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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사실 원철수는 지난 이틀 동안 자기가 이루어 낸 성과를 자랑할 사람을 찾지 못해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우연히 한소은을 만나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웬일로 이렇게 일찍 연구실에 왔어요? 우연으로 한 번 성공하고 나서 다시는 오지 않을 줄 알았어요."

원철수는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쯧, 아직 모르죠? 맞아, 나도 거의 성공까지 갔어요. 게다가 당신이 오랫동안 연구함에도 성공하지 못한 걸 내가 해낼 거라는 말이에요. 난 당신을 뛰어넘을 거예요!"

한소은은 그에게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이런 무의미한 비교를 할 기분도 아니었다.

"이 교수님은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이 교수님은 아직 안 일어났을걸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시간에는 연구소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자기처럼 밤을 새우며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원철수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말 돌리지 마요. 내가 성공할 거라고 믿지 않는다는 거 알지만, 진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줄게요!"

“지난번에 점혈을 당해 오랫동안 말을 못 했던 일을 잊은 거예요? 한 번 더 점혈 당하고 싶으세요?”

원철수가 재잘대는 게 시끄러웠던 한소은이 손가락 두 개를 치켜들며 점혈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원철수가 입을 꾹 다물었다.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선 원철수는 입술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한소은의 행동에 흠칫 놀라며 심장이 벌렁거렸다.

"당신……. 나한테서 떨어지세요! 무슨 요술 같은 걸 사용할 생각 말아요! ? 저번에 그 일은 눈속임이나 무슨 마술이라는 거 다 알아요. 어쩌면 마취제일지도 모르겠군요.”

"……."

원철수의 말에 한소은이 재밌다는 듯 피식 웃었다.

‘요술이라 생각할 정도면서 무술주의 점혈이라는 걸 왜 생각하지 못할까?’

하지만 한소은은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내가 요술을 할 수 있다는 거 알았으니 내 앞에서 재잘거리지 좀 마요. 덩치 산만한 남자가 하루 종일 여자만 업신여겨 보면서 말만 할 줄 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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