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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절대로 후회하지 않았으니까

날카로운 종이에, 사랑은 하마터면 베일 뻔했다.

한 달 정도 숨긴 비밀이 이 순간 들통나자, 사랑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태경이 건넨 사진을 받으며, 사랑은 보지도 않고 말없이 거두었다.

한참을 침묵한 뒤, 그녀는 태경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 나 임신했어요.”

이렇게 오래 숨겼지만, 결국 밝혀야 하다니.

사랑은 요즘 태경에게 뭐라도 발견될까 봐 두려웠고, 다음 순간 그의 버림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정작 들키고 나니, 그녀의 마음은 평온하기만 했다.

마음에 걸려 있던 바위가 마침내 떨어졌다.

혀끝에서 씁쓸한 맛이 전해오자, 사랑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좋은 결과가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순 없었다.

‘만족 대신 실망뿐이겠지,’

어두운 곳에 선 태경은 어렴풋이 냉엄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눈을 살짝 떨구며 묵묵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려 하다가, 또 무엇이 생각났는지 잠시 내려놓았다.

“내 아이야?”

사랑은 몸이 굳어졌다.

“맞아요.”

그녀의 입술은 안색보다 더 창백했고, 목까지 쉬었다. 사랑은 불쌍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어렵게 설명했다.

“믿지 못하겠으면, 시간을 계산해 봐요. 임신한 지 7주가 됐으니, 마침 우리가 C시에 있을 때...”

이제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부부 사이의 일에 대해 태경은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 자세히 말할 필요가 없었다.

태경도 그날 밤을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랑은 술을 좀 마셨는데, 평소와 달리 단순하고 귀여운 모습을 드러냈다. 호텔로 돌아오자, 그도 욕구가 용솟음쳤다.

태경은 침대 머리맡을 살펴 보았지만, 콘돔을 보지 못했다.

그는 출장을 가도, 청소주가 방에 들어가서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콘돔은 전날 밤에 다 떨어졌다.

태경은 이런 사소한 일을 기억할 리가 없었고, 사랑도 사러 갈 일이 없었다. 그는 그때 참지 못했지만, 다음날 여전히 사랑에게 약을 먹으라고 일깨워 주었다.

여자에게 약을 먹이는 것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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