이강현의 뒤모습을 향해 침을 뱉었다.“주접 떨긴, 너가 어떻게 해결하나 두고 볼 거야.”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고건민은 말이 없었다.최순은 마음속으로 올라오는 화를 꾹꾹 참았다.백미러로 뒤에 앉아있는 이강현을 보자 최순은 참고있던 화가 올라왔다.“이강현 넌 왜 멋대로 남궁 사장을 때려서 이 난리를 피우는거야, 운란이를 구한다고 쳐, 남궁 사장을 때릴건 뭔데, 그냥 운란이를 데리고 나오면 되는거잖아, 너가 밖에서 친 사고때문에 지금 이게 무슨 사단인거야!”“엄마, 그러지 마.”고운란이 막아나섰다.“넌 가만히 있어.”최순은 운란이한테 한마디 하고는 계속 이강현을 향해 쏘아붙였다.“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싸움만 잘하면 다인줄 알아? 멋도 모르고 달려드는 건 바보랑 다를게
이강현이 고운란을 향해 웃어 보였다.“얼른 차 문 닫고 꺼져, 우리 운란이랑 말 섞지 말고.”최순이 차창을 내리며 말했다.이강현은 차 문을 닫았다.차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이강현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쳐다보았다.깜깜한 밤하늘에 별빛이 반짝이고 있었다.남궁 수호를 손보기에는 적합한 날씨였다.이강현은 핸드폰을 꺼내 정중천한테 남궁 수호 위치를 알아봐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중천이 전화를 걸어왔다.“도련님, 남궁 수호는 현재 호정 클럽 1번방에 있습니다. 설마 남궁 수호 사람들이 도련님 찾아온 거에요? 제가 지금 애들 데리고 건너갈게요.”“그럴 필요 없어. 내가 남궁 수호랑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네, 알겠습니다.”통화를 마친 이강현은 호정 클럽으로 갔다.…….호정 클럽 1번방에서.남궁 수호, 전 사장을 비롯한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비록 네 사람 얼굴에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남궁 수호와 전 사장이 워낙에 페이를 많이 주는지라 호스티스들은 싫어하는 내색 없이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조금만 있어도 고운란 내 여자가 될수 있었는데, 그 찌질이 남편 때문에 다 망쳤어.”남궁 수호가 씩씩거리며 말했다.“남궁 사장님, 고운란 어차피 남궁 사장님 여자가 될건데요, 그땐 남궁 사장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될거에요.”전 사장이 남궁 사장 비위를 맞추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도련님들 어떤 포즈 좋아하세요? 우리 애들 할 줄 아는 포즈 꽤 많은데, 어떤 포즈 보여드릴까요?”호스티스가 말했다.남궁 수호는 호스티스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오늘 좀 놀아볼까?”“제가 한 잔 따를게요.”남궁 수호가 술잔을 받으며 말했다.“먼저 고씨 집안을 망하게 하는게 맞는것 같아, 그때가 되면 고운란은 기댈 곳이 없게 될 거고 나한테 울면서 빌게 될 거야. 그 찌질이 남편도 내가 어떻게든 본때를 보여줄 거야.”“남궁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미 고 씨 집안의 은행대출자금도 끊
“너희들 꺼지는걸 내가 봐줄게.”이강현은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경호원들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경호원들이 의식했을 땐 이미 늦었다.‘어떻게 이렇게 빠를 수가 있지?’경호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강현에게 주먹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퍽퍽!엄청난 힘이었다.비록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두 경호원은 이강현에 의해 몸 전체가 날려가고 말았다.바닥에 쓰러진 경호원은 사람한테서 어떻게 저런 괴력이 있을수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퍽!이강현이 발로 문을 차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방안은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남궁 수호는 이강현을 알아보고는 눈에서 레이저를 쏘았다..“거지가 감히 우릴 찾아올 생각을 했어? 죽고 싶은 거지?”남궁 수호가 외쳤다.술에 잔뜩 취한 전 사장도 이강현을 보고는 눈을 붉혔다.“오늘 참 재미있는 날이네, 아직도 내 앞에서 주접 떨고 싶은 거야? 오늘 내가 아주 인성교육 시켜줄게.”전 사장은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테이블에 있던 술병을 집어 들고 당장이라도 뛰여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임 사장은 옆에 있던 두 아가씨를 껴안고 웃으며 말했다.“내가 재미있는 얘기 해줄까, 앞에 있는 저 놈 한성에서 알아주는 찌질이야, 미용실에 출근하고 있는데 와이프가 주는 몇십만 원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어, 한마디로 짐승보다도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거지.”“그렇게 비참하게 사는 사람도 있어요? 겉보기엔 괜찮아 보이는데? 여기 자주 오시는 고객들중에 남자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임 사장님이 소개시켜 주시지 그래요?”이 사장이 비꼬며 말했다.“그거 참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 이강현 너 한번 해볼래? 여기 굶주린 여자들을 만족시켜 주는 거야, 그럼 고운란이 널 버려도 넌 밥 벌어먹고 살수 있을 거야.”이강현은 냉소를 지으며 남궁 수호를 향해 다가갔다.“너 죽을려고 그러는 거지?”남궁 수호는 테이블에 있던 술병을 바닥에 버렸다.술병이 깨지며 요란한 소리가 났다. 남궁 수호가 담배 한 대를 꺼내 입가에 물자 옆에 앉아있던
이강현과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던 경호원이 전기충격기 버튼을 누르자 지직 하는 소리가 났다. 몸을 오싹하게 만드는 소리였다.이강현은 웃으며 경호원들을 보고 손짓했다.경호원들은 이강현의 도발에 전기충격기를 들고 돌진했다.남궁 수호는 다리를 꼬고 앉아 양 옆에 여자들을 껴안고는 웃으며 말했다.“우리 부하들 멋지지 않아?”“전 사장님이 제일 멋져요, 침대 위에선 더 멋질 것 같은데 오늘 저녁 저랑 함께 계시는 거 어때요?”“하하하, 그래그래. 이 자식 혼 좀 내주고 나랑 놀러 가자.”남궁 수호는 어깨를 들썩이며 멀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보고 있었다.화가 단단히 난 이강현은 얼굴이 창백해졌다.벌 떼같이 달려드는 경호원임에도 불구하고 이강현은 눈 깜짝하지 않았다.그런 이강현의 살기에 경호원들은 반쯤 쫄아있었다.하지만 남궁 수호가 눈여겨보고 있는 탓에 경호원들은 감히 뒤로 물러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달려들었다.전기충격기가 파란 불빛을 내뿜었지만 그 충격기가 이강현의 몸에 닿기도 전에 이강현은 이미 경호원들의 손목을 부러뜨렸다.“젠장.”이강현이 울부짖으며 경호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평소에는 늑대마냥 으르렁거리던 경호원들이 겁 먹은 표정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은 눈 깜짝할 사이에 경호원들을 하나둘씩 쓰러뜨렸다.남궁 수호의 담배가 다 타기도 전에 경호원들 절반이 부상을 입었다.이강현이 서서히 몸을 돌려 남궁 수호를 노려보았다.남궁 수호는 너무 놀란 나머지 담배를 바짓가랑이에 떨구었다.타들어 가는 담뱃불에 의해 남궁 수호의 바지에는 연기가 났다.“헉!”남궁 수호가 소리 지르며 담배를 튕겼다.“사장님, 저희 너무 무서워요.”호스티스들은 이강현의 눈빛에 자기도 모르게 남궁 수호의 등 뒤에 숨었다.“못난이들 같으니라고, 꼴에 고수라고 자칭하기는.”남궁 수호는 화를 내며 말했지만 사실 두렵기만 했다.전 사장이 이강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네가 행패 부릴만한 곳이 아니야, 얼른 꺼져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