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다. 정말로 그가 보고 싶었다. 보고 싶을 뿐만 아니라 걱정도 많았고 모든 걱정과 불안이 이 순간엔 억울함으로 변해 어느새 눈물이 핑 돌았다.눈물을 삼키고, 그 앞에서 울고 싶지 않고, 자신의 연약하고 무너지는 소리를 들리고 싶지 않아 계속 물었다.“대답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왜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던 거야, 내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알아?”“소은아, 내 말 들어 봐.”그는 숨을 돌리는데 좀 힘든 것 같았다.“내가 돌아왔어!”“뭐??!!!!”한소은은 비할 데 없이 놀랐다. 이 여섯 글자는 그녀를 한동안 소화하지 못하게 했다.“너 돌아왔다는 게 무슨 뜻이야, 집에 돌아온 거야? 그런데 왜 난 못 봤지? 아니면 회사에? 너 지금 어디야? 내가 찾으러 갈게!”말하면서 곧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그가 돌아왔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돌아왔는데도 집에 돌아오지 않고 뭘 하는 건가? 그녀는 그를 당장 만나고 싶었다!“아니, 내 말 좀 들어봐!”그는 크게 숨을 돌렸고 숨소리가 가빠졌다. 한소은은 그가 극히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매우 괴로운 것 같았다. 참으로 이상했다.자신의 절박한 마음을 억누르고 한소은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말해봐, 내가 들을게!”“지금은 너를 볼 수 없어. 나는 아주 안전한 곳에 있으니 걱정하지 마. 나는 네가 걱정할까 봐 먼저 너에게 내 소식을 전하는 거니까 조급해하지 마.”그의 목소리는 간간이 끊어졌지만 적어도 뜻은 매우 명백했다.“왜 날 못 만나? 너 무슨 일 있었어? 나랑 애들이 너 많이 보고 싶어 하고 걱정한다는 거 알아? 너 없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거 알아? 너한테 할 말이 많아. 너는…….”그녀는 화가 나고 급했다. 사람이 돌아왔는데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무슨 도리인가!그러나 그의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또 참고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틀림없이 무슨 일이 생겨서 이렇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그가 보고 싶었다!“알아,
한소은은 머리가 멍해졌다.“무……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전화에서 한두 마디로 분명하게 말할 수 없어.”김서진은 재빨리 말했다.“이 일은 일단 오이연에게 말하지 마. 나는 사람을 파견하여 서한의 행방을 조사하고 있어. 넌 자신과 아이를 잘 돌봐. 너의 그쪽도 내가 일손을 더 파견했으니 반드시 안전에 더욱 주의해. 요즘은 될수록 외출을 적게 하고 공공장소에 적게 가.”이 말들을 그는 숨을 참으며 한 번에 다 내뱉었는데 마치자마자 숨을 크게 쉬기 시작했고 듣기만 해도 힘든 것 같았다.“너 왜 그래, 서진아, 너 도대체 왜 그래?”한소은은 참지 못하고 이미 울음을 터뜨렸다.“울지 마!”그가 불편함을 참으며 말했다.“나는 네가 가장 강하다는 것을 알아. 나는 괜찮아. 울지 마! 너만 안전하면 나는 안심할 수 있어. 내가 곧 돌아갈게. 두려워하지 마!”“그럼 나한테 말해봐, 너 도대체 왜 그래?”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녀는 최근 남아시아 쪽에서 발생한 일을 생각하며 바삐 말했다.“너 전염병에 걸린 거 아니야?”이상하게도 반대쪽에선 침묵이 흘렀다.김서진은 말하지 않고 가끔 참을 수 없는 기침을 몇 번 섞었지만 그의 태도는 이미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한동안 한소은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아팠다.그도 감염되었다는 것은 너무도 뜻밖이었다. 어쩐지 돌아왔는데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그녀를 만나려 하지도 않았다. 틀림없이 그녀를 전염시킬까 봐 두려웠을 것이고 아이를 전염시킬까 봐 두려웠을 것이다.이 순간 한소은은 마침내 그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알았어. 그럼 나에게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거나 나에게 위치를 보내줘. 안 돌아와도 되지만 너를 만나지 않을 수는 없어.”“소은아…….”“나를 믿어, 난 너를 도울 수도 있고, 나 자신을 잘 보호할 수도 있어! 내가 한의학을 배웠다는 걸 잊었어?”그녀가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 자신의 태도가 가벼워져야 그를 걱정하지 않게 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으며 만나겠다고
“너…… 제성 범위 안에 있어?”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김서진이 대답했다.“알았어.”사실 그녀도 김서진이 제성에 없다고 추측했다. 결국 이런 병에 감염되면 사람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먼저 조리하는 것이 좋다. 한 번 물어보는 것은 마음속의 추측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다.“몸조리 잘해. 나와 아이는 모두 안전하니 걱정하지 마!”한소은이 큰 소리로 당부했다.그러고는 더 이상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휴식이다. 단지 그 기침과 숨소리만 들었는데도 마음이 아팠다.유일하게 다행인 것은 그는 괜찮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녀는 크게 한숨을 돌리고 남아시아로 가는 일정은 오히려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다만…… 서한에게 생긴 일은 아직 오이연에게 말 할수 없었다.——때론 두려운 대로 찾아온다고 하는데, 이튿날 아침 일찍 오이연이가 찾아왔다.커다란 배낭을 메고 와서 아래층에 서서 그녀를 기다렸다.한소은은 그녀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를 피하고 안 볼 수도 없었다. 억지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그녀가 가방을 메고 고개를 쳐들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 보는 것을 보았다.“소은 언니, 내가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언니와 함께 남아시아에 가야겠어.”“이연아…….”그녀는 매우 난처했다.오이연은 그녀가 반대할까 봐 말을 끊었다.“내 말을 들어봐, 나는 이미 곰곰이 생각해 봤어. 나는 언니를 도울 수 없어. 하지만 언니 말도 맞아. 거기는 아무래도 회사의 산업이어서 여전히 감싸줄 수 있어. 그 신비한 사람이 나에게 준 사람의 가죽이 가짜인 이상 서한은 괜찮다는 뜻이야. 우리가 그들을 찾은 후에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서한도 나를 보호할 수 있어!”“이연아…….”그녀가 계속 말하는 것을 보고 침착하고 분석하는 것도 조리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눈빛의 회피와 당황함은 이미 마음속의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었다.“소은 언니!”다시 한번 그녀의 말을 끊었다. 입만 열면 자신을 거절할까
오이연은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할 겨를이 없어 계속 물었다.“소은 언니, 무슨 변화가 생겼어?”그녀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써 참았고, 신경은 분명히 곤두서 있었고, 건드리기만 하면 끊어질 것 같았다.“아니, 괜찮아!”그녀가 이런 상태인 것을 보고 한소은은 절대로 그녀에게 말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힘을 주어 말했다.“내가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너무 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 그래야 내가 너와 잘 소통할 수 있어. 알겠어?”이연은 마음속으로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지만 한소은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그녀로 하여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그래 언니 말을 들을게! 언니가 말하는 무엇이든 나는 다 받아들일 수 있어.”얼굴색은 차분해 보였지만 한소은은 잡은 손으로 그녀가 지금 몹시 떨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한소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은 돌아왔어.”“누가 돌아왔어?”한동안 이연은 반응도 하지 않고 멍해졌다. 그러나 곧 되새겼다. 눈에는 기쁨이 솟아올랐다.“정말?! 돌아왔는데 왜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 이 서한이라는 인간은 정말!”한소은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또 스스로 추측했다.“어, 알았어. 분명히 김 사장님에게 일이 있어서 그걸 해결하러 간 거지? 그래서 언니더러 나한테 전해주게 한거야?”“…….”그녀는 흥분하여 비로소 슬픔이 씻겨지고 손도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한소은은 약간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들은 아직 일이 좀 있어서 잠시 돌아올 수 없어. 김서진을 포함해서 모두 지금은 집에 돌아올 수 없어. 어쨌든 돌아왔으니 남아시아에 갈 필요는 없어. 넌 더더욱!”“돌아왔으면 됐어. 돌아왔으니 우리는 당연히 갈 필요가 없지!”이연은 희색이 만면하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래, 요 며칠 너는 안심하고 집에서 기다려. 소식이 있으면 바로 너에게 알릴게. 그들이 일을 잘 처리하면 바로……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거야.”집에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하면서 그녀는 속이 찔렸
“어제저녁에 서진 씨가 저한테 전화하여 이미 돌아왔다고 했어.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당분간 집에 돌아갈 수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저를 안심시켜 주었어. 서한……. 내가 직접 말을 하지 않았고 또 너무 바빠서 이 문제를 물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어. 다음에, 다음번에 전화하면 꼭 물어볼게.”한소은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이 말은 진실과 거짓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이 문제를 물어볼 생각이 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확실히 서한도 없었다.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인 데다 논리적으로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오이연은 의심하지 않고는 자연스럽게 믿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다음에 꼭 물어봐 줘! 만약 그가 조심하지 않아 잃어버렸다면 돌아온 후 내가 꼭 혼내줄 거야! 결혼할 때 우리는 반지를 목숨처럼 아끼겠다고 약속했어! 이렇게 중요한 반지를 잃어버리다니! 그이의 단단한 무술 실력은 도움이 안 되나?”한소은은 오이연의 말을 듣고는 마음이 괴로워서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너무 많이 말하면 들통날까 봐 두려워 그녀는 황급히 멈추고 말했다. “그래, 내가 낭아봉이거나 두리안을 준비해 줄 테니 그가 무릎을 꿇게 해.”“그럴 필요는 없어. 내가 그렇게 사납지는 않거든!” 오이연은 뭔가 더 말하고 싶었으나 한소은은 하품하며 말했다.“어젯밤 전화 소리에 잠이 설어서 졸려 죽겠어! 난 잠을 좀 자야 하니 너도 돌아가서 푹 쉬어. 이제 그들이 무사한 것이 확실하니 안심하고 쉴 수 있어!”하품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졸린 모습이었다. 오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한소은이 매우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친 그녀를 보고 신신당부했다.“그래, 나는 돌아갈 테니 너도 잘 자! 사장님도 참, 임신 중인 거 알면서 시간을 보지도 않고 한밤중에 전화하실 수 있어?”“그래, 돌아와서 나도 무릎을 꿇게 할게!”한소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위풍당당한 김서진이 두리안 위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생각하자 오이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오이연을 보내고 한소은은 가슴을 누르며 긴 숨을 내쉬었다. 필경 거짓말을 해서인지 마음속으로는 미안해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김서진을 만나 서한이가 도대체 어떤 상황이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똑똑히 밝히는 것이었다. 자신이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오이연에게 말할 수 있었다.그리고 Y 나라 왕실에서 왜 그녀가 향수를 만들게끔 집착하는지 영문을 몰랐다. 비록 그녀가 2년 사이에 국제적으로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리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유명한 조향사들을 제치고 왜 하필 그녀를 찾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약간 아픈 관자놀이를 누르며 그는 서재로 가서 노트북을 켰다. 커피를 한 잔 타려고 커피 기계를 만지다가 다시 생각을 바꾸어 우유를 따뜻하게 덥혔다.서재에 돌아와 보니 노트북은 이미 켜졌고 우편함에는 과연 읽지 않은 편지가 수두룩했다.그녀의 개인 메일함은 사실 외부에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예를 들어, Y 나라의 왕실에서 주문해도 모두 사무실의 대외로 공개한 메일주소로 편지를 보냈고 오이연이 확인한 후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이처럼 까다롭고 해결하기 어려운 것을 다시 그녀의 개인 메일로 전송했다.먼저 맨 위에 있는 메일을 확인해 보니 오이연이 보내온 영어로 된 메일이었다. 그녀는 우유를 마시며 대충 읽어보았다. 표현은 확실히 딱딱했고 몇 번 거절당해서인지 화가나 보였다. 만약 그녀가 이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고집한다면 반드시 시간을 약속하여 만나서 거절해야 한다고 마지막에 한마디 적었다.그는 또 자기도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고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하소은더러 집행자들의 난처한 점을 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굳이 대놓고 거절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이상하게 느껴졌다.생각 끝에 한소은은 우유를 내려놓고 두 손을 키보드에 얹은 후 재빠르게 답장을 썼다.왕실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만 임신 중이라 몸이 불편하여 요즘은 일절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으며 만약 기다릴 수 있다면 출산을 마친 후 상황을 봐서
몇 통의 스팸 메일 외에도 한 통의 메일이 있었는데 이름을 보니 오랫동안 보지 못한 윤성웅이였다.이 이름을 보았을 때 한소은은 멍해졌다. 오히려 이 사람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가 뜻밖에도 답장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전에 자신이 그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다. 실험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녀는 모든 실험 데이터를 파괴했지만 후에 원철수가 그것을 복구시켰다. 그리고 해커가 회복할 수 있으면 해킹도 할 수 있다고 일깨워주었다.이전에 암호화된 데이터베이스가 있었는데, 그녀는 해킹할 수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었지만, 이 교수는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그녀는 의문을 제기했으나 이 교수는 내부 고급 자료실이기에 유출하지 못하며 또 기밀이기에 그녀에게 수권해줄 수 없다고 하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필요한 자료를 그에게 알려주면 그가 조달해 주겠다고 했다.후에 발생한 여러 가지 일들은 그녀가 점점 의심하게 하였고 암호화한 데이터베이스도 생각하게 했다.만약 고급 해커가 해킹할 수 있다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이 일은 생각하면 조작이 어렵지 않지만, 신뢰성이 높고 진정한 실력을 갖춘 전문가급 해커를 찾기란 쉽지 않다.해킹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실험실의 일을 또 대외로 알려서는 안 된다.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그녀는 윤설웅을 떠올렸다.윤설웅은 뛰어난 기술을 가진 해커가 아니지만 애초에 그가 희귀한 목재를 찾아 사방을 돌아다니다가 아주 대단한 해커를 알게 되었는데, 우연의 우연으로 상대방의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이다.윤설웅도 당시에 무심결에 이 일을 말했다. 한소은은 믿을 수 있는 해커를 찾으려다 얼떨결에 이 일을 생각해냈다.그는 윤설웅을 친구로 여겼고 또 비교적 믿고 있었다.윤 씨네 사업을 인수한 후부터 그도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었다. 듣자 하니 윤 씨네 사업이 아주 잘 발전하였다고 한다. 다만 그의 취미는 한쪽에 둘 수밖에 없었다.인생은 바로 이와 같아서 항상 선택해야 하며 선택에는
이른 아침, 주 부인은 씻고 아침을 먹은 후 정교한 화장을 했다. 그러고는 쇼핑하고 친구들과 모임을 할 계획이었다.최근 온 신경이 진가연의 일에 쏟아부어 친구들과 모임을 하지 못했던 그녀는 오늘은 기필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친구들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그런 생각을 하며 신경을 써서 백을 고른 후 문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며 밖에서 한 사람이 빠르게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다가오는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본 주 부인은 순간 기쁨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효영아! 돌아왔구나!""응."짧게 대답을 한 주효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효영아, 이번엔 연구소로 돌아가지 않는 거지? 집은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 거야?"주 부인은 주효영의 서두르는 모습에 익숙해져 계단을 올라가는 주효영을 따라갔다.하지만 주효영은 대답하지 않고 빠른 발걸음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효영아, 얼마 전에 뉴스를 봤는데 그 연구소의 어느 교수님이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어. 혹시 그 실험 아직도 하고 있는 거야? 아니면 그만둔 거야?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집에서 좀 쉬는 게 어때? 엄마가 보기엔 네가 많이 힘들어서 살이 더 빠진 거 같아!"주 부인은 주효영이 대답하든 하지 않든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말을 이어갔다.방에 들어온 주효영은 재빨리 책상으로 걸어가 책상 위의 물건은 쓱 보고는 순간 얼굴색이 변하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내 연필꽂이 어디 갔어?!""무슨 연필꽂이?"주 부인은 눈을 깜빡이며 알아듣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다."연필꽂이! 내 책상 위에 두었던 연필꽂이 말이야!"주효영은 큰 소리로 화를 내며 테이블을 '탁' 쳤다.이러한 그녀의 태도에 주 부인은 충격을 받았고, 작게 중얼거렸다."모…몰라…….""왜 몰라!"주 부인의 대답에 더욱 화가 난 주효영은 테이블에 금이 갈 정도로 세게 두드리며 미친 듯이 테이블부터 찬장, 서랍, 심지어 뒤쪽의 책장까지 뒤져가며 연필꽂이를 찾았다."바로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