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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설명 오늘 오후에 어디 간 거야?

사랑은 순간에 숨이 멎은 것 같았다. 그녀는 숨을 죽이고 떨리는 속눈썹을 들어, 조심스럽게 태경이 들고 있는 보고서를 보았다.

흰 종이에는 희미한 그림이 찍혀 있었다.

사랑은 제자리에 뻣뻣하게 서서, 발은 마치 못이 박힌 듯 들 수조차 없었다. 그녀는 지금 태경의 표정을 볼 용기가 없었다.

사랑은 병원에서 받은 모든 검사서를 분쇄기에 던졌지만, 유독 이 초음파 사진 만큼은 버리기 아까워 줄곧 서랍에 숨겼다. 그녀는 지금까지도 태경이 어떻게 발견했는지 모른다.

사랑은 진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아마도 태경 자신의 검사서일 거야. 내 것이 아닐 수도 있어.’

사랑은 몸이 덜 떨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을 꼭 잡으며 천천히 들어갔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태경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소파에 나른하게 앉아 무뚝뚝하게 사랑을 바라보았다.

사랑은 그를 등진 채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씻을 옷을 안고 욕실에 들어가려 했다. 태경은 입술을 오므렸는데, 여전히 입을 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사랑은 지금 무척 불안했다. 옷을 쥔 손도 가볍게 떨고 있었고, 손톱은 거의 부러질 것만 같았다.

욕실에 들어서자, 그녀는 망설일 새도 없이 바로 문을 잠갔다.

모든 힘이 빠진 듯, 사랑은 문을 등지고 천천히 주저앉았다.

‘제발, 심태경의 손에 있는 그 보고서는 내 초음파 사진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그러나 그녀는 또 생각했다.

‘어차피 알려야 하지, 지금 알아도 별일 없을 거야.’

사랑은 문에 기대어 바닥에 잠시 앉아 있다가, 차가운 손발이 점차 힘을 되찾을 때 천천히 일어섰다.

욕실 안에서는 곧 샤워하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사랑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기에, 작은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는데, 안색도 불그스름해서 임산부처럼 보이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자, 사랑은 욕실에 나와 거울 앞에 앉으며 스킨을 바르기 시작했다.

태경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강 비서, 오늘 오후에 어디 간 거야?”

사랑은 멈칫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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