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삼촌,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원상철은 당황했다.“제발, 제발 철수 살려주세요, 뭐든지 다 할게요!”“흥!”원 어르신은 원상철을 힐끗 쳐다보고는 바로 옆을 지나갔다.이유를 알지 못한 김채림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원 어르신은 이미 원철수 옆으로 다가가 쇠사슬을 쥐고 다시 묶었다. 그리고 담요를 잡아당겨 덮어주었다.“이제 만났으니 남을지 갈지는 너희들이 결정해.”그들을 돌아보며 원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남을게요, 당연히 남아야죠!”원상철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삼촌만이 철수를 살릴 수 있어요!”원청경도 목소리를 떨었다.“그래, 과거가 어떻든 간에 철수는 항상 너에게 효도했어, 애가…… 고생이 많다!”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손을 들어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원 어르신이 몸을 옆으로 돌려 뒷사람을 바라보았다.“너 어떻게 생각해?”“저 둘째 할아버지말 들을 게요, 하라는 대로 다 할 게요!”원철수가 이를 악물었다. 얼굴에는 미세한 땀방울이 솟았다.김채림도 보기에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었다. 도울 수도 없고, 그를 대신해서 아플 수도 없고, 이렇게 눈만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내 말 듣는다고 했지? 알았어!”원 어르신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미리 말하는데 나도 고칠 수 있는지 장담 못해, 죽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그러니까 만약에 잘못되면 나한테 그 책임 떠밀 생각 하지 마!”이 말에 원철수 가족은 모두 서로를 쳐다보았다.‘이게 무슨 뜻이지?’“아니, 삼촌, 신의 잖아요, 근데 왜 고칠 수 없다는 거예요? 이거…….”‘이거 일부러 괴롭히는 거야 뭐야? 지금 이 상황에 고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구.’원 어르신이 차갑게 웃었다.“내가 신의라는 건 알고 있나 보네, 근데 너도 말했잖아, 나 신의이지 신선이 아니야! 무슨 병이나 다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해? 뭐 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이대로 집에 돌아가시던가, 니들 돈 많잖아, 그럼 병원이든, 외국이든 다 보내, 나도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니까!”손을
이어 원상철의 말투는 매서워지고 눈빛도 미움으로 가득 찼다.“탓하겠으면 철수한테 바이러스 넣은 그자들 탓해야죠! 근데 그 사람들 도대체 정체가 뭐야? 왜 너한테 바이러스를 주입해?”“이전 실험 기지에 있던 사람들이에요…….”원철수가 조용히 말했다.“아랫사람들 말고 제가 아는 사람은 주효영 뿐이예요, 그리고…….” 임상언의 얼굴이 머리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 그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사실 원철수에게 임상언은 익숙하고 낯선 존재이다. 자신을 해친 적도, 자신을 구한 적도 있는 이 사람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그리고 또 누가 있어?!”원상철이 흥분하며 물었다. 그는 이 모든 사람들을 잡아다가 모질게 괴롭히고, 자신의 아들을 위해 화풀이를 하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잘 모르겠어요…….”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주효영 배후에 누가 있는지 의심스럽지만 본 적은 없어요, 실험 기지는 그냥 위장일 뿐이고, 진정한 목적은 사람을 해치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거예요. 몰래 사람에게 독을 먹이고 그들이 손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거죠. 위험한 사람들이에요, 꼭 신고해야 합니다.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해요!”“걱정 마,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고 복수할 거야!”원상철은 듣고 크게 놀랐다. 지금 이렇게 무법천지의 조직이 있을 줄은 몰랐다.“내가 그럴 줄 알았어, 지난번에 찾아갔을 때 완전 모른 척 하더라니, 그리고 그 주…….”“주효영.”옆에 있던 김채림이 이름을 기억했다.“그래, 주효영!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원상철이 잠시 멈췄다. 귀에 익숙한 이름이다.“며칠 전 백신 프로젝트 재입찰 때 떠들썩했잖아요. 마지막 낙찰된 주현철 딸, 그 주효영.”김채림이 알려줬다.원상철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 사람! 당신 왜 이렇게 기억 잘해요?”김채림이 콧방귀 뀌며 말했다. “그 주 여사가 자꾸 자기 딸이 어떻다고 자랑하잖아요, 어떻게 몰라요, 근데 정말 걔일 줄이야! 철수 너 기다려
“에이…….” 긴 한숨을 내쉬며 원청경은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걸터앉았다.“이럴 수가!”그는 고개를 돌려 원철수를 바라보았다.“얘야, 걱정 마, 너의 둘째 할아버지가 반드시 널 고쳐줄 거야!”“난 그런 말 한적 없어요!”옆에 있던 원 어르신이 바로 부인했다.원청경은 웃으며 그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어리고 의기양양해서 한두 마디 말에 항상 격노해서 시비하고 싸웠지만 이제 나이가 많아서 입이 무겁고 마음이 여린 동생의 성질을 한 눈에 꿰뚫어볼 수 있었다.말을 그렇게 하지만 원철수가 다치지 않게 묶어 놓은 것으로부터 마음이 말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만약 정말 내버려둔다면 처음부터 원철수를 구해오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에게 전화 통화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왜 웃어요!”원청경의 웃는 모습을 보니 유난히 눈이 부셔서 원 어르신이 약간 노하여 말씀하셨다.“너 지금도 날 용서할 수 없는 거야? 뭐 내 잘못인데 할 수 없지, 그때 내가 너무 과격하고 소심했어, 네가 날 어떻게 욕하고 복수하든 상관없어, 근데 자신만은 놓아주라.”“내가!”원 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얼굴을 찡그렸다.“내가 언제 뭐라고 했어!”“아니면 됐어, 너 여전히 어렸을 때처럼 말과 마음이 달라!”원청경은 피곤했지만 마음속으로 즐거웠다. 그의 주름살은 모두 뒤엉켜 있었고, 얼굴에는 웃음기가 짙어 마치 오래 전의 일이 생각난 듯했다.원래 화를 내고 욕을 하려던 원 어르신은 그 웃음에 말을 다시 삼켰다.“내 참!”그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 높여 말했다.“그만 웃지, 이 녀석 몸에 있는 바이러스 나도 아직 몰라요, 적어도 맥상으로는 아무 문제도 없어요! 발작할 때 내면이 약하고, 겉이 강한 건 아주 비정상적인 거라 나도…….”“널 믿어!”그의 말을 끊고, 원청경이 느릿느릿 말했다.“나 그런 걸 몰라, 근데 네가 내 동생이니 넌 믿을게!”“…….”원 어르신은 잠시 멍해 있다가 얼굴을 돌려 이를 갈았다.‘내 참, 지금 뭘 하자는
전화를 하고 나서 화를 참지 못한 김채림은 원래 화를 내며 방에 들어왔는데 아들 보는 순간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아들, 네가 고생이야!”김채림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음 아파하며 원철수를 안았다.쇠사슬이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쇠사슬은 감히 다시 움직일 수 없었고, 차가운 사슬을 사이에 두고 원철수의 몸에 엎드려 있었다.“배고프지 않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엄마가 다 해줄게, 우리 아들 춥겠다, 엄마가…….”“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그냥 데려가.”원 어르신은 원래 속이 불편한데 그녀의 수다를 듣고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원청경은 그냥 웃으며 아들을 돌아보았다.“어떻게 됐어?”“경찰에 신고했어요! 원래 철수가 가서 진술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 이러니까 그쪽에 설명하고 여기에 오기로 했어요. 주씨 집안은 이미 사람 붙였으니 잠시 후 제가 직접 가보려고요.”평소 그 사람들과 볼 일은 없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다.지금 아들이 이런 일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원씨 가문도 제경에서 알아봐 주는 가문이다. 비록 이 세대에 이르러 쇠락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선조가 쌓은 덕이 있고, 신의까지 있어 한의학계에서 여전히 지위와 명성이 높으며, 그에 힘입어 명성도 높아졌다.최근 몇 년 동안 큰 사업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유가 있고, 누구에게 빌붙으면서 살아가지 않았다. 그런다고 해서 당하고 참을 수는 없었다.“그래.”원청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원 어르신은 이 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이런 싸움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비록 자신이 의술을 행한 동안 여러 고관 권력자들과의 교제를 많이 했어도, 결코 끼어들지는 않았다. 그런 것들이 너무 싫었다.게다가 지금 원상철이 하고 있으니, 그가 개입할 필요도 없다.“그럼 우리…….”원상철이 말을 멈추고 원청경을 보았다.원청경이 가볍게 기침을 했다.“이제 무슨 상황인 것도 알았고, 그만
주현철은 요 며칠 동안 백신 기지 일로 바빠서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유해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안의 물건들이 밖으로 나와 마당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거기에 치우는 사람도 있었다. 유해나가 소리쳤다.“이게 무슨 짓이야? 누가 감히 내 물건을 던져!”“나야!”허리를 차고 주현철이 마당에 서서 당당하게 말했다. 그리고 다시 웃으며 그녀를 향해 다가가 속삭였다.“오래된 건 버려야 새것으로 바꿀 때 편하잖아!”“새걸로? 뭘 바꿔요?”유해나가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 정성을 다해 고른 소파가 다 들어올려지는 것을 보고 급히 막으려 하였다. “누가 당신들 버리게 한 거야, 아직 좋은 건데!”“좋긴 뭐가 좋아, 더 좋은 게 있어!”그녀를 붙잡고 주현철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지금 우리 어떤 신분이야, 이런 건 우리에게 안 어울려, 그냥 다 버리야 새 집으로 이사할 때도 편해!”“새 집이요?”“그래, 내가 시중에 좋은 집을 봐 두었는데 인테리어가 정말 죽여줘, 이런 건 그냥 버리고 나중에 싹 다 마호가니 가구로 바꾸자, 귀티 나잖아!”그의 말을 듣고 유해나의 눈도 밝아졌다. 그러나 그것도 한순간이다. 유해나가 곧 팔꿈치로 주현철을 쳤다.“됐어요, 당신 그게 얼마인지는 알아요? 산다고? 그만 뻥치시지!”콧방귀를 뀌고는 허리를 비틀며 그 사람들을 막으려 했다. 낡은 것을 버렸는데 새것을 사지 못하면 그땐 정말 게도 구럭도 다 잃은 셈이다.“에이…… 네가 뭘 알아!”주현철이 다시 유해나를 끌어당겼다. 주위를 둘러보더니 그녀를 옆으로 끌어당기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기지 그 일 정식 운영에 들어갔어, 위에서 돈 도 내렸고, 이번 물건이 나오게 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그때 우리가 번 돈…… 집 한 채가 아니라 3채라도 살 수 있을 거야!”그 말에 유해나는 정신이 확 들고 목소리도 같이 떨렸다.“정말?!”“그렇다니까!”주현철이 유해나를 흘겨보았다. 마치 대공신이라도 된 듯 뽐내며 말했다.“백신이 정식 투입되
“지금 날 차버리고 다른 여자라도 찾겠다는 거예요?”느낌이 이상하여 유해나가 바로 소리질렀다.“당신 이래도 되는 거예요! 아직 어떻게 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벌써부터 조강처를 버릴 생각을 해요?! 애초 내가 당신을 따라다니며 얼마나 고생했는데, 근데 지금…….”“무슨 헛소리야!”주현철이 그녀의 입을 홱 틀어막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 그래도 듣는 사람이 많았다. “당신 호강하고 싶으면 그냥 내가 한 말 잘 들어, 소리지르지 말고.”그에게 가려진 순간 목소리가 한결 작아졌고 유해나도 조용해졌다.유해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동안 침묵하다가 다시 말했다.“원가를 줄이려고 하면 일 깔끔하게 진행해요, 남에게 꼬리 잡히지 말고, 그리고…… 이 일 효영도 알아요? 걔가 품질 쪽을 담당하고 있다던데, 만약에…….”“걱정 마, 효영이 똑똑해, 그런 건 너보다 더 잘 알아! 이 아이디어도 효영이가 알려줬어!”주현철이 쩌금거렸다. ‘딸 자식 하나는 잘 나았다니까.’ 비록 많은 문제를 일으켰지만 그래도 중요한 순간에는 써먹을 수 있다.진기정도 해결했고, 이런 돈 버는 방법도 생각했으니 말이다.“효영이 생각이라고요?”유해나가 매우 의아했다. 딸이 제안한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그럼…… 효영이는?”“요즘 또 무슨 실험을 하고 있던데, 바쁘니 방해하지 말래.”손을 내저으며 주현철이 아무렇지 않은 듯 답했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주효영은 줄곧 독립적이어서 유학 후 집에도 연락이 뜸한 편이다. 가끔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매우 짜증을 내며 실험 중이라고 하고, 더 물어보면 말해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래서 자주 묻는 편은 아니다.어쨌든 메달을 딴 것으로 자랑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근데 유해나는 걱정이 많았다.“실험이요? 효영이네 실험기지 그거 접은 거 아니었어요? 백신 기지 연구개발도 끝나고 바로 생산에 들어갈 건데 또 뭘 해야 되죠, 그 실험 좀 쉬었다 하면 안 되나요?”귀
“뭐라고요?! 폐공장?”“당신은 어떻게 효영에게 버려진 공장을 줄 수 있어요! 거기 환경이 얼마나 악한데, 그보다 좋은 공장 많으면서 왜 하필 그런 걸 줘요!”유해나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당장 바꿔주세요, 그걸 아껴서 뭘 하겠다고!”비난에 주현철은 연신 억울함을 호소했다.“내 참, 그건 효영이가 달래서 준 거야, 폐기한 공장에서 실험하는 게 더 좋다는데 내가 뭐라고 하겠어! 내가 아무리 쪼잔하다고 해도 딸에게도 그러겠어?”“효영이가…….”주효영이 원한다고 하니 유해나도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화가 치밀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주효영 본인이 지정한 것이면 누구든 말릴 수 없었다.“효영이도 참, 무슨 생각을 하는지!”한숨을 쉬고 나서 사람들이 집 안에서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보고 유해나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만해! 낡은 걸 바꾸기는 하지만 다 들어가면 어떻해, 다 내려놔!”유해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다른 사람들은 옮겨야 할지, 놓아야 할지 몰라 서로 쳐다보다가 그녀 뒤에 있는 주현철을 바라보았다.주현철은 아내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맞서지 않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그 물건들 다 치우고 팔아서 새것으로 바꿔!”“네!”사람들이 줄줄이 나갔다.그때 집사가 밖에서 허둥지둥 뛰어 들어왔다.“저기, 누가 아가씨를 찾으세요!”“효영이를? 찾으면 찾았지 왜 놀래!”주현철이 눈살을 찌푸렸다.“밖에 누구야? 아가씨 무슨 신분인데 개나 소나 찾으면 다 만나줘?”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좀 궁금했다.몇 년 동안 누군가가 주효영을 찾는 경우 거의 없었다. 공부할 때부터 친구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전에 친구가 있으면 집에 초대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주효영은 대답만 하고 계속 아무 얘기 없었다. 나중에 공부하러 해외로 나가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누군가가 먼저 찾아오다니, 이건 매우 드문 일
주현철이 눈을 가늘게 떴다. 분명 눈 익은 사람인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당신은…….”“주 사장, 당신 정말 좋은 딸을 뒀어! 허허…….”비웃음과 경멸로 가득 찬 두 번의 냉소,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더욱 차가웠다.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것만 같은 눈빛이다.“당신들이 뭔데 감히 우리 집에 와서 행패를 부려! 우리 집 만만하다고 생각해?!”유해나가 화내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딸을 헐뜯는 것을 들을 수 없었다.‘지금 이 사람들 데리고 와서 싸움질이라도 할 셈인가? 무슨 집안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정말 담도 커!’“당신네 집이 만만하지 않으면 우리 집이 만만해? 오늘 주효영 그 살인자를 내놓지 않으면 우리도 이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이번에는 여자의 목소리이다. 바로 유해나의 맞은편에 서서 그녀와 맞서 싸웠다.안 그래도 유해나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이 말을 듣고 바로 터졌다. “누가 살인자야! 너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너…… 김채림???”확실하지 않아 조금 망설였지만 인상은 있었다.김채림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기억은 하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주효영은?”그녀의 말을 듣고서야 유해나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막았다.“뭐 하는 거야! 여기 어디라고 사람을 데리고 들어와, 그리고 살인자는 또 뭐고, 당신 원씨 가문이지만 우리도 만만치 않아! 자꾸 이러면 경찰에 신고해서 당신들을 모두 깜방에 처넣을 거야!”유해나는 그들이 민가에 무단 침입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개가 넘쳤다. 게다가, 그들 뒤에는 지금 진정기가 버티고 있고, 허리가 매우 튼튼하다. “좋아! 그럼 경찰 불러, 누가 누굴 잡을지 한번 보자고!”유해나를 곁눈질하며 김채림의 얼굴에는 섬뜩한 미소가 흘렀다. 차가운 눈빛은 유해나도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어찌된 일인지 그들 부부는 살기를 띠고 온 것 같았다. 마치 무슨 깊은 원한이 있어서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모습이다.원상철 부부를 알아본 주현철의 태도는 한결 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