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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곽보미는 순간 당황해서 손에 들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접시에 떨어뜨렸다.

조급해할까?

그녀는 정말 이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요즘 갈팡질팡하며 허둥대고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살면서 이렇게 많은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 복주머니만 손에 꼭 쥐고 있었는데 그것은 유찬혁이 그녀에게 준 것이고 위에는 그의 체온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때 복주머니를 건네줄 때 행운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 지금 그녀는 자신의 모든 운을 바쳐 그의 평안을 바꾸려 했다.

곽보미는 머리가 복잡해졌고 입을 벌렸지만 한마디도 안 나왔다.

“나는...”

“알고 있어요!”

나석진은 태연하게 웃었다.

“당연히 조급하겠죠! 내가 없어진다면 누가 남주를 맡을 수 있겠어요?”

곽보미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 후 말을 했다.

“미안해요.”

나석진은 잠깐 멈칫하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앞에 놓인 스테이크를 계속 자르고 있었다.

“나는 마음이 좁은 사람이 아니니 나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어요. 게다가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뜬금없이 왜 저에게 말하는 거예요?”

그를 보는 곽보미의 눈에는 감사의 빛이 가득했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그녀도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아직 찬혁이를 잊지 못한 건 사실이에요.”

그녀는 복주머니를 꽉 쥐었다.

“요즘 눈만 감으면 전부 학창 시절 때의 화면이에요.”

“음...”

나석진이 웃었다.

“집착이네요!”

곽보미도 같이 웃어줬다.

“그럼 유찬혁 씨가 나보다 어디가 더 좋은지 말해 줄래요?”

곽보미는 이 문제를 대답할 수 없었다.

사람의 감정이란 참 이상한 것이다. 특히 그녀처럼 집착이 심한 사람은 한 사람을 좋아하면 평생 바뀌지 않을 것이다.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그녀는 그의 흰 셔츠에 햇볕 냄새가 나는 것이 좋았고, 그가 캠퍼스 길에서 그녀를 만날 때마다 스쳐 지나가는 그 웃음이 좋았고, 토론대회에서 그의 패기가 좋았고, 그가 인내성 있게 그녀에게 문제를 설명해 주는 것이 좋았다. 그것은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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