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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2화

“알았어.”

남자는 느릿하게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학술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고고한 척한단 말이지. 이런 사소한 명예를 얻으려 서로 싸우다니! 난 달라. 내 목표는 이 세계란 말이야!’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창문 앞으로 걸어가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큰 실험 기지 안의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그의 생각에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있다.

그때가 되면 여기뿐만 아니라 제성 전체,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그의 발 밑에서 기어 다니게 될 것이다.

……

극히 드물게 김서진과 한소은 그리고 그들의 아들이 모여 행복을 누리고 있다.

김서진이 아들을 품에 안고 방을 한 개 또 한 개 지나오며 아들의 까르르 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으니, 한소은은 순간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고 너무 많은 경험을 했다.

한 실험기지에서 다른 한 실험에 이르기까지 각종 바이러스와 실험은 그녀의 생활을 가득 채웠다.

비록 한소은이 원청현을 따라 의학을 오랜 시간 배웠다고 하지만, 이렇게 의학 실험과 바이러스와의 대결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소은은 방향을 바꾸고 향수를 만드는 데에 흥미를 느꼈었다.

이것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세상이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최근에 접촉한 것은 이 세계의 어두운 면을 보이게 했다.

전염병,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발생한 일들은 모두 좋지 않은 일이었고 인위적으로 조성된 재난이었다.

일어난 모든 일들은 한시도 숨돌릴 수 없게 했다.

한소은은 소파에 앉아 김서진과 김준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며 벌써 볼록하게 올라온 배를 만져 보았다.

지금, 이 순간의 평화와 안일함이 얼마나 어렵게 얻어진 것인지 느꼈다.

“엄마, 엄마…… 우리 집에 예쁜 누나가 오시는 거예요?”

아이의 어린 목소리가 생각에 잠긴 한소은을 깨웠다.

한소은은 정신을 차리고 김준의 작은 얼굴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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