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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7화

와인 한 모금을 넘긴 로사의 눈에 빛이 돌았다.

입밖으로 찬사를 쏟지는 않았으나 와인을 꽤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게 느껴졌다. 로사는 계속해서 와인을 따르더니 한 병을 다 마실 기세였다.

지금 로사의 모습을 보며 주효영은 자신이 도박에 성공했음을 감지했다.

아버지가 몇십 년 전 담근 와인이라는 말은 가당치도 않았다. 그럴 조건이 있었다면 주현철이 이런 일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와인은 그저 해외의 유명한 술 장인에게 사 온 것이었다.

물론 와인은 프레드의 도움을 받아 고액으로 사 온 것이었지만 로사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므로 그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무사히 R20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왕자 폐하, 술맛이 어떤가요?”

효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 괜찮은 술이군.”

고개를 끄덕인 로사가 드디어 미소를 지어 보였다.

“H국에서 좋다는 술은 다 마셔봤는데 이건 정말 확실히 다른 맛이야. 이 술에 이름이 있는가?”

“당연하지요.”

효영이 미소를 터뜨렸다.

“이름이 대체 뭔가?”

로사는 호기심이 가득해서 효영을 쳐다보았다.

효영은 술잔을 살살 어루만지다가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영웅 취라고 합니다.”

“영웅이 마셔도 취해 쓰러진다는 의미이죠.”

효영이 눈꼬리를 예쁘게 접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로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을 참 잘 지었군. 영웅조차 거절할 수 없을 만큼 맛이 좋아. 영웅이 마셔도 취한다니 정말 좋은 술이야!”

“정말 좋은 술이니 왕자 폐하 몇 잔만 더 마셔요.”

그리고 효영은 계속해서 술을 따르려고 했다.

“어이쿠.”

로사는 바로 술병의 뚜껑을 닫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좋은 술이라고 할지라도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법이야. 욕심이 화를 부른다고 하지. 더 마시다가는 정말 영웅 취 이름대로 가겠어.”

효영은 이런 로사를 말리지는 않았다. 술잔을 내려놓고 효영이 입을 열었다.

“역시 왕자 폐하는 자제력이 대단한 분이시니 큰일을 하실 겁니다.”

“큰일이 어떤 일이라는 건 알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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