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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좋은 병원으로 예약해주세요

태경은 확실히 사랑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그는 가장 직접적이고 간단한 방식으로 이 일을 처리했다. 사랑이 800억의 위약금을 전혀 물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도, 이런 선택을 준 것이었다.

800억은커녕 사랑은 8천만 원도 없었다.

그녀는 침묵했다.

그래도 민철은 인내심을 가지고 있어, 사랑에게 즉석으로 선택을 하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담판하는 말투로 이전에 체결한 계약서를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강사랑 씨, 계약서에 아주 똑똑히 적혀 있습니다. 지금 강사랑 씨는 이미 계약을 위반하셨죠.”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엄숙해 보였지만,

사랑은 눈앞의 남자가 무척 각박하다고 느꼈다. 자신을 깔보고 있었지만, 또 오만함을 잘 숨겼다.

“대표님께서는 강사랑 씨를 추궁하고 싶지 않으시니,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쌍방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죠.”

사랑은 변호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고, 그저 그의 입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대충 알아맞힐 수 있었다. 좋은 말은 아니라는 것을.

민철은 어젯밤 밤새 작성한 계약서를 꺼내 사랑 앞에 펼쳐놓았다.

“한번 보세요. 이것은 대표님께서 사후에 드릴 줄 보상입니다.”

사랑은 등을 꼿꼿이 세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철은 눈썹을 찌푸렸지만, 화를 내지 않았다.

“그래도 빨리 결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대표님은 결코 쉽게 자신의 결정을 바꾸는 분이 아니시니까요.”

이어 그는 웃으며 말했다.

“강사랑 씨, 아이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요.”

이것도 민철을 탓할 수 없었다. 변호사로서 그는 이런 사람을 너무 많이 봐왔다. 만약 사랑이 이 아이로 자신에게 속하지 않는 것을 쟁취하려 한다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뿐이었다.

사랑도 설명하지 않고, 계약서를 돌려주었다.

“난 사인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나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고요.”

태경이 원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그녀는 스스로 아이를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랑도 그가 준 양육비를 받고 싶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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