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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우해민의 얼굴빛은 다시 차가워졌다. 아까의 장밋빛 홍조가 점차 사라지고 그녀의 작은 얼굴은 다시 하얗게 보였다.

"난 괜찮아요, 이제 돌아가야겠어요."

우해민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이렇게 빨리 돌아간다고요?”

김승엽은 당황했다. 준비해 둔 게 아직 많은데, 오늘 그녀를 완전히 자기의 여자로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녀가 지금 돌아간다면 모든 계획이 다 물거품이 될 것이다.

“네.”

우해민은 간단하게 대답하고 1층에 도착하자 바로 엘리베이터에서 나갔다. 차가 아직 회사에 있으니, 사람을 시켜 데리러 오라고 할 참이었다.

그녀가 정말 가려고 하자 김승엽은 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다.

“해민 씨! 왜 그래요? 방금까지 우리 좋았잖아요. 오늘 함께 로맨틱한 밤을 지내기로 했잖아요.그런데...”

우해민은 그의 얼굴을 보면 생각이 바뀔까 봐 고개를 돌려 그를 보지 않으려 했다.

더 이상 여기서 머물 수 없다. 더 늦게 들어갔다간 언니가 화낼 게 분명했다. 그로 인해 자기가 받을 벌을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녀가 떨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김승엽은 서둘러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입혀주었다.

“추운 거예요? 이거 봐요, 밖에 춥잖아요. 내가 호텔 방 잡아 두었어요. 올라가서 쉬다가요·정말 갈 거라면 이따가 내가 데려다줄게요.”

“아니요. 이제 정말 가봐야 해요.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어깨에 걸쳐진 옷에는 아직 그의 체온이 남겨 있었다. 우해민은 갈등이 심해졌다. 이대로 가는 게 아쉽긴 했지만, 이성은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해민 씨,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그래서 화난 거예요?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려줘요, 다 고칠게요. 이러지 말고·해민 씨. 응?”

김승엽은 이 이름으로 그녀를 부를 때 그녀가 약해진다는 걸 잘 이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이유인지 효과가 없었다.

그녀의 눈은 분명 아쉬워하는 것처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서 멀어져만 갔다. 당황한 김승엽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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