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 계속 그래왔다.새벽녘에 두 아이가 다시 깨어났다.“응애...”한 아이가 울음소리를 크게 냈다.겨우 한 번 울었는데 강주환은 눈을 뜨고 바로 몸을 돌려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는 아기의 침대 옆으로 몇 걸음 다가와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바라보며 온화하고 자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울지마, 그러다가 엄마랑 오빠 깨겠어!”알아들을 수 있을 리 없는 아이는 계속 울어댔다. 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그마한 손을 내젓기도 했다.그리고 그 울음소리에 또 다른 아이가 깨어났다.하지만 다행히 울지 않고 졸린 듯 눈을 크게 뜨고 눈앞의 모든 것을 의아하게 바라볼 뿐이었다.윤성아가 잠에서 깨 졸린 눈으로 물었다.“왜 울어요?”말을 뱉은 그녀가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괜찮아.”강주환이 윤성아에게 말했다.“아마 오줌을 쌌거나 똥 쌌을 거야.”그는 윤성아에게 일어나지 말라고 했다.말하는 사이에 이미 칭얼거리는 녀석을 안아 보니 똥냄새가 났다.강주환은 능숙한 솜씨로 기저귀를 뽑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또 능숙하게 아기의 엉덩이를 닦아주고 깨끗한 기저귀로 갈아 입혀준 뒤 품에 안고 달랬다.아이는 그제야 울음을 그치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해맑게 웃었다.윤성아는 이 모든 것을 묵묵히 지켜봤다.그녀는 아이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그의 듬직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순간 그녀는 자신이 정말 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는 아이 엄마인데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기능만 있는 것 같았다. 아기 기저귀 갈아주기 같은 간단한 일을 그녀도 전에 해 봤는데 의외로 잘하지 못했다.그녀가 갈아입힌 기저귀는 항상 샜다.그리고 아기 엉덩이를 닦아줄 때도 아기가 불편해하고 많이 울었다.하지만 강주환은 이 모든 것을 잘 해냈다.아기는 강주환의 품에서 곧 잠이 들었다.강주환은 아이를 다시 아기 침대로 돌려보냈고 그가 깨어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진 것을 보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지만 다른 아이는 성격
집사가 경호원들과 함께 잡으러 갔다.송유미가 별장 밖에서 감시하라고 보낸 사람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잡혔다. 그들을 심문하자 바로 불었다.강주환은 송유미가 또 뭔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두 눈이 폭풍우가 휘몰아칠 정도로 어두워졌다. 그는 송유미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냉랭하게 말했다.“송유미에게 전해주세요. 출소했으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건 건드리지 말고 착하게 살라고요. 6년 전에 제가 감옥에 보냈었는데도 아직도 뉘우치지 않고 일을 벌인다면 이번에는 감옥에 갈 기회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강주환이 잠깐 멈칫했다. 단지 협박뿐만이 아니라 송진헌에게 진술하듯 말했다.“6년 전에는 가족이 연루되지 않았지만 지금 또 잘못을 저지른다면 가족의 가르침이 부족하다는 거겠죠. 그땐 재민 그룹뿐만이 아니라 송씨 가문 전체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겁니다.”겁에 질린 송진헌은 바로 송유미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고는 송유미를 보자마자 냅다 따귀부터 후려갈겼다.짝!어찌나 힘을 실었는지 송유미의 얼굴이 비틀어질 정도였고 머리가 헝클어졌을 뿐만 아니라 입가에 피도 묻어있었다. 볼에 다섯 손가락 자국이 선명한 것만 봐도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송유미는 분노에 찬 나머지 두 눈이 벌게졌다. 저릿저릿한 얼굴을 부여잡고 고개를 돌렸다.“아빠, 미쳤어요? 왜 때려요?”그러자 송진헌이 말했다.“미친 건 너겠지.”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또 따귀를 후려갈기고는 노발대발했다.“내가 분명히 경고했었지? 출소하면 착하게 살라고! 그런데도 들어 처먹지 않고 강주환을 건드려? 이젠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거 몰라? 강주환은 운성과 영주의 왕이나 다름없다고. 강주환이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우리 송씨 가문을 짓밟아버릴 수 있어.”송진헌은 모진 욕을 퍼붓다가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송유미를 발로 걷어차기까지 했다. 다행히 정숙희가 달려와 송유미를 꼭 끌어안은 덕에 맞지 않았다.“아이고.”송유미 대신 걷
윤성아는 그 여자를 한눈에 알아보았다.“유미 씨가 여긴 어떻게...”룸 문이 닫혔다. 송유미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서늘하게 웃으며 윤성아를 쳐다보았다.“이년아, 6년이나 못 봐서 날 진작 잊은 줄 알았잖아.”송유미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어찌나 기세등등한지 6년 전과 똑같았다. 다짜고짜 윤성아의 따귀를 때리려 하자 윤성아가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윤성아는 무척이나 괴로웠지만 그래도 싸움을 잘해 이 정도는 막을 수 있었다. 윤성아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위압감을 드러내며 송유미를 쳐다보았다.“출소했으면 착하게 살 것이지,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래요? 며칠 전에 별장을 감시하다가 들켜서 유미 씨 아버님이 해외로 내보낸 거 아니었어요?”송유미가 피식 웃었다.윤성아에게 손목이 잡혀 따귀를 때리진 못했지만 기분은 여전히 좋았다.“무슨 짓? 윤성아, 내가 무슨 짓 할 것 같아?”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머리가 어지럽고 메스꺼운 느낌에 제대로 설 수조차 없었고 배도 점점 아팠다. 이젠 몸에 마비 증상도 나타났고 곧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송유미는 윤성아의 변화를 보며 손을 힘껏 뿌리쳤다. 그 바람에 윤성아는 비틀거리며 연신 뒷걸음질 치다가 겨우 상을 잡고 섰다.“유미 씨의 짓인가요?”윤성아가 냉랭하게 묻더니 너무도 어지러워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된 이상 송유미의 짓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윤성아가 송유미를 보며 물었다.“우리가 마신 술에 뭘 탔어요?”송유미가 손뼉을 쳤다.“역시 넌 머리가 좋아. 하지만 틀렸어. 술이 아니라 음식이야. 게다가 모든 음식에 독을 타서 너희 둘뿐만이 아니라 오늘 여기에 온 고객들 전부 중독됐어.”송유미가 크게 웃었다.“하하...”웃음소리가 멈췄을 때 송유미는 웃다가 눈물까지 흘렸다. 그녀는 윤성아를 빤히 보며 말을 이었다.“걱정하지 마, 복어 독만 살짝 넣었어. 오늘 여기서 식사한 사람들 몇 명은 죽을 거야. 네가 그 사람들을 해친 거야.”송유미는 윤성아에게 다가가더니 머리채를 휘어잡고 표독스럽게
송유미는 머리채를 잡히고 비수에 겨눠진 윤성아를 날카롭게 보았다.“이년이 뻔뻔스럽게 너한테 꼬리치지만 않았어도 우린 행복할 수 있었어.”룸의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송유미는 윤성아를 잡은 채 창문과 등지고 서 있었다. 그리고 창문과 가까운 곳에서 그녀와 몇 걸음 정도 떨어진 강주환을 보았다.그때 강지욱이 한쪽으로 돌아서 룸 창문 밖에 도착했다. 기회를 엿보아 창문으로 뛰어 들어가서 윤성아를 구할 계획이었다.강지욱을 발견한 강주환은 송유미의 주의력을 분산하려고 싸늘하게 말했다.“처음부터 강씨 집안은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우리 어머니가 널 내 약혼녀로 선택한 거였어. 우리가 결혼했다고 해도 그냥 쇼윈도 부부였을 거야. 난 널 좋아하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넌 그저 다른 여자와 다를 바 없었어. 결혼 상대가 너였어도 되고 적합한 여자라면 아무나 상관없었어. 다시 말해 내 아내라는 명의만 가졌을 거야.”강주환은 진작 후회막심했다. 그가 계속하여 말했다.“그때의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이고 인간쓰레기였는지 알아. 우리 가족이 성아에 대한 편견을 지우려 했던 게 잘못이었어. 그래서 성아한테 너무 미안해. 성아에게 사랑을 주는 것 말고 아내라는 신분도 줘야 했어.”강주환은 이 얘기를 하면서 윤성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과 마음속에 오직 윤성아만 있었다.송유미는 질투 때문에 미칠 것만 같았다. 그녀가 핏발이 선 두 눈으로 말했다.“왜 그걸 나에게 줄 수 없어? 강주환, 너의 신분과 지위에 어울리는 약혼녀는 나야. 윤성아는 천한 년이라고.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고 진심으로 좋은 아내가 되길 바라는데 넌? 왜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 건데? 어떻게 이런 년 때문에 날 감옥에 보낼 수 있어?”송유미는 점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내가 6년 동안 감옥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 강주환, 내가 너와 이년을 얼마나 치가 떨리게 미워했는지 모르지?”강주환이 싸늘하게 웃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송유미가 감옥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정말 알지 못했다.
송유미의 몸이 벽에 쾅 부딪힌 후 바닥에 떨어져 피를 토했다. 그녀가 아직 일어나기 전에 강지욱은 벌써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가슴팍을 힘껏 짓밟았다.“으악...”송유미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강지욱이 짓밟은 바람에 갈비뼈 몇 대가 부러졌는지 모를 정도였다. 또 시뻘건 피를 토해내더니 눈을 뒤집으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그때 강주환은 윤성아를 번쩍 안아 올렸다. 긴장하여 온몸을 벌벌 떨었고 공포와 두려움이 마구 밀려왔다. 두 눈에 온통 윤성아뿐인 강주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무서워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 지금 당장 병원에 가자. 절대 아무 일 없게 할게.”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는 버틸 수 없어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강주환은 윤성아를 데리고 쏜살같이 병원으로 향했다. 검사 결과 목의 상처는 심각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복어 독이었다. 시간을 지체한 바람에 검사를 마친 의사들도 윤성아의 목숨을 100%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강주환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 그는 변명할 틈도 주지 않고 명령하는 동시에 진심으로 부탁했다.“꼭 살려내세요! 무슨 수를 쓰든 반드시 살려내야 합니다.”의사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때 맨 앞에 선 원장이 나서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사모님의 상태가 위험한 건 사실이라 저희가 보장 드릴 수 없어요. 남서훈 명의님만 계셨더라면 달랐을 텐데... 몇 년 전에 실수로 복어 독을 먹은 사람이 있었는데 하마터면 죽을 뻔했거든요. 그때 남서훈 명의님이 해독약을 만들어서 그 환자의 목숨을 구하셨...”원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주환은 바로 남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남서훈이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침 비행기에서 내린 상황이었다.윤성아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남서훈은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왔다.그 시각 병원에서는 윤성아에게 기본적인 응급조치만 마쳤다. 남서훈은 병원에 도착한 후 알약 한 알을 꺼내 윤성아의 입에 넣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양준회는 마치 갑자기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동남아에서 행방불명이 되고 말았다.남서훈은 걱정되어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엄마.”양나나가 서재로 뛰어와 남서훈 앞에 서더니 작은 머리를 쳐들고 검은 두 눈을 깜빡이며 남서훈에게 물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며칠 동안 정신이 계속 딴 데 팔려있던데. 혹시 아빠 보고 싶어서 그래요?”남서훈은 양나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아빠 보고 싶어.”“나나도 아빠 보고 싶어요.”양준회는 지금까지 양나나를 직접 키웠다. 전에 남서훈을 찾으러 M 국에 갔을 때 말고는 지금처럼 출장 간 지 보름이나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그리고 이삼일에 한 번 영상통화를 하거나 양나나에게 문자를 보내는 좋은 습관이 이었다. 연락이 오랜 시간 끊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양나나도 걱정하기 시작했다.“엄마, 아빠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죠? 왜 우리한테 전화 안 해요?”남서훈은 양나나가 걱정하는 걸 원치 않아 웃으며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 아빠가 너무 바쁘셔서 전화할 시간이 없어서 그래.”‘절대 그런 거 아니야. 예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전화했었어. 게다가 이젠 가장 사랑하는 엄마도 생겼는데 나한테 연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엄마에게까지 하지 않을 리는 없어. 그러니까...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 어쩌면 더 위험한 일을 당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엄마는 내가 걱정하는 걸 싫어하니까 그냥 모른 척해야겠어.’그때 남기준이 헐레벌떡 뛰어왔다.“주인님, 찾았...”양나나도 옆에 있자 남기준은 하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남서훈이 양나나에게 남기준과 따로 할 얘기가 있으니까 잠깐 나가서 놀라고 얘기하려던 그때 눈치 빠른 양나나가 먼저 말했다.“엄마, 기준 삼촌이랑 할 얘기 있는 거 맞죠? 먼저 밖에서 놀다가 이따가 들어올게요.”남서훈이 대답했다.“그래.”양나나는 바로 서재를 뛰쳐나가 문을 닫았다. 남서훈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
그녀는 휘둥그레진 까만 눈동자로 남기준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이건 명령이야! 이번에 나 혼자서 동남아로 갈 거야. 이제 준회 씨의 사람들과 만날 거야. 너는 여기에 남아서 할아버지와 나나를 잘 보살펴줘.”남기준은 순순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네!”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지금까지 둘의 대화를 양나나가 전부 들었다는 것을. 물론 양나나가 문밖에서 몰래 들은 것은 아닐 것이다. 양나나가 문 앞에서 들었다면 청각이 예민한 남기준과 남서훈이 모를 수가 없을 테니.이 서재에서 양나나가 모든 대화를 엿듣게 된 것은 양준회와 양나나가 전에 숨바꼭질을 할 때에 숨겨놓은 장난감 도청 장치 덕분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어서 양준회와 양나나도 남서훈에게 얘기하지 못했었다. 비록 장난감 도청 장치지만 기능은 나쁘지 않았다. 몇 년 전에 장착했지만 아직도 멀쩡히 작동하고 있었던 덕분에 모든 대화 내용이 양나나에게 전달되었다.순간, 양준회가 중독되었다는 소식에 양나나는 눈시울이 붉어 지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자, 까만 눈동자에서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남서훈이 서재에서 나와 양나나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이미 방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그녀는 양나나에게로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상냥하고도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나나야, 아빠 쪽에서 조금 일이 생겼어. 그래서 엄마가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아.”“나나가 기준 삼촌이랑 잠깐 할아버지 집에 가 있으면 안 될까?”양나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요!”그리고 양나나와 남기준은 남서훈을 배웅해 주면서 비행기에 타고 날아가는 모습까지 지켜보았다.“아가씨, 이제 가시죠.”“네.”양나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떠났고 남기준과 차에 앉고 나서야 그에게 물었다.“기준 삼촌, 할아버지 집 말고 먼저 우리집에 가요. 챙겨올 물건이 있어요.”남기준은 별다른 의심 없이 차를 몰고 양나나를 별장까지 데려다주었다.이윽
양나나는 고개를 들고 남기준을 쳐다보며 물었다. “기준 삼촌, 어린 시절 엄마랑 비교하면 저도 그럴듯하니 멋있어 보이지 않아요?”“네!”남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하면 양나나의 오관은 양준회를 많이 닮아 있었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도 훨씬 컸기에 지금 남자아이와 같은 모습을 한 양나나는 어린 시절 남서훈과 훨씬 닮아 있었다.“갑시다.”양나나와 남기준은 함께 출발했다. 그들은 남서훈이 떠난 그날 밤, 비행기를 타고 X국으로 떠났다.X 국.남서훈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 되었다. 비행기에서 빠르게 내린 그녀는 자신을 마중 나온 남자 림평을 만났다. 서른 살쯤 되는 그 남자는 양준회의 부하이자 X 국의 책임자였다. 이전의 그는 양준회와 마찬가지로 한 명의 우수한 용병이었다. 용병으로 있을 때 그는 양준회의 오른팔이고 왼팔이었으며 능력 또한 뛰어났다.양준회가 용병조직에서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림평 역시 부상을 입어 조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 이후로 그는 여기 X 국에 남아 태운 그룹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남 선생님.”림평의 태도는 무척 공손했다.그와 남서훈은 공항 밖으로 나가 차에 앉았다.림평이 차를 운전했고 그는 액셀을 밟았다. 평범해 보이던 까만색 자가용차는 마치 어둠 속을 달리는 치타마냥 눈 깜짝할 사이에 공항을 빠져나갔다. 남서훈은 뒷자리에 앉아있었다. 림평은 한편으로 운전하면서, 한편으로 이곳에 있었던 모든 상황을 상사하게 설명했다. 또한 방금 조사해 낸 모든 것들까지 전부 남서훈에게 보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X 국에 있는 태운 그룹 지사가 초기에 위험에 처했을 때, 양준회가 급히 달려와 처리하는 와중에 X 국의 아라벨라 가문의 마샤 아가씨는 그에게 집착하면서 미친 듯이 사랑을 표현했다는 얘기도 전했다. 양준회는 마샤 아라벨라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그녀의 집착과 사랑에도 양준회는 매번 냉정하게 거절했다. 심지어 한번은, 그녀의 체면 따위를 고려하지 않고 곧바로 마샤를 밖으로 내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