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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한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멍해졌다.

"……."

"당신이 말한 대로 지금 내가 그곳에 가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거예요. 서진 씨도 할 일이 있고 저도 제 일이 있으니까요. 이 교수님이 위에 계신다고 했으니 곧 내려오실 거라 실험실에 가서 기다리려고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

서둘러 가는 한소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상언의 얼굴에 걸렸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지며 들리지 않는 한숨을 쉬더니 작게 고개를 저었다.

한소은은 김서진이 걱정되긴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걱정은 아무 소용이 없고 자신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린 아들은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하다. 부모님 둘 다 곁에 없으면 아들이 불안하고 무서워해서 할까 봐 한소은은 걱정하고 있었다.

실험실에 들어온 한소은은 실험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녀는 이 실험실에서 처음 진행한 실험부터 지금까지 얻은 모든 데이터를 정리하여 분류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전에도 정리한 적이 있었지만,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서 작업했기 때문에 약간 뒤죽박죽이었다. 지금 모든 데이터를 한데 묶어놓으니 최근 자기의 추측이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독초는 절대로, 더 이상 연구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현재 실험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한창 데이터를 취합하고 있을 때 이 교수가 들어왔다. 아마 임상언이 이 교수에게 한소은이 연구소로 왔다는 걸 알려주었을 것이다.

"한소은 씨, 나를 찾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 교수님."

한소은은 고글을 벗고 돌아서서 심각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뇌공등과 다른 독초에 대해……"

"이제 더 이상 당신이 책임질 일이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이 교수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현재 책임지고 있는 데이터 정리만 끝나면 가서 쉬세요."

그의 말을 들은 한소은은 말문이 막혔다.

"????"

‘가서 쉬라고?’

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고, 없으면 안 된다고 이 교수가 몇 번이고 자기를 설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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