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로 돌아온 강솔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소동의 당황한 얼굴을 보는 건 정말 짜릿해!”“너는 짜릿할지 몰라도, 소희는 좀 우울할 거야.” 진석이 무심하게 웃으며 말하자, 소희는 큰 숨을 들이켜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는 디자이너일 뿐이야. 비록 밝혀졌다 해도, 큰 관심을 받을 것 같진 않아.”진석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네 SNS 팔로워가 천만 명을 넘었다는 걸 상기시켜 줄게!”소희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내 팔로워들은 내 디자인을 좋아하는 거지, 팬클럽이랑은 달라. 다들 다 이성적이야.”진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두고 보자고!……임구택은 사무실에서 진우행과 회사의 새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던 중, 소찬호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삼촌, 오늘 GK 기자회견 생중계 보셨어요?” 찬호의 목소리가 긴박하게 들렸고 구택은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아니, 무슨 일이야?”“지금 당장 보내드릴게요, 지금 바로 보셔야 해요!”찬호가 서둘러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곧이어 구택은 찬호가 보낸 비디오를 봤는데, 그것은 GK 기자회견 현장의 영상이었고, GK의 하영과 북극의 진석도 참석했다. 그리고 소희가 가장 가운데 앉아 있자 구택은 놀란 표정으로 속으로 생각했다. ‘소희도 갔어? 그래서 오늘 일이 있다고 했구나.'이후 기자가 하영에게 왜 공지에서 King이 나타날 거라고 했는데, 왜 현장에 오지 않았냐고 묻자, 웃으며 대답했다.[이미 왔는걸요!]그러자 구택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고 소희가 말을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King입니다!”구택은 너무나 놀랐는지 멍해 있었다.“……!”구택은 더 이상 계속 볼 생각이 없는지 뒤에 소희와 소동의 대치 영상은 거의 보지 않았다. 그리고는 옆에 놓인 재킷을 집어들고 우행에게 말했다.“먼저 혼자 보고 있어요. 나 잠깐 나갔다 올게.”“알겠습니다, 사장님. 얼른 가세요.”구택은 임씨 그룹 빌딩을 떠나 차를 몰고 G
임구택이 차에서 내려 큰 걸음으로 소희에게 다가오는 동안, 몇 사람이 함께 후문으로 나왔다. 그런데 뜻밖인 것은 또 다른 팬들이 후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소희가 나타나자, 한 팬이 팔을 들어 올리며“King!”이라고 외치자 다른 팬들도 빠르게 몰려들었다.구택은 자신의 정장 외투로 소희를 보호하며 차쪽으로 빠르게 걸어갔고, 보안요원들도 팬들을 흩어지게 하기 위해 모두 몰려들었다. 소희는 흥분과 기쁨으로 가득 찬 팬들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멈춰 서서 구택을 한 번 쳐다보고는 팬들 쪽으로 다가갔다.“King!”“King!”팬들한테 소희가 다가오자, 일제히 큰 소리로 외쳤는데, 그 소리는 귀가 멍할 정도였다.구택은 당황한 듯 소희를 바라보았지만, 곧 그녀 옆으로 다가가 소희를 보호했다.소희가 손을 들자 모두가 조용해졌다. 팬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오랫동안 King의 팬이었다. 소희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제 패션쇼에 등장했을 때부터, 첫 상을 받아 국민들에게 자랑스러웠을 때부터, 소희의 실력으로 C 국이 예술을 모른다는 외국인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줬을 때부터 소희를 좋아해준 사람들이었다.이윽고 소희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오랫동안 저는 공식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늘 여러분들이 저를 묵묵히 지지해 준 것을 알고 있어요.”“특히 이번에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 해준 일들, 모두 봤고요. 고마워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앞줄에 서 있던 한 여자아이가 큰 소리로 말했다. “King, 언니는 이렇게 예쁜데 왜 예전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어요?”그러자 소희는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제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요.”“저는 그저 평범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을 뿐, 공인이나 스타가 되고 싶지는 않았고요.”“그래서 오늘은 첫째로, 여러분들의 지지에 감사하고 싶고, 두 번째로는, 앞으로도 저를 모른 척해주면서 제 디자인 작품만 좋아해 줬으면 해는데, 괜찮
소해덕과 그의 가족은 회장에서 초라하게 나왔다. 소해덕은 아직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소희가 King이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소해덕은 방 안을 이리저리 몇 바퀴 돌더니 물었다.“소정인, 어디 있어?”큰아들인 소정춘이 서둘러 대답했다.“정인이는 아마 뒤에서 진연과 소동이를 챙기고 있을 거예요.”그러자 소해덕이 급하게 말했다.“소동을 챙길 게 뭐가 있다고 챙겨? 전화해, 빨리 전화해!”“네, 알겠어요.”소정춘은 곧바로 소정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참 지나자 겨우 연결되었다.“정인아, 아버지가 너를 찾고 계셔.”소해덕은 아예 전화를 낚아채며 물었다. “정인아, 넌 지금 어디에 있어?”해덕의 물음에 소정인은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소동이가 쓰러졌는데, 기자가 너무 많아서 집으로 데려왔어요.”“소동은 신경 쓰지 말고 지금 당장 소희를 데리고 집에 와.”“그리고 우리 소씨 가문의 일원이라고 발표하고 환영식을 치러야 해!” 소해덕이 급하게 말하자 하순희는 옆에서 비웃으며 말했다.“지금은 이미 늦었어요. 아버님, 저번 축하 파티때 형님이 수많은 사람 앞에서 소희를 양녀로 말했잖아요. 잊으셨어요?”하순희의 말에 소해덕은 잠시 멈칫하며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고, 장연경은 무심히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소희를 양녀라고 하더니, 소희가 King인 걸 알고 나서 바로 말을 바꾸면, 저희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통화를 하고 있던 소정인도 장연경의 말을 듣고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잠시 기다리는 게 어떨까요?”“이게 다 너희 두 사람 때문이야. 소희가 도경수의 제자라는 중요한 사실조차 몰랐어.”“다른 사람의 딸은 보물처럼 여기고 있으면서, 정작 우리 집안의 딸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어!”“내가 얼마나 많이 말했는데, 소희를 집으로 데려와서 잘 대해야 한다고, 너희는 듣는 시늉조차도 하지 않았지.”“그리고 이제 이런 상황이 되어서야 이 모든 것을 수습해야 하니 정말 기가 차는구나!”“진연이
소정인은 침대 옆에서 깊은 한숨을 쉬고는 방을 떠났다.소동은 눈을 떴는데, 눈에는 원망과 증오가 가득했다. 이불을 꽉 움켜쥐고 있었지만, 손끝은 얇은 이불을 뚫고 그녀의 손바닥까지 파고들었고, 피가 흘러 하얀 이불을 적셨다. 마치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 같았고, 마음이 이보다 더 찢어질 수가 없었다.소동은 소희가 다시 한번 본인의 미래와 모든 것을 망쳤다고 생각하며 분노에 휩싸였다.왜 소희가 King인 것일가?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인가?북극 디자인 작업실에서 처음으로 진석이 소희를 그토록 믿는 이유가 이해되었다. 진석과 여정은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날 전화에서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소동이 망신당하는 걸 보고 싶었던 것이었고, 이제 소동이한테는 그 어떤 것도 남지 않고 완전히 끝장났다.진연은 소동이 쓰러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기에, 소희, 여정, 진연,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미웠다.소정인이 방에 놓고 간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하자 확인해보니 담당자였다. 소동은 숨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당신, 왜 전화를 안 받아? 당신이 우리 회사에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고는 있지?” 담당자의 화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고, 예전의 친절함은 온데간데없었다.“회사가 당신이랑 계약을 해지할 거야. 당신의 거짓말과 속임수로 회사에 큰 손해를 입혔으니, 회사는 당신을 고소하고 배상금과 위약금을 요구할 거고.”“또한 당신이 맺은 모든 광고 계약도 해지될 거고, 위약금도 내야 할거야.”“그리고 ‘여신의 옷장’프로그램 제작진도 전화가 왔어. 당신이 그들의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담당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동은 갑자기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뭐가 더 있어요? 당신들 정말 나를 죽이려고 작정한 거야?”담당자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화를 내며 말했다.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우리는 당신을
진연은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소동을 선택하고 소희를 포기했어. 그래서 우리를 뼛속까지 미워할 거야.”“소희가 King이라 해도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겠어?”하지만 소정인의 생각은 달랐다.“우리가 과거에 좀 지나친 짓을 했지만, 피는 속일 수 없어. 그리고 소희도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야.”소정인의 말에 진연은 어이없다는 듯 비웃었다.“소희가 그렇게 독한 앤데 우리를 봐주기라도 하겠어요? 난 이 모든 게 소희의 계략이라고 생각돼.” “소동이 높은 자리에까지 가게 한 후에, 다시 추락시키려고 일부러 그런거고. 이 시점에 자신이 King이라고 밝힌 것도 우리한테 복수하기 위해서고.”“아마 처음부터 그 디자인을 소동이 보게 한 것도 계획의 일부였을 거야.”소정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너무 망상이 심해. 소희가 그럴 리 없어!”이에 진연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왜 그녀가 지금 나타나서 자신이 King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소희는 일부러 소동을 그 덫에 빠뜨리고,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어요.”“정말 악독하기 그지없어!”정인이 말을 이어가려던 참에, 가정부가 달려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사모님, 소동 아가씨가 자살 시도를 하신 것 같아요!”“뭐라고?” 정인은 황급히 일어섰고, 진연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소동의 방으로 올라갔다.2층 소동의 방에서, 소동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한 팔이 침대 밖으로 나와 있었다. 소동의 손목이 베여 피가 카펫 위로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고, 흰 카펫은 이미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 충격적인 광경에 모두가 경악했다.“아!” 진연은 공포에 질린 소리를 질렀고, 정인은 달려가면서 가정부에게 지시했다.“즉시 지혈대를 가져와. 그리고 구급차에 전화해!”가정부는 두려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달려갔다.15분 후, 구급차가 소동을 데리고 갔다. 소씨 집안 앞에서 잠복하던 기자들도 이 사건을 즉시
“소희야, 왜 소동이 조금만 성공하면 네가 나타나서 망치는 거야?”“나에게 편애한다고 미워하고,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한테 화풀이하지, 왜 소동을 해치는 거야?”“걔가 죽어야 만족할 거야?”진연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찼다. 하지만 진연과 반대로 소희의 눈빛은 차가웠고, 목소리는 차분했다. “왜 지금까지 저를 탓하고 있는 거죠? 소동이 디자인을 훔쳐서 예능 프로그램에 참가한 게 저 때문인가요?”“소동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되레 나를 공격한 것도 저 때문인가요”“아니면 소동이 오만하고 거만하게 행동해서, 나를 공격하기 위해 물의를 일으킨게 나 때문이라는 거예요?”그러자 진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어, 너 때문이잖아. 네가 일부러 그 디자인을 소동이 볼 수 있게 한 거잖아, 네가 소동을 해치려고 계획한 거야!”말도 안되는 소리에, 소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비웃듯이 말했다. “진연 씨, 당신과 소동 모두 피해망상이 있는 거예요? 좋아요. 내가 백번 양보해서 그 디자인을 소동에게 보여줬다고 해요.”“그래도 그건 걔가 명예와 이익에 눈이 멀어서 훔친 거죠. 만약 소동이 정직했다면, 내가 앞에다 갖다 놔줘도 보는 척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진연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전화기 너머에서 진연의 희미한 울음소리와 무력함, 공포가 느껴졌다. 하지만 어쩐지 소희는 전화를 끊지 않고 계속 듣고 있었고, 소희는 진연의 울음소리를 듣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초가을이었고, 해당화 나무의 잎들은 이미 노랗게 변해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몇 잎이 떨어져 내렸고, 땅에는 이미 잎이 한 겹 쌓여 있었다.오랜 침묵 끝에, 진연이 다시 말을 꺼냈다. “소희야, 만약 소동이 살아난다면, 내가 널 낳았다는 것을 생각해서 소동을 용서해 줘.”“네가 나타난 이후에 소동이 이렇게 변했어. 소동은 네가 자신의 사랑과 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워했어. 그래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 거야.”소희는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대
임구택은 회사에서 처리할 일이 있어 전화를 끝내고 돌아왔지만, 소희가 방에 없었다. 의아한 구택은 잠시 멈춰 서서 소희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그녀의 휴대폰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고 창문이 열려 있었다. 창문 너머로 뜰을 볼 수 있었는데, 소희는 뜰의 계화 나무 아래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가 있는 긴 원피스를 입은 소희에, 햇빛이 금괴화 나무의 가지와 잎 사이로 비치며 등에 그림자를 비췄다. 그 모습은 외롭고 쓸쓸해 보이자 구택은 마음이 아파, 바로 소희를 찾으러 나갔다.뒷마당에 도착해 가까이 가자, 구택은 소희가 손에 작은 야채를 들고 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소희는 누군가가 가까이 오는 것을 낌새를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며 환하게 웃었다. 소희의 밝고 빛나는 미소는 구택에게 방에서 본 소희의 모습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구택은 소희의 옆에 앉았고, 다른 토끼 한 마리가 구택의 발쪽으로 다가와 채소를 달라고 하자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토끼가 너무 빨리 자라는 것 같지 않아? 몇 달만에 이렇게 커졌어.”“한 냄비에 다 들어가지 않을 거 같아.”소희는 웃음이 터졌고 가볍게 말했다. “이 토끼는 화진 언니 아들이 키운 거야. 걔가 화내기 전에 조심해야 해.”구택은 입술을 살짝 삐쭉이며 바구니에서 작은 채소를 꺼내 토끼에게 줬다. 토끼가 빠르게 음식을 먹어치우자, 소희는 그 모습을 보며 점점 더 웃음이 나왔다.“배 불렀어? 갑자기 왜 다시 와서 토끼를 먹이는 거야?” 구택이 웃으며 묻자, 소희는 손가락으로 들풀을 만지작거리며 집 지붕을 바라보며 말했다.“갑자기 깨달은 게 있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정말 이유가 없는 것 같아.”“아무리 그 사람이 비열하고 거짓말을 해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사랑할거거든.”구택의 눈빛이 깊어졌다. “소씨 집안사람들이 전화했어? 진연이?”소희는 구택을 눈이 동그래서 쳐다봤고 구택의 날카로움에 놀랐다.“왜 전화했대?”
소희는 손에 남은 마지막 작은 채소를 토끼에게 먹이고 손을 털며 말했다.“가자!”“응!” 임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고 일어섰고 소희가 말했다. “회사로 돌아가. 나는 혼자 집에 갈게.”“회사에 안 가. 오후엔 너랑 있을 거야.” 구택이 시간을 확인하며 말하자 소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거야? 걱정 마, 소동이 문제가 생기니까 회사가 고용한 물의를 일으키던 사람들은 모두 철수했어”“소동도 응급실에 누워서 나를 괴롭힐 에너지가 없을 거야.”“그냥 너랑 있고 싶어서야!” 구택은 소희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가자!”구택은 회사 일을 정리하고 휴대폰을 끄고는, 오후 내내 소희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둘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발코니의 소파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함께 햇볕을 쬐며 시간을 보냈다.소희도 휴대폰을 끄고 폭풍 후의 평화로운 오후를 즐겼다.다음 날 저녁, 소시연이 소희에게 전화를 걸어 소동이 전날 밤에 살아났다고 알려줬다. 또한 프로그램 제작사, 스타쉽 매니지먼트, 그리고 소동이 계약한 광고 대행사들이 모두 소동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배상금을 요구했다.하지만 소동은 갓 깨어나 몸이 아직 매우 약했기에 소동을 대신해 소정인과 진연이 일을 처리해야 했다.진연은 여정이 연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에게 소동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여정은 소동이 자신의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이미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그리고 소동과 친분이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소동이 이미 그들과 연을 끊었기에, 아무도 소동을 돕고 싶어 하지 않았다.결국, 진연은 소정인에게 가지고 있는 두 회사를 팔아 소동의 빚을 갚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소해덕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진연과 소씨 가문 본가 사이에는 신경전이 일어나고 있었다.또한, ‘여신의 옷장’ 이라는 프로그램은 소동의 모든 출연 장면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중단 명령을 받았다. 따라서 제작진은 소동을 혐오하고 있었고,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