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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계속 실험실 쪽 연구로 바빠서 이쪽은 전혀 돌볼 겨를이 없었는데, 지금도 별로 마음이 없어서 아예 일을 거절했다.

바깥 홀에 가서 손을 깨끗이 씻고 난 후 돌아서서 물 한 잔을 따라 마시고 고개를 돌려서야 이연이 그녀를 따라오며 하고 싶은 말이 있는듯한 모습을 보았다.

“왜?”

“황실인데 거절... 거절하면 좀 그렇지 않아?”

만약 일반적인 부잣집이라도 상관없지만, 상대방은 Y국 황실이다. 비록 같은 나라는 아니지만, 상대방이 주문서를 보내왔는데 거절한다는 건 그야말로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일이다.

“황실이면 어때서, 우리는 정상적인 장사를 하고 있어. 그냥 그들에게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이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면 돼.”

그녀는 황실이든 아니든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Y 나라에 가서 발전하고 싶지도 않고, 벼슬길을 갈 생각도 없다. 오히려 황실이기 때문에 더욱 까다롭고 번거롭다고 생각했다.

그냥 차라리 거절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며 이 어려운 일은 생각지도 말자고 했다.

“그래.”

이연이 대답하며 밖에 있는 CCTV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 사람은 뭐 하는 거야, 수상하네.”

“응?”

한소은은 호기심에 걸어가 CCTV에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았다. 약간 낯이 익었다.

“내가 방금 왔을 때 밖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인 줄 알았어. 내가 들어가 차를 세웠는데도 그는 가지 않았어. 이때도 줄곧 너의 차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설마 차를 훔치는 도둑은 아니겠지?”

눈썹을 찌푸리고 이연은 잠시 생각하고 또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대담해? 대낮에 감히 차를 훔칠 수 있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고 난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스크린 속의 남자를 살펴보았다.

“점잖아 보이는데, 점잖은 척하며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니 그냥 경찰에 신고할까?”

스크린 속의 남자는 허리를 굽히고 한 손으로 눈썹을 가리고 운전석 자리에서 엎드려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마치 차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는 것 같았다.

“차를 훔치려는 도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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