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인은 침대 옆에서 깊은 한숨을 쉬고는 방을 떠났다.소동은 눈을 떴는데, 눈에는 원망과 증오가 가득했다. 이불을 꽉 움켜쥐고 있었지만, 손끝은 얇은 이불을 뚫고 그녀의 손바닥까지 파고들었고, 피가 흘러 하얀 이불을 적셨다. 마치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 같았고, 마음이 이보다 더 찢어질 수가 없었다.소동은 소희가 다시 한번 본인의 미래와 모든 것을 망쳤다고 생각하며 분노에 휩싸였다.왜 소희가 King인 것일가?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인가?북극 디자인 작업실에서 처음으로 진석이 소희를 그토록 믿는 이유가 이해되었다. 진석과 여정은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날 전화에서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소동이 망신당하는 걸 보고 싶었던 것이었고, 이제 소동이한테는 그 어떤 것도 남지 않고 완전히 끝장났다.진연은 소동이 쓰러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기에, 소희, 여정, 진연,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미웠다.소정인이 방에 놓고 간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하자 확인해보니 담당자였다. 소동은 숨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당신, 왜 전화를 안 받아? 당신이 우리 회사에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고는 있지?” 담당자의 화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고, 예전의 친절함은 온데간데없었다.“회사가 당신이랑 계약을 해지할 거야. 당신의 거짓말과 속임수로 회사에 큰 손해를 입혔으니, 회사는 당신을 고소하고 배상금과 위약금을 요구할 거고.”“또한 당신이 맺은 모든 광고 계약도 해지될 거고, 위약금도 내야 할거야.”“그리고 ‘여신의 옷장’프로그램 제작진도 전화가 왔어. 당신이 그들의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담당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동은 갑자기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뭐가 더 있어요? 당신들 정말 나를 죽이려고 작정한 거야?”담당자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화를 내며 말했다.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우리는 당신을
진연은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소동을 선택하고 소희를 포기했어. 그래서 우리를 뼛속까지 미워할 거야.”“소희가 King이라 해도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겠어?”하지만 소정인의 생각은 달랐다.“우리가 과거에 좀 지나친 짓을 했지만, 피는 속일 수 없어. 그리고 소희도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야.”소정인의 말에 진연은 어이없다는 듯 비웃었다.“소희가 그렇게 독한 앤데 우리를 봐주기라도 하겠어요? 난 이 모든 게 소희의 계략이라고 생각돼.” “소동이 높은 자리에까지 가게 한 후에, 다시 추락시키려고 일부러 그런거고. 이 시점에 자신이 King이라고 밝힌 것도 우리한테 복수하기 위해서고.”“아마 처음부터 그 디자인을 소동이 보게 한 것도 계획의 일부였을 거야.”소정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너무 망상이 심해. 소희가 그럴 리 없어!”이에 진연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왜 그녀가 지금 나타나서 자신이 King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소희는 일부러 소동을 그 덫에 빠뜨리고,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어요.”“정말 악독하기 그지없어!”정인이 말을 이어가려던 참에, 가정부가 달려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사모님, 소동 아가씨가 자살 시도를 하신 것 같아요!”“뭐라고?” 정인은 황급히 일어섰고, 진연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소동의 방으로 올라갔다.2층 소동의 방에서, 소동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한 팔이 침대 밖으로 나와 있었다. 소동의 손목이 베여 피가 카펫 위로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고, 흰 카펫은 이미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 충격적인 광경에 모두가 경악했다.“아!” 진연은 공포에 질린 소리를 질렀고, 정인은 달려가면서 가정부에게 지시했다.“즉시 지혈대를 가져와. 그리고 구급차에 전화해!”가정부는 두려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달려갔다.15분 후, 구급차가 소동을 데리고 갔다. 소씨 집안 앞에서 잠복하던 기자들도 이 사건을 즉시
“소희야, 왜 소동이 조금만 성공하면 네가 나타나서 망치는 거야?”“나에게 편애한다고 미워하고,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한테 화풀이하지, 왜 소동을 해치는 거야?”“걔가 죽어야 만족할 거야?”진연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찼다. 하지만 진연과 반대로 소희의 눈빛은 차가웠고, 목소리는 차분했다. “왜 지금까지 저를 탓하고 있는 거죠? 소동이 디자인을 훔쳐서 예능 프로그램에 참가한 게 저 때문인가요?”“소동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되레 나를 공격한 것도 저 때문인가요”“아니면 소동이 오만하고 거만하게 행동해서, 나를 공격하기 위해 물의를 일으킨게 나 때문이라는 거예요?”그러자 진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어, 너 때문이잖아. 네가 일부러 그 디자인을 소동이 볼 수 있게 한 거잖아, 네가 소동을 해치려고 계획한 거야!”말도 안되는 소리에, 소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비웃듯이 말했다. “진연 씨, 당신과 소동 모두 피해망상이 있는 거예요? 좋아요. 내가 백번 양보해서 그 디자인을 소동에게 보여줬다고 해요.”“그래도 그건 걔가 명예와 이익에 눈이 멀어서 훔친 거죠. 만약 소동이 정직했다면, 내가 앞에다 갖다 놔줘도 보는 척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진연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전화기 너머에서 진연의 희미한 울음소리와 무력함, 공포가 느껴졌다. 하지만 어쩐지 소희는 전화를 끊지 않고 계속 듣고 있었고, 소희는 진연의 울음소리를 듣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초가을이었고, 해당화 나무의 잎들은 이미 노랗게 변해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몇 잎이 떨어져 내렸고, 땅에는 이미 잎이 한 겹 쌓여 있었다.오랜 침묵 끝에, 진연이 다시 말을 꺼냈다. “소희야, 만약 소동이 살아난다면, 내가 널 낳았다는 것을 생각해서 소동을 용서해 줘.”“네가 나타난 이후에 소동이 이렇게 변했어. 소동은 네가 자신의 사랑과 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워했어. 그래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 거야.”소희는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대
임구택은 회사에서 처리할 일이 있어 전화를 끝내고 돌아왔지만, 소희가 방에 없었다. 의아한 구택은 잠시 멈춰 서서 소희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그녀의 휴대폰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고 창문이 열려 있었다. 창문 너머로 뜰을 볼 수 있었는데, 소희는 뜰의 계화 나무 아래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가 있는 긴 원피스를 입은 소희에, 햇빛이 금괴화 나무의 가지와 잎 사이로 비치며 등에 그림자를 비췄다. 그 모습은 외롭고 쓸쓸해 보이자 구택은 마음이 아파, 바로 소희를 찾으러 나갔다.뒷마당에 도착해 가까이 가자, 구택은 소희가 손에 작은 야채를 들고 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소희는 누군가가 가까이 오는 것을 낌새를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며 환하게 웃었다. 소희의 밝고 빛나는 미소는 구택에게 방에서 본 소희의 모습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구택은 소희의 옆에 앉았고, 다른 토끼 한 마리가 구택의 발쪽으로 다가와 채소를 달라고 하자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토끼가 너무 빨리 자라는 것 같지 않아? 몇 달만에 이렇게 커졌어.”“한 냄비에 다 들어가지 않을 거 같아.”소희는 웃음이 터졌고 가볍게 말했다. “이 토끼는 화진 언니 아들이 키운 거야. 걔가 화내기 전에 조심해야 해.”구택은 입술을 살짝 삐쭉이며 바구니에서 작은 채소를 꺼내 토끼에게 줬다. 토끼가 빠르게 음식을 먹어치우자, 소희는 그 모습을 보며 점점 더 웃음이 나왔다.“배 불렀어? 갑자기 왜 다시 와서 토끼를 먹이는 거야?” 구택이 웃으며 묻자, 소희는 손가락으로 들풀을 만지작거리며 집 지붕을 바라보며 말했다.“갑자기 깨달은 게 있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정말 이유가 없는 것 같아.”“아무리 그 사람이 비열하고 거짓말을 해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사랑할거거든.”구택의 눈빛이 깊어졌다. “소씨 집안사람들이 전화했어? 진연이?”소희는 구택을 눈이 동그래서 쳐다봤고 구택의 날카로움에 놀랐다.“왜 전화했대?”
소희는 손에 남은 마지막 작은 채소를 토끼에게 먹이고 손을 털며 말했다.“가자!”“응!” 임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고 일어섰고 소희가 말했다. “회사로 돌아가. 나는 혼자 집에 갈게.”“회사에 안 가. 오후엔 너랑 있을 거야.” 구택이 시간을 확인하며 말하자 소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거야? 걱정 마, 소동이 문제가 생기니까 회사가 고용한 물의를 일으키던 사람들은 모두 철수했어”“소동도 응급실에 누워서 나를 괴롭힐 에너지가 없을 거야.”“그냥 너랑 있고 싶어서야!” 구택은 소희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가자!”구택은 회사 일을 정리하고 휴대폰을 끄고는, 오후 내내 소희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둘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발코니의 소파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함께 햇볕을 쬐며 시간을 보냈다.소희도 휴대폰을 끄고 폭풍 후의 평화로운 오후를 즐겼다.다음 날 저녁, 소시연이 소희에게 전화를 걸어 소동이 전날 밤에 살아났다고 알려줬다. 또한 프로그램 제작사, 스타쉽 매니지먼트, 그리고 소동이 계약한 광고 대행사들이 모두 소동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배상금을 요구했다.하지만 소동은 갓 깨어나 몸이 아직 매우 약했기에 소동을 대신해 소정인과 진연이 일을 처리해야 했다.진연은 여정이 연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에게 소동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여정은 소동이 자신의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이미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그리고 소동과 친분이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소동이 이미 그들과 연을 끊었기에, 아무도 소동을 돕고 싶어 하지 않았다.결국, 진연은 소정인에게 가지고 있는 두 회사를 팔아 소동의 빚을 갚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소해덕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진연과 소씨 가문 본가 사이에는 신경전이 일어나고 있었다.또한, ‘여신의 옷장’ 이라는 프로그램은 소동의 모든 출연 장면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중단 명령을 받았다. 따라서 제작진은 소동을 혐오하고 있었고, 안
이 일은 점차 잠잠해졌고, 다른 스타들의 비밀 결혼과 출산 뉴스로 관심이 옮겨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소시연은 소희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소씨 가문의 일들을 알려주었다. 그랬기에 소희는 일부러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소씨 가문의 소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예를 들어, 소동은 이미 퇴원해 집에 돌아왔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다. 우울하고 폐쇄적으로 되어 사람을 꺼리고, 몸이 많이 야위었다고…….그래서 진연은 소동을 위해 심리치료사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소정인은 소동의 배상금을 갚기 위해 결국 두 회사를 팔아, 소동의 모든 빚을 갚았다. 배상하지 않으면 소동은 감옥에 가야 했기에, 이 일로 인해 본가와 정인 사이에 큰 불화가 생겼다.이 일주일 동안 소해덕과 그의 아내는 소희에게 자주 전화를 걸었다. 둘의 태도는 너무나 온화하다 못해 거의 애원에 가까웠다. 둘은 소희에게 반드시 집에 들러야 한다고 말했고, 소희를 위해 화려한 환영식을 열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희는 냉담한 태도를 유지하며 늘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임구택은 매일 소희와 함께 출근했고, 회의실을 자신의 사무실로 옮겨 항상 그녀를 지켜보았다. 소희가 소파에 앉아 디자인을 그리는 동안, 구택은 옆에서 회의를 했다.소희가 가끔씩 고개를 돌려 회의를 지켜보았는데, 소희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고위직들을 보며 자신이 희귀한 전시품처럼 느껴졌다.정신적 문제를 겪는 것은 소동이지 소희가 아니었기에, 소희는 구택이 왜 그렇게 긴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특히 소설아의 태도가 가장 흥미로웠다. 설아는 소희를 볼 때마다 표정이 복잡했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에 소희한테 했던 오만함이 사라진 것이었다.……토요일, 소희는 임씨 저택을 방문했다. 일주일 동안 피하려 했지만, 결국은 피할 수 없게 된 것이었다.구택은 한 손으로 운전하며 소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안심시켰다. “걱정 마, 내가 있잖아.”그러자 소희는 구택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나중에 이모가 내게 끓
소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농담이에요!” 우정숙이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올라가 봐요. 임유민도 아까부터 소희 씨를 기다리고 있어요.”소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계단을 오르며 소희가 임구택에게 물었다. “이렇게 하는 게 좀 그렇지 않나?”소희는 노정순과 우정숙을 매우 좋아했지만, 한 가족으로 녹아들기까지는 아마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았다.“괜찮은데?” 구택이 소희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 그 무엇도 네 행복보다 중요한 건 없어.”구택은 걸음을 멈추고 소희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을 믿어. 네가 마음대로 살 수 있게 해줄게. 억지로 누군가를 응대하거나, 눈치 볼 필요 없어.”“나랑 결혼했다고 해서 예전에 누렸던 자유를 잃게 하고 싶지 않아.”소희는 미소를 지으며 눈빛이 반짝였다. “나 억지로 그러는 건 아니야. 정말로 집안사람들 다 좋아해. 그저 가끔 적응하기 어렵고, 굉장히 열정적인데 어떻게 태도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어.”구택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많이 생각할 필요 없어. 그저 편안하게 받아들이면 돼.”소희는 생각에 잠기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계단을 오르는 하인을 마주치자 소희가 그를 밀쳐내며 말했다. “유민이 수업 가야 해!”“응.” 구택이 소희의 볼에 뽀뽀하며 말했다. “가 봐.”소희는 수업을 하러 갔고,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유민이 환호하며 달려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를 속였다고 뭐라고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유민은 평소와 같이 차분히 소파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고, 소희가 들어오자 담담하게 말했다. “탁자 위에 사인 카드가 있으니까 사인해 줘요.”소희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말도 없이, 심지어 누구의 사인을 원하는지도 묻지 않고 사인 카드를 들고 사인을 하려고 준비했다.사인을 하려고 할 때, 소희가 뒤돌아보며 물었다.“K
“너희가 내 선물을 샀다고?” 소희가 선물을 받아 열어보니, 그 안에는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목걸이 아래에는 ‘King'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작은 펜던트가 달려 있었다. 또한, 글자 뒤에는 더 작게 ‘희'라는 글자가 숨겨져 있어 매우 섬세했다.소희가 목걸이를 착용하고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 “자기 사인을 목에 걸고 다니는 사람은 내가 처음이겠지? 너무 티 내는 거 아냐?”임유민은 소희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마음이 고마우니 목걸이는 받을게. 하지만 다음부터는 다시는 선물하지 마. 이건 룰을 어기는 거야!” 소희가 장난스럽게 말했다.“어떤 룰인데, 내 숙모니까 선물하는 건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유민이 당당하게 말했지만 강경한 소희의 태도에 결국 의견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안 돼, 나는 여전히 네 과외 선생님이니까. 아무튼 다음부터는 선물하지 마, 아니면 이것도 안 받을 거야.”“알았어요, 알았어, 이번만 할게요!” “자, 수업 시작하자!”……수업이 끝난 후, 구택이 다가와 소희의 목에 걸린 은색 목걸이를 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 “뭐 걸고 있어?”“자기 사인을 목에 거는 사람 본 적 있어?”“음?” 소희의 대답에 구택이 미묘하게 눈썹을 들어 올렸다.이윽고 소희가 옷깃 속에 숨겨진 펜던트를 꺼내 구택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봐, 유민의 아이디어야!”구택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흐뭇하게 웃었다.……월요일, 소희는 정식으로 드라마 촬영장으로 복귀했다.스타쉽 매니지먼트가 고용한 댓글 알바들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소동의 소수 팬들도 팬에서 안티로 돌아섰으며, King의 팬들보다 더 심하게 소동을 비난했다.King의 팬들은 원래 숨어있는 팬이 많아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소동이 King을 공격한 것이 모든 팬의 보호 의식을 일깨워 King을 보호했다.소희가 공개적으로 나타난 후, 이들 팬은 분명히 한바탕 흥분했지만, 곧 그날 회장에 있던 팬들은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