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남궁 사장과 조 사장의 자리가 고운란을 꼼짝 못하게 가로막아놨다. 두 사람이 자리를 비키지 않는 한 고운란은 나 갈수가 없었다.고운란이 협조하지 않고 떠나려 하자 남궁 사장은 화를 내며 탁자를 쳤다.“고운란! 저한테 무례하게 굴지 마시죠. 제가 그쪽에게 제시한 가격은 전혀 나쁘지 않은데요.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오늘 밤, 저는 당신으로 정했습니다!”전 사장은 웃으며 말했다.“고 사장님, 남궁 사장 사장님의 호의를 뿌리치지 마세요. 남궁 사장님이 얼마나 고 사장님을 생각하 시는데요. 그리고 고 사장님의 그 찌질한 남편이 도대체 뭐가 좋아요? 남궁 사장과 함께하면 호화로운 생활을 보낼거예요. 해외 패션 위크에 놀러 가는 것도 손바닥 뒤집듯 쉽죠.”“생각해봐요, 앞으로 다른 사람이 해주는 음식 먹으니 먹고 마실 걱정 없고, 놀러 가고 싶은 곳에 언제든 놀러 가고, 거기에 먹는 것, 입는 것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걸로 하잖아요. 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꿈꾸는 생활이예요. 톱 스타들도 모두 그런 생활을 하고 싶어할 걸요…….”“물론 톱스타여야 그런 생활이 가능하겠죠. 얼마 전에 인기 폭발했던 신예는 남궁 사장을 스폰서로 원했지만, 남궁 사장은 당신만을 생각하고 그 신예를 무시했죠. 남궁 사장은 당신에게 진심이예요.”조 사장 등 모두가 말을 덧붙이고 있었다. 하지만 고운란은 그 말들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화가 났다. “그만하세요, 그리고 비키세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협력은 없던 일로 하죠!”고운란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나참, 좋게 말했는데도 못 알아들으시네요. 남궁 사장이 마음에 드는 여자가 지금까지 손에 안 들어왔던 적은 없어요. 오늘은 고 사장님이 남아서 남궁 사장님과 좋은 시간 보내시죠.”조 사장은 고운란을 쏘아봤다. 마치 언제든지 남궁 사장을 도와 고윤란을 붙잡을 듯한 태도로.남궁 사장은 어두운 얼굴로 평온하게 말했다.“운란씨, 잘 생각해야 돼요. 만약 오늘 제 말을 듣지 않고 함께 있지 않는다면 모든 계
“젠장! 나보고 관짝을 준비해라고요? 진짜 간이 배 밖으로 나오셨네! 나, 남궁수호, 지금까지 누구를 겁내 본적이 없는데. 그 관짝에 들어갈 사람은 제가 아니라 당신일 겁니다!”이강현은 고운란을 데리고 룸을 나왔다. 남궁 수효의 호통에 아랑곳하지 않았다.전 사장은 신음하며 겨우 일어났다. 명품 옷이 기름때 투성이가 되였다.“강현 저 녀석 힘이 정말 쎄네요. 그나저나 얼굴이 너무 아픈데.”남궁 수호의 얼굴이 칠흑과 같이 어두워졌다. 이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문 닫아요. 이 놈은 제가 반드시 본때를 보여줄 겁니다. 저런 놈이 함부로 깔아뭉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걸 알려줘야죠.”남궁 수호 같은 위치인 사람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바로 자신의 체면이었다.오늘 이강현이든 고운란이든 모두 수호의 체면을 구겼다. 이는 남궁 수호가 가장 참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였다.“남궁 사장님, 고씨 집안부터 손 봐줘야 합니다. 고씨 집안을 박살내면, 고운란은 자연스럽게 사장님께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 병신이 직접 사장님을 모실 수도 있겠네요.’“맞습니다. 고씨 집안의 제품도 잠재력이 있어요. 만약 우리가 고씨 집안을 상대로 방해를 한다면 궁지로 몰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올 겁니다. 그때 남궁 사장님이 나타나서 도와주면, 고 씨 집안은 분명 고운란을 사장님에게 보내줄 거에요.”이 사장과 임 사장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남궁 사장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으면서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여러분 아이디어가 정말 좋네요. 그럼 바로 진행해보죠. 저는 이강현에게 내가 고운란과 함께 자는 모습을 꼭 보여 줄 것입니다. 그사람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남궁사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마 그때 가서 고운란과 이강현 모두 땅을 치고 후회할 것입니다. 하하하.”……이강현과 고운란은 집으로 돌아왔다.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던 고건민은 이강현을 힐끗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신문을 계속 읽었다.최순은 불만스럽다는듯이 강현을
고운란은 고민에 잠긴 표정으로 방 안에 앉아 방금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있었다.수호를 거절하 것에 대해 운란은 후회하지 않았다.그러나 수호가 할 수 있는 복수를 생각하자 고운란은 조금 두려워 났다.남궁 수호의 의약회사는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정말 고씨 집안을 상대로 보복하려 한다면, 고 씨 집안을 짓밟아 버리는건 일도 아니였다.게다가 전 사장와 그 외 사장들도 남궁 수호의 부하로, 이들 지역의 강자들이 남궁 수호와 함께한다면 고 씨 집안이 완전히 풍비박산 될 수도 있다.강현은 방에 들어가 고운란의 뒤로 가서 두 손을 가볍게 고운란의 어깨에 올렸다. 그리고는 고운란을 품에 안았다.강현의 포옹은 운란을 따스함으로 가득 채웠지만 이 따스함은 곧 마음속의 근심에 의해 흩어졌다.“무슨 걱정 있어요?”강현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이어 손가락으로 운란의 찌푸린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고운란은 눈을 감고 담담하게 말했다.“일때문에 걱정이 되네. 남궁수호는 성내 의약계에서 영향력이 크니까, 그가 조금이라도 부정으로 우리 제품을 말한다면 아무도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지도 몰라.”“게다가 전 사장 그 사람들도 그와 함께하잖아. 그들 셋 모두 행동이 예측 불가능한 인물들이고, 남궁 수호와 손잡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어.”고운란은 말할수록 점점 더 걱정스러웠다. 안 좋은 일이 곧 일어날 것만 같았고, 왠지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될 것 같았다.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처리할게. 그런 나쁜 놈들을 다루는 건 나한테는 전문이니까.”이강현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강현의 말에 운란은 웃었다. 이어서 뾰로통해서 말했다.“너가 저런 놈들을 잘 다룬다는 걸 몰랐네.”“어떻게 모를 수 있어? 전에 원료 공장에서 내가 그 많은 쓰레기 같은 놈들을 상대했잖아, 벌써 잊은건 아니지?”원료공장의 일을 떠올리자 고운란은 눈이 초승달마냥 구부러졌다. 마음속의 근심을 억눌러지는 것 같았다.“…….”이른 새벽,
고운란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자신의 자리에 앉아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고흥윤은 냉소적으로 웃더니 몇 개의 문건을 고운란 앞에 던졌다.“모두 당신이 한 좋은 일이죠! 도대체 비지니스를 어떻게 하는거예요, 할줄 모르시면 일찌감치 말하시지,도대체 남궁 사장에게 어떻게 했길래 미움을 사요. 보세요, 어떻게 됐는지. 내가 어렵게 성사시킨 안건 몇 개도 다 날라갔고, 모두 계약 취소를 요구했어요!”고청아는 고운란을 은근히 바라보며 그녀의 실패를 고소해했다. “운란, 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거예요? 남궁 사장님이 의약품 분야에서 탑인데, 왜 그를 화나게 해서 이 사단이 나게 만들어요? 이제 우리 모두가 그 영향을 받게 되었네요. 보다시피, 우리의 고객들도 모두 주문을 취소해버렸어요.”또 몇 개의 서류가 책상 위로 던져졌고, 고청아는 도발적인 눈빛으로 멍한 고운란을 바라보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기침을 두 번 하고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단순히 이 계약서뿐만이 아니예요. 자금을 융자하여 생산을 확대할 계획, 그건 이미 대출 부서와 거의 협의가 끝났었어요. 그런데 어제 밤 대출 부서의 본부장이 갑자기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대출이 무산됐다고 하더군. 그것도 남궁 사장의 영향이겠죠.”“우리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던 몇몇 전략 파트너들도 어제 남궁 사장의 전화를 받은 후, 우리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했어요. 우리 고 가문의 모든 발전 계획이 당신이 남양 사장에게 미움을 샀기때문에 중단됐어요! 모든 협력 파트너들이 우리를 버리고 있습니다!”민국은 고운란을 향해 성난 목소리로 화를 냈다. 상황이 악화되는 속도는 고운란이 예상 범위를 훨씬 벗어났다.남궁 사장이 문제를 일으킬 줄은 알았지만, 천천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비해, 남궁 사장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 하루밤 만에 마치 전 세계가 고씨 집안을 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 내외로 고비입니다! 발전 계획이 중단되어도 앞
“방법을 생각해본다고요? 당신이 무슨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는데요! 시간은 돈이자 생명이예요! 당신이 방법을 생각해 낼 쯤엔 아마 우리 회사는 만 번은 망하고도 남았을겁니다!”고민국이 책상을 치며 노호하다.고운란은 머리를 숙였고 지금 이 상황엔 확실히 좋은 방법이 없었다. 만약에 정말 만 번은 망했다 하더라도 운란은 아무런 방법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것이였다. 이게 바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의 압살이였다. 고 일가는 남궁 수호에 의해 일말의 반격을 할 힘조차 없이 제대로 밟혀졌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대로 끝을 기다리는 것 뿐이였다. “무슨 방법을 더 생각해낼수 있겠습니까, 현재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남궁 사장님을 찾아 용서를 구하는것뿐입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총명하고 유능한 사람이 왜 하필 이 시점에 이렇게 멍청해진건지, 뿌린 사람이 거둬야하곘죠.”고흥윤은 다소 옹졸하게 말하면서 특히 “할수 있다”는 두 단어를 특별히 강조하였다. 고건강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운란, 너는 남궁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남궁 사장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게 좋겠네요.그리고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판을 뒤집을 수 있는지도 물어보고요…….”“그렇지만…….”고운란은 남궁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만약 남궁 사장이 불합리한 요구를 제기한다면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 이러한것들 때문에 다소 망설였다. “통화할 용기가 없었네요? 허허, 당신이 그럴 담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시키는 수밖에, 흥윤,너가 남궁 사장에게 전화 하세요…….”고청아가 말을 마치자 고흥윤은 눈을 찡긋거렸다.고흥윤은 휴대전화를 꺼내 남궁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남궁 사장과 연결되였다. 이어서 고흥윤은 스피커폰을 키고 말했다.“남궁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저 흥윤입니다, 고흥윤.”“허허, 고씨 집안의 사람이군, 내가 당신들에게 준 선물은 어때? 마음에 드신가?”남궁 사장은 시원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고씨네 식구들이 아침부터 전화를 걸었다는것은
어젯 밤 방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고운란은 도저히 남궁 사장한테 가서 사과를 하고 싶지가 않았다."나 안 가.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 사람한테 가서 사과해야 돼!"고운란은 화가 나서 말했다."지금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아직도 고집을 부리겠다는거야? 만약 남궁 사장이 정말로 마음 먹고 우리를 죽이려 한다면 우린 그저 허무하게 목숨을 바쳐야 된다고. 그래서 남궁 사장이 너한테 속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거잖아. 근데도 이렇게 심술을 부려? 얼른 사과하라고.”"운란아, 나도 네가 억울한거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지금 이건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집안 전체와 연관되는 일이야. 만약 너 혼자만의 일이라면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상관없어. 그러나 가족의 생사와 관계되는 일이면 넌 신중하게 생각해야 돼.” 고민국과 고건강은 계속하여 고운란을 설득했다. 가족의 생사와 연관되는 일이라고 과장까지 하면서 고운란에게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화가 잔뜩 난 고운란은 씩씩 대면서 다시금 반박하려 했지만, 가족과 연관되는 일이라고 하니 그녀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한편 고흥윤은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며 얄미운 말투로 말했다."이건 결코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니까. 우리도 네 잘못을 굳이 따지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오늘 넌 무조건 가서 사과를 해야 돼. 가기 싫어도 꼭 가야 되는거야.” "네가 정말 그렇게 가기 싫어한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너를 끌고 갈 수 밖에 없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끌려가는 모습은 네가 생각하기에도 좀 별로이지 않아? 고운란, 너 잘 생각해야 돼. 우리가 정말로 널 끌고 가게 되면 너한테 수면제를 먹이든 기절시키든 갖은 방법을 다 쓸거야.” 고청아는 약 오르는 말투로 또박또박 말하면서 고운란의 심기를 자극시켰다.만약 정말 수면제라도 먹어서 끌려간다면 그 후의 일은 상상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순간 고운란은 소름이 끼쳤다. 예상치 못한 그들의 단호함에 고운란은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밤이 되었다.해안 빌딩의 룸 안에서.고운란이 한창 고개를 숙이고 구석에 앉아 맞은편에 있는 남궁 사장을 향해 사과를 하고 있었다. 오늘 밤 드디어 고운란을 데리고 제멋대로 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남궁 사장은 몹시 흥분했다. 곧이어 고민국은 고량주 한 병을 열어 공손하게 남궁 사장을 위해 술을 따랐다. 그뒤로 전 사장, 임 사장한테도 술을 따르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사장님, 운란이 이 계집애 아직 철이 안 들었어요. 어제 사장님한테 그런 짓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한참을 후회했어요. 그러니까 한 번만 사과할 기회를 주세요.” 바로 그때, 남궁 사장이 고민국을 노려보자 고민국은 순간 놀라 입을 꾹 다물고는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한편 썰렁해진 분위기를 알아챈 고건강은 황급히 술잔을 들고 말했다."사장님, 운람이의 친척인 저희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으니 우선 술 한 잔 따르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네가 뭔데? 너가 나한테 사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남궁 사장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고건강은 난감한 표정으로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저야 당연히 사장님께 사죄드릴 자격은 없죠. 그래서 운란이를 직접 데리고 온겁니다.” 곧이어 고건강은 술잔을 내려놓고는 고운란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고창아는 책상 밑에서 발로 고운란을 툭툭 차며 불만스럽게 말했다."뭐 하는 거야,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 얼른 남궁 사장한테 술을 따르고 사죄해."씁쓸한 마음이 든 고운란은 잠시 망설이다가 겨우겨우 앞에 놓인 술잔을 들고 일어섰다."사장님, 어제......어제는 확실히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따르는 이 술을 받으시고 저의 사죄를 받아주세요."남궁 사장은 그녀를 곁눈질로 쳐다보았고, 바로 그때 전 사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고 사장, 이 정도 태도로는 안되지. 고작 이렇게 작은 술잔으로 어떻게 우리가 사과를 받아줘? 아예 큰 잔으로 바꿔야지.”그러자 고흥윤은 즉시 책상 우에 놓인 유리컵을 들고는 고운란의 앞에 놓은 후 다시 고량주를
"음?”남궁 수호는 표정을 구기면서 고운란을 지그시 쳐다 보았다. 그녀의 대답이 맘에 들지 않았던 거다."고운란 씨, 내 말이 잘 전달되지 못한 건가? 운란 씨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난 도통 모르겠네요?!”남궁 수호는 은근 심기가 불편했는지 눈을 홉뜨며 말했다."고운란 본부장, 우리 남궁 사장님이 이미 룸까지 잡아 놓았는데 오늘은 귀가하지 말고 같이 남궁 사장님과 하루밤 보내는게 어때요? 남궁 사장님만 잘 서비스해 드린다면 향후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을 거에요. 고씨 가문의 사업도 남궁 사장님이 잘 보살펴 드릴수 있는거고...!”전 사장은 이리저리 눈을 굴리면서 고운란을 설복했다. 그러나 이런 거에는 씨알도 안 먹혀들어가는 고운란이였다.그녀는 지그시 웃으며 손에 들려 있는 술잔의 술을 상위로 부어버렸다.이건 아주 명확한 거절의 신호였다. 남궁 수호와 같이 밤을 보내는 일은 어림도 없음을 암시 하고 있었다.사위를 즐벅하게 적셔버린 술을 본 남궁 수호는 다시금 눈길을 고민국한테 돌렸다.남궁 수호와 눈이 마주친 고민국은 등골이 서늘해 남을 느꼈다. 그 순간 맘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가득 찼고 심지어 고운란을 포박하여 남궁 수호의 침대위로 옮겨갈 궁리까지 하였다."고운란 씨! 지금 이게 무슨 태도에요! 남궁 사장님이 지금 보고 계시는데, 어서 술잔을 다시 들고 남궁 사장님의 말을 들어요, 네?!”고민국은 언성을 높혔다.고흥윤도 눈을 게슴츠레 뜨며 고민국의 뒤를 이어 한마디 더 보탰다."남궁 사장님이 뭐 과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고, 그만 자존심을 내려놔요. 솔직히 남궁 사장님한테 잘보이려는 사람이 넘쳐나는데, 이건 철호의 기회라고요, 왜 이해를 하지 못하죠?”"예전에도 프로젝트 때문에 누군가랑 같이 밤을 보낸적이 있던거 아닌가요? 한번이 있으면 두번도 있는법, 고귀한 척 좀 그만 해요. 예전에 뭘 했는지 다 꿰고 있으니깐!”그는 연이어 고운란을 모함하며 그녀를 까내렸다.자리에 있는 고건강고 은글슬쩍 고운란의 옆으로 다가가서 권했다.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