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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1화

하지만 릭은 음식을 들고 나가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돌아서서 쟁반을 옆의 탁자에 내려놓았다.

“여왕 폐하, 음식을 드시지 않으면 건강이 나빠지십니다.”

릭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그의 거대한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여왕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먹지 않겠다는데,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지? 너도 내 명령을 거역하려는 거냐?”

릭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앞에 섰다. 그의 커다란 그림자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 달빛마저 가렸다.

원래 불도 꺼져 있던 방은 더욱 어둡게 변했다.

여왕은 불쾌한 기색으로 고개를 들어 릭을 쳐다보며 물었다.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여왕 폐하, 저는 절대 폐하의 명령을 거역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음식을 드실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습니다.”

릭은 굳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서 있는 한, 여왕이 음식을 먹지 않는 이상 그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었다.

여왕은 릭을 올려다보며 눈을 부릅떴지만, 릭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두 손을 앞에 가지런히 모은 채 평온한 얼굴로 여왕을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릭을 노려보던 여왕은 결국 피로해진 눈을 비비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알아서 먹을 테니, 나가. 지금은 먹고 싶지 않다.”

그러나 릭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으며 말했다.

“여왕 폐하께서 음식을 드셔야 제가 이 쟁반을 가지고 나갈 수 있습니다.”

즉, 그녀가 음식을 먹기 전까지는 이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여왕은 화가 치밀었다.

“너, 지금 나를 감시하려는 거냐? 내가 이제 네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말이야?”

릭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모든 것은 여왕 폐하의 건강이 우선입니다.”

“릭, 내가 너에게 특권을 줬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네가 프레드를 감시했다고 해서 내가 너를 특별하게 여기고 있다고 믿는 거냐?”

여왕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분명한 불쾌감이 깃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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