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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오늘 밤 가지 않으면 안 돼요?

“그때 날 구해준 적이 있어.”

정말 간단한 말 한마디였다.

사랑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랬군요.”

태경은 담배에 붙을 붙였고, 불꽃이 치솟는 순간, 다시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껐다.

“이상해?”

사랑은 아직도 연기를 해야 했기에, 뻣뻣하게 웃으며 눈시울까지 빨개졌다.

“좀 놀랍긴 해요.”

태경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랑을 바라보았다. 소녀는 얼굴이 무척 하얬고, 마치 놀란 토끼처럼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어렸을 때 납치를 당한 적이 있거든.”

사실 어린 시절도 아니었다. 열여섯, 열일곱 살이면, 한창 사춘기였다.

태경은 지금 태연하게 예전에 있었던 일을 말할 수 있었다.

“대략 두 주일 동안 갇혀 있었는데, 난 내가 그 사람의 손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운이 좋게도 어떻게 맞아도 견뎌낼 수 있었더라고.”

그 시절을 생각하니, 태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렬하게 살아남고 싶었다. 그는 살고 싶었고, 이를 깨물어서라도 살아남으려 했다.

사랑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물었다.

“그럼 그때 강세영 씨를 좋아하게 된 건가요?”

태경은 사랑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잠시 침묵하다가 계속 말했다.

“넌 세영 아버지 알아? 강남복이라고, 돈은 좀 있지만 금방 C시로 왔기에 아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남에게 미움을 샀어.”

태경은 여전히 그 당시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어떤 기억은 희미하지만, 대부분의 화면은 아직 그의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다.

“세영은 사실 겁이 엄청 많아. 그날 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세영이 울고 있는 것을 들었거든. 우리의 손발은 모두 묶여 있었고, 납치범은 심지어 나의 눈을 가려서 난 사실 세영의 얼굴을 보지 못했어. 솔직히 그때 세영의 울음소리를 들으니까 좀 짜증이 났거든.”

‘울면 그만이지만, 계속 울다니.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당시의 태경은 그런 말을 할 힘이 없었다.

사랑은 기억났다. 처음에 그녀는 정말 깜짝 놀랐던 것이다. 대문이 굳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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