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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너와 나의 눈길이 마주칠 때

여은진은 고개를 들어 줄리아와 시터 아주머니를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

“오늘 저녁밥은 줄리아가 아니라 아주머니가 하셨나 봐요?”

둘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줄리아가 먼저 입을 뗐다.

“사모님, 맛이 다른 게 느껴져요?”

“그럼요. 아주머니가 하신 거 맞죠?”

여은진은 입꼬리를 올린 채 물었다.

약간 긴장한 기색의 줄리아와 시터 아주머니는 눈을 서로 마주치더니 동시에 여은진의 물음에 대답했다. 다만 줄리아는 ‘아니요’하며 고개를 저었고, 시터 아주머니는 ‘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은진이 듣고 눈살을 살짝 찌푸리자 둘은 또 한 번 눈빛을 교환하며 다시 대답했다.

“네.”

“아니요.”

이번엔 줄리아가 고개를 끄덕였고, 아주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한집에 살면서 이렇게 손발이 안 맞을 수가.

여은진은 이미 어떻게 된 건지 파악했고, 약간 답답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며 말했다.

“이번에는 좀 사실대로 얘기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그제야 두 사람은 일제히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아니에요.”

아주머니보다 입빠른 줄리아가 먼저 이실직고했다.

“사모님, 오늘 저녁 식사는 다 원이림 씨께서 준비했어요. 여기 주방에서 직접 하셨어요. 이 반찬들과 도련님 이유식을 전부 그분이 한 거예요.”

대충 감은 잡고 있었지만 직접 들으니 좀 놀랬다. 그 남자 곁에서 몇 년이나 지냈지만, 줄곧 그녀가 그의 모든 일상생활을 보살펴 줬다.

그가 요리도 할 줄 아는 남자였던가. 그것도 이 정도 수준급으로...

원이림이 한 반찬이라면 이대로 수저를 내려놓는 게 맞지만, 처참하게 버림을 당하기엔 음식이 너무 아까웠다.

여은진은 줄리아한테 새로 음식을 준비해달라고 하진 않고, 식탁 위에 놓인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을 계속 입으로 밀어 넣었다. 요한이도 이유식을 잘 먹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따라 배가 좀 고팠는지 밥을 두 공기나 먹고 오골계탕도 반 솥을 비워냈다.

연이어 며칠, 원이림은 저녁마다 그녀와 요한을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며칠 뒤, 그가 또 요한이를 안고 집으로 데려와서는 돌아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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