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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목소리는 엄숙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온화했다.

김서진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한소은을 본 뒤 다시 정신을 차렸다. “아, 그렇네요!”

그는 내밀었던 손을 거두고 공손하게 말했다. “외손녀 사위 김서진이 외할아버지께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사위?!” 노인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렇게 빠르게 변화할 수 있나?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르신이라고 불렀는데 바로 뒤에 외손녀 사위라는 호칭이 튀어나오다니.

“우리 차 씨 집안은 아직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항상 침착하던 차성재가 먼저 발끈하며 말했다.

노인은 차성재에게 먼저 진정하라고 한 뒤 헛기침을 하였다. “서진 씨, 당신이 후배인 만큼 소은이처럼 외할아버지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손녀 사위라는 칭호는 너무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말의 뜻은 아직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그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서진은 한소은을 한 번 봤지만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대충 그녀가 아직 그 둘의 관계를 집안에 말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전 급하지 않습니다. 기다릴 수 있어요. 어찌 됐든 전 김서진이니까요.”

노인: “...”

차성재: “...”

한소은: “...”

이 주제가 너무 어색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느낀 어르신은 아예 화제를 바꾸었다. “최근 환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미 열 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한 것으로 아는데.”

“단지 진출했을 뿐입니다.”그의 대답은 여전히 겸손했다.

사실 단지 진출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이미 각국의 지사를 두고 있었고 수익 또한 적지 않았다.

환아는 뷰티를 중심으로 패션, 영화계와 광고업계에도 관여하고 있었고 이 업계 내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해외 뷰티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업에 있어서 차성재도 김서진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같은 연령대 중에서도 그처럼 사업을 잘하는 사람이 있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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