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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어젯 밤 방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고운란은 도저히 남궁 사장한테 가서 사과를 하고 싶지가 않았다.

"나 안 가.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 사람한테 가서 사과해야 돼!"

고운란은 화가 나서 말했다.

"지금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아직도 고집을 부리겠다는거야? 만약 남궁 사장이 정말로 마음 먹고 우리를 죽이려 한다면 우린 그저 허무하게 목숨을 바쳐야 된다고. 그래서 남궁 사장이 너한테 속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거잖아. 근데도 이렇게 심술을 부려? 얼른 사과하라고.”

"운란아, 나도 네가 억울한거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지금 이건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집안 전체와 연관되는 일이야. 만약 너 혼자만의 일이라면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상관없어. 그러나 가족의 생사와 관계되는 일이면 넌 신중하게 생각해야 돼.”

고민국과 고건강은 계속하여 고운란을 설득했다. 가족의 생사와 연관되는 일이라고 과장까지 하면서 고운란에게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화가 잔뜩 난 고운란은 씩씩 대면서 다시금 반박하려 했지만, 가족과 연관되는 일이라고 하니 그녀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한편 고흥윤은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며 얄미운 말투로 말했다.

"이건 결코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니까. 우리도 네 잘못을 굳이 따지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오늘 넌 무조건 가서 사과를 해야 돼. 가기 싫어도 꼭 가야 되는거야.”

"네가 정말 그렇게 가기 싫어한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너를 끌고 갈 수 밖에 없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끌려가는 모습은 네가 생각하기에도 좀 별로이지 않아? 고운란, 너 잘 생각해야 돼. 우리가 정말로 널 끌고 가게 되면 너한테 수면제를 먹이든 기절시키든 갖은 방법을 다 쓸거야.”

고청아는 약 오르는 말투로 또박또박 말하면서 고운란의 심기를 자극시켰다.

만약 정말 수면제라도 먹어서 끌려간다면 그 후의 일은 상상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순간 고운란은 소름이 끼쳤다. 예상치 못한 그들의 단호함에 고운란은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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