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92화

한소은은 희미하게 웃으며 진가연에게 되물었다.

"누가 그렇게 말했어?

진가연의 얼굴에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의 피부는 매우 하얗기 때문에 그런 급한 기색은 조금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분명했다.

"아니, 그냥 물어본 거야."

사실 진가연은 이런 식으로 한소은에게 질문하는 것이 친구에 대한 불신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자기가 그 사람의 말을 순진하게 믿었을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소은에 대한 의심이 솟아올랐다.

그 남자는 자기가 중독된 거라고 말했었다. 그 남자의 확신에 찬 말투에 진가연은 자기의 몸에 대해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원철수가 그랬어?"

생각해 보니 진가연과 마주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원철수 뿐이었다. 진가연앞에서 자기에 대한 온갖 비하 발언을 할 수 있는 사람도 그뿐이었다.

한소은은 그처럼 소심한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분명 자기는 그 남자와 갈등을 겪은 적도 없는데 성별에 대한 편견 때문에 자기에게 온갖 무례하고 모욕적인 구타를 하는 것이 지루했다.

한소은이 단번에 알아맞히자 진가연의 얼굴이 약간 붉게 변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부드럽게 말했다.

"미안해, 언니."

"미안해할 거 없어, 넌 그냥 평범한 사람들처럼 의심을 품은 거야, 사람에게 조금 경계심을 가지는 건 좋은 거야."

한소은은 위로의 뜻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한소은 또한 사람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잘해줬었다. 그 결과는 가장 가까운 사람의 배신이었다. 사람을 신뢰한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적절한 경계는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건 나쁠 게 없었다.

"미안해, 언니를 의심하지 말았어야 했어! 어쨌든 언니는 내게 잘해줬고, 지난 며칠 동안 정말 몇 년 만에 가장 행복했어. 살이 영원히 빠지지 않더라도 지난 며칠 동안 얼마나 행복했는지 평생 기억할 거야!"

한소은이 이럴수록 진가연은 더욱 미안해했다. 그 남자의 몇 마디에 넘어가 친구를 의심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죄책감이 더욱 커졌다.

"바보야, 누가 살이 안 빠진댔어?"

한소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