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몸에서 나는 냄새 하며,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기분과 오직 그녀와 자고 싶은 감정이 말해줬다. 그녀가 바로 윤성아라고.3년 전의 윤성아가 강주환 앞에서 얌전한 토끼였다면 지금의 그녀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는 작은 짐승이었다.그녀는 바뀌었지만 모두 바뀌진 않았다. 예전처럼 고집이 셌다. 그리고 3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통제하기 어려웠다.강주환은 낙담한 채 병원으로 가서 코 검사를 받았다.이틀 후.나엽은 일 때문에 F국으로 갔다.이때 안효연도 호진 그룹의 주얼리 모델로 발탁되어 촬영하러 영주시로 갔다.윤성아는 영주시로 가서 오래 머무를 생각이 없었다. 윤성아는 영주시에 집을 사지 않았기에 나엽의 별장에 머물렀다.안효연도 나엽의 별장으로 갔다. 안효연과 윤성아는 만나기 바쁘게 앉아서 수다를 떨었다. 안효연이 물었다.“아기 유전자 검사해 봤어?”윤성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는 아직 아이를 만난 적이 없었고 안효연의 신분으로 강주환을 찾아가서 계약하면 강주환이 주동적으로 아이를 보여주리라 생각했다.그런데…윤성아는 강주환과의 끔찍한 일을 입 밖으로 꺼내기 싫었다.안효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윤성아를 위로해 줬다.“너무 급해하지 마, 언젠가 만나게 될 거야.”다음날, 안효연은 호진 그룹의 주얼리 모델 촬영을 시작했다.강주환도 정찰하러 왔다.강주환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안효주도 윤성아와 같은 헤어스타일을 했다.그녀는 검은색 스팽글 롱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끈나시로 되어있었고 뒤가 파여 그녀의 매끈한 등이 노출되는 스타일의 원피스였다.이 원피스는 볼륨감 있는 안효연의 몸매를 잘 부각해 주었다. 그녀는 예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강주환은 안효연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왠지 모르게 그녀는 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그리고…‘그녀가 언제부터 이렇게 개방적으로 되었지? 이렇게 노출이 심한 옷을 그녀가 입을 수 있다니?’강주환은 불만이 많았지만 지금은 묵묵히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조명등 아래에서 안
윤성아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강하성은 집사에게 문을 열어주라고 시켰다. 문이 열리자 그는 제비처럼 윤성아의 품속으로 날아 들어왔다. 그러고는 둘이서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집사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강주환에게 전화를 걸었다.별장 안.윤성아는 강하성이 그녀를 향해 달려와 안길 때 솜사탕처럼 마음이 녹아내렸다. 마치 윤지안을 안은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심지어 윤성아가 보기에 강하성의 생김새는 윤지안과 똑 닮은 것 같았다.다만 강하성의 코가 조금 더 오뚝하고 입술이 조금 더 얇았지만, 전체적인 오관이 너무 많이 닮아 있었다…윤성아는 바로 그 남자가 생각나서 속으로 깜짝 놀랐다.3년 전 윤성아는 그 남자를 위해 이란성 쌍둥이를 임신했었다. 딸아이 윤지안은 자신의 어렸을 때 모습이랑 똑같았다. 그렇다면 아들은?윤성아는 강하성을 꼭 끌어안으며 이 아이가 삼 년 전에 잃어버린 자신의 아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녀는 아들을 찾으면 아들과 함께 F국으로 가서 윤지안과 함께 생일을 쇠게 하고 싶었다.“이모.”강하성이 윤성아를 불렀다.윤성아의 품에 꼭 안겨있던 강하성은 또다시 윤성아한테서 좋은 냄새를 맡았다. 엄마들이 가진 냄새였다.“응?”윤성아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자애롭고 온화한 눈빛으로 강하성을 쳐다봤다.“왜 그래? 하성아?”강하성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덩달아 붉어진 윤성아의 빨간 눈을 보며 말했다.“이모, 너무 보고 싶었어요!”“그래.”윤성아는 손을 뻗어 강하성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이모도 많이 보고 싶었어.”윤성아가 안고 있던 강하성을 놓아주자 강하성은 손을 뻗어 윤성아를 잡았다. 그의 두 눈은 흑요석처럼 반짝반짝 빛났다.“이모, 저랑 제방으로 가요.”“좋아.”윤성아는 옆에 있는 집사에게 예의상으로 인사를 건네고 집사와 한 무리의 경호원들의 놀란 눈빛 속에서 강하성의 손에 이끌려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을 지나 계단을 올라서 강하성의 방에 도착했다…3년 전 안효주가 아이를 안고 온 뒤부터, 아이를 더
강주환은 안효연을 만나면 바로 내쫓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안씨 가문이 아이를 뺏어 가려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 강주환은 강하성에게도 안씨 가문의 사람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하려고 했다.그런데…강주환이 별장으로 돌아오자 집사는 바로 강주환에게 달려와서 보고했다.“작은 도련님이 그 여자분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 지 한참 됐어요.”“알았어.”강주환은 차갑게 대답하고는 바로 계단을 올라갔다. 강하성의 방에 도착해서 문을 열었다. 아들과 윤성아가 서로 안고 얘기를 나누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강하성은 작은 손에 화판을 들고 방실방실 웃고 있었으며 화판에는 강하성과 윤성아가 그린 그림이 담겨있었다. 남자아이와 여자의 뒷모습이었다.남자아이는 멋져 보였으며 강하성과 닮아 있었고 여자는 긴 머리에 가냘픈 모습이었다. 윤성아와 많이 닮아 있었다.그들은 바람을 맞으며 논과 해돋이를 보고 있었다. 그림 속에서 여자의 큰 손이 남자아이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강하성은 이 그림을 너무 좋아했다. 그는 깔깔거리며 말했다.“이모, 작은 애는 나고, 큰 사람은 이모예요.”윤성아가 대답했다.“맞아.”맑은 날씨였다.따스한 햇볕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윤성아와 강하성의 얼굴을 비췄고 그 둘은 훈훈한 모자 사이처럼 보였다.강주환은 잠시 멈칫했다.이렇게 훈훈한 장면을 강주환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또 강주환은 오랫동안 강하성이 이렇게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강주환은 그 모습을 그대로 두고 싶었다.심지어 강주환은 훈훈한 이 장면에 끼고 싶었다.특히 강하성과 윤성아가 서로 마주 쳐다볼 때, 강주환은 심장이 빨리 뛰며 강렬하게 직감했다. 눈앞의 여자는 5년 전 그가 잃어버렸던 그녀, 윤성아라고.다만…강주환은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왜 촬영 당시 이 여자를 봤을 때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지 않았는지.강주환은 자신이 본 두 여인이 서로 다른 여인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녀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윤성아는 강주환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왜요? 강 대표님은 환영하지 않는 것 같네요?”그녀는 지금 당장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강주환에게 말했다.“강 대표님 전에 아이 보러 가자 하셔 놓고 아이 보러 안 가고 저를 우롱하셨잖아요. 지금은 우연한 기회로 제가 하성이를 만났네요. 강 대표님께서 환영하지 않으셔도 저는 조금 더 있다가 가야겠어요.”강주환이 말했다.“환영해.”그가 왜 환영하지 않겠는가?강주환은 그녀가 여기에 온 목적이 하성이를 빼앗아 가려고 온 게 아닌 걸 알았지만 그녀가 하성이에게 잘해주는 것을 보아 그녀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심지어 그녀는 안씨 가문을 도와 하성이를 빼앗아 가려고 할 수도 있었다.강주환은 안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환영하지 않았다. 안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내쫓을 수도 있었고 하성이에게 접근을 못 하게 할 수도 있었다.그러나 눈앞에 있는 이 여자만은 예외였다.그녀가 강주환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강주환은 그녀가 자신에게서 아이를 빼앗는 것을 동의 할 수 있었다.강주환이 물었다.“뭘 하고 싶은 거야?”“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하성이 보러 왔어요.”윤성아가 차갑게 대답했다.강하성은 강주환과 윤성아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이내 무엇인가 깨달은 듯이 말했다.“아빠, 이모, 두 분 아는 사이예요?”‘그러니까 이모가 사실은 아빠와 예전에 바닷가에 있는 별장에서 함께 살았다는 그 여자인가? 할머니와 고모가 계속 말하던 그 여자? 그렇지만 이모는, 잡지에 실린 그 이모가 아니라고 말했어.’강하성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강하성은 강주환을 쳐다보며 확신에 차서 물었다.“아빠, 아빠가 말씀하신 고양이, 이모예요?”강주환과 윤성아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들 눈빛에서 강하성은 자신이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으, 진짜 이모예요?”강하성이 작은 소리로 물었고 윤성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강주환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자
강주환은 애석한 눈길로 윤성아를 바라봤다.“그동안 내가 너에게 많은 상처를 준 것 같아. 나도 내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 미안해…”강주환이 윤성아에게 사과했다.그의 눈빛에는 진지함과 비통함이 묻어났다.“내 잘못을 깊이 깨달았어, 네가 없는 이 4년 동안 난, 사는 게 지옥이었어. 윤성아, 다시 내게로 돌아와 주면 안 돼?”윤성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강 대표님, 몇 번을 말해야 해요? 저는 안효연이에요.”“그래.”강주환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네가 일부러 나를 화나게 하려고 나엽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우리 5년을 만났어, 그런데 네가 어떻게 나를 안 좋아할 수 있어?”강주환이 이어서 말했다.“네가 안효연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아.”강주환의 검은 눈동자가 더욱 짙어졌다. 그는 윤성아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나를 모르는 척하지마, 네가 윤성아라는 것도 부정하지 말고, 나는 네가 윤성아라는 것을 알아. 내 몸과 마음이 네가 윤성아라고 말하고 있어.”그는 결코 달콤한 말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사실대로 윤성아에게 말하고 있었다.“너를 찾지 못하고 잃어버린 줄 알았어. 네가 진짜 4년 전에 화재로 잘못 된 줄 알았어. 내 심장도 그때부터 차가워졌어. 그런데 너만 보면 지금처럼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내 몸도 오직 너한테만 반응해.”그래서 강주환은 지금 의심하고 있었다. 그 의심은 거의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는 눈앞에 나타났던 안효연이 두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은 윤성아다.그녀의 옷을 벗겨 등 쪽에 있는 모반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녀가 그에게 주는 느낌은 틀림없이 윤성아였다.전에 촬영할 때 그 사람은…강주환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로 했다.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강주환의 말을 믿지 않았다.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왜 안효주와 그녀를 구분을 못 하겠는가? 나엽은 안효주와 윤성아를 확실하게 구분했다.그리고…강주환은 이미 안효주와 잠까지 잔 사이 아
“그래요”윤성아가 대답하자 강주환이 기쁜 듯 웃었다.윤성아는 방에서 나와 하성을 찾았다. 뒤따라 나오는 강주환은 무시한 채 하성이와 놀아주기 바빴다.저녁이 되고 성아는 약속대로 강 씨 부자와 함께 식사했다.어릴 적부터 강주환과 살아서 그런지 하성은 외모부터 행동거지까지 강주환을 꼭 빼닮았다. 윤성아는 하성을 물끄러미 보며 이렇게 닮은 걸 첫 만남 때 알아차렸어야 했다고 생각했다.“아줌마, 이거 맛있어요.”하성이 윤성아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그러자 강주환도 이에 질세라 거의 동시에 반찬을 집어주며 말을 보탰다.“잘 먹어야지! 앞으로 여기에서 살면 나와 하성이를 볼 기회는 많을 거야.”그러자 하성이 보석 같은 눈망울로 윤성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아줌마 여기 살아요?”기대와 놀라움으로 가득 찬 그의 눈빛을 보며 윤성아는 마음이 약해졌다. 이 가련한 눈망울을 보고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아니.”윤성아의 대답에 하성은 실망했다.“하지만 아줌마가 보고 싶다면 언제든 하성이 보러 올게!”풀이 죽은 하성이를 보고 윤성아는 다급히 말을 보탰다. 그러자 금세 다시 웃음을 띠는 하성. 그는 다시 초롱초롱한 눈으로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그러면 아줌마 앞으로 꼭 저 보러 자주 와야 해요!”“그래.”윤성아는 하성이와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했다.“걱정 마, 아줌마가 앞으로도 꼭 하성이 보러 자주 올게.”저녁 식사를 마치고 윤성아는 다시 강하성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도 뒤따라오는 강주환을 보며 성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 인간은 왜 이렇게 날 주시하는 거야?’윤성아는 아무 일도 없는 척 계속 하성이와 놀아주다가 기회를 틈타 슬쩍 화장실로 가 방문을 잠갔다. 세면대에 놓인 빗을 찾아내 하성의 머리카락 한 올을 조심스레 종이로 싸매서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고는 다시 자연스럽게 방으로 돌아가 한참을 하성이와 놀아주고 나서야 집을 나섰다.하성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성아를 배웅했다. 하성은 성아를 보내
안효연은 엄마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를 끌어안고 있던 나엽은 잔뜩 뾰로통해진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안효연이 전화를 끊지도 않았는데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목을 살짝 물었다. 안효연은 깜짝 놀라 토끼 눈을 하고 나엽을 보았다. “알겠어요. 엄마. 저녁 전에 돌아갈게요.”효연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가지 않게 애써 추스르며 말을 이었다.“저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 이만 끊을게요.”다행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서연우.“그래.”안효연은 엄마의 말이 끝나자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을 내려놓기 바쁘게 거칠게 입을 맞춰오는 나엽. 둘의 숨이 하나로 엉키며 주변의 공기를 더 뜨겁게 달궜다.사실 그전에도 두 사람은 한창 나엽이 꾸며둔 온실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그들은 한참을 서로의 숨결에 빠져있다가 나엽이 드디어 안효연의 입술을 놓아줬다. 그리고는 심술을 부리는 아이처럼 구는 나엽.“이번 주는 다른 사람들 방해 없이 모든 시간을 날 위해 쓰기로 하지 않았나?”안효연은 이 남자의 날카로우면서도 끈적한 눈빛에 매료되었다.나엽의 큼지막한 손이 온실 속 가장 아름다운 백장미를 꺾었다. 그의 눈동자는 백장미보다도 하얀 그녀의 살갗을 집요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꽃잎이 부드럽게 그녀의 살을 스치자, 효연은 살에 닿은 곳마다 전류가 흐르는 듯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는 나엽의 손을 꾹 누르며 앙큼하게 말했다.“안 갈게.”지금 이 순간, F 국의 작은 섬에서 나엽에게 붙잡힌 그녀는 어차피 그가 놓아주기 전엔 절대 그의 곁을 떠날 수 없다. “어머니와 약속한 건?”“성아 있잖아. 나와 똑같이 생겨서 엄마 아빠도 못 알아볼 거야. 게다가 난 기억을 잃었고. 그리고 밥 한 끼 먹는 건데 뭘.”나엽도 효연의 말에 동의했다. 그는 바로 윤성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아 씨, 효연이가 성아 씨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무슨 일인데요?”“엄마가 글쎄 나더러
왜인지 나이에 비해 더 초췌해 보이는 두 분을 보며 성아는 마음이 짠해졌다. 한창 젊게 사실 나이인데 어머님은 몸이 안 좋고 아버님은 벌써 머리에 서리가 앉으셨으니 말이다. 그때 선연우가 성아의 붉어진 눈가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효연아, 눈이 왜 붉어졌어?”성아는 그제서야 눈가에 눈물이 맺힌 것을 발견하고 황급히 웃음을 띠며 말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엄마가 해주신 음식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너무 맛있어서요.”“그럼 많이 먹어.”서연우는 성아의 말에 피식 웃고는 반찬을 집어 성아의 밥그릇에 올려놓으며 말했다.“감사해요.”“고맙긴.”선아는 따뜻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식사 내내 서연우와 안진강은 성아를 극진히 챙겨주며 반찬을 이것저것 집어주느라 바빴다. 모든 것이 넘치게 따사로웠다. 안효주가 나타나기 전까진 말이다.집으로 돌아온 안효주는 윤성아와 가족들이 즐겁게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질투를 느꼈다. 그녀는 삐딱한 말투로 물었다.“엄마, 아빠. 나도 딸이라는 거 잊었어요?”서연우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안진강은 냉소를 터뜨리고는 차갑게 쏘아붙였다.“강주환과 결혼하든가 아니면 그냥 파혼하고 그 아이를 데려오든가 하라고 했을 텐데. 너 내 말대로 했니?”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이어서 안효주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하는 안진강.“내가 분명 똑똑히 말했을 텐데. 내 말 대로 하지 않으면 넌 더는 내 딸이 아니라고.”안효주는 분노로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언니가 돌아와서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난 필요 없는 거죠? 그냥 내쫓아버리고 싶은 거죠?”“너...!”안진강이 호통을 쳤다.“효연이도 왔는데 이러지 말아요.”서연우가 그를 살짝 잡아당기며 말하자 그제야 안진강은 화를 삭이며 안효주를 보고 말했다.“앉아서 밥 먹어라.”효주는 배가 고프지도 않고 입맛이 없어 그냥 가버리려고 했으나 윤정월이 그녀를 말렸다.“아가씨, 사모님 회장님 화나게 하지 마세요.”효주는 그의 만류에 별수 없이 식탁 앞에 앉았다.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