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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7화

원청현의 손가락이 소은의 손목 위에서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눈을 반쯤 감고 있어서 마치 잠든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조용히 맥을 짚고 있었고, 미간이 약간 찌푸려져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청현은 손가락을 풀고 몸을 기울여 소은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눈꺼풀을 들어 올려 보고, 손가락을 모아 그녀의 목에 댄 후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모든 동작은 프레드의 눈에 완전히 포착되었다. 그는 모니터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한 손으로 턱을 받치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원청현은 병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

자신 쪽의 의사들은 항상 각종 기기로 병을 진단하고 데이터값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측정하지만, 한의학은 다르다. 손목의 맥을 짚고 기색을 살피거나 몇 가지 질문만으로도 신체의 병증을 알 수 있다.

프레드는 마음속으로 확신이 없었다.

‘정말로 허리가 거의 펴지지 않는 이 노인이 한소은을 살릴 수 있을까?’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시도해 볼 수밖에 없었다.

원청현은 한참 진찰을 한 후 일어섰다. 그는 말을 하지도 않았고, 아무런 동작도 없었다. 그냥 침대 앞에 서서 조용히 소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프레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갑자기 원청현이 자신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천 가방을 열었다. 그는 전원주택에서 나올 때 이 검은색 천 가방을 가져왔는데, 보기에 아주 평범해 보였고 무슨 브랜드 인지도 알 수 없는 가장 흔한 천 가방 같았다.

원청현은 가방을 열어 그 안에서 도구를 꺼내 펼쳤는데, 긴 줄로 된 은침 세트였다.

은침의 크기는 완전히 동일하지 않고,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인 바늘과는 달랐다.

프레드는 흥분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곧게 폈다.

‘침술?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침술이란 말인가?’

프레드는 눈을 크게 뜨고 원청현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원청현은 은침 하나를 꺼내 소은의 손의 혈 자리에 천천히 찔러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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