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심은 살짝 강시언의 입술에서 떨어져 낮게 말했다.“너무 시끄러워요. 이 사람들 싫고, 이곳도 싫어요.”“집에 갈까요?” 시언이 물었다.“네.”시언은 아심의 손에서 술잔을 받아 테이블에 놓고, 아심을 안고 일어섰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문밖으로 나가자 사람들은 다시 놀랐다. 문이 닫히고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자, 서건호는 놀라며 말했다.“두 사람이 방을 잡으러 가는 건가?”건호는 임성현이 아심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언이 성현의 손에서 사람을 빼앗아 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에는 방설윤이 있었고, 이제는 아심이었다. 그러나 전에 시언은 설윤을 무시했지만, 이번에는 성현의 앞에서 아심을 데리고 갔다. 이에 성현은 분노에 차서 손에 든 술잔을 탁자에 던지자 유리잔이 산산조각 나며 술이 튀었다.“아악!”주변의 여자들은 피하며 비명을 질렀다.“형, 화내지 마세요. 저 여자, 형을 알아보지 못한 거예요. 저 여자는 가치가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건호는 급히 달래자 승현은 벌떡 일어나 건호를 향해 소리쳤다.“당신 지금 누구를 욕하는 거야?”그러자 건호는 비웃으며 말했다.“강아심이 어쨌다고? 그 여자가 너를 거절했는데도 계속 쫓아다니고 있어?”승현은 술병을 들어 건호를 때리려 했지만, 성현이 더 빨랐다. 성현은 술병을 건호의 머리에 내리치자 술병이 건호의 머리 위에서 깨지고,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방 안에서는 여자의 비명만 들렸을 뿐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곧이어 성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강아심은 내가 반드시 손에 넣고 말 거야. 나와 경쟁하려는 사람은 내가 죽일 거야!”이에 승현은 냉소하며 말했다.“여기 있어, 날 죽여봐!”그러자 성현은 차가운 시선으로 비웃으며 말했다.“너는 순위에도 없어. 내가 말하는 건 강시언이야!”승현은 아까 본 시언을 떠올리며 마음이 아팠고 훈석은 두 사람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는데 시언이 곤란해질 것을 예감했다....시언은 아심을 안고 방을 나서 복도를 걸었
아심은 신발을 벗어 던지고 강시언을 더 꽉 안았다. 시언은 불을 켜지 않고 아심을 안고 안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샤워 좀 할게. 넌 잠시 누워 있어. 장난치지 말고.”아심은 눈을 반쯤 감고 물기가 가득한 눈으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심이 장난을 안 치면 아심이 아니었다. 시언이 샤워를 반쯤 마쳤을 때, 아심은 이미 시언의 곁에 와 있었다. 술에 취한 아심은 약간의 술기운을 빌려 시언에게 한 번 더 씻겨달라고 했다.이에 시언은 더 이상 아심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아심을 씻겨주고 침대로 데려갔다. 그리고 아심은 시언을 껴안고 함께 침대에 누웠는데 시언의 가슴팍에 반쯤 기대어 반쯤 취한 눈빛으로 계속 키스했다. 계속되는 도발에 시언이 말했다.“다리 아프다면서? 오늘 밤은 쉬어. 내가 그렇게 독재적인 사람은 아니야, 다친 상태로 일하게 하진 않아.”아심은 흐릿한 눈으로 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은 다리가 불편해요. 그리고 쉬면 온몸이 불편해질 거고요!”시언은 아심의 턱을 잡고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떠난 후에는 어떻게 할 거야?”그러자 아심은 시언의 가슴에 기대어 눈을 감고 낮게 말했다.“모르겠어요.”“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됐어.”아심은 이 업계에 있다 보니 편견을 받기 쉬웠다. 그리고 오늘 밤 이렇게 행동한 것이 어떤 소문으로 퍼질지 모른다. 이에 아심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그들이 당신을 그렇게 깎아내리는 것이 싫었어요.”“내가 그걸 신경 쓸 것 같아?”시언의 말에 아심은 더 꼭 안으며 말했다.“당신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나는 넘버세븐으로서 당신을 보호할 의무가 있거든요.”시언은 심장이 잠시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마치 온몸의 감각이 아심이 기댄 가슴팍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러자 시언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취했네. 너는 더 이상 넘버세븐이 아니야. 이제는 강아심이야.”하지만 아심은 시언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나는 영원히 당신
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 고마워, 훈석아!”“고맙긴요. 어제 형을 끌어들인 것이 마음에 걸려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비록 내가 돈도 권력도 없지만, 전우로서 형을 함부로 대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훈석은 화를 내며 말했다.“알았어!”시언은 전화를 끊고 샤워하러 갔다. 나왔을 때, 침대는 이미 정리되어 있었고, 새 셔츠와 바지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항상 같은 스타일이었다. 이에 시언은 아심이 같은 셔츠를 몇 벌이나 샀는지 궁금해졌다.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오자 아심은 간단한 일상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참 무엇을 입어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능력이 있어 보였다, 아심은 갓 구운 에그타르트를 식탁에 놓고, 구운 토스트와 소고기 패티, 우유를 시언의 앞에 놓으며 부드럽게 웃었다.“밀키트 같은 거니까, 맛없다고 하지 마세요!”“괜찮아. 먹을 수 있으면 돼. 난 까다롭지 않아.”그러자 아심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설탕을 넣은 계피 케이크도 만들었는데, 먹어볼래요?”아심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아, 맞다. 단 걸 좋아하지 않죠.”시언은 고개를 들며 말했다.“오랫동안 못 먹었으니 한 조각 먹어볼게.”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고는 주방으로 가서 계피 케이크를 가져왔다. 두 사람은 함께 앉아 아침을 먹었다. 아심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며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에 좀 취했는데, 실수로 뭐 했나요? 아니면 지나친 말을 했나요?”시언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별일 없었어. 다만 좀 질척거리더라.”아심은 할 말을 잃었고 시언은 음식을 먹으며 천천히 물었다.“매번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셔야 해?”“아니요.” 아심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어제는 당신이 있어서 안심해서 많이 마신 거예요.”시언은 느긋하게 말했다.“특공대 규칙에는 누구도 완전히 믿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어. 나조차도.”이에 아심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 마지
식사를 마친 후, 아심은 간단한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출근 준비를 마친 아심은 뒤따라오는 강시언을 보고 다시 한번 물었다. “정말 저랑 같이 출근하실 거예요?” 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내가 가는 게 싫어?” 아심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오히려 좋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시언이 운전하고 아심은 조수석에 앉았다. 그리고 시언의 날카로운 아우라에 아심은 입을 다물고 웃음을 참았다. 순간, 아심은 인생의 절정에 오른 기분이었다....성유그룹임성현이 보낸 조사원이 곧 전화를 걸어왔다. “사장님, 강시언이라는 사람이 미국에서 작은 회사를 등록한 적이 있는데, 이미 폐업했어요. 지금 어디서 사업을 하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없어요.” 그러자 성현은 비웃으며 말했다. “찾을 수 없다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거겠지!” “그런 것 같습니다.” “알겠어, 수고했어!” 성현은 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아 있는 서건호에게 말했다. “내 사람이 조사했는데 사업한다는 건 전부 허풍이야. 그 작은 회사는 이미 폐업했어!” 건호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채 비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냥 백수였네요?” 그리고는 성현에게 담배를 건네며 불을 붙였다. “형, 그러면 신경 쓸 필요도 없겠어요!” 성현은 냉소하며 말했다. “강아심은 잘못 봤어. 외국 사업가의 큰 손을 잡았다고 생각했나 보지!” 그러자 건호는 아부하며 말했다. “어제 대리운전 기사를 통해 들었는데, 아심이 사는 곳은 시그니엘이에요.” 성현은 화가 나며 말했다. “방을 잡을 돈도 아끼면서, 공짜로 얻어먹으려는 건가? 아니면 그냥 애인이 되고 싶은 거야? 어이없네!” “외모를 보면, 먹고 사는 데는 문제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형이 눈독을 들인 사람을 건드렸으니, 가만히 두면 안 되죠!” 성현은 담배를 피우며 음산한 눈빛을 보였다. “아심은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 거야. 그 시언이라는 놈, 죽여
아심이 말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흩어졌다. 조선아와 신지아도 아심의 화를 눈치채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아심은 시언의 손목을 잡고 사무실로 데려갔다. 사무실에 들어가 문을 닫고, 밖의 수많은 호기심 어린 눈길을 차단한 후에야 아심은 웃으며 말했다. “너무 시끄럽죠. 여기 앉으세요, 어디든 상관없어요.” 시언은 아심의 사무실을 둘러보다가 창가 쪽 소파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일해, 나 신경 쓰지 말고.” 그러자 아심은 시언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 “지루하지 않을까요?” 시언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차분히 말했다. “휴가 중이라 딱히 할 일도 없어요. 어디든 똑같아.” 아심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뭐,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응!” 시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아무 문제 없이 각자의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시간이 되자, 두 사람은 회사 건너편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동안 회사 동료들 몇 명과 마주쳤고, 모두 흥미롭고 궁금한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지승현은 끝난 것 같네!” “하지만 새로운 남자친구가 더 멋지고 남자다워 보인다. 우리 사장님과 정말 잘 어울려!”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두 사람이 그냥 친구 같지는 않지만, 연인 같지도 않아요!” “난 그들이 연애 중이라고 생각해. 상관없어, 어쨌든 난 둘이 연애한다고 생각할 거야!”... 시언은 다양한 시선을 차분하게 받아들였고, 아심은 자기 비서를 경고하며 다른 사람들은 자유롭게 수군거리게 내버려두었다.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오후 업무를 계속했다. 아심은 정말 바빴는데 전화 받고, 업무를 조정하고, 계약을 검토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두 시간이 지나고, 비서 정아현이 들어와 몇 개의 종이봉투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주혜견 부장님이 오후 간식을 보내주셨어요. 이건 사장님과 미스터 강 님거고요. 맛있게 드시고 전 이만 나가볼게요!”
아심은 전화를 받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임성현 사장님!” 성현의 목소리는 열정적이었다. “강아심 사장님, 어제 말씀드린 협업 건인데, 제가 좀 급해서 오늘 저녁에 만나서 자세히 얘기해 보는 게 어떨까요?” 아심은 변함없는 톤으로 말했다. “정말 죄송하지만, 몸이 좀 안 좋아서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싶어요. 다른 날로 미루죠.” 그러자 성현은 살짝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겠다는 건 아니겠죠?” “물론 아니에요. 정말 몸이 안 좋아서 그래요. 제가 시간 정해서 다시 연락드릴게요.” 이에 성현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강 사장님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조속히 협업 세부 사항을 확정 짓길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의 신뢰에 감사드립니다.” 아심은 전화를 끊고 소파로 걸어가 시언의 옆에 앉아 어깨에 기대며 반쯤 눈을 감고 말했다. “일하러 가라고 하지 말아요. 조금만 쉬고 싶어요. 보디가드로서 반대할 수 없죠?” “보디가드가 보호 외에도 키스나 어깨를 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건가?” 시언이 진지하게 말하자 아심은 웃으며 시언의 품에 안겼다. “그뿐만 아니라 24시간 전천후 보디가드죠!” 이내 시언은 아심의 턱을 잡고 말했다. “이게 보디가드의 역할인가?” 아심은 입에서 나올 뻔한 네 글자를 꾹 참으며 말을 아꼈고 시언은 아심을 놓아주고 미지근해진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혼자서 사업을 하려니 힘들지 않나?” 그러자 아심은 시언의 어깨에 기대며 진지하게 말했다. “바쁜 게 차라리 나아요. 다른 사람의 말은 신경 쓰지 않아요.” “자신을 잘 보호해.” 아심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그럴게요.”...퇴근 시간이 다 되어 한 고객이 찾아왔다. 아심은 회의실에서 고객을 접대했고, 얘기가 끝났을 때는 이미 어두워졌다. 정아현은 자료를 들고 회의실에서 나오며 웃었다. “사장님, 빨리 퇴근하세요. 미스터 강
아심은 잠시 시언을 바라보다가 안으로 걸어갔다. “기다리느라 지쳤겠네요.” 시언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보낸 메시지였다. [밤에도 안 들어오는 거야?]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아심이 들어오자 시언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차분히 말했다. “아니요.” 아심은 손에 든 파일을 내려놓고 시언의 앞에 서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녁은 제가 살게요. 뭐 먹고 싶어요?” 그러자 시언은 자기 옷을 챙겨 일어나며 말했다. “뭐든지 괜찮아.”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내가 장소를 정할 테니까 당신이 운전해요.” 시언은 이견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불을 끄고 함께 밖으로 나갔다. 아심은 우아한 레스토랑 대신 맛있는 샤부샤부 가게를 선택했다. 고급 레스토랑의 고요함보다는 샤부샤부 가게의 활기찬 분위기가 더 좋았다. 아마도 아심 자신에게 부족한 가장 일상적인 ‘소소한 행복'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건 시언도 마찬가지였다. 샤부샤부 가게는 인기가 많아서 이 시간에는 자리를 잡으려면 기다려야 했다. 몇 분간 밖에서 기다리던 중, 아심은 손과 발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시언은 아심의 하얀 얼굴을 보며 자기 외투를 벗어 둘러주었다. 아심은 시언의 얇은 셔츠를 보고 거절하려 했지만, 시언은 아심의 손을 뿌리치고 강제로 입혀주었다. 검은 외투에는 시언의 맑은 향기와 체온이 남아 있자 아심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따뜻함을 느꼈다. 그러자 옆에서 함께 줄을 서던 커플 중 여자아이가 아심을 부러워하며 남자친구를 툭 쳤다. “나도 좀 추워!” 이에 남자친구는 정직한 얼굴로 말했다. “정말 춥네. 나도 춥다. 발을 구르면 따뜻해질 거야.” 여자아이는 화가 나서 고개를 돌리자 아심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대놓고 웃을 수는 없어서 시언을 껴안고 시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몰래 웃었다. 시언은 덩치가 꽤 컸고 자기 가슴에 기대어 어깨를 들썩이며 웃고
시언도 한차례 끔찍한 전투를 겪은 후 퇴역하게 되어, 그 후로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에 강아심은 시언ㅇ르 바라보며 말했다.“그래서 당신도 전역을 두려워하는 거죠?” 시언은 고개를 숙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마도.” 아심은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사실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적어도 나는 그걸 극복했으니까요. 당신도 당연히 할 수 있을 거예요.” “응.” 시언은 한 마디 대답했다. “적어도 지금은, 조금 지루할 뿐, 다른 건 그리 싫지 않아.” 이에 아심은 웃으며 말했다. “운성으로 돌아가면 아마 지루할 틈도 없을 거예요.” 시언은 웃음 짓지만,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아심이 다시 물었다. “강성에 머무르는 이유가 그 양재아 씨 때문인가요?” “응.” 시언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재아는 도경수 어르신이 20년 전 잃어버린 외손녀일 가능성이 있어. 소희가 온두리에서 데려왔고, 도도희 이모가 돌아오면 친자 확인을 할 거야.” 강아심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소희가 재아 씨를 보호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그냥 의심일 뿐, 확정된 건 아니야.” 아심은 턱을 괴고 눈에 장난기가 서렸다. “강재석 어르신이 재아 씨의 신분이 확인되면, 당신에게 시집보내서 더 친해지게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시언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아심을 바라보았고 아심은 미소를 띤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는 그런 말씀 안 하셨어. 도경수 어르신은 한 번 언급하셨지만.” 아심은 시언을 바라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시언은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동의하지 않았어.” 이에 아심은 눈썹을 약간 올리며 창밖의 불빛을 바라보며 말했다. “먹어요, 고기 다 익었으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익으면 다시 되돌리기 어려웠고 서로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자신의 마음도 회복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