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화제를 돌렸다. 다빈도 계속 추궁하지 않고, 태경의 험담을 하기 시작했다.[남자들은 정말 감정이 없는 건가? 한 여자랑 같이 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다른 건 잘 모르지만, 태경은 확실히 그랬다. 생리적으로 만족을 느끼면, 언제나 그 차분하고 도도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사랑은 자신을 위로했다.“괜찮아, 나도 손해를 보지 않았어.”다빈은 마음이 아팠다.[넌 몸은 좀 괜찮아?]사랑은 그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그럼. 그냥 좀 피곤할 뿐이야. 이틀 쉬면 괜찮아질 거야.”다빈은 또 전화로 세영과 태경을 한바탕 욕했고, 목이 탈 때 결론을 내렸다.[남자는 필요 없어. 특히 감정이 없는 남자는 더 멀리 꺼지라고 해.]사랑은 이 말에 매우 찬성했다.“네 말이 맞아.”다빈은 사랑이 태경의 곁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를 위해 불평했다.[너 계속 그 사람의 곁에 있을 거야?]사랑은 잠시 침묵을 지키며 말했다.“나도 어쩔 수 없어.”태경이 매달 남청연의 병원비를 지불했기 때문이다.다빈도 사랑의 상황을 알고 있었는데, 그냥 그녀가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았다.태경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건 이상하지 않지만, 그럴 가치가 없었다.[내일 너 보러 갈게.]“그래.”...잠시 회사에 들렀다가 집에 도착한 태경은 보신탕을 들고 내려오는 윤미숙을 보았다. 거의 먹지 않은 음식을 보며, 그는 미간을 찌푸렸고, 말투가 매우 냉담했다.“그 사람 좀 먹었어요?”윤미숙은 말이 없는 태경을 무척 두려워했는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일수록 더욱 무서웠다.그녀도 감히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아가씨는 보신탕만 절반 마신 것 같아요.”태경은 양복 외투를 소파에 걸치며 차가운 눈빛으로 윤미숙을 바라보았다.“그 사람이 자신의 몸을 신경 쓰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이모님도 그렇게 할 작정인가요?”윤미숙은 태경이 화났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전전긍긍하며 황급히 설명했다.“아가씨께서 입맛이 없으니 가져가라고 하셨어요.
태경은 지금처럼 감정이 이렇게 요동친 적이 거의 없었다.그는 한참을 참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사랑의 손목을 힘껏 잡으며, 손에 핏줄이 하나하나 나타났다. 그리고 차가운 얼굴로 했다.“내가 밥 먹으라고 한 게 널 해치는 거야 뭐야?”진짜 화가 났는지, 태경의 눈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사랑은 자신의 손목이 부러질 것만 같았다.그녀는 태경의 손을 떼어냈다.“그래요, 내 잘못이에요.”태경은 사랑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마음속의 분노는 갈수록 심해졌다. 그녀가 한 말은 마치 망치처럼 태경의 심장을 심하게 두드리고 있었다.그는 가만히 당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조금이라도 열을 받았다면 열 배로 돌려주어야 했다.이번에 태경은 뜻밖에도 억지로 참았다.‘됐어, 이럴 때 강 비서와 뭘 다투는 거야?’태경은 점점 냉정해지더니, 나타나지 말아야 할 감정을 억지로 억눌렀다. 그는 진정을 되찾고 담담하게 말했다.“미안.”사랑은 태경의 사과를 들으며, 마음속으로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녀는 태경이 남에게 사과하는 것을 들은 적이 거의 없었다. 그는 언제나 도도하고 존귀한 존재였는데, 오늘 모처럼 고개를 숙였다.사랑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토하고 나니 속이 많이 편해졌다. 그녀는 세면대를 짚고 비틀거리는 몸을 지탱했다.태경은 사랑을 부축하려 했지만, 그녀가 뒤로 피하는 것을 보고 묵묵히 손을 거두었다.“앞으로 음식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을게. 먹고 싶으면 먹고, 네 마음대로 해.”사랑은 가볍게 응답했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물었다.“좀 나가줄래요?”태경은 한참 동안 생각했다.“밖에서 기다릴게.”“네.”태경이 화장실에서 나가자, 사랑은 그제야 긴장을 풀 수 있었다.거울에 비친 여자를 쳐다보며, 사랑은 생각에 잠겼다.‘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득실을 따지고, 망설이며 과감하게 결정을 하지 못하다니. 난 이러면 안 되는데.’태경의 말이 옳았다. 거래는 거래, 사랑은 사랑.‘나도 그 사람처럼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선을 그어야지.’눈
사랑은 태경의 이런 따분한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담요를 젖히며 일어났지만, 태경은 다시 사랑을 소파에 앉혔다.태경은 자신의 위엄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고, 석양은 그의 아름답고 매서운 미간을 곱게 비추었다.“어딜 가려고?”사랑은 억지로 일어나려 했지만, 태경의 힘이 무척 셌다. 차갑고 딱딱한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어깨를 누르고 있으니, 사랑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위층에 올라가서 쉬고 싶어요.”태경은 사랑의 머리카락을 잡으며, 그녀의 살짝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았다.“위층은 너무 답답하니까 그냥 거실에서 쉬어.”사랑은 화가 났지만, 반박할 말이 없어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이 손 가져가요.”태경은 건성으로 사과를 했고, 조금도 놓아줄 뜻이 없었다.“내가 손을 놓으면 바로 도망가겠지?”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서로의 숨결조차 애매하게 얽혀 있었다.사랑은 거짓말을 했다.“도망 안 가요.”태경은 사랑의 눈을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그녀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리고 손을 내려놓으며 더 이상 사랑을 잡지 않았다.사랑은 다시 일어나 태경과 떨어진 곳에 가서 앉았다.태경은 자신을 피하는 사랑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가볍게 웃으며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도리어 입을 열어 물었다.“저녁에 뭘 먹고 싶어?”사랑은 심심한 나머지,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꾸고 있었다.“다 돼요.”집에 있을 때, 태경은 아주 캐주얼하게 입었는데, 헐렁한 긴 바지에 얇은 캐시미어 스웨터, 무척 점잖아 보였다.“그럼 알아서 요리할게.”사랑은 놀라서 잠시 망설였다.“요리해주는 이모님은요?”태경은 담담하게 말했다.“휴가 줬어.”사랑은 바로 물었다.“왜요?”태경은 사랑의 멍청한 모습을 보기 좋아했다. 이런 사랑은 평소의 강 비서와 무척 달랐다. 그는 사랑의 얼굴을 주물렀다.“집에 편식하는 사람이 있잖아?”사랑은 태경이 지나치게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을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돈으로
“그때 날 구해준 적이 있어.”정말 간단한 말 한마디였다.사랑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그랬군요.”태경은 담배에 붙을 붙였고, 불꽃이 치솟는 순간, 다시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껐다. “이상해?”사랑은 아직도 연기를 해야 했기에, 뻣뻣하게 웃으며 눈시울까지 빨개졌다.“좀 놀랍긴 해요.”태경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랑을 바라보았다. 소녀는 얼굴이 무척 하얬고, 마치 놀란 토끼처럼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 어렸을 때 납치를 당한 적이 있거든.”사실 어린 시절도 아니었다. 열여섯, 열일곱 살이면, 한창 사춘기였다.태경은 지금 태연하게 예전에 있었던 일을 말할 수 있었다.“대략 두 주일 동안 갇혀 있었는데, 난 내가 그 사람의 손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운이 좋게도 어떻게 맞아도 견뎌낼 수 있었더라고.”그 시절을 생각하니, 태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렬하게 살아남고 싶었다. 그는 살고 싶었고, 이를 깨물어서라도 살아남으려 했다.사랑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물었다.“그럼 그때 강세영 씨를 좋아하게 된 건가요?”태경은 사랑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잠시 침묵하다가 계속 말했다.“넌 세영 아버지 알아? 강남복이라고, 돈은 좀 있지만 금방 C시로 왔기에 아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남에게 미움을 샀어.”태경은 여전히 그 당시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어떤 기억은 희미하지만, 대부분의 화면은 아직 그의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다.“세영은 사실 겁이 엄청 많아. 그날 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세영이 울고 있는 것을 들었거든. 우리의 손발은 모두 묶여 있었고, 납치범은 심지어 나의 눈을 가려서 난 사실 세영의 얼굴을 보지 못했어. 솔직히 그때 세영의 울음소리를 들으니까 좀 짜증이 났거든.”‘울면 그만이지만, 계속 울다니.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다만 당시의 태경은 그런 말을 할 힘이 없었다.사랑은 기억났다. 처음에 그녀는 정말 깜짝 놀랐던 것이다. 대문이 굳게
태경은 사랑을 바라보며, 잠시 후 입을 열었다.“미안,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미안하다고? 나한테 얼마나 미안하겠어? 그냥 해본 말이겠지.’사랑은 아파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태경에게 한 번 애원한 것은 이미 그녀의 한계였기에, 사랑은 고통을 참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가서 일 봐요.”태경은 넥타이를 매고, 양복 외투를 꺼낸 다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아래층에서, 기사와 경호원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태경은 차 열쇠를 기사에게 건네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담초동 별장으로 가.”“네, 도련님.”태경은 문득 무슨 일이 생각났는지, 집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강 비서 지금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니까, 오늘 밤 잘 지켜봐요.”집사는 즉시 정신을 차렸다.[네.]태경은 전화를 끊은 다음, 더 이상 사랑을 신경 쓰지 않았다. ‘강사랑도 이제 성인이니, 어디가 불편하면 의사를 부르겠지.’세영이 전화에서 한 말을 생각하며, 태경은 미간을 비볐고, 낮은 소리로 기사에게 좀 빨리 운전하라고 분부했다....사랑이 아파서 기절하기 진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지금 들어오라고 말할 힘조차 없었다.잠시 후, 윤미숙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아가씨, 도련님께서 아가씨 상황을 살펴보라고 하셨는데. 괜찮으세요?”사랑은 창백한 얼굴을 들고 말했다.“차 좀 불러줘요. 병원에 가고 싶어요.”“네, 지금 바로 갈게요.”심지어 수술을 마친 그날, 사랑은 지금처럼 아프지 않았다. 복부의 통증은 그녀를 기절시키기에 충분했다.정신을 차린 후, 사랑은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고, 또 침대 옆에 엎드려 잠시 쉬었다. 그러고 나서 또 옷장에서 캐시미어 코트를 꺼내 외투를 걸치고 스카프를 둘렀다. 그녀는 지금 찬바람을 맞으면 안 됐는데, 자칫하면 감기에 걸릴 수 있었다.‘아프면 나 말고 누가 날 걱정하겠어.’사랑은 계단의 난간을 붙잡으며 천천히 내려갔다.집사는 사랑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세영은 무릎을 벌리며 태경의 다리에 앉았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혔고, 매번 말다툼을 한 뒤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연약한 모습을 보였다.“태경아, 내가 잘못했어.”세영은 눈물을 점점 많이 흘리더니, 눈물투성이가 되었다.“나한테 이러지 마.”그녀의 우는 모습은 무척 불쌍해 보였고, 목이 메어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도 무척 간드러졌다. 보는 사람 마저 마음이 아팠다.태경은 잠시 침묵하다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세영의 턱을 쥐었다. 어두운 룸 속에서, 남자는 진지하게 손수건으로 천천히 그녀의 눈물을 닦았다.“응.”‘내가 세영과 뭘 따지겠어. 그럴 필요가 없잖아.’세영은 여전히 붉은 눈시울로 소파에 놓인 태경의 핸드폰을 힐끗 보았다. 이미 통화가 끊긴 상태였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계속 말했다.“나도 널 떠나기 위해 출국한 게 아니야.”태경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알아, 네가 아픈 거.”세영은 멈칫했다. 그녀는 태경이 이 일을 모르는 줄 알았다. 잠시 후, 세영은 또 울먹이며 유난히 억울했다.“약 먹고 주사 맞고, 수술받을 때도 엄청 아팠어.”태경은 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다른 사람이 생각났다. 그날 창백한 얼굴로 수술실에 누워있는 사랑을 떠올렸고, 며칠 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가슴이 찢어지는 울음소리를 떠올렸다.“왜 날 찾아오지 않은 거야?”“내가 뭐 하러 널 찾아가? 나한테 화풀이를 하라고?” 태경은 세영을 밀어냈다. “그때 그곳에 남아서 병을 치료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야.”세영은 그의 말을 믿기로 했다. 태경은 그녀를 속일 리가 없으니까. 그는 여자를 달래기 위해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태경은 세영을 가장 사랑할 때도, 위로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인내심이 바닥 나면, 더 이상 그녀를 관심하지 않았다.세영이 성질을 다 부리면, 다시 기회를 주어 화해했다.소년의 성격도 매우 오만하여, 여태껏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세영은 가끔 방관자로서 태경의 싸늘한 태도에 감탄했다. ‘강사랑과
이혼을 하든 말든 사랑은 상관없었다. 지금 이혼하는 것과 2년 후에 이혼하는 것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물론 그렇게 되면, 사랑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서 남청연의 병원비를 해결해야 했다. 다른 일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다.사랑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태경에게 사실대로 말했다.“만약 이혼을 하고 싶다면, 난 상관없거든요.”그녀는 무조건 계약을 앞당겨 종료하는 것을 협조할 수 있었다. 태경이 계약서의 규정에 따라 상응하는 위약금을 배상하기만 하면 된다.사랑은 자신이 말을 마친 다음, 태경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진 것을 발견했다.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표정은 무척 차가웠다.줄곧 태경의 변덕스러운 기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사랑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완곡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물론, 앞당겨 종료한다면, 나에도 배상금이 있는 거 맞죠?”사랑은 행여나 태경이 화가 나서 약속을 번복할 봐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이제야 태경이 왜 감정이 없는 거래를 하기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확실히 간단하고 편리했다. 앞으로도 번거로움이 없을 것이고, 그저 충분한 돈만 있으면 된다.태경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랑을 쳐다보더니 냉소를 지었다.“강 비서, 나한테서 배상금을 충분히 받지 못한 거야?”이 말이 나온 순간, 사랑은 가슴이 아팠다. 정말 각박하고 매정한 남자였다.태경은 인정사정 없이 말했고, 사랑은 시간이 좀 걸려서야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좀 초라해 보였는데, 생각해 보면 태경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난 이미 심태경에게서 적지 않은 배상금을 받은 것 같아. 아이를 지우면서, 천만 원 넘은 돈을 받았잖아’사랑은 마음이 이미 마비되어 더 이상 통증을 느끼지 못했지만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사람은 욕심이 많은 법이죠. 돈이 많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태경은 손으로 사랑의 턱을 잡으며, 좁고 긴 눈을 살짝 들어올렸다. 그리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태경은 들으면서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난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을 많이 하면, 내가 엄청 신경 쓰이는 것 같잖아.’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차가운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때 정말 이렇게 소탈할 수 있길 바라.”태경은 남자를 잘못 만나 고생한 여자들을 많이 보았다.그에게는 멍청한 사촌 여동생이 있었는데, 재벌 집 아가씨가 가난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몇 년 동안 끈질기게 매달리며 겨우 그 남자를 손에 넣었고, 또 각방면으로 잘 챙겨주었지만, 결국 상대방은 사촌 여동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돈을 충분히 모은 다음, 바로 그녀를 차버렸다.사촌 여동생은 울면서 태경을 찾아와 애원했는데, 이를 갈며 그 남자에게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태경은 그녀의 부탁에 짜증이 나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남자를 어떻게 하기도 전에, 사촌 여동생은 마음이 약해져서 얼른 멈추라고 했다.당시 태경은 무척 냉담하게 물었다.“대체 어쩌자는 거야?”사촌 여동생은 울면서 말했다. “이렇게 맞는 것을 보니까, 내 마음이 아프단 말이에요.”태경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마음이 왜 아파?”만약 자신의 아내가 이렇게 그를 대한다면, 태경은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날 놀리고, 내 감정을 짓밟는다면, 죽어도 싸지.’태경의 사촌 여동생도 그리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당하면 반드시 갚아줘야 했고, 속도 좁아서 의심이 많았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남에게 거의 당한 적이 없던 재벌 집 아가씨가 남자에게 버림받는 것을 참을 수 있었다니.정신을 차리자, 태경은 사랑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그럴게요.”태경은 사랑과 오랫동안 함께 일하면서, 나름 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부드럽지만 자존심이 있었고, 강경하지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항상 약속을 잘 지켰다.그러나 태경은 여전히 사랑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그때 가서 돈도 낭비하고, 시간도 낭비했지만 괜히 마음 아파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