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19화

한소은은 손을 들어 진정기의 뒤통수를 만져보다 문득 멈추었다.

이윽고 그녀의 손이 점차 진정기의 뒤통수에서 멀어지더니 두 손가락 사이에 길고 반짝이는 무언가 딸려 나왔다.

서재의 빛에 반사되지 않았다면 무슨 물건인지 한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가늘었다.

“이게 뭐야?”

진가연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두 눈으로 직접 한소은이 자기 아버지의 머리에서 이런 걸 빼내는 모습을 보니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소은이 대답하기도 전에 진정기가 갑자기 몸을 곧게 펴더니 두 눈을 크게 뜨고 무슨 자극을 받은 사람처럼 무슨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간 몸에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넘어지려 했다.

옆에 서 있던 진가연이 그를 부축하지 않았다면 몸이 중심을 잃고 의자에서 바닥으로 넘어졌을 것이다.

“아빠, 아빠!”

진가연은 다급하게 진정기를 불렀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눈꺼풀은 힘없이 내려있고 머리도 툭 늘어뜨린 상태에서 진가연이 아무리 불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대답하지 않았다.

“소은 언니, 우리 아빠 왜 이래?”

아무리 불러도 진정기의 응답이 없자, 진가연은 한쪽에 있는 한소은에게 얼른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김서진은 그녀의 손에 있는 가늘고 긴 은침을 쳐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건 침술용 은침이죠?”

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은침?!”

이 두 글자를 듣고 진가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우리 아빠는 최근에 침을 놓아본 적이 없잖아. 침을 맞는 습관도 없는데 어떻게 은침이 아빠의 머리에 있을 수 있지? 설마?!”

무언가 생각한 듯 진가연은 한 손으로 입술을 가리고 얼굴에 매우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그런 진가연을 바라보던 한소은은 작은 수건을 꺼내어 은침을 조심스럽게 싸서 챙겼다.

“네 아버지의 정기가 많이 손실되었어. 숨도 고르지 않고. 하지만 이 은침을 뽑아냈으니 적어도 그의 뇌의 기혈에는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 우선 그를 방으로 데려가 푹 쉬게 하고, 다른 것들은 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