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8화 날 구해준 적이 있어

사랑은 태경의 이런 따분한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담요를 젖히며 일어났지만, 태경은 다시 사랑을 소파에 앉혔다.

태경은 자신의 위엄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고, 석양은 그의 아름답고 매서운 미간을 곱게 비추었다.

“어딜 가려고?”

사랑은 억지로 일어나려 했지만, 태경의 힘이 무척 셌다. 차갑고 딱딱한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어깨를 누르고 있으니, 사랑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위층에 올라가서 쉬고 싶어요.”

태경은 사랑의 머리카락을 잡으며, 그녀의 살짝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았다.

“위층은 너무 답답하니까 그냥 거실에서 쉬어.”

사랑은 화가 났지만, 반박할 말이 없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이 손 가져가요.”

태경은 건성으로 사과를 했고, 조금도 놓아줄 뜻이 없었다.

“내가 손을 놓으면 바로 도망가겠지?”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서로의 숨결조차 애매하게 얽혀 있었다.

사랑은 거짓말을 했다.

“도망 안 가요.”

태경은 사랑의 눈을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그녀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리고 손을 내려놓으며 더 이상 사랑을 잡지 않았다.

사랑은 다시 일어나 태경과 떨어진 곳에 가서 앉았다.

태경은 자신을 피하는 사랑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가볍게 웃으며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도리어 입을 열어 물었다.

“저녁에 뭘 먹고 싶어?”

사랑은 심심한 나머지,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꾸고 있었다.

“다 돼요.”

집에 있을 때, 태경은 아주 캐주얼하게 입었는데, 헐렁한 긴 바지에 얇은 캐시미어 스웨터, 무척 점잖아 보였다.

“그럼 알아서 요리할게.”

사랑은 놀라서 잠시 망설였다.

“요리해주는 이모님은요?”

태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휴가 줬어.”

사랑은 바로 물었다.

“왜요?”

태경은 사랑의 멍청한 모습을 보기 좋아했다. 이런 사랑은 평소의 강 비서와 무척 달랐다. 그는 사랑의 얼굴을 주물렀다.

“집에 편식하는 사람이 있잖아?”

사랑은 태경이 지나치게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을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돈으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