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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방은 매우 넓었고, 바닥에 카펫을 깔아 방 전체가 유난히 조용해 보였고, 어르신은 창가에 앉아 창밖의 눈송이가 솔솔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고 눈빛이 그윽했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은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했다.

단지...

그것은 보통 의자가 아니라 휠체어였다.

튼튼하고 고급스러워 보여도 그건 휠체어인 것이 확실하다.

"외할아버지?!"그녀가 부르자 목소리가 떨렸다.

그에게…무슨 일이 있었나?

"돌아왔구나!"어르신은 시선을 거두지 않고 담담하게 그녀에게 대답했다.

빠르게 몇 걸음 앞으로 나갔지만, 그의 앞에 멈춰 섰고 앞으로 더 나아가려니 겁이 났다.

그제야 어르신이 휠체어를 돌려서 정면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여전히 기억 속의 모습이었다. 다만 훨씬 더 늙어 보였고, 머리카락도 많이 하얗고 주름도 많았지만, 눈빛은 예전처럼 날카롭지 않았으며 좀 더 평화롭고 자상한 것 같았다.

이것은 그녀가 떠난 지 너무 오래되어 모르는 사이에 그가 온화해진 건가? 이 순간 한소은은 갑자기 외할아버지가 자신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으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 컸네!"어르신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입을 열었다.

말투에는 뿌듯함과 감회가 담겨 있었다. 한때 그의 허리까지도 닿지 못했던 소녀가 벌써 이렇게 컸는데, 그는 지금 앉아서 그녀를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게 성장이고 이게 세대 교체인가 봐.

적어도 다리는 온전하고 결함이 없어 보이지만, 휠체어….

"할아버지, 다리가…." 한소은은 고개를 들고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

"할아버지 다리는 통풍 때문이야. 심할 때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해. 심하지 않을 때는 가끔 서 있기도 해." 그녀 뒤에 서 있던 차성재가 입을 열었다. “고질병이야. 몇 년 됐어.”

“......”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도 그녀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 몇 년간 집에서는 그녀에게 일어난 일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집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정말 몰랐다.

집안을 떠났다는 것은 그녀가 일방적으로 생각했던 것이고 끝까지 그녀는 차 씨 집안의 자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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