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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다 내가 벌을 받은 거죠

태경은 아주 신속하게 이 일을 처리했고, 그날 오후 바로 사랑을 위해 이튿날의 검사와 수술을 예약했다.

심씨 가문 산하의 한 개인 병원이었기에, 줄을 설 필요도 없었고,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사랑은 혼자 병원에 가서 수술받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태경은 다음 날 모든 일을 미루고 그녀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빨간불이 되자, 태경은 천천히 차를 멈추며 담담하게 물었다.

“전에 병원에서 받은 진료 기록은 챙겼어?”

사랑은 조수석에 앉아, 얼굴을 돌려 차창 밖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네.”

태경은 아주 상세하게 물었다.

“보고서는?”

전에 사랑은 병원에 가서 받았던 검사 보고서를 전부 다 찢어버렸다.

‘아마 하수도에 들어갔겠지.’

사랑은 생각하며 말했다.

“어디에 버렸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오늘 다시 검사해 봐.”

사랑은 무척 고분고분했다. 마치 이 일이 자신과 상관없는 것처럼.

“네.”

...

병원에 들어서자, 사랑은 자신이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 소독수 냄새를 맡았다.

사랑은 태경을 따라 산부인과에 갔는데, 복도에 환자가 거의 없었다.

의사는 사랑을 사무실로 청한 다음, 그녀가 건네준 진료 기록을 받아 보았다.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충분히 수술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사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의사는 태경을 바라보며, 생각을 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최대한 신체 손상을 줄일 것입니다.”

이것은 그래도 수술이었으니, 아무 일도 없을 리가 없었다.

태경은 사랑의 뒤에 서서 태도가 담담했다.

“그럼 빨리 시작하죠.”

수술은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고, 사랑은 병원 복도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자신의 배를 가볍게 쓰다듬자, 이 순간 사랑도 이미 체념했다.

‘내가 너무 단순하고 경솔했어. 하긴, 아이를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만약 아이에게 가장 좋은 생활을 주지 못한다면, 왜 이기적으로 아이를 낳아서 고생을 시키려 하고 있어.’

사랑은 멍하니 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를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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