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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그녀를 위한 만찬

이윽고 커다란 몸집이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남성의 기운이 너무 위압적으로 느껴져 여은진은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뒷걸음질을 쳤다.

남자의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새카만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요한이를 달라며?”

“아... 네.”

여은진은 그녀와 고작 반보 떨어진 원이림을 향해 팔을 뻗어 그의 품에 안겨있던 요한이를 데려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원이림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삐끗한 것처럼 비틀거리며 중심을 잃었다. 너무 놀란 여은진은 생각할 틈도 없이 그를 부축했다. 동그랗게 뜬 눈매에 걱정이 어려있었다.

“왜 그래요?”

“아, 별거 아니야.”

다시 똑바로 선 원이림은 짙고 어두운 눈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허약해. 방금 다리에 쥐가 났는지 갑자기 힘이 풀려서...”

진지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여은진은 따로 의심하진 않았다.

무사히 그의 품에서 요한이를 받아 안으니, 그가 떠날 준비를 하며 한마디 남겼다.

“요한이가 울면서 혹시 날 찾게 되면, 언제든지 날 불러. 아직 몸이 이래서 휴양차 계속 별장에 있을 거야.”

여은진은 그렇게 하겠다고도 안 하겠다고도 하지 않고, 그냥 아이를 안은 채 묵묵히 그가 떠나는 걸 보기만 했다.

돌아서는 순간, 원이림의 입꼬리가 비스듬하게 올라갔다. 흑요석같이 검은 눈동자는 반짝거리며 빛이 났다.

조금 전 반응으로 봐서 여은진도 그에 대한 감정을 다 내려놓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았다. 분명 일말의 여지는 있었다. 그게 아니면 왜 가까이 다가서니 얼굴이 붉어지고, 쓰러질 뻔하니 그런 걱정되는 눈빛을 하고 있었겠는가.

그녀의 마음을 되찾을 앞으로의 계획에 자신감이 더 붙었다.

이튿날 아침, 여은진은 아침 식사가 끝나기 바쁘게 회사로 갔다.

원승진은 와서 요한이랑 한참 놀아주다가 전처럼 애를 안고 그의 별장으로 갔다.

줄리아와 시터 아주머니는 그를 저지하지 않았다. 여은진이 그리 하라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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