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원은 이제 그녀에 대해 조금의 동정심도 생기지 않는다.그녀의 임신 사실이 의심스러웠고 그녀가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겠다고 자신을 떠본 게 생각이 나서 특별히 사람을 보내 조사한 것이다. 안 그랬다면 그녀가 이렇게 일찍이 아이를 지우려고 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그래도 그는 한결같이 오로지 그들의 장래를 고려하고, 그녀와 잘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그녀가 이렇게 딴마음을 품다니, 자신이 정말 그렇게 할 가치가 없었다."시원 웨이브를 떠나라고 하지 않은 게 이미 많이 생각해 준 거야. 시원 웨이브가 연말 콘테스트에 당연히 참가하겠지만 회사의 명의로 할 것이고 너 개인이 대표할 수는 없어. 넌 그냥 회사를 대표하여 상을 받으면 돼. 이게 너에 대한 최고의 배려다.”"아니야. 아니야!"강시유가 받아들일 리가 없다.이번 대회를 위해, 자신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그녀는 자신을 걸고 거래했으며 자신의 감정과 모든 것을 걸었다. 그녀는 아직 미래를 이기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여기에서 상류로 향하는 길을 접을 수 있을까."넌 나한테 이러면 안 돼. 내 공로를 빼앗아갈 수 없어. 이 신제품은 내 성과야. 내 거야."그녀는 노형원을 향해 달려들었으며 사람이 완전 미쳐버렸다.노형원은 휠체어를 뒤로 빼서 그녀를 피했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앞에 있는 이 여자가 미친 사람처럼 보이고, 예쁨과 귀여움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고개를 저었으며 실망 외에 후회까지 했다.“공로를 빼앗아간다고?”그는 냉소했다. "시유, 너 잊었어? 당초 어떻게 한소은의 공로를 빼앗았는지. 게다가 이번 신제품의 성과는 네 거라고 하는데, 그럼 내가 물어볼 게. 레시피는 네가 쓴 거야? 아이디어도 네 거야? 심지어 연구실의 레시피도 네가 만들었어? 너는 그냥 몸으로 레시피를 바꿨을 뿐인데 무슨 체면으로, 무슨 자격으로 네 성과라고 말할 수 있어?""원재료부터 실험까지 시원 웨이브에서 모든 자금과 비용을 지원했어. 내가 너한테 대표로서 상을받게 하는 것도 과거의
"네가 방금 수술을 받고 상태가 안 좋으니까 내가 따지지 않을 게.”그는 휠체어의 방향을 돌리고 얘기했다. "나도 돌아가서 쉬어야 해. 여기는 내가 돌봐줄 사람을 붙일 테니, 너의 거취에 대해서는… 퇴원 후에 다시 얘기하자."기왕 이렇게 된 이상 못할 말이 없다. 한소은 외에도 그는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며 강시유를 그 자리에 오랫동안 앉게 하는 것은 정말 적합하지 않다.한소은은 집에 돌아와서 서둘러 샤워를 했으며 단지 오늘 밖에서 재수 없는 일만 가득했던 것 같았다.강시유는 당연히 그녀를 위협할 수 없지만, 모든 일이 매우 역겨웠다. 그녀가 뱃속의 아이를 가지고 사람을 모함할 줄은 몰랐으며 이 여자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악독했다.샤워를 하고 나와서 보니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가 있었는데 저장한 이름은 욱하는 장인이었다.입꼬리를 올리면서 뜻대로 되는 일이 좀 생길 때도 있겠지.다시 전화를 걸어 잠시 기다리니 결국 누군가가 전화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받았다. "여보세요?"“땡땡이치는 직원은 좋은 직원이 아니에요. 사장님이 자를까 봐 두렵지 않아요?”한소은은 놀리면서 말했다.지난번에 봤던 모습으로는 그는 사장님을 많이 무서워하는 것 같았는데 어떻게 이유 없이 땡땡이쳤을까?그러나 쉽게 욱하는 젊은 친구는 오늘도 농담할 기분이 아닌 듯 여전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안 할 거니까 다른 사람 찾아봐요."말을 다 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한소은은 깜짝 놀랐다."잠깐만요. 뭘 안 하겠다는 거예요? 얘기가 끝난 거 아니었어요? 가격이 마음에 안 들어요? 아니면 뭐가 문제죠?""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하기 싫어졌어요. 다른 사람을 찾으세요.""그게 무슨 뜻이에요!"한소은은 약간 화가 났다. "계약 정신이 무엇인지 알아요? 당신이 하기로 한일인데 번복하면 어쩌겠다는 거예요?"잠시 멈추더니 그녀는 물었다. "혹시... 무슨 어려운 일이 생겼어요?""아니에요."그는 침묵했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죄송합니다."그러
문밖에 서 있던 조현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이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은이 너에게 어떤 신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나요?""아니요. 왜요?"이연은 병원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돌아오자 서둘러 장보고 집안 청소를 하고 있었으며 청소기 소리가 시끄러워 말소리가 잘 안 들렸다."걔가 연구실로 돌아와서 혼자 문을 잠그고 있어요. 내가 말을 걸어도 듣지 않아요. 상태가 좀 별로인 거 같아서 걱정이네요."얘기를 들으면서 이연이는 멍했고 얼른 청소기를 끄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오늘 일 때문인가?근데 소은 언니가 갈 때 괜찮아 보였는데요."조현아는 무언가를 알아듣고 물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어요?""한두 마디로 말할 수 없어요. 지금 연구실에 있죠? 제가 가볼게요.”이연은 얼른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앞치마를 벗고 손을 씻고 서둘러 연구실로 달려갔다.사람이 나오지도 않고 대답도 없으니까 조현아도 어쩔 수 없이 연구실의 바깥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갔고, 조현아는 거의 한 시간 정도 앉아 있었을 때 오이연은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왔다."소은 언니 아직 안에 있어요?"조현아는 연구실 쪽을 향해 입을 내밀었고, 이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 "소은 언니, 저 이연이에요. 문 열어봐요. 내가 뭘 도와줄 게 없어요?""소은..."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구실 문이 안에서 홱 열렸고, 동시에 매캐한 냄새가 쏟아져 나왔다.제일 먼저 달려든 이연은 처음에는 멍해졌다가 곧이어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멈추기가 힘들었다.조현아는 인기척을 듣고 고개를 들었으며, 다가오기도 전에 그 유난히 지독한 냄새에 숨이 막혔다. "콜록콜록......한소......콜록콜록......이게 뭐야......콜록콜록......"둘 다 기침을 하고 있는데 한소은은 별 반응이 없어 보였고 그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방금 나를 불렀어요?"“......”그냥 부른 게 아니라, 몇 번이나 불렀는지 모르겠네. 이 뜻은
“당신, 이거 진짜예요...?조현아가 그녀의 능력을 의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향기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이 향기는 콧속을 뚫고 뇌까지 직접적으로 전달될 정도로 향기가 강했다.초기에도 이 정도의 향인데 중반 후반의 향은 어떠할지 예상조차 하기 힘들었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그녀의 기분은 좋지 않았고 조현아도 그녀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좋아요, 이미 다 만든 것이니 일단 정리하고 들어가세요. 시간이 늦었어요.”“제가 데려다줄게요.” 오이연이 자진해서 나섰다.두 사람은 예전처럼 택시를 탔다. 그들이 택시에 오르자 택시 기사는 조건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허, 아가씨들 향수를 정말 많이 뿌렸네요!”오이연이 죄송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사실 조향사로서 몸에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몸에 향기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향수의 향기는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각종 정제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그들은 이미 공공장소에서 받아왔던 다양한 시선들에 대해 익숙했지만 오늘처럼 강하고 특이한 향기가 나는 날도 드물었을 것이다.오이연처럼 항상 향수 제조를 한 사람조차 견딜 수 없었던 이 향기는 일반인들에게는 더욱더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한소은은 마음이 착잡한지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차에 올라탄 순간부터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갈피조차 잡을 수 없었다.택시기사는 말이 너무 많아 가는 내내 말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창문을 열면서 그녀들에게 물었다. “창문 열어서 바람 좀 쐬려고 하는데 괜찮죠?”오이연은 어색한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이 들어오는건 확실히 괜찮았다.“아가씨들, 어떤 향수 산 거예요? 정말 좋네요!” 기사가 운전을 하며 물었다.“그냥 작은 브랜드 제품이에요.” 오이연이 웃으며 말했다.택시기사가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어쩐지 너무 진하더라고요! 제 생각엔 향수의 향이 무조건 진할 필요만은 없을 것 같아요. 어쩔 때는 얕은 향기가 오히려 사람
“뭣하러 그런 말을 해요.”오이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게 현실이니깐요.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향수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조향사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향수는 모두 유명 브랜드 아니면 해외 브랜드에요. 국내 향수는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요.” 한소은은 열변을 토했다.오이연이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잖아요. 현재 국내 전체와 비교해 봐도 해외 유명 브랜드와는 비교할 수 없어요.”“지금은 안 될 수도 있지만 나중에는 꼭 그만큼 성장할 거예요.” 이것은 그녀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자 목표였다.언젠가 그녀 자신이 만든 향수를 세계 무대로 진출시켜 세계인에게 한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소은 언니, 이미 도착했어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오이연은 말하면서 몸을 돌렸다.“잠시만요!” 한소은이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앉았다 가요. 저번에 제가 많이 마셨으니 오늘은 내가 대접할게요.”“아니에요, 늦었어요.” 오이연은 완곡하게 거절했다. “늦은 시간에 택시 잡기 힘들어요.”한소은은 그녀의 팔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뭐가 무서워서 그래요! 늦으면 서한 씨한테 데리러 와달라고 하면 되죠!”서한의 이름을 듣자 오이연의 얼굴이 빨개졌다. “매번 그를 귀찮게 해서 미안해요.”“그런 게 어딨어요. 서진 씨한테 말해서 초과 근무 수당 전해달라고 하면 돼요.” 그녀는 오이연의 팔을 붙잡고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카드를 가져와서 카드를 대기만 하면 문을 열 수 있었다.오이연이 펜트하우스에 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지난번에는 한소은 때문에 김서진의 차를 타고 들어와 긴장한 데다가 걱정까지 하느라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오늘 걸으면서 주위를 살펴보니 이 펜트하우스는 가격이 비싸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다.집이 클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도 화려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뛰어났다.매 동마다 간격이 넓어 일조량도 충분
“뭐가 무서워요? 다 제가 고용한 사람들인데. 그녀는 무섭지 않을 뿐만 아니라 꽤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녀가 고개를 흔들자 한소은은 맞은편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주스를 마셨다.“소은 언니가 이번에 제조했던 거 냄새가 좀 복잡한 것 같아요. 신제품 만들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이번 신제품 너무... 이색적인 것 같아요.”그녀는 택시에서부터 코를 훌쩍거리며 냄새를 분석했지만 냄새가 너무 복잡해서 뭐가 섞여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혹시 냄새가 너무 진해서 구별하기 힘든 건 아닐까?“생각 없이 그냥 시도해 본 거예요.” 그녀는 머리를 흔들며 계속 생각했다.사실 그녀는 원료와 에센스 오일을 마음대로 섞었을 뿐 정확히 무엇을 만들려고 했는지 정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조현아와 오이연의 몇 마디의 말이 그녀를 자극했다.향수를 만들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고, 다른 종류를 만들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향수든 원료든 에센셜 오일이든 세상의 모든 향기는 그 자체로도 독특하고 특별하다. 각각의 향기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그 각각의 향기를 조합을 통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신선하거나 매혹적이거나 진하거나 얕은 향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격이 매우 크면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하지만 누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었다.“아... 사실 샤워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어찌 됐든 몸에서 나는 냄새부터 정리해야 할 것 같았다.말하는 사이에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렸고 오이연은 엉겁결에 소파에서 일어났다. “서진 씨도 돌아오셨으니 저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가 호랑이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긴장을 해요.” 한소은은 그녀에게 신호를 보내더니 손에 있던 주스를 내려놓고 그를 맞이하러 문으로 향했다.“오늘 좀 일찍 왔어요.” 김서진이 말했다. 그는 멈춰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뒤에 있던 서한은 더욱더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에취, 에취, 에...!”처음 두 번은 참지 못했지만 마지막 재채기는 입과 코를 가리고 억지로 참았다.
“아, 아니에요. 이미 두 번이나 신세를 졌는걸요. 저 혼자 택시 잡아 가면 돼요. 지금 택시 잡을 수 있어요.” 그녀는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그럼 택시 타는 곳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서한이 말을 이었다. 오이연: “...”두 사람을 지켜보든 한소은은 오이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에취!” 옆에 서있던 서한은 재채기를 참지 못했다.한소은: “...”그들이 가자마자 한소은은 위층으로 올라가 목욕을 하려고 올라갔다. 원래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서한이 계속해서 재채기를 하자 마침내 그녀 자신의 몸에서 얼마나 냄새가 나는지 깨닫게 되었다.방금 그녀가 오이연의 근처에 갔을 뿐인데도 서한은 참지 못하고 연거푸 재채기를 하였다. 그녀 자신이 김서진에게 다가가면 김서진도 참지 못할 것이다.“저 샤워하고 올게요.”그녀가 말했다.돌아서려는데 김서진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잡아당겨 그녀를 안았다.“제 몸에서 냄새나요 안으면 안 돼요!” 그녀는 발버둥 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예상대로 김서진은 더욱 그녀를 꼭 껴안고 고개를 숙인 채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누가 안 좋은 냄새라고 했어요? 당신 냄새면 다 좋아요.”한소은: “...”그녀는 이 말이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를 달래기만 하더라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칭찬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겠지만 그래도 샤워하러 갈 거예요. 저도 견딜 수 없어요.”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한소은은 샤워를 다 한 뒤 그 목조 가게에 대해 생각했다. 그 소년은 성질이 급하긴 했지만 믿을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전화번호 외에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만약 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신제품은 잠시 보류해야 할 것이다.지난번에 받은 자투리로는 신제품 실험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이렇게 구하기 힘들수록 더 조급해지고
이번엔 그녀는 손에 한 물건을 들고 돌아왔지만 김서진은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한소은은 자투리 조각을 들고 책상에 앉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향은 매우 특별한 향이었다. 합성 원료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분명 천연 재료였다. 목재 자체의 향.그녀는 매우 관심이 있었고 이 목재의 출처에 대해 알고 싶어 했지만 그 소년이 다시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사람을 찾는다면...고개를 돌려 김서진에게 물어보려 했다. 김서진은 그녀 바로 뒤에 있었고 그녀는 매우 놀랐다. “당신 어떻게 여기 있어요?”“그럼 제가 어디 있어야 하죠? 이제서야 저 발견한 거예요?” 그의 목소리엔 원망이 섞여있었다.한소은: “...”“그냥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서요.”그녀는 그의 옷자락을 매만지며 말했다. “일부러 무시한 게 아니에요.”“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더 화나요!” 그는 그녀의 코를 꼬집고 그녀의 손에 있는 목재를 힐끗 보았다. “이 물건을 이해 못 하겠다는 거예요?”“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손가락 두개로 목재를 집어 들어 코 끝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이 목재 향기 아주 좋네요.”“그렇죠? 향기롭죠? 가장 중요한 건 이 향기는 매우 특별하다는 거예요. 보통의 나무 향도 아니고 제가 지금까지 맡아본 어떤 향도 아니에요. 예전에도 맡아본 적이 없어요.”그녀가 말했다.김서진은 이상하지 않다는 듯 말했다. “세계가 이렇게 큰 데 못 봤을 수도 있죠. 못 본 종류일 수도 있고 교배종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교배종이라고요?” 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진해에 있을 때 그런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 목재는 아닌 것 같아요.”그녀의 걱정 가득한 얼굴을 보고 김서진이 물었다. “이거 어디서 가져오신 거예요? 지난번 그 목재 가게?”“네.”“그럼 간단하네요. 사장님께 원자재 어디서 구입했는지 물어보면 알 수 있잖아요.” 그는 문제가 복잡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아니요 사장님도 잘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