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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날 봐

고요하던 밤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잔뜩 꼈다. 약간 텁텁하던 공기가 차갑게 바뀌며 거센 바람이 불었다.

“우르릉!”

천둥소리가 울렸고 곧이어 검은 하늘을 두 동강 내듯이 번개가 번쩍여 하늘이 대낮처럼 밝아졌다가 다시 어둠으로 돌아갔다.

방 안.

남자의 난폭함을 당해낼 수 없었던 윤성아는 결국 그의 몸 아래에 깔리게 되었다.

그가 그녀를 탐하는 모든 순간, 그녀는 견딜 수 없이 괴롭고 싫었다.

처음엔 힘을 써서 버둥거리며 반항하다가 나중엔 마치 이미 죽어버린 시체처럼, 영혼 없는 인형처럼 아득하게 깊고 허무한 눈빛을 한 채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녀의 몸이 떨려왔다. 시체처럼 누워있는 순간마저도 온몸의 세포가 강주환을 거절하고 있었다.

“날 봐!”

그가 그녀의 턱을 꽉 붙잡아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그녀의 얼굴을 돌려 억지로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감아버렸다.

모욕적이고 역겨웠다.

그녀는 진심으로 남자가 더럽게 느껴졌다. 송유미와 섹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그녀를 건드리다니. 그것도 이런 식으로!

역겨움이 몰려왔다.

“웁...”

윤성아가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했다. 머리가 굉장히 어지러웠고 몸 곳곳이 아픈 것 같았다.

마치 심장과 폐를 토해낼 듯한 헛구역질이 이어졌고 나중엔 눈물까지 나왔다.

결국 한껏 굳은 얼굴로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강주환은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그가 너무 세게 문을 닫는 바람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게 되었다.

하늘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고 구역질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 지나서야 차츰 증세가 가라앉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에 간 윤성아는 샤워기를 틀었다. 따듯한 물이 정수리에 떨어졌다.

스르륵 주저앉아 두 팔로 자기 무릎을 끌어안은 그녀의 어깨가 가늘게 떨려왔다.

너무 오래 주저앉은 탓에 다시 일어날 때 다리가 저렸다.

깨끗하게 씻고 나서 그녀는 널찍한 샤워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슬리퍼를 끌며 발코니로 걸어왔다.

깜깜한 어둠 속, 거센 바람의 소리가 윙윙 울렸다. 그녀는 발코니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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