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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소희야, 왜 소동이 조금만 성공하면 네가 나타나서 망치는 거야?”

“나에게 편애한다고 미워하고,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한테 화풀이하지, 왜 소동을 해치는 거야?”

“걔가 죽어야 만족할 거야?”

진연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찼다. 하지만 진연과 반대로 소희의 눈빛은 차가웠고, 목소리는 차분했다.

“왜 지금까지 저를 탓하고 있는 거죠? 소동이 디자인을 훔쳐서 예능 프로그램에 참가한 게 저 때문인가요?”

“소동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되레 나를 공격한 것도 저 때문인가요”

“아니면 소동이 오만하고 거만하게 행동해서, 나를 공격하기 위해 물의를 일으킨게 나 때문이라는 거예요?”

그러자 진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

“어, 너 때문이잖아. 네가 일부러 그 디자인을 소동이 볼 수 있게 한 거잖아, 네가 소동을 해치려고 계획한 거야!”

말도 안되는 소리에, 소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비웃듯이 말했다.

“진연 씨, 당신과 소동 모두 피해망상이 있는 거예요? 좋아요. 내가 백번 양보해서 그 디자인을 소동에게 보여줬다고 해요.”

“그래도 그건 걔가 명예와 이익에 눈이 멀어서 훔친 거죠. 만약 소동이 정직했다면, 내가 앞에다 갖다 놔줘도 보는 척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

진연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전화기 너머에서 진연의 희미한 울음소리와 무력함, 공포가 느껴졌다. 하지만 어쩐지 소희는 전화를 끊지 않고 계속 듣고 있었고, 소희는 진연의 울음소리를 듣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초가을이었고, 해당화 나무의 잎들은 이미 노랗게 변해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몇 잎이 떨어져 내렸고, 땅에는 이미 잎이 한 겹 쌓여 있었다.

오랜 침묵 끝에, 진연이 다시 말을 꺼냈다.

“소희야, 만약 소동이 살아난다면, 내가 널 낳았다는 것을 생각해서 소동을 용서해 줘.”

“네가 나타난 이후에 소동이 이렇게 변했어. 소동은 네가 자신의 사랑과 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워했어. 그래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 거야.”

소희는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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